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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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Google Analytics를 이용한 통계 결과입니다. 태터1.1부터 추가된 키워드 통계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리퍼러 로그가 삭제되는 관계로 한 해 적용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해석은 각자 알아서... =3

1. 최대 인기글 Top 10

  • 핸드폰 주소록 옮기기
  • 조삼모사 패러디 - S모 교수님 버전
  • 싸이월드 버그 -_-;;
  • SP 조삼모사;;
  • Daybreaker's Profile
  • 삽질삽질-_- (lilypond로 악보 그리기)
  • Internet Explorer 7.0 Beta 2 Preview 테스트
  • 제로보드 5, GPL 라이센스와 Smarty 기반의 사이트 빌더
  • 감자탕이 왜 감자탕일까?
  • UTF-8 변환 스크립트(php/python)

2. 방문자 웹브라우저 종류

  • Internet Explorer 6.0 : 74%
  • Firefox : 20.7%
  • Internet Explorer 7.0 : 2.3%
  • Opera : 1.2%
  • Safari : 0.8%
  • Mozilla, Konquerer, Camino, Galeon 등 기타

3. 방문자 운영체제 종류

  • Windows : 97%
  • MacOSX : 1.5%
  • Linux : 1.1%
  • NetBSD, FreeBSD 등 기타

4. 리퍼러 통계

  • Google : 17.8%
  • Naver : 13.7%
  • Search (?) : 6.7%
  • Yahoo : 5.5%
  • 직접 방문 : 19.3%
  • 나머지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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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른 사람들 블로그를 읽으면서 책읽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였다. 시험도 끝났고, 방학 스케쥴도 나름 여유(?)있고 하니, 이제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볼까 한다. 우선 다음은 지름 예정 목록.

고급 웹표준 사이트 제작을 위한 CSS 마스터 전략
박수만님이 번역하신 바로 그 초록책. 무려 내 사진이 실려있다고 한다. -_;
21세기를 바꾸는 교양(7인 7색)
reshout님 블로그에서 봤던(....) 책. 머리 회전을 좀 시켜줘야지.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 스토리
구글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 쓴 이야기. 구글의 성장 과정이나 기업 문화 등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부의 미래
Kaistizen님한테 추천(?)받은 책. 어렸을 때 왠지 지루해보여서 '제3의물결'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좀더 넓은 시각으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칼리 피오리나의 힘든 선택들
역시 Kaistizen님의 강력 추천 도서. 자신의 경영 관련 가치관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하는데, 아직 나는 경영 관련 서적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 판단까지는 힘들 것 같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역시 Kaistizen(-_-)님 블로그에서 본 책으로, 과학/철학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공상과학 소설이라고 한다.
소프트웨어 테스팅 법칙 293가지
학교 서점에서 지나가다 제목은 본 적이 있는데, 이번 오픈마루 인턴 지원시 이 책의 독후감을 써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비록 인턴 지원은 하지 않지만 읽어보기로 했다.

근데, 제발 교보문고 사이트 좀 Firefox에서 잘 보였으면 좋겠다. -_- 결제야 어쩔 수 없다 쳐도 브라우징만이라도 좀 깔끔하게 되면 안 되겠니. 이참에 Thanks to Blogger 서비스까지 하고 있는 알라딘으로 넘어가버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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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아마 중학교 국어교과서 쯤에 나왔었고,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물론 방망이를 다른 물건으로 바꾼 패러디도 많다) 이야기의 요는 같은 빨래방망이더라도 얼마나 열정과 정성을 다해 만드는 것인지에 따라 차이가 나는지, 요즘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는 도시 생활이 안타깝다는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 노인에 비견할 만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다음 달에 우리집이 새 집으로 이사가는데—어디 멀리 가는 건 아니고, 근처 동네다—집 구조에 맞춰서 어머니 화장대, 서재용 책상, 책꽂이 등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부모님이 수소문 끝에 수지1지구 쪽에서 공방을 운영하시는 한 목수 아저씨를 알게 되었는데, 그 아저씨가 정말 별난 사람이더라는 것이다.

그 아저씨는 운이 좋았는지, 부모님을 잘 만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재산이 상당히 많았고(땅도 많고 자기 이름으로 등록된 회사도 하나 가지고 있다고 함) 그래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이익에 관계없이 열정만으로 투신했는데 그것이 바로 목수 일이었다. 생계를 바라보고 하는 일이 아니라 정말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뜻이었다.

어머니를 통해 들은 이야기로는, 어느 동네 아줌마가 책꽂이를 하나 주문해서 가져갔는데, 그 아저씨가 목재는 환경(온도나 습도 등)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얼마 후에 그 집을 다시 방문했단다. 그런데 생각보다 상태가 안 좋자 그 아줌마는 전혀 문제 없다는데도 불구하고 3개월이나 걸려서 다 고쳐서 다시 설치해줬다고 한다. 그동안 그 아줌마는 책들을 방바닥에 쌓아놓고 살았다고.

지난 주말에 그 아저씨 공방에 화장대 등을 의논하러 부모님과 같이 갔었는데, 그 아저씨는 일단 똑같은 물건을 두 개 이상 만드는 걸 싫어하셨다. 이유인즉슨, 하나하나마다 작품을 만드는 생각으로 하기 때문에 똑같이 만들려고 하면 일이 되지 않는다는 거였다. 전에 미리 얘기했던 서재용 원목 책상에 대한 의논도 했는데, 책상이 넓기 때문에 그 판 구조를 기둥과 어떻게 연결시키고 지탱할 것인가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버지가 건축가시기 때문에 그 방면의 지식이 있어 전문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목수 아저씨는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데도 튼튼하지만 만들기는 가장 어려운 연결 방식을 택하겠다는 것이었다. 뭐 자기한테 배우러 오는 제자가 그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 가르쳐줄 겸 하겠다나.

그렇다고 해서 그 아저씨가 비싼 값을 받는 것도 아니었다. 그만한 품질의 기성 가구와 비교해도 별로 비싸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만드는 데 다소 시간은 걸리지만 그만큼 정성들여 만드시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아저씨를 완전히 신뢰할 수 있다. 그 아저씨의 특징 중 하나는 견적을 잘 못 뽑는다는 것인데, 만들면서 얼마나 재료가 들어갈지 그런 걸 예상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의 정성과 노력으로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공방 한 켠에 왠지 마야 문명이나 아즈텍 문명의 문양으로 보이는 원형 목재 조각품이 하나 있길래, 내가 그 아저씨한테 저건 무슨 컨셉으로 만드신 거냐고 물어봤었다. 그러자 아저씨는 자기 아는 사람이 버리려고 하길래 줏어온 거라면서 아즈텍 달력이라고 했다. 뒷면을 보니 스페인어와 영어 등으로 설명이 적혀 있었는데 좀 오래된 것인 듯했다. (그렇다고 유물 수준은 아니고...) 내가 재미있어 하는 걸 보고 그 아저씨는 흔쾌히 선물이니 가져가라고 하셨다. 인심까지 이렇게 넉넉하신 분이다.

정말, 세상에 몇 없는 행복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 걱정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만큼 행복한 삶이 또 있겠는가. 그 아저씨의 순수한 열정이 얼굴에도 덕지덕지 묻어났다. 본인 말씀으로는 순수해서 피곤하게 살았다지만, 참으로 행복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 아저씨가 어느 손님이 200만원어치의 제품을 주문해놓고 잠적해버리는 바람에 굉장히 슬펐다는 얘기를 했을 때, 그것이 재료구입비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작품을 못 보게 되었기 때문임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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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 기간에, 학교 게시판인 Ara에 누가 '말려보아요'란 제목으로 EVE-Online 홍보를 한 적이 있었다. 예전부터 꽤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게임이었고, 무엇보다 어렸을 적에 스케치북에 그리던 그림의 70% 이상이 우주를 배경으로 한 상상화였을 만큼 우주에 관한 걸 좋아했던 터라 내심 기대하고 있던 게임이었다. 다행히 시험기간에 말리지 않고 무사히(?) 넘긴 후, 시험이 끝난 그제부터 14일 무료 계정을 얻어 해보는 중이다.

우선 이 게임이 뭔지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미래의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실시간 MMORPG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웹게임인 O-Game과 상당히 유사한지만(스킬 찍어두면 로그아웃해도 실시간으로 올라간다든가..), 3차원으로 구현되어 있어서 실제 우주 전투를 경험해볼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또 O-Game의 행성 중심적인 방식과 달리 함선 중심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자기가 속한 Corp이나 국가의 스테이션에 자기 아이템들을 맘대로 보관해둘 수 있고, 여러 우주선을 번갈아 타고 다닐 수도 있다) 게임을 만드는 회사는 아이슬란드의 CCP라는 곳이고, 런던에 전세계 통합 서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로그인할 때 시간이 좀 걸린다는 것만 빼면 게임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게임 설명에 보면 56k 모뎀에서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함)

기본적으로 게임은 스테이션에서 시작하며, 하나의 항성계 내에서는 워프를, 다른 항성계들을 오갈 때는 점프게이트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멀리 있는 항성계에 갈 경우 waypoint를 설정해서 자동 항해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이때 각 항성계별로 0.0~1.0 사이의 security level이라는 게 있어서, 숫자가 클수록 안전한 지역이고, 0.5 아래가 되면 상당히 위험한 지역이며, 0.0은 무법지대라고 해서 플레이어들끼리 무차별 공격이 허용된다. (security level이 높은 곳에서도 다른 사람을 공격할 수 있으나 이때는 해당 지역의 NPC 가드들이 공격해와 일반적으로 우주선이 폭파되고 스테이션 도킹에 제한을 받게 된다)

EVE-Online의 첫번째 장점은 시스템 요구 사양이 상당히 낮다는 것이다. 스크린샷을 보면 꽤나 고사양일 것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우주 배경은 2D를 3D처럼 보이게 한 것 뿐이고, 우주선이나 행성 정도밖에 렌더링되는 게 없어 노트북에서도 아주 잘 돌아간다. (물론 3D 가속이 전혀 없는 내장그래픽의 경우는 조금 딸릴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DX10도 지원하도록 패치가 나온다하고, 개발사에서 부지런히 개발을 지속하고 있으니 고사양 유저들은 나름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게임 시스템도 상당히 마음에 드는데, 거의 자유경제로 움직이는 아이템 시장과 가격 변동 추적이 매우 상세하게 나온다는 점 덕분에 정말 시장경제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스킬을 찍어두면 일정 시간 후 자동으로 올라가는 방식이라서 내가 RPG류의 게임을 하며 가장 싫어했던 노가다가 거의 필요하지 않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해서 채광을 하거나 미션을 수행하는 등의 일은 해줘야 한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게임에 접속해 있는 동안 수동적으로 뭔가 해야 된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 (아무것도 안 하지만 않으면 돈은 어느 정도씩 벌리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 훌륭한 게임에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게임성에 비해 우리나라에 보급이 안 된 주원인이기도 하다), 바로 해외 결제가 필요하다는 것. 외국 회사인데다 국내 법인이 없기 때문에 해외 신용카드 결제 말고는 방법이 없다. (1달 가격은 19$ 정도로 국내의 유료 온라인게임에 비해 꽤 싼 편이다. 물론 돈을 안 내도 계정은 유지되므로 게임을 할 수 있을 때만 하면 된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야 보통 국제 사용이 가능한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으니 별 상관이 없으나 나같은 학생들에게는 무리가 있다. (뭐 이쪽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긴 한다. 하나은행 비바카드를 이용하거나, LG카드에서 우체국/우리은행 계좌로 체크카드 방식으로 만드는 방법 등등...) 외국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한글 튜토리얼이 제공되고, 한글 채팅도 지원하는 등 그쪽에서도 한국 유저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나름의 노력(?)을 한 것 같지만 역시 결제 시스템의 불리함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무튼 뭔가 새로운 말림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게도, 또 노가다가 싫은 RPG 게임을 떠나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게임이다. 아마 나도 앞으로 계속하게 될 듯싶다. (물론 학기 중에는 숙제와 플젝에 치여 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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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끝났으니 이런 글을 써주는 게 예의(?)겠죠. 그래서 한 번 써봅니다. (바톤은 라디오키즈님 블로그에서 훔쳐왔습니다. =3=3)

1. 완벽한 방음 시설을 갖춘 방과 그랜드 피아노 장만
아무때나 피아노를 칠 수 있도록 하고, 녹음 시설도 갖추면 금상첨화. -_-; (녹음해서 들려줄 수 있을만큼 피아노 연습을 할 수 있을지는 둘째치고라도...) 또한 학교 기숙사 1층에 있는 소극장에 피아노를 한 대 기증하고, 학부 매점 2층 다용도실 리모델링 비용과 그곳에 24시간 이용 가능하도록 방음처리된 피아노 연습실을 만들도록 학교에 기부한다.
2. 맥북 지르기
그동안 써보고 싶었던 맥북을 지르는 건 당연. (원래는 지금 쓰는 노트북의 수명이 다할 경우 사려고 생각 중이었음) 특히 iWork에 들어있는 Keynote와 GarageBand 같은 프로그램을 써보고 싶다.
3. 여행
온 가족이 함께 세계 여러 지역을 돌아다녀보고 싶다. 캐나다의 아름다운 자연도 보고, 북유럽이나 남유럽,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 및 중국 등을 가보고 싶다. 또 멕시코의 마야문명 유적지 같은 곳도 가보고...
4. 투자
돈이 많다고 다 써버리면 말짱 헛것. 당연히 미래에 대비한 투자는 필수다. 우량주에 대한 장기적 관점의 주식 투자와 주식형 펀드로 분산시키고, 고금리 적금이라든가 예금 저축도 하고 일부는 부동산에도.. (...) 부모님의 노후 자금이라든가, 형과 나의 내집 마련 자금 등을 준비하는 데 사용한다. 또 혹시 유학가게 될 경우에도 필요하고.
5. 게임기 구입
돈이 많다는 가정이니까 생각하는 것. 사실 게임할 시간을 별로 없지만 가끔 즐겨준다면 좋을 듯. XBOX 360이 괜찮을 듯 싶다. (실은 최근 나온 HALO3 트레일러 보니까 하고 싶어졌다 -_-)
6. KAIST인의 먹거리 질 향상을 위한 투자(?)
학생회에서 생활협동조합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쪽이 정말 좋다고 판단될 경우 조합 설립을 위한 기본 자금 3천만원 기부. 정말 그만큼 학교에서 먹는 식사가 맘에 안 든다.
7. 가족 서재 만들기
이미 어느 정도 구현(?)은 되어 있지만, 돈을 좀 더 들여서 책도 많이 사고 분위기도 아늑하게 꾸미면 좋을 것 같다.
8. 각종 소프트웨어 정품 구입
Windows Vista Ultimate Edition도 사고, 일부 불법(...)으로 쓰고 있는 프로그램들의 정식 라이센스 모두 구입.
9. 동아리 기증
SPARCS에는 환기시설 설치(이번 교양분관 리모델링때 해결될지도 모르지만..)를, MR에는 각종 로봇 부품들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일정액을 기부한다.
10. 자선 기금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익명으로 금전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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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 영어2, 확률통계 및 응용, 데이터베이스개론을 끝으로 올해의 모든 시험이 끝났다. 학점은 나와봐야 알겠지만... 확률통계가 영 뒷맛이 좋지 않다. -_-

확률통계는, 두 개의 분반을 각각 가르치시는 교수님의 교육 철학이랄까, 그런 게 달랐던 데다 내가 쉽게 가르치시는 교수님 반이라서 시험 난이도도 안 맞고, 또 내가 있는 반의 시간표대로 시험을 보지 않고 다른 반 쪽 시간표로 시험시간을 맞추는 바람에 하루에 시험이 3개나 몰리는 결과를 초래한, 이번 학기 최악의 다크호스였다. (중간고사에서 우리반 평균이 다른반 평균보다 40점 가까이 낮았다는 소문이 있어서 심히 걱정된다. 성적은 다 합쳐서 주기 때문.)

게다가 교수님 수업도 후반부로 갈수록 들을 만하지가 않아서 더욱 그랬다. 열심히 설명은 하시는데 체계적으로 정리가 안 되어 있고, 솔직히 교수님 설명을 30분 듣는 것보다 10분 동안 내가 책을 집중해서 보는 게 나을 정도였으니까. (재수강임에도 불구하고 서동엽 교수님의 선형대수학개론은 수업이 아주 들을 만했는데 말이다. 비록 전공의 압박으로 수업을 좀 빠지긴 했지만.) 나중에는 수업을 들으러 오는 사람이 반 인원의 20% 정도밖에 안 되었고, 나도 수업 때 가서 차라리 숙제를 하거나 혼자 책을 보는 방향을 택했다.

그래도 나름 숙제하면서 열심히 독학한 거랑 시험 전에 내용 정리를 쫙 했던 게 도움이 되었다. 문제는 시험문제 스타일이 내가 공부한 방향과 맞지 않았다는 것. orz 성적이 뜨면 대충 알 수 있겠지. -_-

그 외의 다른 과목들은 무난했다. 선대개의 경우 오히려 중간고사보다 기말고사의 난이도가 낮아서 전체적인 성적과 비교하면 어찌될지 모르겠다. (다 풀긴 했는데 증명에서 빠뜨린 부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걱정이다.) 심리학개론하고 영어2는 뭐 닥치고 다 외우면 만점 받는 시험이었고—물론 내가 만점이란 뜻은 아님—DB개론도 사실상 암기나 다름없었다. PS는 원래 시험 없이 빡센 숙제와 기말 프로젝트로 끝나는 과목이니 패스.

어쨌든 그런고로 올해 시험이 모두 끝났고, 벌써 카이스트 생활의 반이 지나갔다. 겨울학기부터는 수중로봇 개발에 관한 URP 연구를 할 예정이다.

자, 그럼 이제 슬슬 말려볼까.

추가 : 선형대수학개론 기말고사 성적이 떴는데, 어려운 유도/증명 문제는 고득점을 한 반면 앞쪽의 계산노가다에서 역시.... orz 평균 이상은 나왔다. 예상 학점은 B대.

또 추가 : 일단 너무 피곤해서 잠깐 눈을 붙였는데, 꿈 속에서 뭔가 열심히 계산을 한 끝에 1x1 matrix로 1-root(3)이 나오는 꿈을 꾸었다. (..........) 이거 후유증이 심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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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림거리 1

...TNF 포럼에 잠시 들렀더니, 이런 글이 올라왔길래, 잠깐 해줘야지....했던 게 화근이었다. -_-; 글타래를 쭉 보면 말림의 역사가 실시간 리플 대화(.....)로 연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이 말림의 결론 : Firebug와 Web Developer 만쉐~! ;;

말림거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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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대략 이런 상황...

...이봐요. 지금 어딜 말으시려고...-_-+ (이래놓고 말린다...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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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하다가 막히는 게 있어서 구글 검색을 하러 갔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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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아...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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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들 중에서도 Problem Solving의 HeptaAI와 같이 어렵지만 하면서 재미를 느끼는 것이 있는가 하면, 별로 공부하는 데 별 도움도 안 되면서 매우 귀찮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것들이 있는데, 바로 이번학기에 듣고 있는 영어II의 "매주 영어단어 100개씩 정리하기"다.

스스로 단어 정리를 하고 공부를 한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100개라는 개수가 유발하는 귀차니즘은 숙제 효율을 무한히 떨어뜨리는 것 같다. (사람마다 단어를 맘대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쉬운 단어로 골라서 하기도 한다) 차라리 독해 본문에 나오는 단어들을 쭉 정리해서 시험을 보는 게 숙제 효율도 높아지고 머리에 남는 건 더 많을 것 같다.

그래도 숙제의 취지를 살리고자 나름대로 뜻도 세세하게 정리하고, TOEFL 단어집 같은 거 찾아서 어려운 단어들도 써놓고 있는데 효율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나마 나중에 뭔가 남기려고 정리했던 단어들을 Naver 단어장 기능(내가 Naver에 가입하고 나서 지식인 조금 써보고 유일하게 쓰고 있는 서비스가 이것이다 -_-)을 이용해 쭉 쌓아두고 있는 정도. 하아;

차라리 너무 길지 않은 흥미있는 기사거리를 찾아서 그걸 번역한다거나 하는 숙제를 내줬다면 독해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 좀더 즐겁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머리를 더 바쁘게 굴려야 하는 건 틀림없으니.)

이상 숙제하다가 자꾸 말려서 하는 푸념 끝.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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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2주년은 11월 23일이었는데 바로 아래 URP 글을 쓸 때까지도 까먹고 있었으니...-_-; 여튼 이제 daybreaker 등의 키워드에 대해 구글에서 첫번째로 검색될 정도가 됐고,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들어왔다는 사람도 많아지는 걸 보면 페이지랭크(...)가 높아지긴 높아진 모양이다.

그나저나 요즘 근황은 이렇다.

PS 기말 프로젝트 - 1v1 보드게임 Hepta AI

처음에 조교님이 짜준 Java 클라이언트 예제는 달랑 프로토콜을 wrapping하는 PSConnector 클래스 및 GameData 클래스 뿐이었다. (VC++로 준 클라이언트 예제는 말 그대로 알고리즘만 채워넣으면 될 정도였는데 Java를 별로 안 쓸 거라고 생각했는지...) 게다가 PSConnector 클래스에 몇가지 심각한 버그가 있어 삽질을 좀 했다.

결국 조교님께 얘기하여 완전한 형태의 클라이언트 예제를 받아냈는데, 내가 그동안 짠 클라이언트와 정확히 똑같은 버그 - 방어팀 쪽에서 패킷을 깨진 채 받는 - 가 발생, 결국 gg를 치고 말았다. 일단 GUI에 대한 추가점수가 있었기 때문에 GUI를 만들기 편하면서도 Java와 매우 유사한 C#으로 가기로 했고 클라이언트를 밑바닥부터 다시(-_-) 만들었다.

이번에는 Java에서 안 됐던 것들은 잘 되는데, 또 다른 데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_-;; 오늘 하루종일 삽질하다가 gg치고 성당 갔다오니 원인이 발견되었다. (역시 프로그래밍하다 막힐 땐 가끔 다른 일도 해주어야..) 매우 사소한 버그였는데, Java 쪽은 내가 짠 것이나 조교님이 짠 것이나 제대로 되어 있는 걸 보니 확실히 Java쪽은 뭔가 이상하다. (룸메 말로는 첫 게임은 밀려서 진행되고 두번째 게임부터 제대로 된다고 함-_-)

어쨌든 무려 multithread까지 써서 GUI 응답성까지 확보한 C# 클라이언트가 (거의) 완성됐다. 이제 나머지 팀원 2명이 짜고있는 Java AI 코드를 C#으로 포팅하여 테스트 및 최종 조율만 하면 될 것 같다.

.....그러나 이거 토너먼트 진행이 이번 금요일 오후 6시부터인데, 전날까지 숙제 2개 + 퀴즈, 그리고 그날 밤 12시까 또 숙제 1개... orz

동아리 회장 선거

11월은 동아리 회장, 총학생회 선거 등이 있는 달이다. 역시 내가 속한 SPARCS와 MR에서도 회장 선거가 있었다. MR의 경우는 종강 파티 겸 회장 선거를 하는 바람에 그날 스팍스 종강과 경곽 동문 기모임, 그리고 확률통계 숙제까지 겹치면서 결국 선거에 참여하지 못했다. SPARCS의 경우는 정모를 확대한 정기총회 형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무난히 참석할 수 있었다.

총 4명의 후보가 있었는데, 두 명은 자진 출마, 다른 두 명(나 포함)은 추천을 받아 출마했다. 첫번째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을 얻으면 바로 당선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득표 순위 2등까지 뽑아 재투표, 한쪽이 과반수를 넘게 표를 얻을 때까지 계속 반복한다. 간단한(...이라고 하지만 무려 1시간이나 걸린) 정견 발표와 질의응답이 이어진 후 투표에서 아쉽게(?) 한 표 차이로 1차 투표에서 떨어졌다. 사실 이미 하려고 계획 중인 일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얼마나 시간 투자를 할 수 있는가'하는 질문에서 그 부분을 솔직하게 얘기했고, 내가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어느 정도까지다라는 걸 밝혔기 때문에 그 정도면 잘 나온 거라고 볼 수 있겠다. 그렇게 해서 남은 2명의 후보를 가지고 무려 3번의 재투표를 거쳐 한 사람의 당선이 확정되었다.

갑자기 추천받는 바람에 미리 생각하지 못했었지만, 동아리 활동의 비중을 얼마만큼 조절할 것인가 하는 문제, 내가 하고 싶은 일들—TNF 활동, URP 연구, 부전공 코스? 등—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놓을 것인가 하는 문제들을 좀더 곰곰이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여전히 학업이 1순위이며, 나머지 활동들은 유연하게 +- 하면서 가야겠다는 것이었다.

*

어쨌든 벌써 12월에 접어들었다. 올해는 정말 본격적인 전공과목의 시작으로 빡센 해였고, 운전면허와 유럽여행 등 새로운 경험들을 했던 해였다. 이제 남은 프로젝트·숙제·기말고사를 무사히 끝내고 나면 URP 연구가 시작될 것이고, 곧 Supreme Commander도 출시되겠지. 내년도 즐겁게 살아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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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이 글에서 뭔가 로봇에 올인해보고싶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마침 딱 적당한 기회가 찾아왔다. 바이오시스템학과 바이오컴퓨팅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수중로봇개발!;;

포스터

연구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개별연구 학점도 딸 수 있고, 연구비나 개발 장비 등도 모두 지원받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물론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꽤나 빡셀 것도 같지만, 나름 해보고 싶었던 것이라 기대 중이다.

MR 사람들 중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수소문해 로봇 개발에 관심이 많은 한 후배 녀석과 함께 신청했고, 전체 팀 인원은 우리를 포함하여 6명이다. 실제 URP 연구는 한 팀당 최대 3명까지라서 제어 및 시뮬레이션으로 1팀, 실제 구현 및 제작으로 1팀 이렇게 2팀으로 구성하여 신청했다. (다행히 최대 지원 가능한 연구과제 수보다 실제 신청된 과제 수가 적어서 탈락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나는 굳이 말하자면 제어 및 시뮬레이션 쪽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간만에 또 빡시면서 뭔가 남는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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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두 개의 모임이 있었다. 하나는 Kaistizen님의 소개로 SK 아이미디어의 김용오 이사님을 만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Tatter&Friends MT였다. 간단히 후기를 정리하자면 학교 안에서 보여지는 바깥 세상에 대해 좀더 잘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숙제 내고, 학점 따고, 졸업 후 진로는 어떻게 하고.. 이런 일상적인 고민들과는 다른, 비즈니스 세계는 어떻게 움직이고, 기업들은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우리가 만든 것이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지, 앞으로 IT가 흘러갈 방향은 어떤 것일지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SK 아이미디어의 캠퍼스 미팅

(딱히 모임에 붙여줄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 일단은 이렇게 적는다.) SK 계열로 새로 시작한지 얼마 안 된 게임 개발사인 SK 아이미디어의 이사를 맡고 있는 김용님이 KAIST 전산과 학생 몇명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인재 구하기'와 함께 회사 소개 등을 했던 자리였다. 이런저런 잡담도 하고, 그 회사가 어떤 인재를 바라고 있는지 알려주기도 했다. "일하고자 하는 사람에겐 즐거운 회사지만, 출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차없이 혹독한 회사가 될 것이다"라는 게 가장 기억에 남았다.

사실 그 이사님보다는, 함께 왔던 소프트웨어 개발경력 15년차이셨던 분(명함은 받았는데 따라오신 두 분 중 어느 분인지 기억이..-_-;;)과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었다. 개발경력 15년이라면 30대 중후반부터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대부분 관리직으로 넘어가는 현실을 생각했을 때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문 경우다. 네트워크, 모바일,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가진 분이었다. 최근의 이공계 기피와 관련해서 여러 이야기들을 해주셨는데, 이제 사회는 어떤 직종을 하더라도 편하게 살게 놔두지는 않을 것이며, 다만 기본 baseline의 높낮이 차이가 있을지라도, baseline이 상대적으로 낮은 IT나 공학 관련 업종은 그만큼 사람들의 spectrum이 크기 때문에 KAIST 학생 정도라면 그 spectrum에서 상위에 올라설 능력이 충분히 있을 거라는 얘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baseline과 삶의 질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우스갯소리로 "의사는 본인이 행복한 게 아니라 그 가족들이 행복한 거다"라는 이야기도 했다. 현재 철밥통으로 여겨지는 공무원 사회조차 빠르면 10년 내에 지금의 형태로 유지될 수 없을 것임을 보고 있다고 했다. Kaistizen님의 경우도, 병특으로 몇 군데 업체에서 일해보고 느낀 것이, 자신의 능력으로 일정 수준의 회사들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깨달았을 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전까지는 자신이 없었지만 이젠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아직 내가 연구를 하게 될지, 취업을 해서 살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이 사회는 본인의 능력으로 '신분'을 바꿀 수 있는 곳이고, 따라서 KAIST라는 베이스를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곳이라는 얘기였다. 그 예로 그 개발자 분은 삼성전자 임원을 들었는데, 물론 임원이 된 후에도 삶은 계속 피곤하고,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오른 후에도 계속되는 경쟁이 있겠지만, 그 사람의 능력이 그만큼 인정받았다면 그런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거였다. 넓은 spectrum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나가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Tatter&Friends MT

지난 4월 14일 TNF 포럼이 만들어진 후로 처음 있는 MT였다. TNC/TNF 합쳐서 16명 정도(laziel님 소개로 미니보드 개발하시는 분도 오셨다)가 연세대 정문에 모여(마침 리처드 스톨만의 강연회가 있었기 때문인데, 숙제-_-때문에 못 간 것이 아쉽다.) 경기도 양평의 한 펜션으로 이동했다. 즐거운 잡담과 놀이 분위기도, 또 심각하게 태터툴즈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보기도 했다. 밖에서 바베큐 파티도 하고, 사람들과 함께 적분게임, 베스킨라빈스 등의 놀이도 하고, 또 모닥불을 지피고 둘러앉아 심각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온라인에서만 서로 보다가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재회의 기분도 느껴보고, 태터툴즈 1.1 발표와 관련한 이야기들도 하고...

태터툴즈로 '무언가'를 해보려면 우선 블로고스피어의 전체 참여자의 절대 수치가 늘어야 한다—현재 나타나는 시스템적인 문제들 중 상당수는 시간과 인원수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사용자의 입맛에 맞추려고만 하다보면 정작 우리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표류할 수도 있다—설령 쓰기가 어려워도 그걸 감수할 만한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명품 자동차를 사는 사람은 그 자동차가 가진 세세한 기능이나 장점들을 다 인식·사용하지 않는다—단지 그렇다는 느낌을 사는 것이다, 우리는 태터툴즈가 (실제로 다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무한한 확장이 가능한 publishing platform으로 인식되도록(실제로도 그렇게) 해야 한다, 사용자 지원 부분을 갈아엎을 필요가 있다, 나는 패러다임이 변하는 이 시기에 내 아들이 '아빠는 그때 뭐했어요?'라고 물었을 때 자신있게 대답할 만한 것을 하고 싶다…….

모닥불에 둘러앉아 각자 돌아가면서 말한 것들이다. 짤막짤막한 이야기들이었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블로깅 툴을 만드는 사람들이, 그렇게 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또한 현재와 과거를 바라보지 않고 항상 그 다음을 보는 것. Blog 다음은 무엇이 될까? Blog를 이용한 커뮤니티의 발전? 그 다음은? 나로서는 정말 느끼고 배울 것이 많았던 대화였다.

돌아오는 길에, 노정석님의 차를 타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과거 전설적인 해킹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셨고, 보안업체 Inzen의 설립에 참여하기도 하셨으며, 한때는 자동차 경주에 푹 빠져 레이서 생활까지 한, 매우 특이한 경력을 가진 분이다. 지난 LiveBlog 때 처음 만난 이후로 지금까지 TNF를 통해 계속 연을 맺어왔는데, 이때 좀더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다면 다른 것들을 모두 잊어버리고 한 분야에 1~2년 정도 투신했던 것이, 많은 것들을 잃긴 했지만 반대로 자신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었다는 얘기부터, '앞으로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가'하는 질문도 남기셨다. 또한 세상은 소위 '공부 잘하는 사람들'에 의해 돌아가는 것이 아님을 깨닫기까지, 가장 어려운 게 사람 공부라는 이야기도 해주셨다. 이른바 비즈니스를 해온 분으로서 자본주의에 기반한 사회 시스템에 대해 상당히 예리한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겉으로는 아닌 척 하시지만 딱 드러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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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학업에서 벗어나(....덕분에 이번 PS 숙제는 말렸다! 하하-_-)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보다 넓은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학교 안에서 당장 다음 학기 무슨 과목 듣지 이런 고민을, 숙제 듀 걱정하고... 하지만 궁극적으로 내가 무엇을 위해서 그것들을 하는지 되짚어보고, 내가 세상에 가치있는 사람으로 남기 위해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지 잘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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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PS 수업 시간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진행되었다. 마지막에 시간이 좀 남아서, 전에 숙제로 풀었던 ACM ICPC 예선문제들을 어떻게 풀었는지 설명하는 시간을 만들었는데, 그 중 F번 금고 문제를 푸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가장 typical하게 푸는 해법은 대충 다들 알고 있는 분위기였다. 그러다가 전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한 학생(아마도 한 살 많은 3학년인 것 같음)이 Linear Algebra(-_-)로 문제를 더 확장한 임의의 경우에 대하여 polynomial 시간 안에 푸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 분이 약 20여분 간 설명하면서, 물리학에서는 이런 테크닉을 일반적으로 쓰는데(물리과 복수전공임-_-) 이 문제에 적용하면 어떨까 했더니 order of n^6 안에 이런 류의 문제를 모두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고, 문제 특성을 이용한 최적화를 통해 n^2까지 줄였다면서 설명한 주요 골자는 금고 grid를 하나의 vector로 표현하고, 문제에서 금고 손잡이 돌리는 동작을 다시 하나의 vector로 표현해 n^2 x n^2 matrix를 만들어서 문제에서 제시된 현재 상태로부터 초기 상태까지 가는 operation을 어찌어찌 잘 하면 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런 방법이 Pattern reconginition 분야에서 많이 쓰이고 있으며, 필기 인식을 4x4 matrix 정도로도 상당한 정확도로 계산할 수 있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_-;

다른 사람들은 그 설명을 보면서 다들 감동 or 관광(...)타는 분위기였고, 교수님도 extra point를 주라며 조교한테 얘기하셨다. (뭐, 이미 지금까지 해온 숙제들을 보면 A+이 아닌 게 이상하겠지만..)

역시 세상은 넓고 머리 좋은 사람은 많다. (우리들 사이에서는 '본좌'라고 부른다.) 검색엔진을 개발하시는 고감자님의 블로그를 보면서 선형대수학과 확률 통계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고 있던 차였는데, 이런 문제도 선형대수학 테크닉을 활용해서 저렇게 멋지게 풀어낼 수 있는 걸 보니 정말 수학의 중요성을 절감할 수 있었다. 하아.. 그나저나 이번 선대개 재수강은...ㅠ_ㅠ

ps. 역시 polarnara님처럼 선대를 한 네 번은 들어야 하는 것일까. (....)

ps2. 이참에 물리과 복수전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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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MR 20주년 총회가 끝났다. 사실 뒷풀이로 술을 더 마실까 했었으나 이미 폭탄주 한 잔 마시고 속이 좀 안 좋았던 터라, 또 노트북 등등 짐도 가져와야 해서 먼저 들어왔다. (그래도 술 마시기 전 뷔페를 잔뜩 먹어놔서 그나마 좀 낫다-_-) 전에 틀만 대강 잡아놓고 본격적인 작업은 어제 오후에서야 시작했던 웹회지는 그야말로 초벼락치기로 얼추 마무리했다;; (무려 시작 1시간 전에 완성, 지욱형 컴퓨터에 있는 초고속 레코더로 구우니 660MB짜리가 약 130초만에 구워져 30여장을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20주년...이라고 하면 1기 선배가 86학번, 2기 선배가 87학번이다. 내가 87년생이니 그야말로 까마득하다. 선배들이 했던 많은 이야기들 중에 생각나는 건, 자기들도 20년 후에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전혀 생각지 않았는데 막상 이런 날을 맞고 보니 기록(사진 등)을 잘 남겨두는 것이 정말 중요하더라, 엔지니어가 여러분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보다 많은 분야에서 이공계 출신을 원하고 있다, 젊을 때 투자할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은 바로 시간이다—뭔가 건더기를 남길 만한 것에 투자해라 등. 몇몇 선배분들의 인생 세미나(..)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소개(전자공학이나 로봇 등)도 있었다. 그 당시의 사회상과 지금의 사회상, 또 그분들이 인식하셨던 세상과 우리가 인식하는 세상에는 분명 차이가 있었지만, 순수하게 무언가를 좋아해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을 수 있는 열정만은 같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최초의 미로 로봇 대회 주최, 로봇축구대회 주최 등의 역사와 그에 실제로 참여했던 선배들을 보면서, 또 심지어는 8051칩용 상용 컴파일러가 비싸다는 이유로 직접 컴파일러를 만들었다(....)는 선배도 보면서, 순수한 열정으로 이뤄내는 것에는 그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것도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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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내가 담당했던 이번 웹회지는 python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이번에는 로컬에서 수동으로 일일이 html을 파일을 만들지 않고, 웹서버에서 php를 이용해 반복되는 부분들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통째로 다운받았을 때) 디렉토리의 구조화를 위해 .htaccess로 mod_rewrite 설정을 사용했다. 그런 다음 WebCopier라는 프로그램으로 통째로 다운받고, 용량 문제로 1byte짜리 가짜 파일로 처리했던 이미지나 동영상 등을 실제 데이터로 바꿔주었다.

이 과정에서 이름이 모두 제각각이었던 사진 파일들의 이름을 대량으로 변경하는 것과, WebCopier 프로그램의 버그로 인해 일부 css나 링크의 상대 주소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문제들을 python 스크립트를 이용해 아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만약 이걸 몰랐더라면 엄청난 노가다질을 해야 했을 것이다. 예전 같으면 과학전람회 실험데이터 처리용으로 만들었던 macro 프로그램을 썼겠지만 새 컴퓨터에 VB 런타임 까는 게 귀찮아서 python으로 짠 게 결과적으로 더 빨리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파이썬 만세!;

또한 이번엔 mootools를 사용하여 간편하게 javascript 애니메이션을 구현했다. 예전에 prototype을 쓸 때와는 사용방법이 좀 다른 것들이 있어서 삽질을 좀 했지만, 다행히 시간 내에 모두 해결할 수 있었다. 또한 php를 써서 중복 부분을 처리했기에 지난번 회지처럼 노가다를 줄이기 위해 iframe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인쇄용 stylesheet도 매우 깔끔하게 만들 수 있었다. 다만 역시 문제는 Internet Explorer. 그나마 7.0이 나와서 조금 낫긴 하지만 만들다 만 듯한 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시간 관계 상(하루만에 벼락치기했으므로-_-) IE6 이하 버전에 대한 hack 지원은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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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도 어떤 한 주제의 로봇을 딱 정해놓고 올인해서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선배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학점이나 다른 자기 시간을 포기하고 그렇게 해볼 수 있을까. 어렸을 때 레고로 도시를 조립하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밤을 새봤던 기억이 난다. 물론 SPARCS에서 진행하고 있는 각종 프로젝트나 Tattertools, MetaBBS와 같은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지만, 역시 직접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물건을 만드는 것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과는 다른, 뭐랄까, 좀더 인간적인 애착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로봇을 만들고 싶었던 어렴풋한 로망을 한 번 불태워보고 싶다. (그러나 숙제와 프로젝트가...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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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20주년 총회는 끝났다. 첫번째 10년은 마이크로마우스, 두번째 10년은 로봇축구였다면, 다음 10년은 무엇이 동아리의 메인 테마가 될까.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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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남표 총장의 학부교육 개혁안 때문에 말이 많다. 전과목 영어강의화, 재수강 3개 제한 등 논란이 많은 것들부터 시작해서, 리더십 강화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 등을 도입한다는 얘기도 있고, 학과장들이 학과 운영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한다든가 하는 긍정적인 변화들도 보인다.

그러나 KAISTIZEN님이 지적하신 것 중에 마음에 와닿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동아리에 관한 것이다.

SPARCS에서 매년 나오는 얘기였고, 지금도 한창 논의되고 있는 것이 "동아리의 정체성"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가 하는 주제다. 시스템 프로그래밍을 다루긴 하지만 실제로 하는 프로젝트들은 전부 웹에 관한 것들이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걸 하려면 어떤 내용을 다루어야 하겠는가, 학교 수업에서 배울 수 없는 부분들을 커버하려면 신입생들에게 어떤 것들을 가르쳐주면 좋을까 등등.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어떤 내용을 다루든 어떤 것을 가르치든 어떤 프로젝트를 하든, 동아리원들이 마음 놓고 동아리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교내에서 활발한 활동으로 가장 실질적인 성과를 보이는 동아리 중 하나인 SPARCS에서조차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정도다. MR의 경우도, 지난날 화려한 과거(로봇축구대회 등등)를 뒤로 한 채, 최근 몇 년 동안 이렇다 할 활동이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건, 정말 밤새서 로봇에 대한 열정을 불태울 만한 "용기"가 이젠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나는 KAIST 전체 학생들로 봤을 때 학점으로 치자면 중상위권에 속한다. 그런 만큼 학점 관리를 위해서나, 내 자신의 공부에 대한 만족을 위해서나, 학업 자체에 들여야 하는 시간이 매우 많다. (그나마 과학고를 졸업했기 때문에 KAISTIZEN님에 비해서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만한 학업 성적을 계속 유지해간다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얻은 것은 학교 수업만으로는 절대로 채워질 수 없는 귀중한 경험과 기술들이었다. 하지만 막상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도, "이런 것을 해보겠다"라고 말만 해놓고 정작 실제로 실행하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그렇다고 해서, 수업을 널럴하게 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학생들이 나태한가"하는 문제는 굉장히 심사숙고해봐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나태한 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학고를 나온 아이들 중에 그런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초반에 적응이 쉬웠으니까.)

내가 보기에, 근본적으로 학부 교육을 개선하려면, 학생들이 KAIST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자신의 목표를 확립해갈 수 있도록 유도해주어야 한다. 과학고에서 KAIST를 오는 경우, 상당수의 학생들이 "남들이 가니까"라고 따라오는 경우가 많고, 학과를 선택할 때도 "내가 이런 것을 잘 해왔으니까" 혹은 "고등학교 때 경시를 이쪽 분야를 했으니까"라고 선택하는 경우가 꽤 있다. 나는 비록 KAIST는 묻혀서 왔을지라도, 학과 선택이나 매 학기 수강 신청 등은 정말로 내 진로를 계속 고민하면서 했고, 그렇기에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해 참여하고 있다. 보다 많은 학생들이 그러한 자세를 가지고, 나 또한 더욱 의욕을 불태울 수 있게 하려면,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긍지가 없다는 건 아니나, 좀더 열정적인 면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가뜩이나 빡센 전공 수업들을 들으며 목표를 확립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방황하게 놔두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지, 수업 자체를 더욱 빡세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오히려 학부 교육을 개선하겠다면, 수업 자체의 질을 개선하는 쪽으로 갔으면 한다. 질을 개선하는 것과 학업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다. (현재 총장이 제안하는 정책들이 모두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몇몇 정책은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고, 좀더 긴 관찰 기간이 필요하다.) 이미 기존 동아리의 활동이 위협받을 정도로 학업에 대한 부담은 상당하다. 다만 학업을 아예 포기하게 만드느냐, 아니면 모두가 열심히 노력할 수 있게 잘 이끌어주느냐. 잘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동아리를 통해 학교로부터 얻을 수 없는 다른 무언가를 얻을 기회 또한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그렇게 공부를 함으로써 어떤 가치를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ps. 덤으로, 제발 식당밥 좀 맛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