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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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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많이 애용(?)해주세요~
요즘 들어서 점점 더 많이 느끼고 있는 것이지만, 사람들 사이의 다툼이라는 것이 실은 언어가 가진 불완전성과, 논리적 이해와 설득을 가려버리는 감정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사실 의도는 그게 아니었으나 순간 잘못 사용된 단어 하나 때문에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고, 감정이 이성을 덮어버리기 시작하면 아무리 옳은 논리의 말로 설명을 해도 먹히지 않게 된다. (심지어 듣는 사람이 그것이 옳다는 걸 알고 있어도 말이다)
어느 가정에서나 있는 일이겠지만, 우리 부모님도 가끔 사소한 것으로 크게 싸우시는 경우가 있다. 예전엔 막 끼어들어서 말려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형과 내가 대학생, 곧 어느 정도 성인이라고 인정 받을 만한 나이가 되면서 새로운 유형의 갈등이 생겨났다. 실은 부모님을 위해서 하는 소리이나, 그러한 의도를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에 있어 감정을 쉽게 건드리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아예 그러한 종류의 말을 할 생각을 못했지만, 나름대로 컸다고 그런 소리를 하게 되는데, 이것이 듣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거북하게, 건방지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논리적인 설명을 하면서 감정을 건드리지 않도록 예절을 지키는 것의 균형을 찾기란 쉽지 않다.
물론 어느 한 쪽이 더 잘나고 논리적이라고 해도, 사람의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이상, 텔레파시를 쓸 수 있다면 모를까, 상대방이 어떤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온전히 똑같이 받아들인 상태로 말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서로 옳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나, 감정의 불화가 싹트는 지점이 바로 여기서부터인 것이다. 가끔 말다툼 중에 그 시작의 본질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지만 이미 엎질러진 감정을 그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이때 나타나는 반응들은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서도 다르고 개개인의 차이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결국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사람은 살면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하지만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래서 부모님에게 자꾸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 생각했던 모습은 이게 아니었는데, 그분들도 사람이고 불완전하기에 항상 이치에 합당한 행동만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서야 천천히 깨닫는 중이다. 한편으로는 가정을 통해서 인간 관계를 단련하고 사회성을 키워나간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가족들이 다 열혈 기질이 있어서 한 번 싸우면 크게 싸우긴 하지만, 그래도 내 개인적으로 우리집은 정말로 행복한 집이라고 생각한다. 취미 생활을 공유할 수 있고, 고차원적인 이야기를 서로 통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각자가 행복한 가정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외로,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거나 잘 살펴보면 이런 집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분명히, 크고 작은 다툼은 나를 비롯한 가족 구성원 모두의 삶이 끝날 때까지 가정에서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든 계속 반복될 것이다. 내가 이담에 결혼 생활을 할 때 아내나 자식과 똑같이 싸우지 말란 법이 어딨는가 말이다. 하지만 가정의 틀 안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미리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사회 생활을 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이다. 오래 전부터 대표적인 사회 문제로 지적되어 온 가정 붕괴가 이런 점에서 사회에 끼치는 손해는 막심할 것이다.
어쨌든 완전한 인간 관계라는 것에 다가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쁨과 슬픔과 아픔을 겪어야 할 것이다.
중간고사를 끝내고 몇몇 레포트들을 남겨둔 채 잠시 휴지기를 가지고 있다. 그 사이에도 태터&프렌즈 포럼은 아주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다. 이젠 사람들이 쏟아내는 각종 버그 보고와 php 코드 조각들을 다 쫓아가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노정석 님께서도 포럼 한 달 운영 후에 말씀하셨듯 이렇게 역동적으로 돌아가는 포럼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단순히 글이 많이 올라와서 그런 게 아니라,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열정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포럼에서 한 글을 보았다. 웹표준을 더 엄격하게 지켜주었으면 좋겠다는 한 유저의 글을 보고 노정석 님이 포럼 의견을 묻고자 올린 글이었다. 거기에 많은 답글들이 달려있었는데, 웹표준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을 엿볼 수 있었다.
그 중에 가장 와닿았던 건 "이상이 구현되어 현실을 발전시키지만 현실은 그 자체로 생명이 있습니다"라는 inureyes 님의 말이었다. 작년에 회사 병특 다녀오신 한 선배랑 웹표준에 대해 논쟁해보기도 했었고, 나도 처음에는 철저한 이상주의자였다. html에 대해서 거의 아무것도 모르다가 토끼군을 통해 갑자기 접하게 되면서 확 빠져들었던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겪어보고 나니 이제는 그렇지 않다. 실제 웹페이지 제작도 여러 번 해보고,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접하고, 또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생각을 해보고 나니, 현실은 현실대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물론 가능한 선에서 이상도 추구할 수 있어야 현실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을 부정할 만큼 지나쳐서는 안 된다. 그동안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이 저 말 한 마디로 싹 정리되는 기분이다. (그 정도의 말이 나오려면 역시 상당한 내공이 있어야..; -.-)
지지부진한 W3C의 CSS3 표준 제정 작업과는 달리 현실은 너무나 빠르고 역동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잠시 머리를 식히고 그 역동성을 바라보는 것 자체로도 즐거운 일이다. 제각기 옳은 근거를 가지고 나타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생각들과 그것을 정리해주고 체계화시키는 사람들, 그 위에 서서 통찰력을 가지고 바라보는 사람들, 이도 저도 아무것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사람들... 꼭 '웹'에서만이 아니라, 이 세상 돌아가는 것도 가끔은 그 변화무쌍함 속에서 벗어나 그 자체를 즐겨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요즘 들어 블로그를 방치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워낙 바쁘기 때문이다. (학교가 2학년 학생들을 마구마구 굴리고 있다고나 할까. 물론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어려운 과목들이 계속 등장하지만 말이다)
오늘(시간 상으론 어제) 본 시험은 이산구조였다. 거의 모든 문제가 숙제에서 나왔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그래도 숙제를 다 외운 것도 아니고, 숙제라고 문제가 쉬운 건 아님) 다만 매우 당연해보이면서도 실제 수학적으로 쓰려면 난감한 증명 문제가 하나 나와서, 말로 열심히 풀어서 써놨는데 얼마나 점수를 받을지 모르겠다. (숙제 문제에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구글링해서 solution을 찾아봤는데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는 모든 가능한 경우를 더하는 것'을 수식으로 표현하기가 애매한 것 같았다. 뭐 대충 조건만 붙어서 쓰긴 했으나 뭔가 엄밀해 보이지를 않는다.)
어쨌든 첫 시험인 이산구조가 비교적 기분좋게 출발해서 좋다. 월요일에 보는 Programming Language 과목은 책 열심히 읽고 개념 정리를 잘 하면 될 것 같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족보를 봐도 그렇고 선배들 말을 들어봐도 그렇고 개념 설명 문제만 10개 이상은 나오는 것 같다. 그거 보고 나면 서양문화사 시험이 있는데, 수업 시간에 열심히 필기해둔 것과 syllabus에 있던 참고도서(교보문고에 주문해서 오늘 도착)를 쓱 보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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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태터&프렌즈(TNF)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토끼군한테 들어서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trac이라는 시스템을 써보니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마침 SPARCS에서도 동아리 서버 관리 등을 위해서 wheel 그룹에서 사용할 isuue-tracking tool을 찾고 있던 터라 더욱 관심을 가지고 써보고 있다. (trac의 wiki 문법 기능은 마음에 들지만, 하나의 프로그램만을 위한 툴이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이 아닌 일반적인 서버 관리를 위해서는 어떻게 써야 할지가 조금 애매하다.)
동아리 프로젝트를 하면서 여러 사람이 같이 subversion을 이용해 개발해보았지만, 이렇게 큰 규모로 ticket-tracking까지 해보기는 처음이다. 태터툴즈 개발 활동이 앞으로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에 참여하거나 직접 시작하는 데 많은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태터툴즈 자체가 GPL로 공개됨으로써 생기는 사회적 이익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오픈소스 개발 방법론을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익히게 된다는 것 또한 중요하다) 나는 시험 끝나면 XHTML 표준 준수 개선, 키워드 기능 및 글별 공개 여부 설정, 위지윅 에디터의 텍스트 모드 개선, 스킨 치환자 및 본문 치환자의 parsing 구조 개선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물론 혼자 다 하는 건 아니고 여러 사람들이 같이 참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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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는 정말 이상하다. 예전에는 이맘때쯤이면 살짝 건조함이 유지되면서 따스한 느낌의 날씨가 유지되었는데, 비바람이 치고 기온도 뚝 떨어지기도 하고.. 이번 봄 날씨는 특히나 굉장히 변덕스럽다. 점점 지구의 기후가 이상해지는 걸까? 영화 '투모로우'에 나왔던 것 같은 일이 점차적으로 벌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해마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하는 날씨가 늘어만 가는 것 같다.
요즘 올블로그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불만(?) 사항. 하늘이 님, 제가 읽은 글 목록과 댓글 남긴 글 목록 확인은 언제쯤 되는 거에요? ㅠㅠ (이 글을 보시길 바라며..-_-)
올블로그v2가 오픈되었을 때 가장 반갑게 생각했던 기능이 그 두 가지였는데, 정작 그 기능들은 아직 구현되지 않은 듯합니다. (내부적으로 서버에 저장하는 것 같기는 한데 my올블로그 같은 곳에서 볼 수가 없는 것이죠.) 하여간 그쪽도 빨리 오픈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실내악 앙상블 때문은 아니었지만, 저번 실내악 앙상블 공연에서 나름대로(-.-) 아카펠라를 해본 경험이 있기도 하고, 또 일본인 여성 5인조 그룹이라는 특이한 구성 때문에 궁금하기도 해서 KAIST 문화행사로 하는 앙상블 플라네타의 공연을 보러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멋있었다. 심지어 당타이손이 왔을 때도 이렇진 않았는데 앵콜로 캐논변주곡이 끝나고나자 전원 기립 박수를 쳤다. (당타이손 때는 온 사람 자체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박수 소리가 작은 건 아니었다)
거의 완벽하게 들어맞는 음정과 박자는 내 스스로 그들과 동조하게끔 만들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내가 들어본 적은 있으나 이름이나 연주자는 전혀 몰랐던 곡들을 불러주어서, 그 곡들을 알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이다. 민요("traditional"이라고 표기된 것들)인 Greensleeves, Scarborough Fair, Amazing Grace도 불렀고 O mio babbino caro, Smetana의 Vltava -Ma vlast- 등의 이름은 생소하나 들어보면 모두 아는 것임직한 곡들도 있었다. 맨 마지막에는 앵콜로 그 유명한 캐논 변주곡을 불렀는데, 박자도 거의 정확했고(교수님 얘기로는 이게 가장 사고가 많은 곡이라고 한다. 2박자-4박자-8박자-16박자로 이어지는 돌림 형식이라 사람마다 다르게 길이를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곡의 구성 또한 조지윈스턴의 캐논변주곡과 비슷하게 구성하여 익숙하게 다가왔다.
신기했던 건, 그 그룹이 일본인들이라서 중간중간 한국어로 멘트를 할 때는 발음이 매우 어색했으나, 한국곡인 '고향의 봄'을 불렀을 때는 그다지 어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통 말하는 것과 성악으로 부르는 것과 발음하는 영역이 뇌에서 분리되어 있기라도 한 건가? -_-;
외국 공연이 처음이라는 멘트에 많은 사람들이 격려의 갈채를 보냈고, 이것이 그들의 대강당 안을 꽉 채우는 천상의 목소리와 맞물려 전원 기립 박수를 이끌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 하여튼, 간만에 멋진 공연을 보니 그동안 숙제에 찌들었던(?) 정신을 다시 잡을 수 있어서 좋다.
내가 있는 동아리 중 하나의 정모 시간이 금요일 저녁이다. 그런데 나는 수업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만 있어서, 특별히 바쁜 일이 있거나 시험 기간이 아닌 경우에는 웬만하면 금요일에 집에 가는 편이다. 그래서 정모를 목요일로 했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동아리 홈페이지에 올렸었는데, 나 말고도 목요일을 정모 시간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물론 이유는 나와 다르겠지만..) 그러자 다른 사람들이 "동아리원들이 정모 끝나고 모여서 편하게 놀 수 있는 요일이 금요일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말했다. 뭐 그렇다면 나도 그 이유에 반대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어느 선배가 다신 댓글이 조금 마음에 안 들었다. "너희들 집은 학교이고 기숙사고 동방이지 않나? 집에 간다는 생각부터가 이상한 것 같은데. 이제 어른이라고 하기에는 미성년자도 많구나. 안습"이라는 것이다.
나는 왜 집이 학교나 동방이 되어야 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다만 학교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뿐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데 말이다. (물론 전원 기숙사제를 택해서 집이 가까운 사람들도 기숙사 생활을 하기는 하지만, 원하는 경우는 원룸을 얻어서 나가 살 수도 있고 집에서 다닐 수도 있다. 다만 학교 생활을 하는 데 있어 기숙사에 사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기 때문에 기숙사를 택하는 것이다.)
내가 집에 가는 이유는, 내가 마마보이라서가 아니다. 다만 가족끼리 주말에 모여 서로 얼굴도 보고 같이 밥도 먹으면서 유대 관계를 다지는 것, 그리고 자전거 타기나 피아노 치기 등의 취미 생활을 학교에서보다 훨씬 자유롭고 편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학교나 그 근처에서만 밥을 먹다보면 금방 질리고 질도 낮기 때문에 집에서 주는 밥과 다양한 과일 등을 먹어 영양 보충(-_-)을 하는 것이다. 친구와 친하게 지내면 친구 집에 자주 놀러갈 수 있듯이, 나는 부모님과 가족들과 친하게 지내기 때문에 집에 자주 가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를 테면 내가 관심 있는 디자인이나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건축가이신 아버지와 하는 것이 좋다든가 말이다.)
그렇다고 내가 모든 걸 집에 의존하는 건 아니다. 빨래 같은 정도는 거의 다 학교에서 해결한다. (집에는 여기서 세탁이 곤란한 외투, 손상되기 쉬운 의류 등을 가져가서 빨아온다) 피아노가 학교에도 있는데 왜 집에 가서 치냐고 묻는다면, 일단 내가 사는 신축 기숙사 근처에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장소가 없어서 수백m ~ 1km 이상 되는 거리를 가서야 피아노를 칠 수 있다는 점과 집에서 연습하는 것이 가장 편안하고 여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 집의 피아노 소리가 더 좋다는 점 등을 들 수 있겠다. 또한, 아버지를 통해 시작한 산악 자전거(MTB)도 집에서 타야 하는 것도 큰 이유다. 주중에는 맘먹고 운동할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아서 주로 주말에 집에서 운동하는 편이다. (겨울에 별로 못했기 때문에 이제 날씨가 풀리면 다시 시작할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내 개인적인 모든 이유를 제쳐놓고라도, 어른이라고 해서 집에서 떠나 생활하면 집에 가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 갈 수 있는 여건이 되면 얼마든지 갈 수 있는 것이고, 집이란 생활 재충전의 장소 아닌가? (물론 기숙사에서 자는 것도 재충전이지만, 집에 가는 건 취미 생활 등을 통한 또다른 의미의 재충전이다, 그렇다고 내가 기숙사에 정을 붙이지 못한다거나 그런 건 또 아니다. 기숙사는 집에서보다 보는 관점에 따라 오히려 더 privacy를 보장받을 수도 있는 등 다른 이점이 있다.)
마치 집에 가는 것이 이상한 사람인 것마냥 취급하는 것 같아서 주절거려봤다.
덧. 만약 나보고 동아리와 집 중에서 선택하라고 한다면 집을 선택할 것이다. 물론 그것이 100% 항상 그런 것은 아니고 어느 때는 동아리를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집에 두는 가치가 나에겐 더 우선순위다. 그렇다고 내가 '독립적인' 사람이 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 필요하다면 집을 떠나 오랫동안 떨어져 있을 수도 있는 것이고, 다만 여건이 된다면 집에 자주 가고 싶다는 것이다.
아까 저녁 먹다가 YTN 뉴스에서 보기도 했고, 최근 카이스트 신문사 등에서 설문 조사를 벌이기도 하는 등 안팎으로 많이 시끄러운 모양이다. 그렇지만 러플린이 관련된 일을 직접 해보지 않은 학생들은 거의 모를 것이다. 사실 나조차도 shell 짜기 숙제, 동아리 활동 등으로 정신 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막연히 교수들하고 사이가 안 좋다는 소리만 들었을 뿐 이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으니까.
지난 월요일에 스팍스 정모가 있었는데,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동아리방에 취재를 하러 왔었다. (그쪽에서는 몰랐던 모양인데 정모 시간과 정확히 맞아서 많은 사람들이 얘기를 해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총장의 연임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일이 물어보고 촬영까지 해갔다. (이번 일요일인 4월 2일날 방송이라고 하는데, 워낙 많이 찍어가서 편집되었을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보긴 봐야지. -_-)
하여튼, 내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하면 이렇다. 러플린이 제시했던 비전과 개혁의 방향은 바람직하나, 그가 일을 추진하는 방식이 교수진들의 분위기와 잘 맞지 않았고, 자기만의 의견을 지나치게 고집했다는 점(KAIST PR Website를 만들 때도, 신문사 홈페이지 개편할 때도 CSS를 쓰지 말라고 고집한 것같이 작은 일부터 시작해서 학교 정책까지 그렇게 관여했던 모양이다)이 문제다. 사실 나는 러플린 자체보다도, 러플린이 단지 노벨상을 받은 훌륭한 물리학자이며 스탠포드의 학과장을 했었기 때문에 그 '간판'에 눈이 멀어서 데려왔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기타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노벨상'이라는 것과 학교 경영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데도 매우 적절한 사람을 데려온 것인양 그랬던 분위기가 싫다는 것이다)
그가 말했던 학교 예산을 늘리고 보다 자유롭게 경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립화, 의학이나 법학 과정의 신설, 예술 등 교양 과목 확충, 영어 사용 확대 등은 전반적으로 찬성하는 편이다. 어쨌든 교수들의 반대로 연임을 할 수는 없게 되었으니, 이러한 비전을 잘 추진할 수 있는, 보다 리더십 있고 융통성 있는 사람이 총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전산학, 디자인, 건축.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요즘 듣는 수업들을 잘 정리해보니 결국 한 가지를 말하고 있었다. 잠시 시간을 내어 글로 기록하고자 한다.
송준화 교수님이 강의하시는 System Programming 수업을 들으면서, 정작 그 과목 내용보다는 전산학을 바라보는 자세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 (프로젝트로 Linux Shell을 2주만에 짜라거나, 조그마한 cpu 아키텍처를 가지고 thread manager, application을 가지는 toy-os를 만들어오라고 했다거나 하는 빡센 숙제는 제외하고 말이다. -_-) 수업에서 누차 얘기하시는 그 교수님의 요점은 '전산학은 당구 배우듯 직접 부딪치면서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점차 경험을 쌓아가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교수님 말씀처럼 전산학은 한 마디로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서비스 등을 협동 창작하는 일이다. 물론 그 와중에 알고리즘, DB, 분산 처리, 인공지능 등 갖가지 기술과 학문적인 내용들이 들어가긴 하나, 넓은 시각에서 바라봤을 때는 결국 근현대 이후의 디자인이나 건축과 같이 여러 사람이 하나의 목표를 이루어내는 작업이 된 것이다. (특히 컴퓨터를 디자인·설계하는 입장에서 바라보는 관점을 원하시는 듯하다)
한편, 이건표 교수님이 강의하시는 디자인 문화와 기술이란 산디과 과목에서는, Design에 대해서 단순히 Fashion, Style, Drawing 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자, 마케터, 디자이너, 기술자, 소비자, 사회의 관점에서 제품 디자인이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되는지, 궁극적으로 invent concept을 하려면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디자인의 역사를 다루면서, 과거에는 장인이 모든 것을 혼자 해결했지만, maker와 thinker(designer)가 분리되기 시작한 후로 cooperate design(소비자와의 협동이든 디자이너들 사이의 협동이든 제작자와의 협동이든..)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말하였다.
아버지가 건축가시기도 해서, 어렸을 때부터 관심을 많이 가졌던 것 중 하나는 단연 건축이다. 공학과 예술의 결합이라고 볼 수도 있고, '공간에 대한 디자인'이라는 개념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협동 창작이라는 것이다. 작은 건물이나 기념물 등은 혼자 설계할 수도 있겠지만, 수주부터 시작하여 공법 선택, 구조역학적 설계, 전기·수도 배치, 인테리어, 외관 디자인, 적법성 검토, 안전 점검, 조경 등을 혼자 다 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전산학 또한 점점 복합적인 기능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서버측 프로그래밍, 웹클라이언트 프로그래밍, Database 등의 backend, GUI 설계, 통신과 동기화, 대용량 서버 및 분산 처리 기술, 검색, cross-platform, XML 등 수많은 분야에 대한 지식을 요구하고 있다. 역시 이를 한 사람이 다 마스터하기도 힘들고, 설령 그렇다고 해도 주어진 시간 내에 혼자서 모든 작업을 다 완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바이오정보전자개론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이야기지만, 앞으로는 점점 학문 간 융합이 추진될 것이며, 어느 한 학문만 깊이 알고 있는 것보다는, 다양한 학문에 대한 소양을 가지고 이들을 잘 조합해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위에서 말했던 것들을 대체로 내가 관심 있는 분야들이다. (추가하자면 로봇 공학 등이 더 있겠다. 역시 기계공학, 전자공학, 전산학 융합의 결과다.)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학문을 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잘 이해하고 내가 원하는 바를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의사 소통이다.
헌데, 이 의사소통을 잘 하는 사람을 아직 찾지 못했다. 물론 나 자신도 잘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런 문제를 특히 느꼈던 건 지난 겨울방학 때 진행했던 OCO 프로젝트와 경기과학고 홈페이지 프로젝트였다. 자기가 무엇을 모르는지,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 등을 서로 보완해주어야 하는데, 각자가 잘 모르고 있었다. 그 결과는 경기과학고 홈페이지의 스파게티 코드와 실패였다. (OCO의 경우는 훨씬 낫지만, 초창기 개발 단계에서 다른 사람들이 컨셉을 잘 이해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그나마 의사 소통 문제가 가장 적었던 경우는, 친구 준호와 진행했던 과학전람회 및 휴먼테크 논문 준비 과정이었다. 그 녀석은 물리와 말로 설명하기를 잘 했고, 나는 프로그래밍과 글로 설명하기를 잘 했다. 주제는 음향·물리 쪽이었지만, 그런 서로의 상보적인 능력과 잘 통하는 의사소통으로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론적인 계산이나 고찰, 그리고 발표는 준호가 맡았고, 나는 실제 실험 데이터를 분석할 때 프로그래밍 실력을 발휘하고 논문을 작성했다. (준호가 발표를 조금 더 잘하긴 했지만 나도 발표를 잘 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서로가 편한 것도 있었고, 발표력을 바탕으로 서로의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진 것 같다)
아마도, 앞으로 나와 같은 공학도·과학도들은 살면서 이러한 의사소통 문제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겠지만, 진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고 직간접적인 경험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매우 크게 다가오는 이야기다. 얼마 전 바이오시스템학과에 가기로 한 한 친구와 점심을 먹은 적이 있다. 이야기하면서 관심사가 상당히 비슷함을 알 수 있었는데, 그 아이도 결국 앞으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의사소통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생물 쪽으로 공부를 했던 친구인데, 내가 전산을 잘 하면서 생물 쪽도 잘 이해하는 게 한편으론 부러운 모양이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선생님들께 매우 감사한다. 생물을 너무 빡세게 배워놓아서, 어지간한 내용은 거의 다 바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생각들을 종합해보면, 다양성에 대한 이해, 통찰력에서 나오는 창의성, 그 모든 것을 받쳐주는 의사소통 능력—앞으로는 이것들이 과학도·공학도로서의 삶에 대한 키워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일단 이사는 잘 되었습니다. 곧 permalink 처리를 한 후 기존 태터를 완전히 삭제할 예정입니다. (물론 제가 만든 스킨은 남겨두었다가 나중에 공개해버릴 생각입니다)
일단 스킨은 Hemingway white를 적용했습니다. 새로운 스킨을 제작하기 전까지는 아마 이 스킨을 살짝살짝 고쳐나가는 식으로 유지할 것 같군요. (불행히 xhtml validation까지는 안 되는군요..;;)
어쨌든 수식 플러그인도 깔고 본격적인 태터 1.0의 생활에 적응해야겠습니다.
수식 플러그인 테스트 : [tex]\int_{-\infty}^{\infty}\sqrt{\frac{x^2-4ac}{2x}}dx[/tex]
글 수정 테스트...
이제 기초 과목들은 응미나 확통을 빼고는 거의 다 들은 상태다. 슬슬 전공 과목들을 듣고 있는데, 수업은 마치 교양 같은 분위기였던 System Programming 과목의 첫 번째 과제가 무려 Linux/Unix Shell 짜기. 아직 리눅스를 써보지도 않은 수강생들이 꽤 되는데도 이걸 2주만에 짜라는 것이다.
비록 스페셜포스에 말려서 쉘을 짜지는 못했지만 나는 작년에 들었던 스팍스의 SP 세미나 덕분에 어떤 것들을 구현해야 할지, 대충 어떤 구조가 될 지 감이 오고 있지만, 역시 실제로 구현하는 건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다.
역시 전공 과목의 포스인 건지... 시험 전날이 3번째 프로젝트의 듀로 되어 있으니 할 말 다했다. (첫 숙제가 쉘짜기이니 아마 어셈블리로 계산기 짜는 정도는 기본으로 나오지 않을까...-_- 참고로 친구 녀석 하나가 방학 때 하루 이틀 정도 밤을 새면서 2주 내내 짰다고 한다.)
어째 이번 학기가 예상보다 빡쎄질 것 같다. 그나마 바이오정보전자개론에서 다루고 있는 sequence alignment 문제는 예전에 R&E를 통해 비슷한 알고리즘을 만들어 본 적이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고등학교 때 빡쎄게 배운 생물 덕(DNA에서 RNA로 전사되고 리보솜에서 단백질로 합쳐지는 과정을 효소 이름까지 다 외워서 서술형으로 시험을 봐야 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을 톡톡히 보고 있어서 다행이다. 아무튼 이번 학기도 빡쎄지만 흥미로운 학기가 될 것 갈다.
덧. 그리고 전산과 3학년 과목인 Programmign Language를 더 신청했는데, 수업을 들어보니 그럭저럭 들을 만 하다.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lisp을 다루고 있다)
안 그래도 몸살에 걸려서 추위를 많이 타는 상태인데 눈보라까지 치더니 하루종일 눈이 퍼부었다. 태어나서 눈이 이렇게 많이 쏟아지는 광경을 보기는 처음이다. (전체적으로 내린 양이 그리 많지는 않았으나, 절정일 때는 정말 한 치 앞을 보기 힘들 정도였다)
선배들은 2004년 3월에 내린 폭설로 학교가 거의 마비되다시피했던 기억을 떠올렸고, 세종대왕 동상과 까리용은 모두 하얀 가루로 장식되었다. 봄기운이 한창 올라야 할 3월 중순에 갑자기 설경이 펼쳐졌다.
3월에 눈발이 흩날리는 경우가 아주 드문 건 아니지만, 앞으로는 꽃샘 추위보다는 꽃샘 눈보라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점점 기후가 이상해지는 걸까? 내가 초등학교 때 느끼던 사계절의 변화와 지금 느끼는 사계절의 변화만 해도 상당히 다른 느낌이다. 봄과 가을은 아주 짧아져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가 돼버렸고, 봄엔 추위가, 가을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 같다. 그리고 여름과 겨울은 더 덥고 더 추운 것 같다. (사실 이번 겨울 전까지만 해도 겨울이 너무 따뜻해서 겨울답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으나 이번 겨울은 굉장히 추웠다)
내년 날씨는 또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까?
예전에도 한 번 글 쓴 적이 있는데, 다시 전공 선택에 관한 글이다. 이제는 상당히 생각이 정리되어서, 일단 전산과 하나는 확정이다. 그리고 산업디자인과는 과감히 버리기로 했다. 산업디자인 그 자체에 매력이 있긴 하지만, 뭔가 더 challenging한 것을 하기에는 이공계통 분야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산 하나만 해서는 아예 software developer 쪽으로 나가지 않는 이상 학문적으로 무언가 이루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나 검색엔진 쪽을 죽어라 파면 또 모를까.) 그래서 다양한 부전공들을 생각해보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조합이다. 그래픽 엔진 제작 등을 할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하지만 난 그쪽에는 그다지 취미가 없다. -_- 또한 수학 자체를 파고드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것도 나름대로 괜찮다. 통계물리학 쪽은 특히 프로그래밍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할 바에야 물리 전공 + 전산과 부전공이 나을 것 같다.
최근까지 가장 많이 생각해본 조합이다. 하지만 현재 바이오가 대세이기 때문에 경쟁자가 많다는 점이 악조건으로 작용한다. 또한 바이오시스템학과가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가르치기는 하지만 무언가 엑기스가 빠진 것 같다는 평을 많이 듣고 있어 망설여진다.
이쪽으로 가려면 먼저 생화학부터 넘어야 한다. -_-;
가장 드문 조합 중 하나인데, 스팍스 선배 중 전산과 전공 + 항공우주공학 부전공(이지만 거의 복수 전공에 가까울 정도로 수업을 들었다)을 하시고 이번에 스탠포드에 합격하신 분이 있다. 그 분이 추천하는 조합이기도 하고, 전에 기계과 설명회 갔을 때부터 급격하게 고려하기 시작한 조합이다.
구체적으로, 기계과 실험 과목 두 개와 4대 역학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마음에 끌리는 정도,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마지막 조합인 전산과 전공 + 기계과 부전공이 가장 나아 보인다. 기계과를 전공으로 할 수도 있으나 전산 쪽에 더 취미가 있기 때문에 이쪽을 전공으로 하는 것이 무리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2학년 과목들에 해당하는 4대 역학이 봄/가을에 2개씩 개설한다는 점인데, 고체역학과 열역학 모두 기계과 쪽 교수님 과목으로는 전부 이산구조와 System Programming과 겹쳐버린다는 점이다. 일단 맛보기(?)로 기계기초실습을 수강해볼까 한다. (이번 학기 시간표를 매우 널럴하게 짜놨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그 넓디 넓은 기계공학 분야에서도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추후 교수님들을 만나 상담을 더 해봐야겠지만, 역시 로봇공학 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산과의 시너지를 활용하기에도 아주 딱이다. (사실 로봇에서도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얘기는 심심찮게 들린다)
가을 학기에는 동역학과 다른 역학 1개 혹은 기계공학실험 쪽을 듣고, 전산과 과목으로는 아키텍처와 PL 쪽을 듣는 게 어떨까 싶다. (시간이 겹칠 지는 아직 모르겠다) 앞으로 수강 계획을 잘 세워봐야겠다.
얼마 전에 KAIST에서 물리학 석사를 하시는 한 분의 블로그를 읽고 생각난 것이 있었다. 그 분이 자주 인용하시는 신해철 씨의 말 중에,
더 웃긴 건, 그렇게 후배들에게 술을 강요하는 선배들이 술자리에서 나중에 사회 정의가 어쩌고, 민주주의가 어쩌고 하며 떠드는데.. 술을 거부하는 사람에게는 강요하지 않는 생활 속의 작은 민주주의조차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이 무슨 사회 정의고, 무슨 민주주의 타령이란 말입니까.
를 보고 떠오른 것이다.
그 글을 읽기 좀 더 전에, 동아리 선배인 미래 누나가 해준 이야기가 있다. 자기가 전에 다른 학교의 과 개강파티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는데, 카이스트의 "술먹고 죽자"와는 완전히 다른, 정말 개인의 특성을 살린 장기 자랑(단순히 노래나 춤이 아닌 시 낭송부터 시작해서 음악 연주에 이르는..)을 하는 걸 보고 문화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작년부터 처음 시도하는 걸로 반응도 좋고 교수도 같이 참여한다고 한다. 과연 카이스트에서도 그런 게 가능할까?
이런 내 코멘트에 달린 그 석사분의 답변이 더 마음에 와닿는다. (역시 신해철 씨의 이야기라고 함-_-)
우리 나라에서는 고등학교 때까지 학생들에게 노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기 때문에, 대학 와서 사람들이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모르다보니.. 남에게 술 먹이는 것 외에는 분위기를 어떻게 띄우는지 전혀 모르는 찌질이들이 술자리를 장악하게 됩니다.
그렇다. 나도 여러 사람이 모였을 때 어떻게 노는 것이 가장 좋을지 모른다. 결국 술마시러 가거나, 노래방, 잘 해야 보드게임방 정도를 분위기 따라 따라갈 뿐이다. (물론, 저기서 말하는 찌질이가 술자리가 아닌 다른 상황에서는 찌질이가 아닌 경우가 더 많겠지만..)
또 전에 한 선배가 말하길 "요즘은 점점 갈수록 신입생들이 술 마시는 걸 싫어하는 것 같다"는 말도 하셨는데, 이렇게 되면 점점 문화 공백이 생기게 된다. 선배들은 술과 노래방으로 노는 문화를 만들어왔지만, 그것을 대체할 대안은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술·노래를 강요하지 않는 분위기가 정착된다면?
사실 술을 마시면서 오손도손 얘기하는 것이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선후배 관계에서 소위 "예절"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술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노래방은 그래도 한결 낫긴 하지만, 노래에 소질이 없거나 음악 취향이 달라서(나처럼 instrumental 쪽을 좋아하는 경우) 부를 노래가 없거나 하는 경우도 놀이 문화에 적응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역시 신입생 환영회라는 자리에서 장기자랑이로 거의 무조건 노래나 춤을 요구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못하면 술을 마시던가..) 뭔가 그 다음날을 생각하는 건 전혀 보이지 않고, "술먹고 죽자" 식의 분위기..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사람들끼리 쉽게 어울리고 즐길 수 있는, 그러면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놀이 문화의 부재다.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 한 신입생들의 술에 의한 고역은 매년 계속될 것이다.
네, 일단 저는 잘 살아있습니다. (...) 다만 좀 바쁠 뿐이죠.. (일주일 동안이나 블로깅을 못하다니.. 물론 rss 구독이나 다른 분들 블로그 방문은 가끔씩 했습니다)
"근황" 같은 포스팅을 보시면 뭐 때문에 바쁜지는 대충 아실 것 같고, 드디어 처음으로 홈페이지 제작 주문을 받아서(라기보다는 지원해서) 일을 해보고 있습니다. KAIST 학부생 연구 참여 프로그램 홈페이지인데, 꽤 되는 액수(..)를 받고 홈페이지를 만들고 있지요. 다행히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으나, 포탈 로그인과 연동하는 부분이 어떻게 될지가 문제입니다. (역시 웹표준 기반으로 XHTML 1.0 Strict로 만들고 있습니다. 게시판 프로그램은 표준을 가장 잘 지원하고 있는 GR Board를 사용합니다)
그 사이 MetaBBS는 0.9 alpha 버전이 릴리즈되었지만 회원 관리 기능이 없는 관계로 여기에는 사용할 수가 없었죠. GR Board가 제로보드에 비해서는 훨씬 깔끔하고 빠르지만, 그래도 소스 코드를 뜯어보니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가령 파일 업로드를 왜 for 문으로 처리하지 않고 10개의 파일을 일일이 다 체크하였을까 등등 - 이건 업로드가 2개까지 가능한 제로보드도 마찬가지더군요.) 그리고 웹 표준을 잘 지키고 나름대로 semantic markup을 사용하고 있었음에도 그 수준이 제가 원하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loginLeft, loginRight와 같은 class 이름들도 엄밀하게 말하면 틀린 것이고(LTR, RTL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죠. 어쨌든 left/right라는 것도 모양에 해당하니까요.), label 태그 등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div에 class를 만들어서 쓰는 형태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게시판 자체의 스킨 부분이 아닌 공통 부분들(사용자 정보 페이지나 가입 페이지 등)은 inline style로 도배가 되어 있더라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아무튼 결론은 잘 살아있다는 것이고 좀 바쁘다는 겁니다. 한 3월 초반은 지나야 한숨 돌릴 것 같군요. -_-;
참고 : 최근에 한 삽질 중에 이런 것도 있습니다. (저 중에 daybreakin server도 있죠. 저기 보이는 모니터는 바로 집에서 쓰던 2001년도산 현주컴퓨터 17인치 평면 CR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