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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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C&C3 데모를 받아서 해볼 기회가 있었다. 아직 데모 버전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게임 속도가 트레일러 영상에 비해 느리다는 점만 빼면 꽤 잘 만든 것 같다. 일단 그래픽 효과는 상당히 화려해졌고, 특히 오르카 헬기의 엔진 아래로 나오는 열로 인해 아지랑이가 보이는 것을 표현했다든가, 폭발할 때 잔해가 퍼지는 것도 잘 표현했고, 건물이나 유닛의 텍스처 디테일도 상당했다.

인터페이스는 기존의 C&C와 비슷한 형태로 가지만, 보다 확장성 있게 바뀌었다. 건물이나 유닛 종류별로 건설 예약 queue가 따로 존재하고, 팩토리나 배럭을 클릭하면 해당 건물의 queue를 보여주거나(생산 건물을 지을수록 그 개수만큼 queue가 생긴다) 생산이 완료된 queue 탭을 하이라이트시켜주는 등의 기능이 추가되었다.

그 외에 이전작에서는 없었던, 유닛의 행동 상태를 지정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Hold position이나 Return fire와 같은 것들이 생겨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전에 나온 Total Annihilation보다는 못했다.. -_-) 하지만 TA/Supcom 시리즈에 익숙해진 탓인지 Shift 키를 이용한 무한 예약 명령이 안 되는 것은 상당히 불편했다.

마우스로 줌인/줌아웃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Supreme Commander에 비해서는 한참 못 미쳤다. 조정 가능한 범위도 너무 작을뿐더러 그나마 스크롤하는 양에 비해 시점 변화가 너무 적어서 답답했다. 대신 시점을 자유자재로 돌릴 수 있고 건물을 마음대로 돌려서 짓는다든가 하는 게 가능해진 것은 재밌었다.

게임 진행 속도를 빠르게 하고 최적화를 좀더 해서 나온다면 멀티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Supreme Commander처럼 전략적인 맛은 별로 없을 듯하고, 화려한 눈요깃거리와 유닛 상성 맞추기 등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바라는 점은 제대로 된 시나리오/맵 에디터가 나왔으면 한다는 것. Supreme Commander는 게임 엔진에서 다루는 데이터 포맷이 워낙 공개적이어서 벌써 사용자들이 만든 3rd party 맵에디터가 존재할 정도다.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의 캠페인 에디터는 정말 높이 평가하는 부분으로, C&C3도 그런 점을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