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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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동아리에서 방학 내내 했던 세미나가 끝난 기념으로 종강 파티를 했다. 그런데 굳이 동아리가 아니더라도 개강 파티나 종강 파티는 으레 술먹으러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술을 마시면서 분위기도 띄우고 그런 건 좋다. 나는 술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싫어하지는 않는다. 내가 술을 싫어하지 않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과 터놓고 농담도 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기에 의해 이어지는 아무 의미 없는 대화는 사양한다.

어제 한 선배가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그 선배는 점점 새로운 후배들이 들어올수록 술을 안 마시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하면서, 예전에는 사람들이 그저 술 자체를 좋아했었는데 요즘은 좀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하셨다. (그걸 비판하거나 비난한 건 아니었다) 나는 앞으로는 술을 안 마시는 게 분위기를 헤치는 것으로 치부되어서는 안 되며, 사람들의 분위기도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쪽으로 갈 거라고 생각한다.

내 윗세대의 사람들이 술을 좋아했고 '죽자~'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건 잘 안다. 하지만 이제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술은 원하는 사람만 마시는 것이며, 본인이 원하지 않을 때는 술을 거절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것을 말이다.

"야, 이럴 때는 술 좀 마셔 줘야지~" 이런 생각 자체도 좋으나, 다른 사람에게 그걸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술집에 가더라도 마시고 싶은 사람만 마시면 된다는 사실을 모두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논다'가 '술마신다'와 같은 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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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사내 개발 버전에서 Acid 2 Test를 거의 통과했다는 웹브라우저 오페라를 설치해 보았다. (물론 그 버전은 아직 비공개라서 현재 버전은 그보다 조금 낮다) 오페라의 다운로드 및 설치·사용은 무료이지만 주소창 위에 뜨는 구글의 텍스트 광고를 없애려면 $39를 지불하면 된다.

일단 느껴지는 건 실행속도가 빠르다는 거였다. 프로그램 자체의 실행속도도 빠르고, 웹페이지 렌더링 속도도 빨랐다. 프로그램 내부적으로 ActiveX 개체를 가져다 쓰는지는 몰라도 Flash 렌더링도 Firefox에 비해서 좀더 빠른 것 같다. 다만 반투명 png의 렌더링은 오히려 느리다.

인터넷 뱅킹 등은 역시 ActiveX 문제로 안 되지만, 국내 포탈 사이트 등은 Firefox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뭐 심하게 깨지거나 그러진 않았다. 내 홈페이지의 첫화면은 역시 100% 표준 기반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Firefox와 정확히 똑같게 나온다.

프로그램의 인터페이스도 좋았다. 알고보니까, 탭 안에 툴바가 있는 IE7의 모습은 바로 오페라를 베낀 거였다. -_-;;; (오페라의 메뉴는 위에 있지만.. 하지만 사실 웹브라우저의 인터페이스라는 게 한정돼 있기 때문에 베꼈다고 뭐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주소창에 주소를 입력하려고 하면 주소창 아래에 팝업 윈도우가 떠서 Home, Bookmark 등을 편리하게 클릭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리고 브라우저 하단의 상태표지줄 대신, 주소창의 오른쪽 끝부분에 로딩 상태(page, image 등 자세하게 나누어 %로 표시됨)가 나오고, 주소창 오른쪽의 검색창은 Firefox 등과 같은 형태다.

상용 프로그램이라서 그런지 스킨 처리 등의 질은 타 브라우저에 비해 훨씬 뛰어난 것 같고, 일단 그 뛰어난 속도가 맘에 들었다. 윈도우에서는 오페라를 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참고 : 오페라는 Mac, Linux, BSD 등을 위한 버전이 모두 나와 있고 Mobile OS(Windows CE나 Symbian 등) 용도 나와 있다.

덧/ 쓰다 보니까 Text Browser Emulation 모드도 있다. 그리고 Firefox의 Mouse Gesture와 같은 기능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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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자전거로 62 km를 주파했다. 한강까지 간 건 아니고, 8년 동안 살다가 8년 전에 떠나온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에 다녀왔다. 내 유치원 시절과 초등학교 시절의 대부분을 보낸 곳으로 나한테는 거의 "마음의 고향"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처음 입학해서 5학년 2학기 초반까지 다녔던 양전초등학교도 가 보았고, 그 오랫동안 살던 주공아파트 5단지도 가 보았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정말로 무지무지 큰 운동장 같았는데, 오늘 가 보니 거의 미니어처(-_-) 수준이다. 주차장도 그렇게 좁은지 몰랐고, 504동 앞 놀이터와 단지 주도로 사이에 있는 벤치 마당도 그렇게 작은지 몰랐다. 어렸을 때는 501동에서 506동까지 가는 게 꽤 긴 거리로 느껴졌는데 지금 보니 한줌이다. -_-;;

관리사무소 상가를 가 보니, 단골이었던 방진스토아는 그대로 있었고(아주머니께 물어보니 우리 살던 때 주인이 아직도 계속 하신다고 함), 홍익방미술학원, 효정학원(다닌 곳은 아니었지만)도 그대로였다. 단골 문구점이었던 곳은 주인이 바뀌었다. 그 관리사무소 상가 마당도 어렸을 땐 무지하게 넓어보였는데 이제는 손바닥만해 보인다.

5단지 상가 지역으로 가 보니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옷을 자주 사 주시던 쌍방울 가게도 그 위치에 그대로 있었고, 피자를 하도 많이 시켜먹어서 사은품만으로 체스, 장기, 바둑판 세트를 받을 정도였던 빨간모자도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그 초등학교 시절 전문가들이나 쓰는 로트링 펜(독일제 펜으로 0.1mm 굵기도 있으며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을 사러 갔던 화방도 갔었는데 그 주인 아저씨도 그대로였다. 주인 아저씨한테, "제가 10년 전에 로트링 펜 사가던 그 꼬마에요"라고 하니까 바로 기억하셨다. 지금 내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하고, 아저씨는 시원한 얼음커피도 주셨다. 그래도 나름 단골이었던 곳이라 어찌 그리 정겨울 수 없는지 모르겠다. 그 당시엔 몰랐지만, 오늘 아저씨 이야기를 들으니 자기가 그 자리에 화방을 연 게 1986년—고로 이제 20년째다—인데 그때 초등학교 다니던 아이들이 애엄마가 되어 찾아올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도 그 아저씨는 하나도 안 늙어보였다. 어렸을 때 기억과 거의 똑같았다)

겨울만 되면 형과 함께 돌을 던져서 징검다리를 만들던 양재천은 깔끔하게 자전거도로가 정비되어 있고(내가 떠나올 때쯤 만들기 시작했었다) 황량하던 하천가 주변도 생태공원 수준으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조그마한 하얀색 2층 건물이던 개포3동 동사무소는 그 건물을 헐고 새로 짓는 중이었으며 잠시 옆의 공원 건물(?)에 이전해 있었다. 동사무소 직원한테 물어보니 그게 대략 2년 전쯤이라고 한다.

양전초등학교도 가 보았는데 어렸을 때 운동회하면서 점심을 먹던 '양전 동산'도, 여자 아이들이 주로 고무줄 놀이를 하던 운동장쪽 출입구 뒷편도 그대로였다. 지금은 방학인지라 꼬마 아이들 두어 명이 운동장에서 놀고 있을 뿐 학교는 적막 속에 잠겨 있었다.

마치 자전거를 타고 잠시나마 시간 여행을 간 듯한 기분이었다. 10년이나 지났는데도 그 동네는 그대로였다. (달라진 점이라면 집값만 엄청나게 올랐다는 정도일까. -_-;;) 그땐 깡패한테 걸려보기도 했었고 나름대로 애환(?)이 담긴 곳이었는데 시간이 이렇게 흐르고 보니 그런 기억조차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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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블로그를 보니 "이 학생은 가리킬 수 없습니다"라는 글이 있었다. 글 내용 자체는 좋았는데 맞춤법이 좀 심히 틀렸다.

생각해 보자.. 가리킬 수 없다는 건 손가락질할 수 없다는 뜻이다. 문맥대로라면 "이 학생은 가르칠 수 없습니다"여야 한다. 본문에서도 '어떤 기간 동안 계속'이라는 뜻의 "줄곧"을 "줄 곳"으로 표기해 놓았다. "빠른"로 "빨른"으로 잘못되어 있고.. 물론 문학적으로 일부 예외를 허용할 수도 있지만 "가르치다"와 "가리키다" 정도는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 (띄어쓰기도 꽤 틀린 곳이 많았는데 사실 나도 정확하게 다 알지는 못하므로 딴지 걸지는 않겠다)

사이트를 보아하니 수필들을 모아서 올려주는 곳 같은데, 올리기 전에 맞춤법 교정이나 좀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나도 항상 맞춤법에 맞게 쓰는 건 아니지만, 문맥과 분위기를 살리면서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해당 글 : http://essay.co.kr/?inc=contestRead&no=516&contest_no=15&rss=1

덧/ 나중에 제목이 바뀌어서, "가리칠 수 없습니다"가 되었는데 이 역시 틀린 말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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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utzy의 글을 보고 나서 문득 생각이 났다. 요 몇 주 동안 대전역이나 수원역에서 꼭 1, 2천원씩 돈을 달라면서 구걸하고 다니는 사람을 몇몇 보았는데, 그들의 모습이 좋아보이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은 당장 생계 유지가 급해서 그런 것일까? 그런 사람들이 돈을 달라고 할 때 주는 것이 옳은 것인가? 정말로 가난해서 그런 거라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게 해야 하는가? 그렇다고 당장 돈을 벌 능력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의 경우엔 그대로 두어도 되는 걸까?

인도에서는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거지들이 우루루 몰려든다고 하는데 그때 그들에게 일푼이라도 주었다가는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나눠주어야 하기 때문에 절대 주지 말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 정도로 극단적인 예는 없지만, 어디까지가 적선인 건지 그 경계를 잘 모르겠다.

한 번은 두 주 연속해서 똑같은 사람을 만났다. 내가 안 된다고 하자 다른 사람을 붙잡고 또 2천원만 달라고 하고, 내가 기차를 타러 갈 때까지도 계속 역 안을 돌아다니면서 구걸하는 거였다. 내가 그런 사람들을 만났을 때 기분이 나쁜 이유는 과연 그에게 돈을 준다는 것이 옳은 일인지 확신하지 못하면서 괜히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기차표를 살 돈이 없어서 그런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2천원만 달라고 하는데.. 누가 합당한 이유 없이 자기 돈을 내어주겠는가?

아직은 어떤 일에 대해서는 명확한 가치 판단 기준을 세우는 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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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쓴 "인지과학 수업 끝나다"라는 글에서, 나는 마지막에 '나와 다른 사람이 구분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라는 의문을 던졌고 그에 대해 dotty 님inureyes 님이 각각 트랙백을 보내주셨다.

dotty 님은 복잡계와 진화, 그리고 뇌의 수많은 뉴런들이 이루어내는 창발성 측면에서 설명하셨고, inureyes 님의 글은 종교적 관점과 '생의지'라는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일단 두 분의 글 모두 그 자체로 보았을 때는 좋지만, dotty 님의 경우는 철저히 자연과학적 사고에서 보았을 때 갈 수 있는 한계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히 '현상'으로는 복잡계 네트워크로서 나타나지만 정말 '나'라고 스스로 느끼는 것이 단지 복잡한 물리적·화학적 작용 때문에 나타나는 것인가? 이렇게 말하면 마치있 종교에서 말하는 영혼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야 할 것 같지만, 그렇다고 나는 종교적인 압장만을 지지하고 싶지는 않다. 종교는 그 자체로서 믿음 위에 존재하는 것이고, 믿음과 납득은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납득이 가는 설명, 그리고 물질적인 자연과학의 관점에 국한되지 않은 설명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인지과학 수업을 듣기 전에도, dotty 님만큼은 아니지만 현재 과학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대충 복잡계 현상 쪽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이다. 이 의문은 사실 꽤 어렸을 때부터 줄곧 느껴왔던 것이지만 아직도 나는 내 스스로 이 의문을 '잘 정의하지 못했다'고 느낀다. 사실 위처럼 말해 놓고는 있지만 스스로도 내가 무엇을 묻고 싶은 것인지조차 잘 모르겠다.

인간들이 구성하는 사회나 개미, 혹은 더 작은 미생물들이 구성하는 사회나, 신경세포들이 구성하는 한 개체의 신경계(뇌), 작은 분자들이 모여 이루는 하나의 세포.. 이들은 자연과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 사회를 구성하는 그 개인 자체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사실 꼭 인간에 한정지을 필요는 없다. 어떤 생물 개체의 자기 정체성은 어떻게 구현되는 것일까? 영혼이라는 관점에서 말한다면 원생생물, 균류, 동물, 식물들 중 어디쯤에서 영혼을 가짐과 안 가짐의 경계가 구분되는 것일까? 바이러스가 영혼을 안 가진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이 거대한 세상과 나는 왜 다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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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서 모차르트와 베토벤 소나타에 심취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는 쇼팽의 녹턴과 왈츠에 잠시 빠졌었으나 다시 소나바로 회귀(?)한 것이다.

예전에 피아노를 정식으로 배우면서 쳤던 모차르트 소나타는 매우 지루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는데, 다시 쳐보고 들어보니 왜 그렇게 예쁘고 앙증맞을 수 없는지 모르겠다. 교과서적 스타일로 항상 V도 조성을 써서 전개했다가 다시 주제가 나타나고 그 주제가 원래의 I도 화음으로 마무리된다. (이건 다른 소나타도 대체로 그렇지만)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비록 "교과서적"이라고 해도 모차르트 특유의 톡톡 부드럽게 넘겨주는 스타카토라든가 깔끔함과 우아함. 예전에는 못 느꼈던 것들이다.

베토벤 소나타 또한 다시 심취하기 시작했는데, 소나타의 형식이면서도 그만의 독특한 화음 구성과 개성이 드러난다. 특히 새로 발견한 곡은 12번 소나타의 Marcia funebre sulla morte d'un Eroe이다. (3악장으로 구분해야 되는 건지.. 변주곡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그건 잘 모르겠다) 그리고 20번 소나타 1, 2악장도 맘에 든다. 베토벤 특유의 단조 화음에 묻어나는 agitato가 날 사로잡는다.

오랜만에 14번 소나타, 그 유명한 월광 소나타 전 악장을 쳐보았다. 1악장은 내가 여태껏 쳤던 것 중 가장 잘 되었고 2악장은 그냥저냥. 3악장이 문제였는데 무려 2년 가까이 한 번도 안 쳤었기 때문에 어떨지 걱정되었다. 그러나 역시 외워서 칠 정도로 전에 연습했던 효과가 있어 생각보다 잘 넘어갔다. 쇼팽의 Polonaise들은 멋지긴 한데 체력 소모가 좀 많아서 치기가 힘들다. 반면 월광 3악장은 체력 소모도 많지 않으면서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딱 좋다. -_-;

이렇게 피아노 곡들을 치고 나면 드는 생각은... 나도 곡 만들고 싶어!! ...이지만 좀더 마음의 여유가 생긴 다음에 해야 될 것 같다. 급하게 하려고 하면 오히려 망치는 꼴이 될 수 있으니까. 음악에 세계에 다시 빠질 것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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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높은 수준의 충고를 들으려면 때로는 자존심도 굽힐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자기 자존심을 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아무리 좋은 의도와 생각을 가지고 있었더라도 그것을 적절히 표현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은 몰라줄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아랫사람이 자기를 따르건 안 따르건 반대하건 그에 흔들리지 않고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필요할 때는 포용하고 품어줄 수도 있어야 한다.

양보하는 것도 좋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항상 양보만 해서는 결국 자기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항상 기술적인 것, 일 그 자체는 어려운 것이 없다. 항상 사람 관계가 가장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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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할 때 봤던 면접에서도, 장학생 면접에서도 내 관심 분야 중 하나라고 말했던 바로 그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 수업이 끝났다. 오늘 기말고사를 보았고, 조금 전에 (초벼락치기한-_-) 기말보고서를 교수님께 직접 제출하고 왔다.

이 수업은 인지과학 자체를 깊이 파고든다기보다는 개론에 가까운, 전체적인 흐름과 개념을 잡는 것이 중심이었는데, 튜링 머신에서 시작된 고전적 인지주의에서부터 진화심리학과 상황 인지 관점에 이르는 인지과학과 관련된 분야들을 총망라하였다.

역시 단순히 관심을 가지고 취미 수준으로 아는 것과 조금이라도 좀더 자세히, 정확하게 아는 것은 노력 차이가 배로 나는 것 같다. 나름대로 많이 놀기는 했지만서도, 기말보고서나 시험 문제 등도 상당히 깊이 생각을 해 보아야 제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내가 수업을 들으면서 가장 관심있었던 부분은 정보처리체계—컴퓨터 은유라고도 불린다—와 인지공학·감성공학 부분이었다.

그러나 내가 생각했던 근본적인 의문을 채우기엔 아직도 부족하다. 여러 가지 모델과 가설들을 살펴보았지만 그 어느 것도 자아에 대해서 명쾌하게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나와 다른 사람이 구분되는 것일까? 그 의문은 조금도 해결된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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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또 지난 다음 알았다. 아마 그저께, 그러니까 인지과학 시험보던 날이었을 것이다.

작년 11월에 블로그를 시작한 이래 약 8개월 만이다. 음.. 특별히 할 말은 없고 앞으로도 많이 와 주시면 감사하겠다.. (응?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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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사실 한 달쯤 전에 썼어야 하지만 이것저것 하다보니 이제서야 쓰게 되었다. (같은 반 친구인 은식이가 블로그 하는 법 알려달라고 할 때 썼어야-_-) 다음 글은 매우 간략하게 적은 블로그 시작에 대한 개괄이다. (구체적인 사용법, 설치법은 적지 않았다)

1. 블로그에 대해서

블로그는 일기처럼 단상이나 의견, 생각을 자유롭게 쓰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곳이다. 최근 글이 먼저 보이는 인터페이스를 가지며, 제목만 표시되지 않고 본문이 다 드러난다. (보통 한 페이지에 1~5개 정도) 또한 달력이 있어 원하는 날짜의 글을 바로 찾아볼 수 있고, 카테고리 기능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블로그를 특징짓는 것은 RSS와 Trackback이다. RSS는 그 블로그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해당 블로그가 제공하는 XML/RSS 파일 주소를 읽어서 최신 글들의 요약·일부나 전부를 볼 수 있는 기능이다. Trackback은 이른바 "원격 댓글"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내가 어떤 사람의 글을 보고 그에 대한 의견을 내 블로그에 작성했다면,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그 사람의 글에 내 글을 trackback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사람의 글에는 내 글이 링크되며 그 내용 일부도 함께 표시된다.

여러 블로그들의 RSS를 정기적으로 수집하여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사이트들을 "메타 사이트"라고 하며, 올블로그, 블로그코리아 등이 있다. (각 블로그 툴마다 있는 별도의 메타 사이트들은 태터센터, 이글루스 밸리 등이다)

2. 어떤 블로그를 쓸 것인가?

블로그를 시작하고자 한다면, 어떤 블로그를 쓸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크게 나누면 설치형과 포탈형이 있는데,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 포탈형 : 가입만 하면 바로 블로그가 만들어지므로 만들기 쉽고 용량이 무제한이다. 그러나 이미 만들어진 기능이나 스킨만 쓸 수 있다는 점, 포탈의 검색 서비스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 일부 기능은 유료로 제공된다는 것이 단점이다. (보통 이들은 웹표준 문제를 수반한다) 또한 일부 블로그에서는 트랙백이나 rss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을 수도 있다.
ex. 이글루스(egloos), 네이버 블로그, 엠파스 블로그, 다음 블로그, 야후 블로그, Blogger

- 설치형 : 직접 php 등의 프로그램을 받아 자신의 웹호스팅 계정에 설치하여 사용하는 방법.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기능을 추가하거나 고칠 수도 있고 스킨도 맘대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호스팅에 따라 용량 제한도 있고, 직접 설치하는 과정이 초보자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ex. 태터툴즈(TatterTools), 워드프레스(WordPress), 수정(Soojung) 등 (워드프레스는 한글화 부분을 별도로 참고해야 한다)

3. 블로그를 하면서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심도있는 의견과 생각을 나눈다. 상대방을 존중해야 하는 것은 물론, 코멘트가 자기 입장과 다르다고 무시하거나 비방해서는 안 된다. 항상 논리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들어 반박해야 한다. 처음엔 다소 부담스럽더라도 가능하면 자기만이 알고 있는 분야, 자기가 가장 잘 아는 것, 가장 좋아하는 것들을 위주로 글을 엮어나가면 점점 깊이있는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꼭 그런 글들만 써야 하는 건 아니다. 일기처럼 써도 된다)

4. 블로그를 보다 잘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간단한 HTML 작성법(가능하다면 XHTML, CSS 등 웹표준에 대한 지식도), php 코드 보고 수정하는 법, mysql과 php 등의 동작 방식에 대한 이해 등을 좀더 자세히 알고 있다면 블로그 생활을 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설치형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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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uring machine의 추상적 원리가 인간사고과정을 모사하는데 실제로 구현될 수 있음을 Newell과 Simon은 그들의 GPS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 방법에서 Turing의 기계론을 비판하였던 Searle의 "intentionality"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지는 논쟁점이다. 그러나, 개인의 입장에 상관없이 그것이 가능하다고 받아들인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AI에서 구현될 수 있을지 제안하여 보시오.

2. Mind as Computer metaphor의 중심이론인 정보처리 패러다임의 핵심 가정들에 입각하여 Marr의 Vision theory, Land의 Retinex theory, Marr & Poggio의 깊이 계산이론들을 다시 짧게 기술하고, 이 연구접근으로 Vision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평가하시오.

3. 마음과정에 대한 고전적 인지주의의 입장을 조금 좁게 얘기하면 "표상"과 "처리"의 강조에서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연결주의는 이 점에 대해 고전적 인지주의를 어떻게 비판하고 또 어떤 대안을 제시하는지 "주의", "기억", 그리고 "지식의 표상"에서 구체적 예를 적절히 들어 설명하시오. 덧붙여, 이 문제에 대한 연결주의의 입장을 포괄적으로 평가하여 보시오.

4. 현재 모든 기계들에 구현되어 있는 저장소로서의 "기억"을 인간의 기억과정 특성이 반영된 "처리수준 이론"에 부합되게 구현할 수 있는 가능한 구체적 방법을 창의적으로 제안하여 보시오.

5. 지금까지 강의에서 다룬 내용들을 바탕으로, 인지과정에 대한 컴퓨터 은유와 신경망 은유를 통합하는 새로운 인지과학 이론의 가능성에 대하여 논하시오.

이게 저번에 나왔던 중간고사 문제라고 한다. 뭔가 포스가 느껴지지 않는가? 교양으로 "가볍게" 들어보려고 했던 인지과학이 이렇게 빡셀 줄이야-_-.. 이번 시험문제는 유형을 조금 바꿔서 위와 같은 서술형 문제를 두어 개만 내고 나머지는 단답식 설명으로 낸다고 하시는데, 그 두어 문제가 A4 한 페이지 넘게 답을 써야 될 거라고 하시니.. 결론은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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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서 내게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항상 일정한 게 아니라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고 있다. 초등학교 때 내 앞에 당장 중요하게 보였던 것들이 중학교 때는 별 것 아닌 게 되었고, 또 중학교 때 집착하고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은 또 그렇지 않은 것들이 되었다. 물론 고등학교 때도 그랬고, 지금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들도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중고등학교 때나 지금이나 성적이라는 게 중요한 관심 대상이고 현실적으로도 필요한 가치이지만, 중고등학교 때처럼 시험 문제를 하나 틀린다거나 해서 너무 아깝다든가 이런 생각은 덜 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과목 자체를 이해하고 습득하는 것이 더 중요하며, 성적은 그렇게 노력한 만큼 받으면 된다고 생각해서일까. 대학원을 가거나 취직할 때 물론 성적이 큰 영향을 주겠지만, 1, 2점 차이에 크게 신경쓰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런 차이 때문에 A와 B가 갈리는 건 조금 생각해볼 문제다 -_-)

성적 외에도, 중학교 때 방송부에 쏟았던 관심과 노력, 시간도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하지 않고도 훨씬 더 잘 이끌어나갈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모든 걸 혼자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만 나와 전 방송부 담당 선생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고 나는 이를 효과적으로 해소하지 못했다. 인간 관계를 잘 만들고 그 속에서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도록 하였어야 한다는 것이 지금의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일이다.

종교와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사람이 삶에서 절대적 잣대를 가지고 살기는 어렵다. 살아가면서 점점 "바람직한" 가치를 찾고 그것을 따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좀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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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드라마에서도 잘 묘사되었었던, 엄하기로 유명한(?), 바로 그 카이스트 캠퍼스 폴리스 람보 아저씨가 다시 귀환하셨다.

아까 인지과학 수업이 끝나고 동아리 선배와 함께 밥을 먹으러 구드프랑스로 가고 있었는데, 자전거를 태울관 입구에다 세울까 아니면 도서관 쪽 길가 잔디밭에 세울까 생각하면서, 람보 아저씨가 있으면 아마 태울관에 있는 것들을 치우실 거라고 얘기하면서, 람보 아저씨가 후문 쪽으로 다시 돌아오셨다던데 하는 말이 나오는 찰나, 우리 앞에 람보 아저씨가 서 계신 것이 아닌가. -_-;;

나는 05학번이라서 전에 람보 아저씨에 대해 소문만 듣고 직접 만나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잘은 몰랐지만, 작년인가 정년퇴임하셨다가 갑자기 다시 귀환(?)하신 거라고 하셨다. 기념(?)으로 악수도 나누고.. -_-; 형들 말로는 예전보다 좀 단정(?)해지신 것 같다고 한다. 어쨌거나 그때 자전거를 태울관 앞에 세웠으면 [#I_아마도...||아마도 점심도 못 먹고 몇 시간 동안 그 분의 군대 이야기를 들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들어가면서 뒤돌아보니 그때 세워져 있던 자전거들을 보고 뭐라 하시며 치우고 계셨다)_I#]

카이스트 내에서는 아마 이 분이 가장 유명하실 것이다. (심지어 러플런 총장도 못 따라올 정도...-_-) 일단 앞으로는 자전거를 입구 근처에다 세우면 안 된다. 또 제한 속도(자전거는 거의 그럴 일이 없지만)도 위반하면 안 되며, 지나다니라고 정한 곳만 가야 할 것이다. (......) 그래도 그분이 돌아오셨다니 기분이 좋은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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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학기 호실에서 퇴사하고, 여름학기 때 쓸 호실로 이사왔다. (집으로 짐을 택배로 두 박스나 부쳤음에도 울집 자동차가 꽉 차서 간신히 탈 수 있을 정도로 가져갈 게 많았다)

문제는, 들어오자마자 비오듯 쏟아지는 땀과 팔 다리에 앉아있는 모기들. (......) 정말로 땀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찜통이었다. (지금은 그나마 선풍기 틀어놓고 가만히 앉아있으니 괜찮지만 아까 짐정리할 땐 정말 장난 아니었다) 어차피 기숙사가 어딜 가도 통풍 잘 안 되고 지저분한 건 마찬가지겠지만 정말 이건 좀 심했다.. -_-;; 이렇게 더울 수가.

원래 배정된 곳은 성실관 2층이었으나 경곽 선배분의 부탁으로 소망관 4층으로 바꾸었다. 룸메는 04학번 형과 05학번 한 명. 뭐 그런대로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아까 오는 길에 sparcs 동방에다 집에서 가져온 컴퓨터를 갖다놓았다. 그걸 뜯어서 재조립해야 하는데 귀찮.... orz (서버.. 서버 돌려야 돼!!...)

아무튼 이렇게 해서 기숙사 옮기기는 완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