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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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조금 전에 선형대수학개론 중간고사가 끝났다. 문제 자체들이 어렵다기보다는, 헷갈리게 만들거나 계산이 아주 초노가다였다. (이를테면 6x6 행렬의 determinant를 구하라든가, 4x5 행렬의 LU factorization 등) 원래 내가 계산이 좀 약해서 꼭 이상한 곳에서 실수를 많이 하는데 아주 치명적이었다. -_-

끝나고 토끼군과 대충 답을 맞춰보니 한 두개 틀리거나 조금 실수한 게 있는데, 기존 족보의 채점 기준으로 봐서 크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가장 큰 변수는 계산실수 여부. 심지어 제출 직전에도 계산 실수를 발견해서 다시 계산해서 냈는데, 다행히 그 문제는 맞았다. -_- 다만 n번 틀려서 n번 고치는데, 혹여나 n-1번 고친 게 있을까봐 걱정될 뿐이다. ㅁㄴㅇㄹ

제발 노가다 계산은 싫어~~ ㅠㅠ (그래도 끝까지 최대한 고쳐서 냈으니 그 성과가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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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에 데이터 구조 중간고사를 마쳤다. 다행히 문제 자체는 별로 어렵지 않았는데, 서술형을 모두 영어로 써야 했기 때문에 의미 전달이 정확하게 될지가 걱정이다.

Stack과 Queue의 차이점, (java 방식의) Exception을 사용했을 때의 장점, Queue와 Priority Queue의 차이점 등이 서술형 문제로 나왔고, 숫자에 콤마 찍어서 표시하는 코드 짜는 것과 지수승 계산을 최적화하고 그 시간복잡도를 근사적으로 계산하는 문제가 나왔다.

다 어렵지 않게 풀었는데, Priority Queue가 Queue를 확장된 것으로 생각하는 바람에 괜히 안 써도 될 말을 써서—그러니까, 같은 수선순위를 가지는 element들이 있을 때 그것끼리는 나오는 순서가 따로 보장되지 않는데, 그걸 Queue와 동일한 방식으로 처리한다고 했던 것이다—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부분 점수는 충분히 받을 것 같긴 하다)

아무튼 첫 시험이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다. 이제 내일 저녁까지 선대개로 달리는 거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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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내일 모레부터 중간고사입니다. -_-

과목요일시간
Data Structure목요일PM 1:00 - 4:00
선형대수학개론금요일PM 7:00 - 10:00
프로그래밍 기초월요일AM 9:00 - 11:00
미적분학2수요일AM 9:00 - 12:00

여기서 프로그래밍 기초는 대략 DS 덕분에 자동으로 다 배운 셈이군요. 학점인정시험을 볼까 하다가 java를 처음 써보는 거라 그냥 들었는데, DS에서 너무나 빡세게(?) java를 배웠기 때문에 지금은 그냥 패스 시험치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실제로 기출 문제 보면 노가다일뿐.) 따라서 그 과목은 시험 볼 때 실수하지 않게 조심하면 따로 공부할 필요는 전혀 없을 것이고, 문제는 선형대수학개론과 미적분학2, 그리고 Data Structure가 되겠군요.

DS에서 배운 내용이 그리 어려운 건 없었는데, 어쨌든 전공과목인 만큼 수준은 꽤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른 것보다도 수업 시간에 했던 시뮬레이션 부분은 좀 공부를 해야 될 것 같군요. 그리고 선형대수학개론...은 대략 족보를 보니 계산 노가다. -_-;; (only row reduction -_-) 역시 계산 실수 안 하게 연습문제를 많이 풀어봐야 할 것 같네요.

대망의 미적분학2..는 역시나 가장 골칫거리가 되겠습니다. -_- 그나마 다행인 건, 금요일날 선형대수학개론이 끝나면 사실상 화요일까지 미적분학에 올인할 수 있다는 것이죠. 대략 책에 있는 연습문제 한 번씩 다 풀고 족보 한 두 번 정도 푸는 건 최소 목표로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아, 그리고 스튜어트의 일반물리학2는 중간고사 없이 기말 한큐입니다. Open Book + Open Time의 압박이 심한데 기말고사 때 장난 아닐 것 같군요..ㄱ- 그리고 실내악앙상블은 12월 4일날 공연인데, 현재 상황으로 봐선 어찌될 지 잘 모르겠고.. 인간과 기계는 수업 안 빠지고 가끔씩 나오는 숙제만 잘 하면 될 테고.

일단 이번 중간고사 끝나면 MR 총회 준비 및 로봇 프로그램 제작, 그리고 CSS Reboot 이벤트를 위한 홈페이지 리뉴얼 등등 할일이 산더미 같습니다. 11월 중순 쯤 되면 조금 시간이 날 것 같고(이때 군대 간 제 형이 전역하는군요!), 11월 말에는 실내악 앙상블 공연 준비, 그리고 그거 끝나자마자 기말고사에 올인 모드가 되겠습니다. -_-

대략 기말고사 끝나면 바로 크리스마스이고 며칠 좀 쉬다가 내년 1월에는 운전면허-_-를 딸 계획입니다. (이쯤에서 디토군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MetaBBS 언제 만들어요~~~~ -ㅅ-;;)

하여간 중간고사 무사히 지나가기를....

덧. 따라서 이 기간 동안 블로깅이 좀 뜸할지도 모릅니다. (시험 후기 정도는 올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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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기 교수님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강의였던 인간과 기계 수업이 있었다. 저번 시간에 설명했던 리더십은, 겉으로 드러나는 리더로서의 기본 자질·능력에 관한 것이었다면, 오늘 다룬 내용은 리더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었다.

미국에 유학 갔다가 반도체 회사에서 일하면서 얻은 management training 이야기, 자기가 진정 살고 싶은 삶을 찾아 온 세상을 두루 돌아다녔다는 헨리 라우웬의 “영적 발돋움” 책 등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 일에 대한 사랑과 사람에 대한 사랑이 리더십의 근본이며 그 둘이 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적 발돋움” 책에 대해서, 지속적인 자기 성찰을 통해 외로움을 고독으로 승화시키고, 그 고독의 바탕 위에 다른 사람들을 적대(hostility) 대신 환대(hospitality)를 하며, 종교의 경지에 다다라서는 신에 대한 환상 대신 기도를 하는 자세를 가지라는 것이었다. 자기와 자기와의 관계, 자기와 남과의 관계, 그리고 자기와 신과의 관계를 차례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했던 이야기는 그러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모두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며, 그래야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마음을 열어준다는 내용이었다.

이걸 들으면서 딱 들었던 첫 생각은, 약간 의외일지 모르나,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거였다. 나는 부모님과 대화를 굉장히 많이 하는 편인데, 정림건축에 입사해서 신입 사원부터 시작해 부사장 자리까지 여러 직책을 두루 거친 아버지를 보면서, 또한 내가 어렸을 때부터 테니스 클럽 회장, 부녀회장, 동대표회장, 학부모회장 등 지역사회 단체 활동을 많이 하셨던 어머니를 보면서, 또한 그 두 분과 대화를 하면서 얻은 생각과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이다. 단지 교수님을 그것을 한 시간 반 수업에 농축시켜, 한 번에 감동적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하였을 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에 든 생각은 조금 달랐다. 가장 먼저 궁금했던 것이, 과연 이 세상에서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솔직하게 다 드러낸다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사실, 내가 어느 정도 성장하고나서부터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어준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고, 또 무조건 그래서도 안 된다고 직간접적으로 배워왔다. 아무리 자기가 잘 해도 따라오는 시기와 질투는 리더로서 정말 엄청난 자기 희생과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감내하지 않으면 없앨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생생하게 보아왔다. (단적으로, 우리 어머니께서는 동대표회장을 하면서 고소 당해서 법정까지 다녀오셨었지만, 결국은 다른 사람들이 모두 어머니가 옳았음을 인정하고 있다)

누군가가 나서서 힘든 일은 하겠다고 책임을 지면, 올바른 follower가 되어 그 사람을 보좌하고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옆에서 욕하고 흔들어대고, 또 앞에서는 입에 발린 말만 하면서 뒤에서는 이간질하고.. 이것을 부모님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생생히 보아왔다. 원래 리더라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님은 안다. 하지만 아직 내가 본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덜 익었다.

내가 초등학교 때만 해도 상당히 열심히 질문·발표하고 내 의견을 많이 표출했었다. 그러나 중학교·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다른 사람들 눈에 그것이 "잘난 척"으로 비춰지고 있음을 알게 되고부터 그런 걸 꺼려왔다. 내가 알고 모르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일까? 물론 그렇게 하는 데에도 어느 정도 요령이 필요하겠지만, 겸손하고 오만하고를 떠나서 일단 누가 잘 하면 곱게 못 봐주는 풍토부터 없어져야 한다. (물론 나 자신도 완벽하게 그렇지는 못하지만,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누구나 리더십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리더가 되는 데 필요한 마음 가짐, 태도, 준비 자세는 잘 모르는 것 같다. 리더는 외롭다. 하지만 그것을 고독으로 승화시켜야 하며, 또한 일과 사람을 같이 사랑함으로써 조직에서 최대의 능력을 끌어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을 품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그건 너무나 자기 희생을 많이 요구한다.

외롭고 힘들지만 뛰어나고 인정받는 leader가 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리더를 잘 보좌하고 인정받는, 조금은 편한 훌륭한 follwer가 되는 것이 좋을까.

덧. 쓰다보니 부정적인 글이 되어버렸다. 리더십은 사실 그러한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더욱 빛나는 것이리라. 리더가 되고 싶다면 그만한 각오는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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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 프로젝트 마무리를 짓기 위해, Ranking 클래스의 기본 구현을 끝내고, UI 정리를 하기 위해 Java의 JTable 컴포넌트에 대한 예제를 찾으려고 구글을 뒤졌다.

검색어는 "Java jtable"이었는데... 이럴 수가, 제대로 낚였다! (퍼덕퍼덕)

Google search result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 뜨는 한 사이트다. 얼핏 보고 클릭했더니 성인 사이트였다. -_- 그러니까, 사람들이 자주 찾는 검색어를 가지고 dummy 페이지를 생성해서 바로 성인 사이트로 리디렉션시키는 것이다. (요약글을 자세히 보면 전혀 의미 없는 단어들의 나열임을 알 수 있다)

구글이야 자동화된 봇으로 이 정보를 수집했겠지만 어쨌든 낚인 건 낚인 거다.

덧. 그러고보니 이런 스팸 키워드가 있을 정도면 JTable이 사용법이 어렵긴 어려운 것 같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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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MBC 대학가요제 = 2005 MBC 대학가요제가 그 스물 아홉 번째 만남을 통해 대학생활 최고의 추억을 선사한다. 김용만과 이효리가 진행하는 이번 대학가요제는 15일 대전 KAIST 잔디광장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과학과 자연의 만남을 모토로 대학생들만의 순수한 열정의 무대를 만든다. 여느 해보다 수준 높은 음악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친 13팀이 본선에 진출했으며 특별공연도 마련된다. 노홍철이 참가자들과 함께 '나는 문제없어'를 부른다. Buzz와 샌드페블즈의 여병섭은 1977년 대상 수상곡인 '나 어떡해'를 함께 부른다.

출처 : 네이버 뉴스검색

...

피아노 치고 매점에 내려오니, 몇몇 친구들이 대학가요제 보러간다길래 그냥 구경이나 할 겸 같이 따라갔었다. (끝까지 다 보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무대 구경만 하고 이따가 기숙사 휴게실에서 TV로 하이라이트 같은 것만 애들이랑 같이 볼까 생각 중이다—실은 그것도 귀찮아서 안 할 가능성이 농후.)

창의학습관 근처부터 노란색 줄로 이리저리 둘러서 사람들이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게 해 놓았다. 과학도서관 뒤쪽으로 돌아가니 오리연못 다리와 동산(?) 사이 길에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중고생들이 눈에 많이 띈다) 리허설을 하느라 김용만과 이효리가 수상식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음량이 엄청나서 사실상 과학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건 불가능할 것 같다. (어차피 토요일이라 일찍 문을 닫긴 하지만.. 유리챵이나 안 깨질까 모르겠다-_-)

대략 세종대왕 동상은 객석 한 가운데 들어가 있고-_-; 작은 의자들을 아주 빼곡하게 채워놓았다. 무대 설치는 저번 월요일부터 시작했는데, 그동안 쿵쾅거리면서 열심히 만들었는지 그럭저럭 볼 만하다. (어제 밤에 "달밤의 체조"를 하고 온 룸메가 리허설하는 걸 봤는데 멋있었다고 한다. 차라리 리허설만 볼걸 그랬나.-_-)

가장 특이했던 점은, 창의학습관 1층의 대형휴게실을 분장실로 쓰고 있다는 것. -_-;;; 처음에 갈 때는 별로 신경을 안 쓰서 몰랐는데, 올 때 보니까 거울에 화장품 등등이 놓여 있는 것으로 봐서 분장실로 쓰는 모양이다.

쩝. 사고나 나지 않고 그냥 무사히 잘 끝났으면 좋겠다. (하필이면 다음 주부터 시험인데 이런 행사를...ㅁㄴㅇ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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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날, 드디어 그 엄청난 숙제(100페이지 분량의 책 읽고 prequestion 답장을 10페이지 정도로 쓰는..-_-)의 숙제를 내 주셨던 전자전산학과 김충기 교수님의 수업이 있었다.

과연 어떤 분이실까 궁금해하며 수업에 들어갔는데, 어쩐지 분위기가 안 좋았다. 동아리 선배인 한 형이 교수님에게 집중 공격(?)을 당하고 있었는데, 내가 짐작하기로 숙제가 많았다거나 정도의 말을 한 것 같았다.나중에 알고보니 수업 시작할 때 불미스런(?) 일이 생겨 교수님 기분이 별로 안 좋으셨었다고 한다. 결국, 그 형은 교수님 대신 수업을 진행하라(!)는 명령을 받고 자기가 해온 숙제를 발표해야 했다. -_-;

그때까지만 해도 '뭐 이런 냄새스런-_- 교수가 다 있어' 그러는 분위기였는데, 수업 내용을 듣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주제는 예고되었던 대로 “과학기술자의 리더십”이었다. 그 형 다음으로 기계공학과 학생이 나와서 발표를 했고, 그 두 번의 발표와 질의응답을 통해 미래의 리더상은 대략 미래예측, 행동력(추진력), 주변 사람들로부터의 믿음, 의사소통 능력 정도로 좁혀졌다. (이 외에 내가 제시했던 과학적 윤리관이나 공익성 여부 판단 능력도 목록에 들어갔다)

일단 교수님은 잘 했다고 칭찬해주신 다음 본격적으로 자기 이야기를 풀어나가셨다. 오우가를 예로 들면서, 항상 반대로 생각해보면 의외로 쉽게 답을 얻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하고, 자기가 책 속의 등장 인물이었던 사사키 다다시와 이한빈 박사를 만났던 경험을 말하셨다. 그러면서 정리한 리더십은 다음과 같았다.

  • 선진국형 미래 예측과 후진국형 미래 예측 : 선진국은 자신의 역사와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미래를 만들어나가지만, 후진국은 선진국의 현재를 자신들의 미래로 삼는다. 우리나라가 어떤 큰 사업을 하고자 할 때 항상 외국을 벤치마킹하는 것은 후진국형 미래예측에 불과하다.
  •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 한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미래를 예측하면, ㅤㅈㅓㄼ은이들은 그들의 패기와 열정으로 그 미래를 만들어간다.
  • 리더는 혼자서 존재할 수 없다. 따라주고 믿어주는 사람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 그들은 모두 다른 선진국의 당시 현재를 보지 않았고, 자신들의 상황을 보고 판단하여 미래를 만들어냈다.

이런 이야기를 아주 효과적으로 잘 전달되도록 유창하게 풀어나k갔고, 처음의 어색하던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이 모두가 집중했다. 간만에 감동적인 강의를 들었다고나 할까. 인간과 기계 수업들이 대체로 내용이 좋았고, 수업이 끝나면 교수님께 박수를 치곤 했었지만 이번에는 특히 두드러졌다.

수업이 끝난 후, 동아리 선배와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갔다. 리더십에 대해 말하다가, 러플린 총장 얘기가 나왔다. 얼마 전 가동된 학사관리시스템 개발 프로젝트가 실은 그의 발상에서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러플린은 오픈소스 쪽 경험이 전혀 없는 정보시스템연구소에게 오픈소스 방식을 사용할 것을 지시했었고(강제적인 것 같지는 않다), 심지어 운영체제로 RedHat을 꼭 써야 한다는 말도 했었다고 한다. 물론 그 자체로 봤을 때 지금보다야 충분히 개선된 방향이긴 하지만, 과거와 현재의 상황을 모르는 상태에서 무조건 미래지향적으로만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역사 교육을 중요시한다고 한다. 다른 나라의 현재를 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기 위함이다. 러플린 총장은 아직 이런 면에서는 부족한 듯 싶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 기대하는 건, 그가 언제든지 다른 사람의 충고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며, 어쨌든 현 상황의 카이스트에 어떤 식으로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이야기가 잠시 샜지만, 이번 수업은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수업을 듣고 나서 뭔가 많이 남았다라는 생각이 드는 몇 안 되는 수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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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4시부터 Cultural Technology 대학원 정기 세미나가 있었다. 주제는 MIT Media Lab에 대한 소개로, 거기서 직접 Walter Bender 교수가 오는 것이다. 그 시간에 CS101 (프로그래밍 기초) 실습 시간이 있었지만 문제가 쉬운 거였기 때문에, 조교한테 미리 연락해서 따로 검사받고 수업을 빠져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갔다. (그러나 한 시간만에 상대론적 시간, 길이, 속도, 에너지, 운동량, 질량을 다 정의하고 E = mc2까지 나온 '일반'물리학 시간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OTL)

세미나 내용 자체는 간단했다. MIT Media Lab의 설립 배경, 초창기의 연구 분야, 앞으로 연구해나갈 방향 등을 소개했고, 이번에 나온 100달러 짜리 랩탑 컴퓨터에 대한 질의응답도 있었다.

MIT Media Lab에 대한 초창기 연구 과제나 설립 배경 등은 홈페이지(http://www.media.mit.edu)에 나온 것과 다른 특별한 내용이 없었다. 다만 눈에 띄었던 것은, 앞으로 차기 연구 과제와 동향을 설명하는 부분이었다. Open Source, Open Communication, Open Knowledge를 통해 "Being Open"을 지향한다는 거였는데, Open Source에는 Linux, CPAN Mozilla (프레젠테이션에 Firefox 아이콘이 큼지막하게 들어있었다!) 등이, Open Knowledge와 Open Communication에는 Blog, Wikipedia, Google, Flickr, Ning, ConceptNet 등을 예로 들었다. 감동의 순간! -_-;

물론 MIT Media Lab이 웹 관련한 것만 다루는 곳은 아니지만, 앞으로 몰고 올 변화의 중심에 이것들을 고려한다는 것은 이미 웹이나 전산 계열에서만의 의미를 벗어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는 게 중요하다. Human-Computer Interaction, Human Augmentation 등 인지과학이나 정신과학, 전산학, 기계공학, 재료공학 등을 아우르는 분야도, 앞으로의 발전에 "Being Open"이 중요해진다는 얘기다.

한편 블로그 세상에서도 화제를 모았던 100달러 짜리 랩탑 컴퓨터에 대한 이야기도 했는데, 당장 내년부터 5백만 대의 생산에 들어갈 거라고 한다. 그 제품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한 사항은, 그것이 아이들의 생활에 직접 파고들고(being one of children's life), 정보 소비의 기능뿐만 아니라 정보 생산의 기능도 갖추게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eBook 모드나 Game/Theater 모드 외에도 약간의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는 키보드나 터치패드를 추가한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 제품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얼마나 편리하게 만들었을지 자못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세미나를 마치고 질의 응답 시간이 있었다. 담당 교수님이 한국어로(-_-) 어느 학생한테 살짝(?) 부탁하여 Media Lab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되겠느냐라는 질문을 했다. 답변은 "Passion, and your ability verifiable." (영어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서 재구성) 열정과,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본인 실력에 대한 증거. 이것을 요구했다. 요 며칠 동안 드는 생각인데, 정말 실력만 된다면 여기로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일단 하는 분야들이 다 내가 관심있고 흥미를 느끼는 분야고, 전산 관련 지식이나 산업 디자인 등이 무궁무진하게 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

덧/ 한 가지 황당했던 점은, MIT Media Lab 홈페이지가 무려 HTML 3.2 Final로 작성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_-;

덧/ 보통 한 사람이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할 수 있는 인원수는 150명이라고 하는데, rule of 150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숫자가 150명을 초과했을 때, 어느 정도까지는 그 효율이 낮지만, 수십만 단위로 커지면 급격히 증가하는 일종의 liquid state가 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rules of 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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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피아노 연습을 하다가 갑자기 나도 모르게 어떤 멜로디 라인을 만들고 있었다. 마침 메트로놈이 없어 노트북으로나마 임시로 메트로놈을 만들어 쓰고 있었고, 그 멜로디 라인을 바로 정리해서 악보로 저장할 수 있었다.

아주 짤막하고 간단하지만 역시 내가 가진 스타일이랄까, 그런 게 나오는 것 같다. 내 스타일이라면, 아직 새로운 시도를 더 해봐야겠지만, 단음 멜로디 라인과 화음으로 이어지는 중간부, 그리고 다시 앞 멜로디가 조금 더 화려하게 재현되고 끝나는 종결부의 형태에서, 밝고 명랑한 것 같지만 나도 모르게 멜로디 속에 우수 같은 게 들어있다고나 할까. 어떻게 생각하면 중간중간 들어가는 단조 화음들 때문이라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으나, 화음이나 반주 없이 멜로디만 생각했을 때도 뭔가 아련한 느낌이 있다. (나 혼자만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내가 중학교 3학년 때 서너 곡 정도를 제대로 만들어놓고 나서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하나의 곡으로 완성시키지 못한 영감들이 많이 있는데, 이번 건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꿈 속에서 피아노를 치는데, 갑자기 악보가 든 작은 통이 눈에 띄어서 거기서 악보를 꺼내 치니까 굉장히 아름다운 곡이 있었던 경우도 있고(정확한 음악적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악보의 구성은 생각난다), 혼자 흥얼거리다가 생긴 멜로디도 있다.

어제 밤늦게까지 데이터 구조 과제물을 하고 아침에 느지막히 일어났다. 오늘도 피아노 치는 꿈을 꾸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했다. 더 짧게 스쳐가버렸지만 분명히 무언가 '곡'이 있었다. 아직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영감을 얻는 원천은 자유로운 상상과 꿈—그것이 잠자다 꾸는 꿈이든 이상으로서의 꿈이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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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물리학 수업이 날이 갈수록 그 정도를 더해가고 있다. 일단 숙제를 보면 기본적으로 벡터의 테일러 전개가 들어가고(그나마 linear order까지만 근사하니 망정이다), 원래 전자기학을 배우는 것이 전체 다른 수업반들의 진도인데 이번 주부터 무려 상대론을 나가기 시작했다. -_-;; (물리경시했던 친구한테 물어보니 PnS에 있는 문제를 아주 잘 추린 것 같다며 좋아하던.....)

스티븐 호킹의 책에서나 볼 수 있는, 두 원뿔의 꼭지점이 붙어있는 형태(그 점이 현재이고 위쪽이 미래, 아래쪽이 과거)의 4차원 그래프를 가지고 시공간 죄표축에 대해서 논하고 있고, 급기야 오늘은 일반상대성이론까지 나올 정도였다. (물론 수식으로 푸는 건 아니고 개념적인 토론으로만)

이미 진도표를 마음대로 바꿔서 상대론에 양자역학 관련된 부분을 집어넣는 것과 홈페이지를 보고 짐작했건만, 우주론을 하는 사람 아니랄까봐 단단히 안달(?)이 난 모양이다. 아니.. 일반물리학을 듣는 사람 중에서 앞으로 그 정도로 깊이있는 물리학적 지식들을 활용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물리학과 계통으로 가는 사람들은 아예 고급물리학 수업을 듣는데, 이건 일반물리학이 고급물리학 수준을 넘으려는 것 같다. 물론 배워서 나쁠 것도 없지만 로드가 덜덜;;)

거기다가 인간과 기계 과목의 숙제는 가장 극치에 달해서, 5만원 어치 상당의 책을 읽고(분량으로는 대략 1000페이지 정도 될까) A4 10페이지 이내로 독후감과 preparation question에 답해오는 건데, 이게 아주 죽을 맛이다. 책을 각자 사서 보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여럿이 하나씩 사서 돌려보고 있는데, 아무래도 읽는 시간이 걸리다보니 내일 수업시간에 제출해야 할 숙제를 다들 오늘에서야 하느라 난리다. (나도 포함해서) -_-;;

저번 시간에 과목 담당 교수님한테 숙제 좀 줄여달라고 여러 사람이 건의했으니 앞으로는 이런 숙제는 안 나오겠지만, preparation 숙제 치고는 너무 심한 거 아닌가 모르겠다. -_- (아무리 "널널하다는"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과목이라도 그렇지 각 교수님마다 다 자기 수업만 생각해서 숙제를 내면 좀 곤란하다)

하여간 이번 학기 무사히 넘어가야 할 텐데.. orz (내일 미적분학 퀴즈 있는데 그거 공부는 또 언제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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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감상문을 레포트로 내야 하기도 하고-_-, 레포트가 아니더라도 연주회를 본 다음에는 항상 블로그에 감상문을 쓰기 때문에 글슬 남긴다.

실내악 앙상블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진보라 씨의 공연은 오후 8시를 좀 넘겨서 시작되었다. 10분 전쯤 도착해서 실내악 앙상블 출석체크-_-를 하고 교수님과 인사한 다음 자리를 잡고 앉았다. 처음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시작할 때쯤 되니 제법 많아졌다.

실내악 앙상블 교수님의 부탁으로 특별출연(?)하게 된 어은동 지역 초등학생들이 리코더 연습을 간단히 하고, 드디어 진보라가 나와서 인사했다. 동갑이라는 게 잘 믿겨지지 않았는데(그녀는 87년 11월생이고 나는 5월생이다), 아무튼 목소리도 이쁘고 외모도 아름다웠다.

곡 편성은 주로 편곡·자작곡들이었다. 그녀의 말로는 일상에서 보는 것들을 바탕으로 곡의 영감을 얻는다고 했고,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보고 쓴 『사막의 폭풍』, 카트리나로 피해를 당한 뉴올리언즈를 보고 썼다는 『You're my best friend, New Orleans』 등의 곡도 있었다. 특히 눈에 띈 곡은 『KAIST, and THE White Piano Story』라는 곡이었는데, 미리 쓴 곡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직접 즉흥 연주를 하였다.

일단 그녀의 연주를 보면 그녀가 피아노 하나는 기똥차게 잘 다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음 하나하나가 틀리는 일 없이 거의 완벽했다. 재즈의 특성 때문인지 어떤 phrase별로 dynamic이 결정되기보다는, 음 하나하나의 dynamic이 모두 달랐고 그 대비도 아주 심했다. 특히 4박자 계열에서 1, 3박자에 강세가 들어가지 않고, 2, 4박자에 강세가 들어갔으며 이것이 뭔가 앞으로 당겨내는 듯한 느낌을 준 것 같다.

그러나, 즉흥 연주를 했던 곡이나 처음의 민요를 편곡한 것 말고는 감정 표현을 제대로 느끼기가 어려웠다. 사실 나는 재즈를 별로 즐기지는 않는 편인데, 이번에도 그 이유가 확실히 적용되었다. 클래식 곡이든 뉴에이지 곡이든, 팝송이든 가요든 간에 대충 들으면 음 노트 하나하나가 그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건지 막연하게라도 감이 잡히고, 이것이 모여 그 곡에 대한 감정을 이루어내는데, 재즈는 뭔가 화려한 테크닉으로 굉장히 많은 노트가 존재함에도 곡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이건 내 개인적으로 느끼는 바이며, 내가 재즈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다)

그녀 나름대로는 아주 극명한 강약 조절과 깔끔하고도 화려한 즉흥 연주(애드립), 큰 동작의 퍼포먼스 등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마음에 와닿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그런 맛은 별로 없었다.

연주회가 끝나고 나서 싸인을 받았다. (줄서서 받을 정도로 꽤 많은 사람이 북적거렸다) 사진도 찍을까 했지만 아쉽게도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은 관계로(OTL) 그러진 못했지만 어쨌거나 그 미모는 상당한 것 같다. 내가 동갑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더니 웃더라. -_-;;

덧/ 이 공연을 시작으로 정기적으로 열리는 KAIST 노천극장 문화행사는 이번 가을학기부터 개원한 문화기술(Cultural Technology)대학원의 공연기확과에서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이번엔 처음이라 그런지 진행 상에 미숙한 점도 있었지만 앞으로 열릴 공연도 기대할 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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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토요일—그러니까 내일이다—에 천재 재즈피아니스트라고 불리는 진보라가 카이스트에 와서 공연을 한다. 역시 실내악앙상블을 강의하시는 김정진 교수님께서 그건 꼭 봐야 한다며 출석체크 할 테니 꼭 보라고 하셨다. (교수님이 직접 섭외하셨다)

어제 수업시간에, 자기가 지나가다가 어린 아이들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을 보았는데 잘은 못 쳐도 굉장히 순수하고 아름답게 느껴져서 엑스트라로 특별 출연시키기로 했고, 이를 연주자인 진보라 씨에게 허락을 받고자(연주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연락을 하셨었다고 했다.

교수님이 말씀해주시는, 전화 내용에 대한 그녀의 답변이 정말 멋졌다.

  • 지금 내일 모레 공연을 위해서 연습 중이었습니다.
  • 그런 영감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아이들이 치는 곡이 뭔지 모르시다면, 조성이라도 알려주시면 즉흥 연주를 붙여보겠습니다.
  • 여태까지 제가 인터미션 없이 한시간 반 동안 계속 연주했어도 사람들을 지루하게 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도 말씀하셨듯 정말 최고의 연주자가 아니면 저런 답변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10대 중에서 가장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들 중 한 명이라고 하니(아직 스무살이 안 됐다고 함),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똑같은 대답을 해도 저렇게 자신있고, 그러면서도 공손하게(교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대답하는 것은 정말 잘 갖춰진 연주자라는 얘기다.

나야 평생 피아노를 쳐도 그 발끝에도 못 미치겠지만, 이번 연주회는 사뭇 기대된다. (게다가 얼굴도 이쁘다고 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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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블로깅을 못하고 있었는데 근황을 잠시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_-;

1. 일반물리학

수리물리학인지 고급물리학인지 도저히 구분할 수 없는 수업.. -_- 오늘 드디어 공식적으로(?) "이 과목은 벡터미적분학을 모두 배운 학생들이 듣는 것"임을 확인해주셨는데, 이미 배우지도 않은 divergence, gradient, laplacian, divergence theorem, Stokes' theorem, delta function, Taylor series for vector functions 등등등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별 의미가 없는 말이죠... orz

2. 실내악 앙상블

기초부터 다시하는 중입니다. 메트로놈 맞춰놓고 연습하며, 처음엔 잘 안 되더니 한두 번 하고 나니 대충 박자는 맞아들어가는 것 같군요. 거기다 손가락 힘을 기르기 위한 하농 연습도 병행 중이고, 특히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치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엔 어디 칭찬 좀 들어보자구요..ㅠ

3. MR 서버 세팅

서버 운영체제를 Debian으로 갈고 나서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는데 채 이틀이 안 되어 서버 다운. -_-;;; 그러더니 아예 바이오스도 안 뜨는지 껐다켜도 모니터에 신호 자체가 가지 않는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하드를 빼서 다른 곳에 옮겨야 할 듯..OTL

대략 이런 상황인데, 거기다 SPARCS의 wheel 세미나도 준비해야 하고 드디어 나온 Data Structure의 Programmign Project와 함께 점점 정신없는 학기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_-; 후우.. MR 서버라도 제대로 해결되면 좀 낫겠는데..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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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일, 기계공학동 로비에서 하는 "해설이 있는 작은 음악회"에 다녀왔다. 미적분학 연습반이랑 시간이 겹쳤는데 다행히 빨리 끝나서 첫 곡을 빼고 두번째 곡 중간부터 들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쳄발로와 바로크 첼로, 바로크 바이올린, 그리고 리코더가 여러 조합으로 연주를 하였는데, 초등학교 음악 시간에 했던 리코더와는 역시 차원이 다르다. -_- 그렇게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아주 빠르게 손을 움직여 트릴이나 트레몰로 같은 효과를 내면 정말 새소리 같은 느낌이 나고, 음역도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2옥타브 반이나 냈다. ("Recorder"라는 명칭 자체가 새소리를 녹음한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사람 소리를 새가 흉내내서 말하는 거라고 했던가? 아무튼.)

보통 바이올린이나 첼로 등을 연주할 때 기준음 A를 440~443 Hz 정도로 놓고 하는데, 바로크 시대에는 이보다 음고(Pitch)가 낮았다. 나중에 물어보니 이번 연주는 대략 415 Hz 정도로 맞춘 거라고 하는데, 그만큼 더 낮으면서 여유있는 소리가 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악기도 현대 악기가 아닌 그 시대의 것을 재현한 것을 썼다. 양의 창자를 말려서 꼬아 만든 거트 현을 사용했고, 바이올린은 턱받침대가 없었으며 첼로는 받침대가 따로 없이 다리로 몸체를 안고 연주했다. 현대 악기의 특징들은 18세기 이후 음악이 대중화되면서 좀더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생겼다고 한다)

중간에는 현대음악의 한 예로 리코더의 윗부분만 따로 분리하여 새된 소리를 내는 것도 보여주었는데, 일본의 Meditation 곡들 중에 명상 단계가 끝날 때 그런 효과를 사용한 곡이 있다고 한다. 얼마 전부터, 진혁이 형을 통해 리코더가 초·중학교 때 배우는 것과 달리 상당히 매력 있는 악기라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는데, 이번 공연을 보고나니 완전히 인식이 바뀌었다. 제대로 된 리코더 합주를 들으면 정말 멋질 것이다. (듣고파~~)

덧/ 오늘(목요일) 있었던 실내악 상앙블 수업에서 Diabelli의 4-hands 소나타를 했는데 메트로놈 없이 대충 때려맞춘 박자가 여실히 드러나고 말았다. OTL (덕분에 Visual Basic 및 정밀 타이머 라이브러리를 이용해 노트북용 메트로놈 프로그램 제작-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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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악 앙상블 수업에서 진혁이 형과 4-hands로 연주할 곡을 의논하기 위해 대학2호관에 있는 교수님 연구실을 찾아가고 있었다. (원래 교수님한테 미리 휴대전화로 연락을 드리려 했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어서 직접 연구실로 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대학 2호관 마당에서 교수님들이 맥주 파티(?)를 하고 있었다. 정재승 교수님이 4시부터 CT 대학원에서 영화 속의 영웅들을 과학적으로 해석하면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주제로 세미나를 했는데 그게 끝나고 나서 하는 파티인 모양이다. (정재승 교수님, 노영해 교수님 등등이 있었다)

마침 그 자리에 실내악 앙상블을 강의하시는 김정진 교수님도 있길래 어쩔까 주춤하고 있는데, 노영해 교수님이 갑자기 "너네도 와서 먹어~"라고 하시길래 쭐래쭐래 갔다. 교수님과 간단히 용건도 이야기하고,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하면서 맥주를 마셨는데, 문제는 저녁을 먹기 전이었다는 거다. -_-; 진혁이 형은 괜찮았는데 큰 컵으로 몇 잔 마셨더니 살짝 어지럽더라.;;

아무튼 그렇게 해서 초저녁부터 음주를(-_-) 하고 저녁은 나중에 대충 때웠다. 그러나 그런 맥주 파티 자체는 좋은 것 같다. CT 대학원생들과 교수님들끼리 앞으로 어떤 것을 연구할 건지에 대한 이야기도 귀동냥(...)으로 들을 수 있었고, 그런 주제가 아니어도 교수님들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앞으로도 매주 화요일 정도(?)에 날씨가 괜찮으면 비슷한 형태로 거기 모여서 같이 먹거나 마시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할 테니 지나가다 보게 되면 주저하지 말고 같이 껴서 있어도 된다고 했다. 흠.. 생각보다는 교수님들이 개방적인 것 같다. (사실 개방적이지 않을 이유도 없지만.. -_-) 또 갈 일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다음엔 저녁을 미리미리 먹어두어야지. ;;

덧/ 그러고 보니 내일 기계공학동에서 리코더 연주회를 하는데, 그것도 맥주 등을 제공한다고 한다. 뭐.. 굳이 마시려고 하진 않겠지만 혹시 모르니 저녁을 미리 먹고 가는 게 좋을 듯하다. (그런데 미적분학 연습시간이..OTL)

덧/ 결국 4-hands는 바로크 시대 음악이면서 처음부터 4-hands를 위해 작곡된 Diabelli의 소나타를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