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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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아랫글을 쓰다보니 12시가 넘었다..)는 전에 그 우연히 만났다는 한국인 입양아 친구의 주선으로 점심 약속이 있었다. 한국 이름이 유은주라고 하는 또다른 여자 한국인 입양 친구와 핀란드인, 스웨덴인 친구를 소개시켜주었다. 점심은 시내 중심가 hötorget 근처의 food court 쯤 되는 곳에서 먹고(원래 좀더 괜찮은(?) 몽골리안 음식점을 가려고 했으나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근처 카페에서 꽤나 한참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커피 가격이 한국과 비슷하거나 심지어는 더 싸다는 사실에 놀랐다.. 보통 여기 음식 가격은 한국의 1.5배 수준이다.) 결국 얘기하다보니 길어져서 저녁까지 근처 스시 레스토랑에서 먹고 헤어졌다.

나는 얘네들한테 약간의 한국어 강좌를 해주었다. 원래는 끝나고 학교에 가서 뭔가 작업을 하려고 생각했던지라 마침 노트북을 들고 있었고, 이를 이용해 쉽게 여러가지를 써서 보여줄 수 있었다. 3살 정도에 입양이 되었으니 사실상 스웨덴인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물론 당연히 한국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identity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한국어 발음이나 글자 읽는 방법을 아주 조금밖에 모르고 있었다. 뜻은 더더욱 모르고, '안녕하세요' 정도만 알고 있는 듯. 한국어의 문장 구조, 조사에 따른 대명사의 의미 변화, 존댓말에 대한 것들, 자음과 모음을 읽는 방법, 한글을 쓰기 위해 합성하는 패턴, 부드럽게 소리내기 위한 자음동화 등(차마 동사 변화는 엄두가..-_-)을 설명해주니 같이 온 핀란드, 스웨덴 친구들도 꽤 흥미로워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문화적 특징에 대한 얘기도 많이 해주었다. 은주라고 하는 여자 친구(아, 여기서 여자 친구란 애인 관계가 아니라 그냥 친구라는 뜻이다)는 자기가 facebook에서 만난 한국 친구들이 죄다 horny(...이런 단어는 한국에서 영어 배울 때 안 가르쳐준다. 직접 사전 찾아보길. -_-)하다고 그러길래 물론(?) 한국을 포함하여 전세계 어디를 가도 음성적(...) 문화는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성에 대해 굉장히 보수적이라고 말해주었다. 아마도 그 친구들은 facebook을 쓰는 만큼 서구 문화에 익숙하거나 서구권 문화에서 성장기를 보냈거나 한 게 아닐까 싶다(고도 얘기해줬다).

또, 자기가 이번 여름에 한국에 갈 것인데, 한국 남자친구(여기서는 애인의 의미)를 만들고 싶다며 지나가다 마음에 드는 녀석이 있으면 'Hello, cute boy'라고 말해도 되겠냐고 하길래(.........) 아마 그러면 십중팔구는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low-educated 등 부정적으로 생각할 거라는 얘기도 해주었다. 이거 이대로 그냥 한국 들어왔다가는 상당히 당황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외에 부수적인 상식(?) 얘기도 좀 해주었다;;;;

한편 자기 부모님을 찾고 싶다는 얘기도 하길래 가족 사항에 대해 물어봤는데, 자기가 부산에서 태어났고 3살 때 집에 불이 나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신 것으로 추정되며 할머니·할아버지가 잠깐 키우다가 고아원에 보내 입양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했다. 부모님 이름, 자기의 한자 이름, 정확한 출생 날짜, 친척 등에 대해 물어보니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해서, 내가 시간이 된다면 부모님이나 친척 찾는 걸 도와주고 싶긴 하나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 자기의 스웨덴 부모가 한국의 입양 기관을 통해 계속 홍보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전에 만났던 문선의 경우 이미 아버지는 찾았는데, 어렸을 때 어머니가 가정불화로 집을 나가버려서 아직까지 행방을 모른다고 한다.

물어보기가 상당히 조심스러웠던 내 생각과는 다르게 이들은 모두 부모님이나 친척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고, 자기가 입양아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거나 하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다만 단지 '슬프다'라고만 했다. 그리고 자기를 입양시켜야 했던 부모님 혹은 친척이 그 사실을 부끄러워하여 자기들의 소식을 듣고도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고, 또 그런 만큼 더 찾고 싶어하고 있다.

그 이후의 계획에 대한 얘기까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가능하다면 한국에 정착하고 싶은 생각도 있는 것 같은데, 이들의 말이나 행동 등으로 미루어볼 때 완벽하게 서구화가 되어 있어서 쉽지 않을 것이다. 잠깐 몇 시간 동안만 얘기해도 생긴 것만 한국인이지 사고 방식이나 행동 패턴은 그냥 보통의 서양 애들하고 거의 똑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니 말이다. 또 스웨덴의 경우 거의 모든 스웨덴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하기 때문에 외국인으로서 머물기에 부담이 없지만 한국의 경우 공항이나 관광 명소 등과 같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이들이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다. (다만 어려워하지만서도 배우려는 의지는 있는 것 같다. 원래는 외국인들한테 한국어를 간단히 소개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들을 위해서라도 한국어 강좌를 더 공들여 써야 할 듯....orz 아예 한국에서 중학교 국어 교과서 공수해야 되려나..;;; )

전에도 어디선가 본 이야기지만, 1살 정도의 아주 어린 나이가 아니라 3살~5살 정도로 어느 정도 자란 상태에서 입양된 경우 더 적응이 힘들다고 하는데, 은주 누나(..영어로만 대화했기 때문에 왠지 어색하지만 나이가 있으니 이렇게 불러야 맞겠지)의 경우 어렸을 때 스웨덴어를 배우기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영어도 그다지 잘 하지는 못했고 조금이라도 복잡한 문장이 나오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영어 대화가 가능했다. (이건 물론 개인차도 있을 것이고, 영어의 필요성을 크게 못 느껴서 공부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들을 입양보내야 했던 그 상황과 사정이 무엇이었든 간에, 세상에는 그런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당연하)고 또 생각외로 내 주변에 많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부모님도 언젠가 세상 사람들이 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그 내면에는 수많은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있다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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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자고 일어나니 새로운 눈이 한 뼘이 넘게 쌓여있고 계속해서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오늘은 바야흐로 snowmobil과 dogsled의 날!

나름대로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 속옷+여름용 반팔티셔츠+겨울용 기능성 소재의 긴팔 티셔츠+카이스트에서 한겨울에 입던 푹신푹신한 초록색 자켓+바람막이용 고어텍스(..) 잠바까지 총 5겹의 옷을 차려입었는데, 그쪽에서 거기에 전용 복장(전신으로 입는 옷)을 준비해주어 그것까지 총 6겹의 옷을 입었다. 거기에다 내 자체 양말 2겹+그쪽에서 제공한 양말 1겹+보온용 소재 1겹+반방수 스노우용 트래킹화(?)까지 발도 총무장을, 손도 내 자체 장갑+보온장갑+방수장갑으로 3겹 총무장, 머리는 귀까지 가려주는 두툼한 보온재가 붙어있는 헬멧과 시야 확보를 위한 전용 글래스까지... 그래서 목도리가 없어 가리지 못한 입가를 제외하면 전혀 추위를 느낄 수 없었다. (입가가 좀 시리긴 했지만 동상에 걸리거나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스노모빌 운전법은 상당히 간단하다. (초보자들을 위한 것이므로 자동 기어가 달린 거라 조작법은 정말 쉬움) 왼쪽 손잡이를 쥐면 브레이크, 오른쪽 손잡이를 쥐면 가속, 핸들을 꺾으면 방향 전환, 오른쪽 핸들에 달린 빨간색 스위치를 누르면 엔진 즉시 정지, 시동 켜기 위한 열쇠 구멍, 속도계 및 연료 잔량 표시기, 후진과 전진을 바꿔주는 버튼. 이게 전부다. 스노모빌은 눈 위에서만 달릴 수 있게 제작되어 있는데, 방향 조절은 앞쪽에 달린 스키 날 모양의 것을 방향만 바꿈으로써 이루어지고 추진력은 아래쪽에 달린 트랙이 회전하면서 얻어진다. 핸들이 보기보다 뻑뻑한 편이고, 커브를 돌 때 몸을 커브 방향으로 기울여주는 것이 안정성에 많이 도움된다. 속도는 20~60km/h 정도가 나오고, 손잡이에 열선이 내장되어 있어 손이 시리지 않게 도와준다. (속도를 좀 내다보면 뜨거워서 잡기 힘들어진다..-_-)

뭐 워낙 여러 명이서 같이 가는 거고, 가이드가 2명이 붙어서 맨 앞에서 한 사람이 길을 안내하며 뒤쳐진 사람이 없는지 중간중간 체크하고, 다른 한 사람이 뒤에서 눈에 쳐박히거나 한 사람들을 도와주므로 혼자 길을 잃어버리거나 할 염려는 없었다. 눈에 쳐박히거나 길에서 벗어났을 때 다들 당황해서 후진을 하기 쉬운데, 사실 그것보다는 강하게 가속해서 전진하는 것이 좋다. (바로 앞에 큰 나무가 막고 있거나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그 눈 속에 빠지면 정말 허리춤까지 압축되지 않은 눈으로 허우적허우적거리게 되는데, 이때 후진을 하게 되면 뒤쪽에 파여진 눈구덩이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들어가버리기 때문에 꺼내기가 더 힘들어진다. 스노모빌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트랙과 눈의 마찰력이 충분하지 않거나 장애물에 걸린 경우 둘 중 하나다. 하지만 보통 작은 나무의 경우 그냥 씹고-_- 지나가버릴 수 있기 때문에 전자의 경우가 대부분. 이것을 잘 생각하면 앞뒤 진행방향의 눈은 충분히 치워주되 스노모빌 아래의 눈은 치우기보단 더 넣어서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좋음을 알 수 있다.

특히나, 우리가 스노모빌을 탔을 때는 전에 내린 새 눈과 계속해서 새 눈이 내리고 있어서, 트랙을 보면서 따라가는 게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길들여진'(자주 다니는 곳은 눈이 압축되어 바닥이 단단하다) 경로의 이점을 별로 활용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눈 속에 쳐박히는 일이 자주 있었다. 하지만 같이 탔던 멍멍의 사촌의 반친구-_-가 중국어와 프랑스어밖에 못했기 때문에 위의 내용을 설명해줄 수가 없어서 좀 삽질을 해야 했다...orz

아무튼 무사히 아이스호텔에 도착했다. 사진에서 많이 봐왔던지라 생각보다 아주 신기하지는 않았다. 가이드투어를 받았는데, 처음 아이스호텔을 만들기 시작할 때는 눈이 많이 내리지 않기 때문에 눈과 얼음 가루를 섞어서 기본 틀을 만든다고 한다. 이게 보온·단열·방음 효과도 좋고, 더 많은 무게를 견딜 뿐만 아니라 높은 기온과 햇빛에도 더 강하단다. 얼음은 바로 앞의 큰 강에서 자연 그대로의 것을 채취하며, 깔끔한 얼음을 얻기 위해 일정 영역을 정해두고 그 위에 쌓이는 눈을 계속 치워서 얼린다. 얼음 술집에서 사용하기 위한 얼음잔을 일주일에 1만개씩 만들어낸다고 하니 사용되는 얼음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얼음호텔은 정말로 모든 게 다 얼음으로만 만들어졌을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렇지는 않다. 일단 조명 시설은 열이 나지 않는 전구를 사용하고, 자동문은 유리로 만들어져 있다. 이들을 작동시키기 위한 전선은 흰색으로 만들어 눈·얼음 혼합재 안에 묻어놓았고, 아이스바의 술병들과 현금·카드 출납기(...)는 얼음이 아니다. 또한 침대 자체는 얼음이나 그 위에 놓여진 매트리스 및 보온 소재들은 얼음이 아니고, 화장실은 옆에 지어진 일반 건물로 가야 한다. (차마 화장실까지 얼음으로 구현하기는 곤란하겠지...-_-) 세계 최초로 시도된 아이스호텔이기 때문에(현재는 캐나다 등 다른 곳에도 얼음호텔이 존재한다) 다른 호텔들이 여기서 다 기술을 배워간 거라고 자랑하더라..;

얼음 호텔에는 크게 2가지 종류의 방이 있는데, 하나는 그냥 네모나게 깎은 방에 달랑 얼음침대 하나만 놓여있는 일반 ice room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 각지에서 자원한 얼음 조각가들이 만든 작품인 art suite이다. (당연히 후자가 더 비싸다.) 각 방마다 다 다른 조각과 디자인을 가지고 있고, 방마다 조각가의 이름과 작품 해설이 붙어있다. 웹사이트를 통해 신청하면 약간의 훈련을 거친 후 직접 참가할 수도 있다고 한다. (초보자와 숙련자들을 적절히 섞는 듯하다.) 하지만 실제로 묵기에는 조금 난감...해보이는 것이, 모든 현대적인 편의 시설을 포기(TV, 전화 등등)해야 하고, 얼음 작품을 감상하는 것과 바에서 한 잔에 105:-(한화 만오천원)나 하는 술을 마시는 것 외에는 딱히 얼음호텔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게다가 화장실은 별도로 마련된 건물을 써야 하니까, 정말 하룻밤 정도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게 아니라면 장기 투숙은 힘들 듯. (그리고 엄청 비싸다. 하룻밤에 수십만원 단위였던 걸로 기억.) 뭐 대신에 호텔측에서 여러 가지 종류의 투어를 주선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리고 일반적인 따뜻한 방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보다는 조금(?) 싼 가격으로 캐빈 비슷한 형태의 방들은 따로 있다. 여름에도 장사하려면 있긴 있어야겠지.;

전보다 나아진 운전 실력으로 더 많이 쳐박히는 수고(...처음엔 그 친구가 더 잘하는 것 같길래 계속 운전하라고 시켰더니 갈수록 쳐박히는 횟수가 늘어나서 결국은 내가 끝까지 몰았다.)를 한 끝에 호수 위에 뜬 채 얼음에 갇혀버린 사우나 보트로 돌아왔다. 그 사우나 앞에는 큰 모닥불과 순록 가죽으로 덮여진 의자들이 빙 둘러있는데, 거기에서 다같이 순록 고기와 감자를 모닥불에 직접 익혀서 lingonberry 잼과 함께 아주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주스를 컵에 따라놓으면 금새 얼음이 얼기 시작해서 금방금방 마셔야 했고, 대신 커피나 차 같은 뜨거운 음료들은 적당히 빨리 식어주어서 먹기 좋았다;;

어쨌든 스노모빌+아이스호텔 투어가 끝나고 잠시 숙소로 돌아와 쉬었다가 바로 dogsled(개썰매) 투어를 하러 다시 캠프로 돌아왔다. 이때부턴 거의 완전히 어두컴컴해져서 사람의 얼굴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캠프 대장인 아저씨가 새로 내린 눈 때문에 힘들 것 같다면서 스노모빌로 먼저 길을 개척(...)하러 떠난 사이 우리 일행 4명과 다른 일행 4명이 만났다. 상대방 일행들은 영국(England)에서 온 사람들이었고 젊은 남자 둘과 꽤 나이든 아저씨 한 분, 여자 한 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잠시 기다리니 개썰매와 개들을 실은 트럭이 도착했다. 우리가 그날의 마지막 개썰매 투어였기 때문에 개들도 힘들었는지, 출발하려고 개썰매 가이드들이 끈을 묶어주는데 이 녀석들이 엄청나게 짖어대서 좀 애를 먹었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가 힘들게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개 구경을 하면서 기다렸다. 개들은 시베리안 허스키 종류이고, 같은 썰매를 모는 개들은 항상 한 팀으로 일한다고 한다.

개썰매 출발은 가이드들이 'framåt'(영어로 go forward의 뜻)라고 외치면서 썰매를 가볍게 밀어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밤이었기 때문에 가이드들은 머리에 큰 랜턴을 달고 있었고,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인공의 불빛은 그것밖에 없었다. 눈이 계속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썰매를 타고 가는 동안에도 길 주변과 나무에 쌓인 눈들이 불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다행히 목적지에 도착할 때 즈음 눈이 많이 약해져서 눈에 갇히는 불상사가 생기진 않았다.

목적지라고 해봤자 숲 한가운데에 작은 사미 스타일 오두막을 만들어 땔감용 나무들 좀 쌓아두고 사람들이 둘러 앉을 수 있도록 통나무를 둘러놓은 것과 앉을 자리를 위한 순록 가죽을 매달아 놓은 게 전부다. 순록 가죽을 펴고 자리를 잡은 다음 모닥불을 피웠다. 커피와 차 등을 끓이고 같이 가져온 쿠키 등을 나눠먹으며 꽤 한참(정확한 시간은 모르겠지만 한 시간은 넘을 듯?)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중국 친구들은 영어가 안 통하는 사촌 때문에 자기들끼리 얘기하라고 놔두고 나는 영어가 아주아주 잘 통하는(...) England 사람들하고 얘기를 했다. 그 중 꽤 나이든 아저씨랑 주로 이야기를 했는데, music psychology를 연구하고 있다면서 자기 랩에 한국에서 온 유학생이 하나 있는데 영국에 남아서 job을 얻을 거라고 하면서도 막상 한국 사람들하고만 어울려서 나보다도(...) 영어를 못한다고 했다;; 또 내 전공을 물어보길래 컴퓨터 쪽이라 했더니 주로 어떤 분야를 하냐고 해서 이런저런 얘길 하다가 오픈소스(...드디어 나왔다 =3=3)에 관심이 많다고 하니까, 자기가 에스토니아의 한 대학과 joint 연구를 하는데 걔네들이 돈이 별로 없어서 오픈소스를 쓰고 있다며 moodle[footnote]최근 SPARCS에서 이것을 이용해 카이스트 수강 정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footnote]과 joomla라는 것을 쓰고 있단다. 물론 한국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Textcube에 대한 홍보도 빼놓지 않았다.; 그 아저씨가 말하길 자기네가 연구하는 것이 Youtube 같은 UGC 사이트를 만들어 어린이들이 스스로 만든 음악을 올리게 하고, 누군가의 지도 없이 자유롭게 다른 아이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작곡을 스스로 배워가는 것을 관찰하는 것이란다. 내가 어렸을 때 혼자서 작곡을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했었는지와 같은 얘기를 해주니까 흥미로워했다.

간만의 고수준(?) 대화를 마치고 다시 캠프로 돌아왔다. 개들도 휴식을 취하니 보다 힘이 났는지 올때보다 더 잘 달렸다. 숙소로 돌아와서 간단하게 저녁을 차려먹고 한국어와 중국어의 유사점(?)에 관한 얘기도 좀 하면서 중국어 단어들도 몇 개 배워보고 하다가 급피곤해져서 일찍 잠들었다.

다음 날은 다시 돌아오는 날로, 비행기 시간 때문에(...이번엔 절대 늦지 않을 테다라고 다들 다짐하면서..) 다른 투어에 가기엔 애매해서 check-out 후 키루나 시내로 데려다 달라고 한 다음 사미 박물관에 갔다. 관광 안내소에서 시내 지도를 받아들고 찾아간 박물관은....허리춤까지 오는 눈으로 입구가 막혀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키루나 시내의 눈쌓인 풍경은 이전 포스팅의 사진 링크 참고.) 마침 관광객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한 명 지나가길래 물어보니 뒤쪽 주차장에 입구가 하나 더 있다고 해서 들어갈 수 있었다.

사미(Sami) 족은 스웨덴과 노르웨이, 핀란드 북부 지방에 살았던 원주민들이다. 1만년 전 빙하기가 끝날 때 처음 이주했다고 알려져 있고 사미족이라고 불릴 만한 집합체를 형성한 것은 3000년 전쯤이라고 한다. 아메리카나 뉴질랜드, 호주 등의 원주민들이 그랬듯 백인들의 이주로 이들도 힘든 삶을 살아야 했다. 순록 고기와 모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음을 알게 된 세 나라가 동시에 세금을 부과하는 바람에 무자비한 사냥이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순록의 수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그후 각 나라의 국경선이 정해지면서 이런 문제는 줄어들었지만,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이 이들이 사는 지역을 오염시켰기 때문에 한동안 순록 고기를 먹을 수 없어 이들의 생활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한다. 한 가지 재미있었던 건, 이들이 북을 장식하거나 달력을 만들 때 그리는 문양의 스타일이 vladstudio.com의 것과 매우 비슷하다는 것. 그쪽 디자이너가 사미족 출신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선 콜택시를 불러 공항으로 갔다. (1~4인 고정요금 300:-. 한국으로 치면 콜밴에 더 가까운 차라서 큰 짐을 싣기 편하게 되어있다. 혼자 타면 비싸지만 넷이서 타니 탈 만하다.) 안 그래도 작은 공항인데다 일찍 도착하니 사람도 없어서 automatic check-in 기계로 공항 도착 5분만에 체크인을 끝내니까 이번엔 시간이 또 너무 많이(.....) 남았다. 공항 내 유일한 레스토랑에서 순록 고기와 감자 샐러드 요리를 먹었다. 가격은 80:-로 제법 비싸지만 다른 스웨덴 음식점들이 보통 그러하듯 빵과 샐러드, 음료수 등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수속도 미리 check-in해둔 덕분에 사람들이 몰려 꽤 길어진 줄에도 불구하고 luggage priority를 받아 5분만에 끝내버리고 1시간 동안 게이트 대기실에서 노닥노닥 놀았다.;; 비행기에 타고 짐싣는 걸 보니 사람들이 일일이 손으로 던져서 싣고 있었다.; 원래는 폭발물이 터져도 안전하게끔 특수 상자에 담아서 넣는데 비행기가 작아서 그런지 그런 것도 없었다. 어쨌든 다시 2시간 여의 비행 끝에 스톡홀름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번엔 110:- 짜리 Arlanda Express 대신 SL bus와 pendeltåg(commuter train)을 활용하여 시간은 3배 정도 걸리지만 돈 한 푼 안 들이고 기숙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스웨덴의 버스는 중간에 유모차나 장애인용 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큰 짐을 가지고 타도 부담이 없다. 또한 모든 버스가 저상 버스이고 차 문이 열리면 차체가 그쪽으로 기울어져 차 내부와 인도와의 높이 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굉장히 편하다. 화석연료 사용률 0%를 목표로 잡고 있는 만큼 모든 버스는 ethanol을 연료로 사용한다. 스웨덴의 에너지 정책에 관해 한 마디 더 하자면, 가정에서 쓰는 모든 가열기구는 전기로만 작동한다. 가스렌지 대신 전열판을 쓰고 오븐도 다 전기로 가열되는 것만 있다. 그만큼 전력 수요가 많지만 전기는 대체에너지나 상대적으로 환경 오염이 적은 원자력 등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취하는 것 같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첫번째 여행인 키루나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토요일에 결국 오로라 본 거 말고는 아무것도 못한 셈이 되어 좀 아쉽긴 하지만(원래는 스키도 탈 예정이었음) 이것도 나름대로 경험이라 생각하고 그래도 키루나 가서 꼭 해봐야 할 것들은 다 해봤으니 별다른 아쉬움은 남지 않는다.

다음 여행은 3월 셋째주 정도에 단체로 가게 될 핀란드-러시아 여행이다. 단체로 가는 것이니만큼 준비나 여러 면에서 편하고, 또 교환학생들이 많이 참가하므로 친구들을 사귀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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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키루나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다시 스톡홀름에 도착했다.
구구절절 설명이 귀찮은 사람들을 위한 세 줄 요약:
  • 빠져죽을 만큼(...농담이 아니고 정말로.)의 눈을 보고 싶은 사람은 한겨울의 키루나에 꼭 가볼 것.
  • 사진으로 봐온 것 같은 오로라를 맨눈으로 똑같이 보기는 쉽지 않다.
  • Dogsled(개썰매)와 Snowmobil과 같은 투어 추천!
  • ...그리고 +alpha: 공항엔 최소한 2시간 전에 도착하도록 하자(............OTL)
※ 사진은 본문이 너무 긴 관계로 링크로 대신합니다. (Flickr Set)

모든 것이 매끄럽게 잘 진행되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사람 일이라는 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 법이다. 뭐 태어나서 비행기 타본 거 몇 번 안 되긴 하지만 결국 드디어 일을 저지르고 만 것이다.

그러니까, 국제선도 아니고 단거리 국내선이니까 수속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 비행기 뜨기 1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했다. 사실 모든 게 매끄럽게 진행된다면 어지간해서는 부족하지 않을 시간이다. 그런데 일단 Terminal을 잘못 찾아가서 다같이 길을 헤매는 바람에 한 20분 잡아먹은 것부터 시작해서, 중간에 갑자기 환전한답시고 버벅대고(같이 간 일행 중 두 명이 프랑스에서 왔기 때문에 스웨덴 크로나가 별로 없었던 모양인데 또 신용카드로 환전한다고 10분 정도 걸림), 원래 기계로 automatic check-in이 가능한데 그걸 모르고 줄서서 기다려서 check-in하려고 하니 이미 gate closed라며 안 들여보내주는 것이다. (아마 이렇게 삽질했어도 처음부터 바로 기계로 했으면 약간 아슬아슬하게 탔을 듯?) 한 마디로 비행기 놓쳤다.

게다가 이게 표가 싼 거라 그런지 조건이 불리해서 환불이나 다음 비행기편으로 대체해주는 것 따위는 전혀 없었다. (사실 return ticket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결국 새로 편도 비행기표를 끊어야 했는데 시간을 보니 다음날 낮 12시. (....) 사실 실제 수속은 15분만에 끝났으므로, 처음부터 헤매지 않고 제대로 된 터미널에 들어가서 automatic check-in하고 바로 짐실어보냈으면 환전 다 하고 커피 한 잔 해도 될 정도의 시간이 남았을 텐데 정말이지 다들 (한 번씩 와본 적이 있는) Arlanda 공항에서 그 정도로 헤맬 줄은 예상을 못했던 것이다. ㅜㅜ;

공항에서 밤을 샐까 하다가 시간도 늦어서 스톡홀름으로 돌아오기도 그렇고(약 50km 정도 거리) 그래도 시간이 이건 너무 길다 싶어서 근처에 하룻밤 묵을 곳이 없을지 찾아보았다. 공항 안에는 2개의 호텔이 있었는데 하나는 우리가 원하는 정도의 싼 가격대로 잠만 딱 잘 수 있는 곳이나 자리가 없었고, 하나는 별 4개짜리 호텔이어서 너무 비쌌다;; 다행히 그 호텔의 리셉션 직원이 친절하게도 공항 근처 다른 호텔에 직접 전화 연락으로 자리도 알아봐주고 호텔 목록도 알려주어서 무료 셔틀버스 + 아침 식사 포함하는 보다 싼 호텔을 찾아 하룻밤을 편히 묵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Kiruna에서 싼 숙소를 얻어 15만원 정도 아꼈다고 생각한 만큼의 돈을 거의 그대로 이 삽질에 쓴 셈이 되었다. (신기하게도 최초 예산에서 오버되진 않았다. -_-)

캠프에 도착해서는 캠프 주인 아저씨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는 투어 일정을 모두 바꿔야 했다. 그래도 이분들이 워낙 친절하기로 소문난(?) 사람들이라 그런지 종이 빼곡하게 적힌 수많은 메모를 휘저으며 프로그램 재편성을 해주었다. 당장 그날은 시간이 애매해서 할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에 캐빈에 짐을 풀어놓은 후 언제나 투어 일정이 시작되는 equipment house와 sauna가 있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우리가 있는 캐빈은 이 캠프에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고, 그런 식으로 캐빈들 서너 개씩이 모인 단지가 큰 호수 주변에 흩어져 도로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 호수는 눈이 오면 반대편이 보이지 않을만큼 컸고, 최소 50cm 이상의 두께로 완전히 꽁꽁 얼어있었다. 혹시 얼음깨지는 거 아닌지 사람들이 여러차례 물었는데 절대 그런 일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Ice-fishing 용 구멍을 누가 뚫어놓은 게 있어서 내 키의 3분의 2쯤 되는 막대기를 집어넣어보았는데 구멍 끝이 느껴지지 않았으니 못해도 대충 내 키 정도는 얼어있단 얘기다.

사우나는 호수 위에 떠있는(...이지만 얼음이 꽁꽁 얼어 눈이 덮인 관계로 지상의 건물과 구분되지 않는다) 자그마한 플랫폼 위에 건물 형태로 만들어져 있었다. 나무로 만든 방 안에 난로가 있고 그 위에 뜨겁게 달궈지는 돌덩어리들이 있어 거기에 직접 눈을 녹인 물을 부어 동작시키는 원리였다. 중국 친구들이 부끄러워(?) 했던 관계로, 또 마땅히 갈아입을 옷도 안 들고 있었던 관계로 사우나를 직접 하진 않았지만,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왔다는 애들이 안에 있다가 문열고 뛰쳐나와 알몸으로 눈속에 파묻히고는 다시 호들갑 떨며 뛰어들어가는 모습을 여러차례 볼 수 있었다.

호수 중간에 낚시용 전초기지(?)가 하나 있어서 일행들과 함께 같이 가보았다. 중간부터는 눈이 무릎까지 빠져서 걷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 위에 올라가 있으니 정말 여기가 겨울의 세상이라는 게 실감이 났다. 다만 여기서 내 신발이 눈에 적합하지 않은 것인지라 발이 너무 시렸던 관계로 혹시나 모를 동상 예방을 위해 나는 먼저 돌아와 발을 녹이고 양말을 말려주었다. 다행히 그 캠프에 묵는 사람은 크로스컨트리 스키 장비를 무료로 가져다 쓸 수 있었으므로 신발만 빌려서(...) 그 뒤로는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어쨌든 비행기 놓치는 것과 같은 나쁜 일도 있으면 좋은 일도 있는 법. 전날 지독하게도 눈이 많이 내려서 낮 비행기가 취소되기도 했다는데 다행히 우리가 도착한 날은 날씨가 상당히 좋아서 밤에는 아주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곧 오로라를 볼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또한 새로운 눈이 쌓여서 더 아름다운 설경을 볼 수 있음을 뜻하기도 했다.

오로라를 실제로 보면 어떨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내가 한 마디 하고 싶은 건 너무 큰 기대는 금물(...). 오로라 강도가 계속 변하니까 어떤 때는 맨눈으로도 만족스런(?) 오로라를 볼 수도 있다고 하지만, 보통은 아주 희미한 푸른빛이 지평선 언저리에서 아른거리는 정도다. 정말로 희미하고 꽤나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얼핏 보고 지나치면 멀리 있는 도시의 불빛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카메라로 노출 15초를 주고 그 결과를 확인한 순간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그림으로나 보던 그런 오로라였다. (다만 사진기도 이런 악조건에 별로 적합하지 않았던 데다 내 기술도 별로 없어서 노이즈가 OTL... 그나마 같이 온 일행들은 사진 한 장조차 건지지 못했다는 데서 위안을...?) 아마도 우리가 처음 숙소대로 Kiruna 시내에 묵었다면 못 봤을 것이다. 실제로 나중에 만난 사람들 중에 시내에 묵었던 사람들은 못 봤다고 했다.

인공의 불빛이라곤 저 멀리 18km 떨어진 키루나 시내 상공의 구름에서 산란된 옅은 오렌지빛밖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청명한 밤하늘 속에 깔려죽을 만큼의 별빛이 쏟아졌고 오로라가 우리의 앞길을 밝혀주었다.....라고 하면 너무 시적일까; (아, 왠지 p모님의 문체를 닮는 것 같.. =3=3) 분명치는 않았지만 은하수로 짐작되는 별무리 띠도 볼 수 있었고,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한 백조자리의 일곱 별들과 오리온자리, 그리고 오리온 대성운까지 맨눈으로 볼 수 있었다. (오리온 대성운의 경우 분명하게 보기는 힘들고 뭔가 그 자리에 있다는 정도만 아른거리는 정도. 시력 2.0 정도 되고 야맹증이 없는 눈이 좋은 사람이라면 형체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혹은 카메라가 좋거나.) 그네들은 언제나 거기서 똑같이 빛나고 있는데, 사람이 스스로 가리개를 만들어 씌워놓고는 이런 곳에 찾아와서 신기하게 느낀다는 것이 역설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인공의 불빛이 아닌 밤하늘 그 자체의 빛만으로 밝혀진 눈밭을 걸어보는 경험을 내가 언제 또 해볼 수 있을까. 영하 20도의 추위에 콧물까지 얼어붙었지만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 이명이 들릴 정도의 고요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우리의 목소리, 움직임, 그리고 간간이 들려오는 먼발치의 개 울음소리 말고는 들리는 소리가 전혀 없었다.

잠시 후 뒤가 밝아오기 시작했다. 뭐지 하고 돌아보니 울창한 침엽수림의 눈덮인 나뭇가지들 사이로 뭔가 희끄무레한 빛덩어리가 빛나고 있었다. 처음엔 무슨 X-File 실험실이라도 있는 건가(...) 했다가 점점 떠오르는 그 자태는 과연 달이었다. 전날인가 전전날이 정월대보름이었으니까 이 또한 눈부시게 밝은 빛을 선사해주었다. 밤하늘의 다른 모든 빛들을 압도하며 차갑게 가라앉은 공기를 뚫고 거대하게 서서히 떠오르는 그 모습은 지금의 우리뿐만 아니라 전깃불이 없던 시절의 사람들에게 밤의 동반자가 되어주었을 것이고, 한편으로는 경이와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였을 것이다.

다음날 있을 투어를 위해 잠을 청하며, 더이상 상념에 젖을 틈도 없이 그대로 깊이 곯아떨어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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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금요일 ~ 다음 주 월요일 동안 스웨덴 최북단 지역, 위도 65도에 달하는 북극권의 시작 지점이자 백야 현상이 벌어지고 오로라를 보기 가장 좋다는 곳인 키루나(Kiruna)에 갈 계획에 대한 알림 포스팅. :)

중국인 친구(Zhang Mengmeng) 및 프랑스에 유학 중인 그 친구의 사촌들과 함께 남자 둘, 여자 둘이서 가기로 되었고(원래 한 명 더 있었는데 빠졌음), 교통편은 좀 비싸지만 시간 문제 등으로 인해 이쪽 지역 저가(?) 항공사인 Scandinavian Airlines를 통해 비행기(편도 약 1시간 반)를 이용하기로 했다. 스톡홀름에서 출발하는 16시간짜리 야간열차도 있기는 한데 하필이면 금요일날 내가 빠질 수 없는 랩(Lab)이 있고 Mengmeng의 사촌들이 기차 여행을 원하지 않아서 비행기를 선택하게 되었다. 비행기 표값은 왕복 합쳐서 600:-(한화 약 9만원)인데 세금이 60%가 넘게 붙어버리는 바람에 실제 내야 할 돈은 15만원 정도... ㅠㅠ; (한국에서 여기 오는 거 6개월 오픈티켓 끊을 때 표값이 120만원 정도였고 세금이 20여만원 정도 붙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설마 그런 장거리 편에다가도 60% 그대로 물리진 않을 거 같은데 가격대에 따라 세금이 다른가..-_- 혹시 나중에 tax refund 이런 거 안 되나... VAT 외에 따로 붙는 게 장난 아니던데...ㅠ_ㅠ)

숙박의 경우 최대한 싸게(최저 하룻밤에 2~3만원까지도 가능) 하려고 했으나 막바지 겨울 여행객들이 몰리는지 수십 군데의 호텔 및 호스텔, 캐빈 등을 인터넷과 전화로 알아봤음(정말 둘이서 여기에만 10시간 이상 투자했다-_-)에도 자리를 찾기 힘들어 다소 비싼 숙소를 고르게 되었다. 1인당으로 계산했을 때 대략 하룻밤에 7~8만원 정도 되는 숙소며(원치 않았지만 과분하게 좋은 숙소랄까...), 3박 4일로 가는데 도착하는 날 밤 숙소와 둘째·셋째 밤 숙소가 다르게 잡혔다. 사실 3월 이후로 숙소를 잡으면 좀더 수월하긴 할 텐데, 3월 초에는 다들 시험들이 있고 easter break 때는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4월에나 여행이 가능해서 그때쯤이면 이미 키루나에서 많은 눈을 즐기긴 힘들 거란 점으로 인해 급하게 일정을 잡게 된 탓도 있다.

출발은 금요일 저녁 8시 15분 비행기, 돌아오는 건 키루나에서 다음 월요일 오후 1시 45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다. 여기서 Arlanda 공항까지는 학생권 SL ticket을 통해 commuter train으로 무료로 갈 수 있고, Kiruna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려면 택시를 타야 해서 거기서 추가로 1인당 180:-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나올 때는 어찌 될 지 아직 모르겠고.

숙소와 교통편 외에 Camp Alta라고 하는 유명한 캐빈(숙박 가격이 꽤 싼 편이라서 원래 여길 가고 싶었으나 숙박 예약은 꽉참)을 통해 ice hotel tour와 dogsled tour를 예약할 예정이다. 이미 몇몇 중국팀(?)들이 이곳에 묵었거나 이곳 프로그램을 하고 왔는데 친절하게 잘 해주고, 원래 스케줄에 없었는데도 비행기 시간 때문에 급하다고 하니 즉석에서 투어를 짜주기도 했다는 등 여러 모로 좋은 평이 많다. 실제로 이메일이나 전화로 문의를 했을 때 가장 신속하게 답변을 얻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마 각 투어는 대략 800~1000:- 정도씩의 비용이 소요될 것 같고(처음에 '헉~' 했다), ice hotel tour의 경우 ice hotel에서의 2시간 반 구경 및 입장료 포함에 20여 km의 snowmobil 가이드 투어 + 순록고기와 감자 등의 야외 저녁 식사 등을 모두 합쳐 7시간 짜리인지라 그리 돈이 아까울 것 같지는 않다. 방한복 등도 빌려주는 듯. Camp Alta에 묵으면 사우나도 무료이나 아쉽게도 현재로서는 그냥 숙소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오로라를 보기 위한 투어 프로그램들도 있는데 최대한 싼 걸로 알아보는 중이다.; (돈 아껴야지 ㅠㅠ)

사실, 한국에서도 어디 갈 때 부모님 따라가거나 유럽여행도 여행사 통해서 다 예약하고 간 지라 호텔이나 비행기 예약하는 걸 한번도 안 해봤다가, 여기와서 갑자기, 그것도 영어로 할려니까 처음엔 버벅버벅..;; 뭐 그래도 이제 대충 무엇을 물어봐야 하는지, 뭘 어떻게 얘기하면 되는지 알 것 같으니 나중에라도 다시 써먹을 일이 있을 것 같다. (중요한 건 절대 말을 급하게 빠르게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 침착하고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애로사항이 꽃피는 부분은 이름을 전화로 얘기해 줄 때. "So could you spell your name? / It's J, O, O, N, that is, Joon, and G, I, that is, gi. / Is your first name Joon? / No, no, 'Joongi' is my first name. J and two Os, N and G, I. / OK. / And the last name is Kim, K, I, M. / Kin? / -_- No, KIM. Could you tell me my name again?" ....orz 'and'와 'N', 받침으로 오는 m과 n을 정확하게 발음하지 않으면 틀리는 경우가 많다.;; )

뭐 어쨌든 그래서 이번 키루나 여행의 최종 예산은 먹거리 등 추가비용 고려하여 약 70만원?! (덜덜덜.....어째 열흘짜리 러시아 단체여행이 이보다 적거나 비슷하게 들 것 같다-_-) 다만 숙소 예약의 경우 도착 직전까지 전화로 언제든지 취소가 가능하므로 더 싼 곳에 빈 자리가 생긴다면 바꿀 수도 있겠으나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일단 예약 알아보는 것 자체에 둘 다 너무 지쳤다.... 사실 숙소만 싸게 구했으면 저기서 20만원은 빠질 텐데..-_-)

일단 현재 계획 상으로 큰 여행은 이번 키루나 여행과 easter break 때의 핀란드·러시아 단체 여행이 될 것 같다. 노르웨이의 피요르드도 한번 보러가고 싶은데 노르웨이의 물가가 스웨덴의 1.5~2배 수준이라 거기 한 번 가면 돈이 그야말로 와장창 깨질 듯...-_-;;;; 어쨌든 그 다음 여행은 학기 끝나고가 될 가능성이 높고(이때가 성수기 이전인데다 날씨가 환상적으로 좋을 때다), 기형이 형처럼 5주 동안 수십 군데의 나라를 돌고 온다거나 이러기보다는 기껏해야 한두곳 정도? 더 가보지 않을까 싶다. 덴마크나 노르웨이, 독일 정도?

ps. 이미 키루나에 갔다온 아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온도가 굉장히 낮게 측정되긴 하는데 습도도 낮아서 생각보다 춥게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물론 집에서 가져온 옷들 중 최대한 방한이 될 수 있는 것들을 다 가져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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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학생회에서 주최한 Semla day라는 작은 파티가 있었다. (Semla는 스웨덴의 전통 음식 중 하나.) 각국의 전통 음식도 가져올 수 있으면 가져오라고 해서, 전에 한 한국인 집에 방문했을 때 남아서 받아온 불고기를 조금 요리해갔다.
I attended to a small party, 'Semla day' held by the International Student Service(ISS) members. (Semla is one of traditional Swedish food.) We could bring our own traditional food, so I brought a little amount of 'Bulgogi'.

근데 웬걸, 평소 20분 걸려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1시간 반이나 걸려서 가게 되었다. 원인인즉슨 KTH 지하철역에 갑자기 연기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 덕분에 Mörby centrum에서 T-Centralen 쪽으로 가는 모든 열차가 마비된 것이다. 마냥 역에서 기다리다가 한 친구의 도움으로 Odenplan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갈아타는 방법으로 학교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금요일 저녁 러시아워였던데다 지하철이 마비돼 버스타는 사람이 많았던 관계로 꽤나 시간이 걸렸다)
But, it took over one and half an hour for going just twenty minutes distance, because all train from Mörby centrum to T-Centralen were stopped. The reason was an accident that made smoke at KTH tunnelbana station. I heard that firefighters were working in it. When waiting in the station, I met a friend and he helped me to transfer at Odenplan via bus. (But it took still much time because it was rush-hour on friday.)

그 친구가 누구였냐면, 한국에서 어렸을 때 입양된 남학생이었다. 처음엔 영어로 왜 열차가 멈춰있는지 물어보다가(열차 방송이 모두 스웨덴어였는데 주변 사람들한테 스웨덴어와 영어로 잘 설명해주고 있길래..) 생긴 게 어쩐지 한국 사람 비슷해보인다는 느낌이 들어 한국어 할 줄 아냐고 물어보니 아주 조금밖에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민왔냐고 하니 20년 전에 입양된 거라고. 나이는 대충 나와 비슷해보이고 대학생이었다. 스웨덴어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만 한국어는 (뜻은 모르고) 거의 한글을 읽고 쓰는 수준만 하는 것 같았다. 스웨덴 이름은 Markus였고, 원래 이름을 물으니 정문선이라고 한다. 이번 여름에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해서 연락처를 남겨주었다. 사정이 허락한다면 우리 집에도 초대하기로 했다. (원래 부모님을 찾으러 오는 것인지 그냥 한국에 방문하고 싶어서 오는 것인지까지는 못 물어봤으나 한 달 정도 머무를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 몇몇 친구가 있다며, 분당과 수원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집 위치를 설명하기 쉬웠다. 그 둘 사이에 있다고 하면 되니까..-_-)
That friend was a Korean guy who was adopted at his young ages (20 years ago). First time, I asked him about why the train was stopped in English, because he explained it to people around him, both in English and fluent Swedish. I noticed that he looked like Korean, and asked whether he could speak Korean or not. He said that he can't speak, but can read and write Korean characters. His name was Markus in Swedish, and Moon Sun Chung in Korean. He seemed to be at similar ages to mine, and said that he will visit Korean in this summer. I left my contact information in Korea to him. (I didn't asked that he wants to find his original parents.) He has some friends in Korean and he knows Suwon and Bundang. (So it was easy to describe my home location.)

사실 TV에서 막연하게 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 입양아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은 있지만 직접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이들이 한국과 부모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또 처음 만난 사이인데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이유로) 너무 친절하게 대하면 혹시 거꾸로 불편해하지는 않을까, 혹은 이건 단지 내 기우에 불과한 것일까? 부모님을 만나고 싶어한다면 내가 도와줄 수도 있을까? ..등등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어쨌든 만약 그가 부모님을 찾고 싶어한다면 도와주고 싶다.
Actually, I have never thought that I could meet adopted Koreans in foreign countries though I saw some documentraies about them. He made me think a lot more, such as 'How do they think about Korea and their original parents?', 'Would he feel comfortable or unconfortable about my kindness if it's too much?', 'Could I help him to find his parents?'.. Anyway I hope I could help him find his parents.

Semla day 행사에서는 저번 설날에 먹었던 것보다 좀더 발전된(...) Mengmeng('멩멩'이 아니고 '멍멍'에 더 가깝게 발음한다. 중국에서 온 여학생.)의 만두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사실 Semla는 크림이 많은 관계로 느끼해서 하나밖에 안 먹었다..-_-) 스위스와 독일에서 온 녀석 둘과 한참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독일어에서 남성 명사와 여성 명사를 어떻게 구분하냐고 물어보니 그건 자기도 방법이 없다(...)면서 새로운 명사를 배우면 항상 성이 무엇인지 같이 배워야 한다고 한다. 게다가 같은 명사에 대해 프랑스어와 독일어의 성이 다른 경우도 있다고..; 또 스웨덴 여학생 한 명, 그리고 전부터 알고 있었던 알프레도하고도 얘기하면서 스웨덴의 젊은 세대들한테 경쟁의 압박이 심한지에 대해 물어보니 별로 그렇지는 않고, 대학을 갈 때도 어떤 프로그램에 지원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한국에서 젊은 세대가 얼마나 심한 압박을 받고 있는지, 스웨덴의 복지가 인도주의적 측면에선 좋지만 경제적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지 않겠는가 등 몇 가지 사회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결론은 역시 한국이 살기 힘들다는 거-_-) 스웨덴 대학생들은 대학와서 공부해야 될 게 많다고 투덜댄다는 얘길 듣고 뭐랄까 정말 겨우(?) 그거 가지고 고민할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물론 난 교환학생이라 상대적으로 수업을 빡세게 안 듣는 탓도 있겠으나 까짓거 공부는 노력하면 (최소한 낙오하지 않을 수준까지는) 되는 거 아닌가.;
In the Semla day event, Mengmeng, a Chinese girl, brought her more advanced dumplings than she made at the Chineses new year's party. (In fact, I ate only one Semla because it was too fatty.) I talked with a German guy and a Swiss guy. When I asked them how they distinguish the gender of nouns in German, they said there's no way to know it, so they always have to learn the gender of a noun when they learn it. Also I had a conversation on some social problems with Alfredo and a Swedish girl, including competition pressure on the youg generations of Korea and Swedish model's cons and pros. (The conclusion was that it's more hard to live in Korea. -_-) I doubted that some Swedish universty students are (only) struggling with their studies.;

돌아올 때는 지하철역이 정상화되어 쉽게 돌아올 수 있었다.
어쨌든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하루였다.
Anyway, when I came back to home, the tunnelbana worked well.
This day made many thoughts for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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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번 학기 동안 우리 층에 살 사람들이 대충 결정되었고 다들 안면도 어느 정도 튼 상태기 때문에 가장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은 멜린다의 제안을 바탕으로 Welcome party가 있었다. 기숙사 방이 12호까지 있으니 총 12명이 있어야 하나 실제로 한 방에 2명이 사는 경우도 있고, 또 개인 사정으로 못 오는 경우도 있고 등등의 이유로 실제 참석한 사람은 나 포함 7명이었다.

주로 전부터 살던 멤버들이 음식을 준비했는데 너무 많아서(.....) 파티를 한 번, 아니 두 번을 더 해도 될 정도의 양이었다.;; 특히 멜린다가 엄청 큰 판에다 피자를 3판이나 구운 상황에서 다른 사람 음식까지 합쳐 1판을 겨우 다 먹었을 정도였으니...-_-;;

아무튼 자세한 분위기는 사진으로 대체.

슬라이드쇼가 보이지 않을 경우 이 링크를 방문하세요.


Today, I attended to the corridor welcome party hold by my corridor members who have lived here before those who will live for this semester arrive. Melinda, who is the most senior woman in our corridor, conducted preparation and made three very big pizzas. We couldn't eat all, and I think we can have two more parties to eat them completely.

(Due to privacy reasons, I don't publicize some photos including other's faces. Only flickr friends can see them. If anyone wants photos including you, please contact me via other methods or leave a secret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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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국을 비롯한 중국 등 음력을 사용하던 동아시아 국가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설날이다. 이쪽에 중국계 교환학생들이 많은 관계로 역시 Chinese New Year Party에 관한 소식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그 중에 어제 파티를 했던 Jiang Hua네 그룹에 끼어서 같이 요리도 하고 밥도 먹고 실컷 놀았다.
Today is one of the biggest holiday in Korea, China and some other eastern Asian countries which use the moon calendar, which is the new year day called 'Seolnal' in Korean. ('nal' means day, so we also call it just 'Seol'.) Because there are many Chinese exchange students, I could hear news about Chinese New Year parties. I attended to the one that Jiang Hua joined.

어제는 가톨릭 달력 상으로 재의 수요일이었고, 그 전에 갔던 성당이 가톨릭 성당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짜(?) 가톨릭 성당은 어떤가 하고 찾아가보느라 재의 수요일 미사에 갔었다. 이번엔 제대로 찾아갔는데, 확실히 이쪽이 우리가 아는 가톨릭 미사의 예식에 더 가깝기는 했다. 우리가 흔히 유럽의 성당을 상상하면 생각나는 뾰족뾰족한 고딕 양식의 그런 성당이 아니고 굉장히 현대적인 공간이었는데 겉보기에는 그냥 스톡홀름 사진에 나오는 그런 건물들 같으나 속에 들어가면 꽤 큰 공간을 만들어서 미사 집전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오히려 개신교에 속하는 루터교 성당이 전통적인 성당의 모습에 더 가깝다.) 내가 본 것 중 인테리어가 대칭적이지 않은 첫번째 성당이기도 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사진을 올릴 생각.
Before going to the party, I went to a mass in the Catholic church (St. Eugenia Kyrka) at Kungsträdsgatan for the Ash Wednesday. This time, it was more closer to the original Catholic than the last time at the Lutherian church (St. Jakobs Kyrka). The building was not a kind of some Gothic-style that is most common imagination of us when we think of European churches. It was a very modern place in a usual Swedish building. (Interestingly, that Lutherian church which is a protestant church is more closer to our imagination.) The interior design was not symmetric, that is first time to see for me.

다만 미사가 모두 스웨덴어(....)였기 때문에 'father' 비스무리하게 '하느님 아버지'를 지칭하는 말 말고는 도대체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내가 숙제 때문에 10분 정도 늦게 들어갔는데, 입구에 성체를 놓은 바구니가 있길래 뭔가 하고 보고 있으니 옆에 있던 스웨덴 아줌마가 손짓으로 먹으라는 듯(?)이 하길래 뭐지 이러면서 먹었(.....)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고 옆 바구니로 옮겨서 인원수 파악하는 용도(.....)였던 것이다. 미사 중이라 소리내서 물어볼 수도 없고 해서... 성체를 두 번 모시고 말았다. (........) 아무튼 미사는 잘 끝났다. 정확히 7시 0분에 끝내주시는 신부님의 센스.
한국과 달리 헌금을 내는 순서가 없었고 신부님과 수녀님 외에 성체를 나눠줄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한국에선 죄다 머리 희끗한 아저씨들이었는데 여기는 전부 아주머니쯤 되는 여자분들이었다는 것, 또 성체 대신 포도주를 마실 수도 있다는 것, 파견성가 전에 공지사항을 이야기하는 순서가 없다는 것 정도가 달랐다. 아, 여자들이 미사보를 쓰지 않는다는 것도 있다.
However, I had some troubles there. Of course, the whole mass was given in Swedish, so I could not understand anything. Even worse, I did take the eucharistic two times, because an old women signed me to shift one to another basket for counting people, but the sign seemed like taking it for me. (I couldn't ask her because it was silent mass time.) Anyway, the mass was over at exactly 7 o'clock.
The differences were that there was no money contribution, that all eucharistic distributer except the father was women, that we can choose wine as eucharistic, no notice announcement time, and that women do not put on
velums.

아무튼 미사가 끝나고 나서 이것저것 음식 재료를 챙겨 Jiang이 있는 동의 5층 부엌으로 갔다. 벌써 다들 중국 전통 요리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동일이와 나는 딱히 한국 전통 요리를 할 만한 재료도 없고 방법도 몰라서(...) 김치볶음밥을 하기로 했다. 사실 만두는 중국에서도 많이 먹는지라 얘네들이 만두를 엄청 많이 만들어놔서, 가래떡만 있으면 떡국도 가능할 것 같긴 했지만 일단 패스. 근데 요리를 시작하고보니 동일이 이 녀석이 여기 와서 요리 한 번도(........) 안 해봤다면서 칼질하는 게 영 불안해보이는...-_-;;; 나름대로 중학교 가정 시간에 열심히(괴롭게) 외웠던 지식들이 도움이 되어 무사히 꽤 맛있는 김치볶음밥(...)을 만들 수 있었다. 중국 음식은 워낙 많이 해서(특히 만두) 많이 남았는데 우리가 한 볶음밥은 거의 딱 맞게 다 먹었다. (중학교 때 가정 배우면서 이런 데 와서 써먹게 될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이런 게 새옹지마라는 건가.)
After that, I arrived at the party place with some food, where Jiang was. They were already cooking their traditional Chinese dishes, including 'Mandoo(만두)'. Dong-il and I didn't know how to cook Korean traditional dishes and didn't have suitable materials for those, so we cooked a 'Kimchi Bokkumbab (김치볶음밥)', which is an oily baked mixture of rice, kimchi, some small-sliced vegetables and some other things(?). Surprisingly, Dong-il have never cooked anything since he came to Sweden, so his using of knives seemed unskilled. But fortunately, my knowledges learned at a course about home stuffs(...) at the middle school helped us to make it successfully. (Actually I hated that course very much at that time.)

대충 열명 넘게 모여 있었던 것 같은데, 다들 밥을 배부르게 먹고 돌아가면서 새해 덕담도 한 마디씩 하고 이런저런 게임을 했다. 007 게임이나 눈치 게임 같은 것은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얘네들이 갑자기 'the killer'라는 게임을 하자길래 뭔가 설명을 들어보니 '마피아' 아닌가. -_-;;;;;; 무려 영어로 하는 마피아라...;; 시작하자마자 첫날이 밝기 전에 밤에 마피아가 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든가 하는 식으로 규칙이 살짝 다른 것들이 있긴 했지만 그 외에는 거의 똑같았다. 도대체 이 게임 누가 만들었길래 중국 애들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쪽에서도 꽤나 유명한 것 같다.
There were more than 10 people. Ending the dinner, we began saying some well-wishing remarks for the new year and playing games such as 007-game and 'Noonchi(눈치)' game. I was surprised when I knew Chinese also play 'Mafia(마피아)'. -_-;;; We had to play it in English. There were some small variations of the rule, but it was almost same to Korean's. I wonder who made this game and how it is distributed to China.

게임도 끝나고 먹은 거 정리도 다 한 다음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간단한 한자어들을 중국어로 어떻게 발음하는지 같은 걸 물어보니 신기해하면서 나보고 한국어도 조금 알려달라길래 '사랑하다'의 동사 변화를 설명해주었더니 다들 안드로메다(......)..;; 일본어나 한국어와 같이 동사 끝 어미가 그처럼 다양하게 바뀌는 언어가 사실 세상에 별로 없으니 신기할 만하다. 똑같은 긍정에 똑같은 시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사랑해', '사랑해요', '사랑합니다', '사랑하십니다', '사랑하지요', '사랑한다', '사랑하세요' 등등 엄청나게 많은 변화가 가능하고 특히 항상 존댓말과 반말을 따로 구분해서 말해주니까 그런 점도 재미있어 한다.
We talked together in some groups after games. I asked pronounciation of simple Chinese words, and they were amazed by that I knew Chinese characters. I also taught some Korean that is variations of the verb, 'Saranghada(사랑하다)', which means 'love'. They said it's very interesting and difficult to remember all variations. I think it's because there are few languages in the world, which have many variations of verbs even though they have same tense and meaning.

그래서 결국 결론은, 파티는 즐거웠다는 것이랑 이 블로그에 간단한 한국어 강좌(......)를 올려주기로 했다는 것.;;; (...먼산)
Anyway, therefore, the conclusion is the party was very fun, and I decided to write Korean lectures on this blo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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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뒤져보다가 네이버의 스웨덴 한인 카페를 알게 되어 거기서 영어 미사가 언제 있는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답변을 받은 게 오늘 낮이고 미사는 오늘 오후 6시. 알고보니 저번에 동일이와 시내 나왔을 때 한번 구경하러 들어갔었던 그 성당(St. Jakobs Kyrka; 성 야고보 성당) 이었다.혼자 쭐레쭐레 성당에 들어가니 미사 시간이 10분밖에 안 남았는데 사람이 거의 없었다. 잠시 앉아서 기다리니 결국 미사는 10명 남짓한 사람들만을 데리고 시작되었다.
After finding some information for living, I visited a Naver cafe of Koreans in Sweden and got to know the location of catholic churches and the time of English worship. It was 6pm today, and the church was the very place that Dong-il and I looked in, St. Jacob's Church (St. Jakob's Kyrka in Swedish). There were very few people even at only 10 minutes before the worship time. Finally the worship was begun with 10 and a few people.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사실 내가 갔던 성당은 정통 로마 카톨릭 성당이 아니고, 루터교 성당이었다. -_-; (가톨릭 성당은 성당 건물로 따로 있지 않고 다른 건물에 들어있는 형태라고 한다. 근데 영어 미사 시간이 우연히 딱 맞아떨어졌던 데다 당연히 유럽이니까 큰 성당 건물일 줄 알고 그냥 들어갔던 것이다.) 근데 실제 미사에 있어서 예식은 거의 동일하였고, 나중에 좀더 찾아보니 교황의 절대 권위를 부정했을 뿐 교리 자체에서 크게 차이나는 점은 보이지 않았다. 아쉽게도 영어가 딸려서(......) 강론을 다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에 그 신부님이 말씀하신 내용 중 로마 가톨릭 교회와 충돌이 생기는 부분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또한 내가 미사가 끝날 때까지도 가톨릭이라고 그대로 생각하고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한국어에서 기독교의 유일신을 지칭할 때 '하나님'이라고 쓰느냐 '하느님'이라고 쓰느냐와 같은 차이가 영어에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English translation is delayed due to some severe change of content.]

사실 내 경우 형식상 로마 가톨릭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개신교의 입장도 상당히 받아들이는 편이고, 중요한 건 형식이 아니라 마음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루터교 성당에서 미사를 했다고 해서 특별히 꺼림칙하거나 이런 건 없다. 즉, 형식상 로마 가톨릭에 익숙할 뿐이고, 교황 무오설이라든가 하는 가톨릭 핵심 교리의 일부분은 잘 동의하지 못하겠는 점들도 있다. 물론 교황요한바오로 2세와 같은 분은 가톨릭을 더 개방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또 가톨릭 신자들의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였다는 점, 또한 중세 로마가톨릭 교회의 잘못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존경의 대상이다. 한편 한국의 개신교에서 드리는 기도의 여러 종류 중 몇몇은 잘 와닿지 않는 것들도 있긴 하다.

미사 예식 상 차이점은, 영성체를 모실 때 다같이 제단에 올라가서 신부님을 가운데 두고 죽 둘러서서 한 사람씩 받았다는 것과 성체뿐만 아니라 포도주(생각보다 독한 진짜 알콜이었다-_-)까지 받아마셨다는 것, 복사[服事]라고 불리는 신부님 보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는 것, 성찬의 예식을 할 때 신부님 말씀 줌 예수님의 대사가 끝나면 종을 울리며 깊은 인사를 하는데 그 과정이 없다는 것, 미사 시작 전 성당의 종루에 있는 종을 실제로 울린다는 점, 그리고 전에 프랑스의 성당에서 봤던 것과 마찬가지로 여자가 미사보[footnote]미사에서 여자가 머리에 두르는 하얀 천[/footnote]를 쓰지 않는다는 것 정도다. 실제로 기도문(사도신경, 주기도문 등)은 한국어로 된 로마가톨릭 기도문을 영어로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나 다름없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점이나 전반적인 진행 순서는 동일했다. (위키백과를 찾아보니 로마가톨릭 기도문의 영문 버전에서 everlasting을 for ever로 바꾼 정도이며 나머지는 똑같은 듯. 성모마리아에 관한 입장도 로마가톨릭과 비슷한 것 같다. 실제로 성당 안에 성모마리아상 조각 예술품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다만 사도신경에서 성모마리아를 언급할 때 고개를 숙이는 부분이 없었다.) [추가] 차이점 중 하나 빠뜨린 것이 있었는데, 가톨릭과 달리 대영광송이 따로 없고 성호경을 긋지 않는다. 사실 이게 종교적인 의미로 보면 엄청난 차이인데 문화가 달라서, 언어가 달라서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가버렸던 것. (그러고보니 예전에 프랑스 파리에서 미사했을 때 성호경을 그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_-;

마음에 들었던 건 오늘이 Candlemas[footnote]예수님이 성전에 처음 나타나심을 기념하는 날. 가톨릭 대사전 참조(English).[/footnote]라면서 한 사람씩 나와서 초에 불을 옮겨붙이고 촛대에 꽂은 다음 마이크로 '누구를 위해 놓는 초'라고 말하는 시간이 있었다. 또한 사람이 적었기 때문에 오히려 굉장히 가족적인 분위기의 미사를 할 수 있었다.
There were some differences, however, that all people surrounded the father at the contrition and we received a real wine, not only a piece of bread. I think it was possible because there were a few people only.

미사가 끝나고 오르간 및 피아노 반주를 하던 아줌마(?)한테 오르간(큰 거 말고 작은 Kororgel) 맞은편에 있던 피아노(.........)를 쳐도 되냐고 살짝 물어보니 흔쾌히 괜찮다고 하길래 외우고 있던 모차르트의 작은별변주곡 앞부분과 조지윈스턴의 캐논변주곡을 연주해보았다. 피아노 상태도 매우 훌륭했을 뿐만 아니라, 중세 양식의 돌로 만들어진 성당[footnote]위키백과를 보건대 정확한 해석은 못하겠으나 1500년대 후반에 지어진 건물이다.[/footnote]이라 소리가 아주 환상적이었다. 여기서 모차르트 곡 치면 정말 예쁜 소리가 나올 듯. 다음엔 악보 가져와서 쳐보기로 했다;;

연주를 마치고 성당 뒷쪽에서 사람들과 빵[footnote]한국 것을 생각하면 안 되고 완전 건강식 건조 밀빵 같은 거라고 보면 된다. 단맛 이런 거 하나도 없고 순수 곡물로만 만든 것 같은데 버터를 같이 발라먹는다. 위키백과 사진 참조.[/footnote] 및 커피를 나눠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더니 연주 좋았다고 다들 칭찬해주었다; 그리고 그 반주자 아줌마는 나보고 반주할 생각 없냐고 물어보더라;;; (사실 한국에 있을 때 성가대나 성가 반주 봉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조금 있었지만 학교와 집의 성당을 계속 번갈아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못해보았다. 오르간 치는 법 모른다고 했더니 피아노랑 거의 똑같다고 하는... 이러다 말리는 거 아닐지.... 덜덜 -_-) 또 거기서 일본인 대학원 여학생을 만났고 말레이시아, 크로아티아 등지에서 온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아무튼 앞으로 피아노 치러(........) 미사를 가는 상황이 벌어질 지도 모르겠다. 가톨릭 성당과 루터교 성당 중 어느 쪽을 계속 다니게 될 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ps. 교환학생 친구 중에 인도네시아 출신인 알프레도가 내 페이스북을 보고 자기도 로마가톨릭이라면서 진짜(?) 가톨릭 성당을 찾아가보자고 했다. 아마 이번 수요일에 재의 수요일 겸해서 한 번 가보게 될 듯.

ps2. 한국에서도 어머니 집안이 개신교라 개신교 형식의 예배를 드려본 적이 몇 번 있다. (교파는 뭔지 잘 모르겠으나 루터교는 확실히 아님.) 기도문 내용은 사실 별 차이 없지만 개신교 쪽은 개역 성경이라고 해서 1930년대 번역된 것을 그대로 쓰고 있고, 가톨릭은 나중에 한글로 순화해서 번역한 것을 쓰고 있어서 말투나 이런 게 굉장히 다르다. 근데 영어는 '~하옵시며 <-> ~하시며'와 같은 식의 말투 차이가 없으니까 그냥 똑같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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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 오고 나서 그동안 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면 바로 내 가장 중요한 취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피아노 연주. 혹시나 해서 한국에서 악보를 조금 들고 오긴 했는데 아직까지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장소를 못 찾아서 치지 못하고 있었다. 그동안 몇 군데 알아낸 곳이 있는데,
After coming to Sweden, I couldn't do my best hobby activity, that is, playing the piano. I brought some of piano pieces from Korea, but could not find any places to play the piano. But I finally found some places...

1. Nymble 3층의 Piano Room (Piano Room at 3rd floor of Nymble)
학생회관 건물인 Nymble에 보면 도착 첫날 Mingling party를 했던 곳이 바로 Piano Room이다. 그때는 정신 없어서 미처 물어볼 생각을 못했는데, 어제 학생회 사무실 찾아가서 물어보니 오후 4시까지는 특별히 예약이나 이런 거 없이 그냥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이 많을 경우 문을 닫고 치라고 하는데 그 정도야 뭐 원래 당연한 거니까...)
The very place that we had a mingling party is Piano Room. I didn't asked whether it is possible to use that piano for being too tired. Yesterday, a member of student union said that it could be used freely until 4 pm, and I should close the door when playing.

2. L-building 51번 강의실 (Lecture room L51)
처음 들었던 수업인 Artificial Neural Network의 월요일 수업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같은 수업이어도 요일에 따라 수업 장소가 다른 경우가 많다-_-) 자그마한 업라이트 피아노가 한 대 있는데, 며칠 전 공강 시간에 쳐보니 해머 상태가 엉망진창이라서(뭐 아예 부러져서 없다든가..) 도저히 쓸 수 없는 피아노다. 그나마 원음에 가까운 소리가 나는 건반을 다섯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였다.;
This place is where my first class, Artificial Neural Network was held on. (Here, some classes are held in different places even if they are in the same course.) There is a small upright piano. However, it has very bad conditions even that its hammers are broken. Just a few of keys has original sound.

3. E-building 31번 강의실 (Lecture room E31)
오늘 우연히 발견한 장소. Artificial Neural Network 랩 시간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가려고 나오는데 갑자기 누군가 피아노 건반을 하나씩 누르는 소리가 들려서 따라가니 자그마한 그랜드 피아노가 하나 있었다. 스웨덴 애들인지 다른 나라 애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애 둘이서 빈 강의실에서 공부하다가 심심했는지 피아노를 만지고 있었던 모양. 그래서 피아노 쳐도 되냐고 하니까 얼마나 배웠냐고 물어보길래 여차저차 대답하니 오~(-_-) 이러면서 쳐보라길래 마침 악보를 가지고 있었던(...) 슈베르트 즉흥곡을 조금 쳐주었다. 이게 스웨덴 와서 제대로 쳐본 첫번째 연주. 피아노 조율 상태는 안 좋았지만 일단 모든 건반이 소리가 나고(....) 페달이 좀 뻑뻑하긴 해도 작동은 했기에(...) 그럭저럭 칠 수 있었다.
I found here today, occasionally. It was when I was going to home after a lab class of Artificial Neural Network. Suddenly I heard somebody touching the piano keys, and traced it. I'm not sure that they were Swedish or not, but anyway, they seemed to be bored with studying for a while there. When I asked, they said that it's ok to play the piano, so I played some pieces of Schubert's impromptu. The status of that piano was not so good, but it was playable.

4. 기숙사 지역의 Music Room (Music Room of Lappis)
기숙사 지역에 보면 중간에 유치원으로 쓰이는 건물이 있는데, 그 건물에 Lappis Pub이라는 술집과 지하에 Music Room 등 몇 가지 편의시설이 있는 모양이다. 그 Music Room에 피아노가 있다는데 아직 쳐보지는 못했고, 거기를 이용하려면 기숙사 지역 학생 단체(?)에 일정 금액을 내고(비싸지는 않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후 사용해야 한다. 피아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드럼과 전자기타를 위한 앰프 등도 갖춰져 있다고 하는데,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방 사진을 보니 피아노가 일단 악보 놓는 받침대가 부러져 없는 것이 상태가 영 안 좋아보인다.;;;
There is a kindergarden building in Lappis, which has Lappis pub, music room and some other things. I've heard that a piano is there, but I should register to some student organization of Lappis with a little amount of money. It requires also internet reservation to use. There are not only the piano also drums and amplifier for electric guitars. But the piano seems to have bad conditions according to a picture uploaded on internet.

아마 내가 가보지 않은 다른 강의실에도 피아노가 꽤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신기한 건 음악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는 건물들인데 왜 강의실에 피아노가 있을까 하는 점. 물론 그래서인지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는 것 같지만.. ㅜㅜ; 아마도 상태가 가장 좋은 피아노는 Nymble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그건 아직 쳐보지 못했다.
Perhaps, there may be more pianos in other lecture rooms which I have not visited. It is very interesting that pianos are in the lecture rooms which don't have any relation to music. Of course, for that reason, pianos seem to be not managed. I think the best piano would be one in Nymble, but I have not played it y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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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엔 Jiang과 함께 아시안 마트와 IKEA 매장에 다녀왔다. 아시안 마트를 찾으려고 스톡홀름 시내를 꽤나 한참 돌아다녔는데 알고보니 City Rally 시작한 자리 바로 뒷골목이었다. -_-; 덕분에 스톡홀름 시내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는 대충 알 수 있었다.

중국인 아줌마(?)가 운영하는 아시안 마트는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중국·한국·일본 음식들을 만드는 데 필요한 각종 소스나 면 등 기초 재료는 대충 다 가지고 있었다. 한국 음식으로는 역시 김치와 라면, 고추장을 빼놓을 수 없었고, 한국 것은 아니지만 두부도 있었다. 다만 가격이 문제였는데, 라면은 한국보다 2.5배 정도 비싸고 새우깡 등 과자류는 거의 3배 가까이 비싼 것 같다.; 고춧가루를 한국에서 사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이것도 몇 배는 되는 가격일 듯. 기숙사 부엌에 ICA에서 파는 태국 간장이 있지만 색만 진하고 별로 짜지 않아서 한국 진간장 하나와 라면 세 개(집에서 가져온 건 컵라면이라 양이 작다), 두부, 부침가루를 샀다.

그런 다음 Skärholmen 역으로 이동, 지하철 입구 바로 앞에 있는 Lidl이라는 할인 매장도 구경했는데(Jiang은 여기서 먹을 거리를 좀 샀음) 한국의 이마트 비슷하게 기숙사 지역의 소매점인 ICA에 비해 월등히 싼 가격으로 팔고 있었다. 다만 이마트나 홈에버와 같이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한 매장에서 일괄적으로 다 보유하고 있지는 않고 여기는 주로 식품류만 전문적으로 팔고 있었다.

그 지하철 역 바로 앞에서 707번 버스를 타면 두세 정거장 만에 IKEA 매장에 도착할 수 있다. 아마 전세계에서 가장 큰 IKEA 매장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주차장만 해도 무슨 운동장 크기이고 매장도 원형 3층 리빙관 같은 부분과 계산대에 이르기까지 장장 30분이 넘게 걸리는 비비 꼬아둔 길목에 화초, 커튼과 카펫 등의 직물, 침구류, 조명, 셀프 조립 가능한 각종 금속·나무 제품, 초, 주방 용품, 컵 등등을 엄청나게 많이 팔고 있었다. 계산대도 거의 100m에 걸쳐서 있었던 듯. IKEA에서 실제로 산 것은 책상 위에 둘 가로 3단 금속 선반과 간단한 플라스틱 박스 몇 개 정도밖에 없었는데 매장을 한 번 다 돌아보는 데에만 2시간 가까이 걸렸던 것 같다.

IKEA의 제품들은 전반적으로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디자인 스타일이다. 한국에서 파는 가구들은 겉만 번지르르해보이게 만들어놓고는 막상 실속이 없고 마감 처리가 세심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는데, 여기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아주 깔쌈한 맛에 마감은 중급 이상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매장 어디를 둘러봐도, 건축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디자인에 꽤나 까다로운 편인 우리 가족이 '이건 좀 아니다'라고 말할 만한 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아마 부모님과 함께 왔으면 뭐 살지 한참을 고민했을 것이다. (한국엔 왜 IKEA 매장이 없는 것이냐.. ㅠㅠ)

IKEA 제품 가격들을 보면 먹거리로는 한국의 2배에 이르는 물가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착한 가격대를 보여주는데,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거의 모든 것이 셀프로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부엌 가구처럼 전문적인 설치를 필요로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부품을 사서 직접 조립해 쓰는 방식이고, 심지어 계산대조차 바코드를 스스로 찍고 카드를 긁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참고로 여기서는 거의 모든 것을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로 계산 가능하다. 심지어 학교에서 수업 자료를 나눠줄 때도 미리 제본을 떠놓고 학과 사무실에서 일정 금액을 내고 받아갈 수 있게 하는데 이것도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정말 지하철 구멍가게나 길거리 포장마차 수준의 작은 가게가 아니면 거의 100% 카드 사용이 되며 현금으로 내더라도 영수증을 반드시 챙겨준다. 그만큼 카드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에 계산대의 99%를 셀프 카드 계산기로 해도 무리가 없는 것이다.)

어쨌든 힘들게 쇼핑을 마치고 Jiang과 함께 저녁으로 중국 요리를 만들어 먹었다. 한국의 중국 음식점에서 먹는 그런 비싼 요리가 아니고 실제 일상에서 먹는 요리 말이다. 확실히 중국 음식이 기름을 많이 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문제는 내가 칼질을 잘 못해서 감자 껍질 벗기고 채썰기 하는 데만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는 것.;; (하다보니까 요령도 생기고 속도도 붙긴 하는데 일단 처음에 너무 느렸다-_-) 둘 다 요리를 해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 칼질이라든가 이런 기초적인 스킬 부족으로 인해 토마토와 고기를 넣은 계란탕(한국에서는 스파게티를 제외하고 토마토를 익히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중국에서는 제법 그렇게도 먹는 모양), 채썬 고기를 섞은 감자볶음, 피망(파프리카)이 들어간 고기 볶음 이 세 가지를 만드는 데만 무려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아시안 마트에서 사온 중국식 고춧가루 소스의 향이 딱 중국 음식이라는 느낌이 나게 만들어주었다. 이날 Jiang이 소스 넣고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 나중에 나도 한국에서 가져온 고추장과 아시안 마트에서 사온 두부, ICA에서 산 고기와 야채를 합쳐 마파두부 비슷한 것(?)을 해먹었다. 흐흐;

아무튼 이제 필요한 거 사려면 대충 어디를 어떻게 가면 될 지 알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봄 되면 머리 한 번 깎아야 할 것 같은데 이게 좀 걱정이다-_- '학생 머리로 단정하게 다듬어 주시고 앞머리를 좀더 많이 깎아주세요'를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지,,-_-) 슬슬 스톡홀름이 익숙하게 느껴지기 시작하고 있다.

ps. 영어에 관해 한 마디 하자면, 한국에서 영어 말하기를 위해 가장 시급한 교육이 악센트를 익히게 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듣기야 뭐 시험 잘 보려면 연습을 해야 하니까 그래도 어느 정도 되는데, 말하기는 보통 시험에 잘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단어 외울 때도 악센트는 외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막상 외국 애들하고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보면, 서로 알아듣기 힘들어하는 이유가 바로 악센트를 얼마나 잘못 사용하느냐에서 오는 것 같다. 특히나 한국어가 성조 등이 없어져버리고 음의 높낮이나 악센트를 거의 고려하지 않는 언어라서 그 습관 때문에 더 주의해야 할 듯. 외국애들이 내 말을 잘 못 알아들을 때 악센트를 다르게 해보면 알아듣는 경우가 많더라;;; orz

ps2. 영어 번역은 나중에..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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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점심은 직접 요리한 스파게티!
근데 사진 찍다가 햄하고 양파 태워먹었다. orz;
Today lunch was spaghetti cooked by me!
But I burned ham and onions while taking photos. orz;

(If you can't see the slideshow, click here. To see descriptions, click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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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있었던 Swedish dinner party에서 나눠준 팜플렛에 있던 노래. 마지막에 이거 다같이 부르는데 왤케 웃(?)겨 죽겠던지...;;

Your boyfriend is over the ocean.
Your girlfriend is crying at home.
You came to this cold Nordic country
without even knowing a soul.

//:Sweden, Sweden, a country far up in the north, the north.://

Your mother is missing you dearly,
You're never at home when she calls.
When asked, you claim you have been studying.
She doesn't believe you at all.

//:Sweden, Sweden, a country far up in the north, the north.://

Your sister is dating your boyfriend.
Your brother has taken your room.
Last night you went home with a "Johan"/"Anna",
a beautiful, blond Swedish boy/girl.

//:Sweden, Sweden, a country far up in the north, the north.://

(Mel: My Bon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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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첫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원래 지난 주에도 영어 수업이 하나 있긴 있었는데 개강이 어제이고 시간표 짜는 프로그램의 기본 설정도 이번 주부터로 되어 있어서 아예 수업이 있는지조차 몰랐다가 나중에 알았다. -_-) 전공 2개였는데, 하나는 DD2432 Artificial Neural Networks & Other Learning Systems이고 다른 하나는 DN2264 Parallel Computations for Large-scale Problems I이다. 영어 강의이면서 그나마 introductory에 가까운(?) 과목들을 찾다보니 저런 무시무시한 과목들을 듣게 되었다;
Yesterday, I had my first classes. (Actually, there was an English class last week, but I didn't know that class existed because the official beginning of this semeter was yesterday and the default week range of the timetable editing program started from this week. -_-) The first classes were DD2432 Aritificial Neural Netowrks & Other Learning Systems and DN2264 Parallel Computations for Large-scale Problems I. My conditions for course selection is that it should be taught in English and has introductory contents, so I have chosen such scary-named(?) courses.

뭐 첫 수업은 언제나 그렇듯 앞으로 수업할 내용, 학점 기준, 이 코스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의 기본 개념 같은 것들을 다뤘고, 약간의 억양 차이가 있긴 했지만 영어 수업은 알아듣기에 별다른 부담은 없었다. 다행히 두 수업 모두 내가 약간씩의 주워들은 배경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라 내용이 완전히 생소하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Like most first classes of courses, professors introduced the content of each course, grading policy and some basic concepts. It was not so difficult to listen in English though there were some variations on pronounciation. Fortunately, the contents were not completely new to me for that I have a little background knowledges for those courses.

둘 다 평소에 관심은 있었지만 카이스트에서는 별도로 다루지 않는 과목들로, 살짝 빡셀 것 같기는 하지만(DN2264는 벌써부터 숙제가 나와있는데 생각보다 양이....-_-) 학점에 관계없이 그 자체로 배워서 남기는 것들은 있을 것 같다. 이를 테면 DN2264의 경우 C 언어로 MPI 라이브러리를 사용하여 학교에서 제공하는 클러스터를 써서 병렬 프로그래밍 과제를 한다거나, DD2432의 경우 실제 뉴럴네트워크를 구현해본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Both courses are not taught in KAIST though I'm interested of them so far. They seems slightly hard, but I think just attending the course activity would help me to extend my interests. For example, DN2264 requires C-programming with MPI library in a cluster computing system, and DD2432 requires implementation of aritifical neural networks.

재미있었던 점은, 한국이나 여기나 똑같이 다들 뒷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는 점과 점심 시간 후엔 조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 (역시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은 건가..) 교환학생들은 각자 관심사나 전공이 다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막상 수업에서 만나기는 힘들었다. 다만 DN2264 수업에서 지난 학기부터 1년 교환학생으로 온 독일 학생을 만날 수 있었고 같이 숙제/Lab 메이트를 하기로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DD2432 수업도 같이 듣길래 그 수업도 같이 하기도 했음.)
Interstingly, the tendency that people like to sit down far from the professor and that many students doze after lunch are exactly same as Korea. Interests and majors of exchange students are sparsly distributed, so I could not meet other exchange students at classes. However, I met one guy from German at both DN2264 and DD2432 class, and he and I promised to be lab mate.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풍경은 (전산과라 더 그런지는 몰라도) 교수님들이 자기 노트북에 리눅스를 깔고 KDE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노트북을 꺼내드는 학생들의 약 1/3은 맥이었고, 리눅스를 쓰는 학생들도 간혹 보인다. 학교 직원들 중에도 아이맥을 쓰는 사람이 있고, 전에 갔던 KTH Hallen에서도 체육관 예약 상황을 볼 수 있는 컴퓨터가 맥이었던 것 등을 볼 때 웹표준까지는 모르겠어도 브라우저 호환성 하나는 잘 지켜서 만드는 것 같다. 여기서 실제로 Nordea 은행에 계좌를 만들고 인터넷 뱅킹을 해보니 키보드 보안이나 공인인증서 같은 거 하나도 없이 https + 아이디·암호로 인증하게 되어 있어서 매우 편리했다. (외국인 계좌라 나는 단순 암호였지만 여기 사람들은 one-time password 방식을 쓴다) 특히 플래시와 이미지로 떡칠한 한국 은행 사이트들과 달리 단순한 html로 되어 있어 아주 가벼운 게 맘에 들었다.
It was very intersting that professors use Linux on their laptops and almost one third of students use Macs. Even more, some of staves of school use iMac for their working machine, and there exists an old iMac computer in KTH Hallen for checking reservation time tables. It seems that not all websites keep web-standards but most keep cross-browser compatibility. Especially, when I used internet banking service of Nordea,
 it did not require any ActiveX installations such as keyboard-security programs or some special type of authorization tools, so the website was very light and fast. (For me, I used only ID-password authentication via https as a foreigner, but Swedish people also use one-time password.) It is very contrasted to those of Korean banks which use a lot of images and Flash animations.

첫 수업이 끝나고 점심 때까지 시간이 좀 남았길래 과에서 제공하는 컴퓨터실에 갔었다. 근데 웬걸, 전부 다 솔라리스가 깔린 유닉스 머신이다; 과사무실에서 만든 계정으로 로그인하는데, 스웨덴 키보드는 악센트 표시 모음이 별도 키로 배치되어 있고, shift를 눌러서 입력하는 것 외에도 alternative glyph 키가 더 있어서 하나의 키로 최대 3가지 종류의 기호를 입력할 수 있는데, 그 덕분에 일반적인 키보드와 키배치가 완전히 달라서 영문·숫자·기호가 모두 섞여있는 기본 임의 생성 암호를 입력하느라 한참동안 애먹었다;;; (예를 들어 '@'을 입력하려면 Shift+2가 아니라 AltGlp+2를 눌러야 한다든가, ';'를 입력하려면 보통 키보드의 ',' 위치 정도에 있는 키와 Shift를 함께 눌러야 한다든가, '/'를 입력하려면 AltGlp+7 키를 눌러야 한다든가. -_-)
After my first class, I went to the computer room provided by the CS department. What amazing computers!; They were all Solaris machines. When I logged in with my KTH account, the Swedish keyboard confused me because it has a lot of differences from that of Korea, for example, alternative glyph key and some special vowel keys for Swedish.

어쨌든 힘들게 힘들게 로그인하니 기본 데스크탑 환경을 선택하라고 해서 기본값인 'CDE'라는 것을 골랐더니, 오오, 이건 저 멀리 역사책에서나 보던(...) 유닉스의 GUI 환경이 아닌가.; 뭐 이미 리눅스 계열에 익숙해진 터라 터미널 쓰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vi에서도 키배치 때문에 좀 익숙치 않은 거 빼고-_-) 신기했던 건 모질라 브라우저를 띄우니 공용 윈도 머신에서도 안 보이는 한글이 잘 보이더라는 것. (창 타이틀바는 깨졌지만 웹페이지 내용으로는 잘 표시되었다) 한글 입력을 하는 방법은 못 찾았지만 덕분에 미투데이에 글도 남길 수 있었다.
[Translation to be continued... -_-]

이제 슬슬 영어로 말하는 것도 요령(?)을 터득해가고 있다. 어차피 급하게 빨리 말해야 할 일은 거의 없으니, 일단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서 잘 알아듣게 하는 게 중요한 듯. 천천히 말한다고 해서 누가 뭐라 할 사람도 없고(속으로 '영어 잘 못하네' 할지는 몰라도) 의사소통이 되는 게 목적이니까. 생각대로 말하는 게 익숙해지면 속도도 자연히 붙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발음 부분을 잡아줄 친구나 수업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Technical English 수업에서는 oral presentation도 평가 내용에 들어있던데 어떨런지;;

사실 다른 건 다 괜찮은데 맘이 편치 않은 부분은 이번 교환학생부터 6학점이 아닌 9학점 이수로 바뀌었다는 것. Swedish 수업까지 offline으로 잘 신청이 되었으면 딱 맞았을 것 같은데, 이게 online 수업이라서 카이스트 쪽에서 어떤 식으로 인정해줄 지 모르겠다. 교과서도 똑같이 쓰고 시험도 똑같이 offline으로 보는데, 강의실 자리가 모자라서 수업 자료만 online으로 따로 주는 형식인 것 같다. 동영상 형태로 제공하는지 아니면 다른 방식인지까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이게 왜 이렇게 되었냐 하면 수업 목록이 들어있는 student handbook에 3·4 period에는 online Swedish 수업만 개설한다고 나와있어서 그것으로 신청했다가 타이밍을 놓쳐버린 것이다. ㅠㅠ) 이것만 잘 해결되면 더 바랄 게 없을 듯.

ps. 영어 번역은 나중에 추가를...;
ps2. 이제 일기 형식 말고도, 주제 단위로도 글을 써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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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부터 한글과 영문으로 같은 내용을 한 문단씩 번갈아 작성합니다. 아직은 부족한 실력이지만 차차 나아지도록 노력해보지요. :)
※ From now on, I will write the same content in both Korean and English by paragraphs. I don't have good English writing skill yet, but I'll try it. :)

오늘은 City Rally 때 방문했던 Kungsträdgatan에 있는 야외 아이스스케이팅장에서 같이 스케이팅을 하는 행사가 있었다. 아침부터 비바람이 몰아쳐서 무지 춥지 않을까, 또 행사가 취소되어 버린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막상 가서 스케이트를 타니 그리 춥지는 않았다.
Today, we had an ice-skating event at the outdoor ice-skating bowl which is nearby of Kungsträdgatan where I visited during the city rally. I worried if the event would cancelled or it would be too cold, because it rained and was very windy from the morning. It was not so cold as I expected, however, after beginning skating and warming up.

스케이트를 마지막으로 타본 것이 대략 6년 전. 아마 중학교 때쯤이었을 거다. 분당 어딘가에 있는 큰 실내 스케이팅장에 친구들하고 갔었던가 하는 기억이 있는데, 둔한 운동신경에도 불구하고 대략 5분여 만에 옛날에 배웠던 것을 기억해내어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그럭저럭 탈 수 있었다. 심지어 몇몇 중국 여학생들에게 간단한 기본기를 가르쳐주기도.. (...)
The last time I skated is about 6 years ago. Maybe during my middle school ages. I remember, somewhere in Boondag, there were an indoor ice-skating bowl which I visited with my friends. Despite of my dull exercise skills, I could recover my memories about skating and didn't fall down any once. Even more, I taught some of Chinese girls  basics of skating.

스케이트를 타고 와서, 카이스트에서 온 교환학생(어제 도착함)인 동일이의 수강신청을 도와주고(컴퓨터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함), Jiang Hua와 함께 저녁을 해먹었다. 반찬까지 만든 것은 아니고, 어제 했던 밥이 대충 3인분 정도 남아서 그거랑 샐러드, 김치, 집에서 싸온 장조림·콩자반 등과 함께 한국식 밥을 먹었다. 벌써 위장이 빵에 적응한 것인지 아니면 쌀이 한국 것과 달라서 그런지, 속은 편하지만 소화가 빨리 되지는 않은 것 같다. 아무튼 매우 맛있게 먹었다. (이러다가 이거 아시안 마트에 가든지 집에서 더 공수해야 되는 건 아닐지...)
After skating, I helped another exchange student from KAIST, Dong-il, and made dinner with him and Jiang Hua. We ate rice which I cooked yesterday, salads, kimchi, and some other food brought from Korea such as 'jangjorim' (pork with soy sauce) and 'congjaban ' (black beans with soy sauce). But it was not digested fast, I think, my stomach and bowels might be adjusted to breads already. :P Anyway it was very delicious. (Perhaps I should bring more food from Korea or go to Asian market.)

그런 다음 저녁 7시부턴 학생회에서 스웨덴 영화를 보여주는 행사가 있었다. 영화 제목은 'Together'. 1975년의 스톡홀름을 배경으로,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생기면서 생겨나는 에피소드들 및 가족의 가치에 대한 재발견을 주제로 하는 영화였다. 전에도 텔레비전에서 기득권층에 대해 집안 물건을 온통 흩뜨려놓는 테러를 자행하는 청년들에 대한 독일 영화를 꽤나 인상깊게 본 기억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보다는 좀더 가벼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럽 영화 특유의 맛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Then from 7pm, there was an movie night event held by the student union. The movie title was 'Together'. Its temporal background was 1975 and spatial background was Stockholm. The subject is related to loves between family members and rediscover of values of family. Actually, I've seen a German movie impressively which introduced a couple of young guys who made terror on some vested people. The movie mentioned lighter subject but showed the traits of European movies as well.

영화를 보면서 특이했던 부분은 성(性)에 관한 부분이다. 다른 가족과 함께 살게 되면서 레즈비언과 게이의 속성이 나타나고 묘한(?) 관계를 맺는 부분들이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Lappis 커뮤니티 사이트의 love 파티 공지사항을 보아도 그렇고 유럽 쪽 애들이 확실히 성에 대해 개방적인 것 같다;  이게 좋다 나쁘다 단정할 수는 없겠으나 아무튼 가장 큰 문화적 차이 중에 하나일 것이다.
The very strange thing on the movie was sex. Living with other family, some of them exposed their hidden properties like lesbian and gay, and this situation was expressed without any filtering. As like an announcement of love party in Lappis community, I think Europeans are very open to sexual things. It may be impossible to decide whether it is good or not, but it would be the main cultural difference.

아무튼 이제 교환학생들 얼굴도 대충 익혀가고, 슬슬 수업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인 것 같다.
After all, I'm becoming familliar with other exchange students, and it's the time to prepare for my cour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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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학생회에서 주최한 City Rally 행사가 있었다. 뭐하는 건가 했더니, 17개의 문제를 적은 종이를 나눠주고 어느 지하철역에서 시작하여 문제를 하나하나 풀다보면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삼삼오오 그룹을 지어 이동하기 시작했고, 나는 아시아 쪽 사람들 그룹에 끼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처음으로 한국인을 만났다. 우리학교에서 온 학생은 아니고 일본 동경대에서 유학 6년차인 대학원생 누나였다.)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블로그에 올리기가 귀찮아서 Flickr에 대신 올려두었다. [Slideshow 보기]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았는데, 라울 발렌베르크(Raoul Wallenberg)의 위인전을 읽어보고 꽤나 감명을 받았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따서 지은 광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도보로 꽤 긴 거리를 왔다갔다했던 것 같다. 도시가 크지 않아서 그것만으로도 웬만한 핵심 지역(?)들은 다 돌아볼 수 있었는데, 가장 큰 번화가에서 시작하여 정부 기관과 왕의 궁전이 있는 감라스탄 섬 등을 두루 쏘다녔다; 기온이 영하로 잘 내려가지는 않지만 습도가 높고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상당히 추웠다. 다행히 이날 집에서 가져온 것 중 가장 따뜻한 옷들로 챙겨입고 나가서 몸은 춥지 않았는데 장갑을 깜빡하는 바람에 손시려서 죽는 줄 알았다;;;

오늘은 아무 행사도 없으니 수강 신청하고 핸드폰 개통, 계좌 만드는 일이나 해야겠다. 핸드폰 개통은 그 충전카드 간 상점에서 물어보든지 해야지...;;; 무슨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전화해서 코드를 입력하라는데, 전화하니까 스웨덴어로 쏼라쏼라하면 나보고 어쩌라는 건지...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