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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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Life in Sweden
여기저기 뒤져보다가 네이버의 스웨덴 한인 카페를 알게 되어 거기서 영어 미사가 언제 있는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답변을 받은 게 오늘 낮이고 미사는 오늘 오후 6시. 알고보니 저번에 동일이와 시내 나왔을 때 한번 구경하러 들어갔었던 그 성당(St. Jakobs Kyrka; 성 야고보 성당) 이었다.혼자 쭐레쭐레 성당에 들어가니 미사 시간이 10분밖에 안 남았는데 사람이 거의 없었다. 잠시 앉아서 기다리니 결국 미사는 10명 남짓한 사람들만을 데리고 시작되었다.
After finding some information for living, I visited a Naver cafe of Koreans in Sweden and got to know the location of catholic churches and the time of English worship. It was 6pm today, and the church was the very place that Dong-il and I looked in, St. Jacob's Church (St. Jakob's Kyrka in Swedish). There were very few people even at only 10 minutes before the worship time. Finally the worship was begun with 10 and a few people.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사실 내가 갔던 성당은 정통 로마 카톨릭 성당이 아니고, 루터교 성당이었다. -_-; (가톨릭 성당은 성당 건물로 따로 있지 않고 다른 건물에 들어있는 형태라고 한다. 근데 영어 미사 시간이 우연히 딱 맞아떨어졌던 데다 당연히 유럽이니까 큰 성당 건물일 줄 알고 그냥 들어갔던 것이다.) 근데 실제 미사에 있어서 예식은 거의 동일하였고, 나중에 좀더 찾아보니 교황의 절대 권위를 부정했을 뿐 교리 자체에서 크게 차이나는 점은 보이지 않았다. 아쉽게도 영어가 딸려서(......) 강론을 다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에 그 신부님이 말씀하신 내용 중 로마 가톨릭 교회와 충돌이 생기는 부분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또한 내가 미사가 끝날 때까지도 가톨릭이라고 그대로 생각하고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한국어에서 기독교의 유일신을 지칭할 때 '하나님'이라고 쓰느냐 '하느님'이라고 쓰느냐와 같은 차이가 영어에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English translation is delayed due to some severe change of content.]

사실 내 경우 형식상 로마 가톨릭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개신교의 입장도 상당히 받아들이는 편이고, 중요한 건 형식이 아니라 마음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루터교 성당에서 미사를 했다고 해서 특별히 꺼림칙하거나 이런 건 없다. 즉, 형식상 로마 가톨릭에 익숙할 뿐이고, 교황 무오설이라든가 하는 가톨릭 핵심 교리의 일부분은 잘 동의하지 못하겠는 점들도 있다. 물론 교황요한바오로 2세와 같은 분은 가톨릭을 더 개방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또 가톨릭 신자들의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였다는 점, 또한 중세 로마가톨릭 교회의 잘못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존경의 대상이다. 한편 한국의 개신교에서 드리는 기도의 여러 종류 중 몇몇은 잘 와닿지 않는 것들도 있긴 하다.

미사 예식 상 차이점은, 영성체를 모실 때 다같이 제단에 올라가서 신부님을 가운데 두고 죽 둘러서서 한 사람씩 받았다는 것과 성체뿐만 아니라 포도주(생각보다 독한 진짜 알콜이었다-_-)까지 받아마셨다는 것, 복사[服事]라고 불리는 신부님 보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는 것, 성찬의 예식을 할 때 신부님 말씀 줌 예수님의 대사가 끝나면 종을 울리며 깊은 인사를 하는데 그 과정이 없다는 것, 미사 시작 전 성당의 종루에 있는 종을 실제로 울린다는 점, 그리고 전에 프랑스의 성당에서 봤던 것과 마찬가지로 여자가 미사보[footnote]미사에서 여자가 머리에 두르는 하얀 천[/footnote]를 쓰지 않는다는 것 정도다. 실제로 기도문(사도신경, 주기도문 등)은 한국어로 된 로마가톨릭 기도문을 영어로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나 다름없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점이나 전반적인 진행 순서는 동일했다. (위키백과를 찾아보니 로마가톨릭 기도문의 영문 버전에서 everlasting을 for ever로 바꾼 정도이며 나머지는 똑같은 듯. 성모마리아에 관한 입장도 로마가톨릭과 비슷한 것 같다. 실제로 성당 안에 성모마리아상 조각 예술품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다만 사도신경에서 성모마리아를 언급할 때 고개를 숙이는 부분이 없었다.) [추가] 차이점 중 하나 빠뜨린 것이 있었는데, 가톨릭과 달리 대영광송이 따로 없고 성호경을 긋지 않는다. 사실 이게 종교적인 의미로 보면 엄청난 차이인데 문화가 달라서, 언어가 달라서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가버렸던 것. (그러고보니 예전에 프랑스 파리에서 미사했을 때 성호경을 그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_-;

마음에 들었던 건 오늘이 Candlemas[footnote]예수님이 성전에 처음 나타나심을 기념하는 날. 가톨릭 대사전 참조(English).[/footnote]라면서 한 사람씩 나와서 초에 불을 옮겨붙이고 촛대에 꽂은 다음 마이크로 '누구를 위해 놓는 초'라고 말하는 시간이 있었다. 또한 사람이 적었기 때문에 오히려 굉장히 가족적인 분위기의 미사를 할 수 있었다.
There were some differences, however, that all people surrounded the father at the contrition and we received a real wine, not only a piece of bread. I think it was possible because there were a few people only.

미사가 끝나고 오르간 및 피아노 반주를 하던 아줌마(?)한테 오르간(큰 거 말고 작은 Kororgel) 맞은편에 있던 피아노(.........)를 쳐도 되냐고 살짝 물어보니 흔쾌히 괜찮다고 하길래 외우고 있던 모차르트의 작은별변주곡 앞부분과 조지윈스턴의 캐논변주곡을 연주해보았다. 피아노 상태도 매우 훌륭했을 뿐만 아니라, 중세 양식의 돌로 만들어진 성당[footnote]위키백과를 보건대 정확한 해석은 못하겠으나 1500년대 후반에 지어진 건물이다.[/footnote]이라 소리가 아주 환상적이었다. 여기서 모차르트 곡 치면 정말 예쁜 소리가 나올 듯. 다음엔 악보 가져와서 쳐보기로 했다;;

연주를 마치고 성당 뒷쪽에서 사람들과 빵[footnote]한국 것을 생각하면 안 되고 완전 건강식 건조 밀빵 같은 거라고 보면 된다. 단맛 이런 거 하나도 없고 순수 곡물로만 만든 것 같은데 버터를 같이 발라먹는다. 위키백과 사진 참조.[/footnote] 및 커피를 나눠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더니 연주 좋았다고 다들 칭찬해주었다; 그리고 그 반주자 아줌마는 나보고 반주할 생각 없냐고 물어보더라;;; (사실 한국에 있을 때 성가대나 성가 반주 봉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조금 있었지만 학교와 집의 성당을 계속 번갈아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못해보았다. 오르간 치는 법 모른다고 했더니 피아노랑 거의 똑같다고 하는... 이러다 말리는 거 아닐지.... 덜덜 -_-) 또 거기서 일본인 대학원 여학생을 만났고 말레이시아, 크로아티아 등지에서 온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아무튼 앞으로 피아노 치러(........) 미사를 가는 상황이 벌어질 지도 모르겠다. 가톨릭 성당과 루터교 성당 중 어느 쪽을 계속 다니게 될 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ps. 교환학생 친구 중에 인도네시아 출신인 알프레도가 내 페이스북을 보고 자기도 로마가톨릭이라면서 진짜(?) 가톨릭 성당을 찾아가보자고 했다. 아마 이번 수요일에 재의 수요일 겸해서 한 번 가보게 될 듯.

ps2. 한국에서도 어머니 집안이 개신교라 개신교 형식의 예배를 드려본 적이 몇 번 있다. (교파는 뭔지 잘 모르겠으나 루터교는 확실히 아님.) 기도문 내용은 사실 별 차이 없지만 개신교 쪽은 개역 성경이라고 해서 1930년대 번역된 것을 그대로 쓰고 있고, 가톨릭은 나중에 한글로 순화해서 번역한 것을 쓰고 있어서 말투나 이런 게 굉장히 다르다. 근데 영어는 '~하옵시며 <-> ~하시며'와 같은 식의 말투 차이가 없으니까 그냥 똑같다. -_-;
John

에이 교리는 많이 차이 나요. 오로지 성경, 오로지 믿음. 모든 개신교가 다 받아들인 주장이잖아요? 단지 전례가 가톨릭적인 것이지요. 성공회와 비슷하다고 보심 됩니다. 한국루터교회에서는 성호 그어요. 스웬덴은 그러지 않는 모양이지만.

zlinx0

오르간에 말리실 기회를 가지시다니...부럽습니다:)
덥석 무세요(...)

daybreaker 

피아노와 오르간을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어쩌면 가톨릭 미사와 루터교 예배를 둘 다 가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어 미사 시간이 겹치니까 둘중 하나는 스웨덴어로 들어야겠지요..-_-)

기형z

준기도 가서 잘 지내고 있는 걸 보니.. 한학기동안 이런저런 일들 많이 겪으면서 교환학생 생활 잘 해낼 것 같은데! ^^

daybreaker 

흐흐..
몸조심해서 잘 다녀야지요. 갑자기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정신이 없긴 하지만 기분전환도 되고 재밌어요;ㅋ

상진군

피아노를 잘치셨군요 .. !
부러워요 ㅠ

daybreaker 

아주 잘 치는 건 아니고 그냥 혼자 놀면서 즐길 만큼만 칩니다..;

polarnara 

피아노 잘 치셔서 좋겠어요. 역시 사람은 재주가 있어야(...)
근데 저 빵 이름은 어떻게 읽어야 하나요?;;

daybreaker 

움라우트 적용해서 쓰면 Knäckebröd가 되는데.. 정확한 발음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대충 '크낵케브러드' 정도가 아닐까요;;

daybreaker 

오늘 오리지날 스웨덴인한테 물어보니 제가 쓴 발음이 대충(...)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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