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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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요즘 들어서 모차르트와 베토벤 소나타에 심취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는 쇼팽의 녹턴과 왈츠에 잠시 빠졌었으나 다시 소나바로 회귀(?)한 것이다.

예전에 피아노를 정식으로 배우면서 쳤던 모차르트 소나타는 매우 지루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는데, 다시 쳐보고 들어보니 왜 그렇게 예쁘고 앙증맞을 수 없는지 모르겠다. 교과서적 스타일로 항상 V도 조성을 써서 전개했다가 다시 주제가 나타나고 그 주제가 원래의 I도 화음으로 마무리된다. (이건 다른 소나타도 대체로 그렇지만)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비록 "교과서적"이라고 해도 모차르트 특유의 톡톡 부드럽게 넘겨주는 스타카토라든가 깔끔함과 우아함. 예전에는 못 느꼈던 것들이다.

베토벤 소나타 또한 다시 심취하기 시작했는데, 소나타의 형식이면서도 그만의 독특한 화음 구성과 개성이 드러난다. 특히 새로 발견한 곡은 12번 소나타의 Marcia funebre sulla morte d'un Eroe이다. (3악장으로 구분해야 되는 건지.. 변주곡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그건 잘 모르겠다) 그리고 20번 소나타 1, 2악장도 맘에 든다. 베토벤 특유의 단조 화음에 묻어나는 agitato가 날 사로잡는다.

오랜만에 14번 소나타, 그 유명한 월광 소나타 전 악장을 쳐보았다. 1악장은 내가 여태껏 쳤던 것 중 가장 잘 되었고 2악장은 그냥저냥. 3악장이 문제였는데 무려 2년 가까이 한 번도 안 쳤었기 때문에 어떨지 걱정되었다. 그러나 역시 외워서 칠 정도로 전에 연습했던 효과가 있어 생각보다 잘 넘어갔다. 쇼팽의 Polonaise들은 멋지긴 한데 체력 소모가 좀 많아서 치기가 힘들다. 반면 월광 3악장은 체력 소모도 많지 않으면서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딱 좋다. -_-;

이렇게 피아노 곡들을 치고 나면 드는 생각은... 나도 곡 만들고 싶어!! ...이지만 좀더 마음의 여유가 생긴 다음에 해야 될 것 같다. 급하게 하려고 하면 오히려 망치는 꼴이 될 수 있으니까. 음악에 세계에 다시 빠질 것 같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