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일단 MR 홈페이지는 가끔 불규칙적으로 로그인이 안 되는 현상만 빼면 잘 돌아가는 것 같다. (아직 주소록이나 사진 게시판, 문서 브라우저 등을 작업해야 하긴 하지만) 그래서, php 버전이 너무 오래됐길래 업그레이드 좀 하려고 소스를 받아서 컴파일하는데... 웬걸 -_-;; 서버 OS가 오래된 거라서 그런지 configure 자체부터가 온갖 이상한 에러들(?)이 괴롭히는 것이다. 그러다가 gcc 버전을 확인했더니.. 헉! 3.x대도 아닌 2.95. -_-;;;
관련 파일들을 업그레이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 것 같아서, 전에 서버 관리를 하시던 선배분께 물어보니까..
(in MSN)뭐.. 대략 이런 상황이 전개되었다. -_-;
나 : 서버 OS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선배 : -_-; 그럼 밀어.
나 : ......
선배 : 단, 자료 100% 원상복구하고 메일 시스템 다시 다 갖춰야 한다.
선배 : 아무도 안 해본 위대한 작업을 네가 하는 거야.
나 : ........;;
선배 : 단, 자료 같은 거 함부로 지우면 안 돼. 그러면 사망할지도 몰라 ;;
왜 저런 대답이 나왔는고 하니 지금까지 일단 서버 관리를 할 만한 인원이 몇 년째 없었던 데다(계속 하던 사람이 하는 상황이었음), ,내부 문서 자료며 메일 시스템 등 작업량이 만만치 않았던 것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일 시스템 쪽만 어떻게 다루는지 알면 그냥 주말에 하루 날 잡아서 쫙 밀면 되긴 하는데.. (자료 백업은 내 서버로도 가능하고, 리눅스 설치 자체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개인 자료들은 "알아서" 백업을 받을 수 있도록 미리 한 달 정도 전에 공지하면 된다.) 어차피 개인 서버도 있고 하니 메일 서버 등은 개인 서버를 통해 충분히 테스트를 거친 다음 하면 될 것 같긴 하다.
어차피 현 상태로 가는 건 보안 문제도 있고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아서(도무지 최신 프로그램들을 깔 수가 없다) 언젠가는 해야 할 작업이다. 당장 급하게 해야 하는 건 아니니 시간이 나면 천천히 계획을 세워서 질러야겠다. -_-;
드디어 가을 학기가 개강했다. 시작하는 날부터 가장 빡쎈 시간표로, 오전 9시부터 선형대수학개론과 데이터 구조, 그리고 오후 2시 반부터 일반물리학2와 실내악 앙상블 시간이 있었다. (다른 건 1시간 반짜리 수업이고 실내악은 3시간짜리다)
선형대수학개론은 뭐 그럭저럭 넘어가는 것 같고, 데이터 구조는... 헉! 교수님이 독일인으로 바뀌어 있었다. -_-;; 다행히 그 교수님도 본인이 영어를 잘 하는 편은 아니어서 그런지 알아듣기에 큰 무리는 없었으나 독일식 영어 발음의 압박이 좀..(homework의 w를 v로 발음한다든가..) -_- 데이터 구조 수업은 Java로 진행할 것이고, 데이터 구조 자체의 구현에 관한 것보다는 그것들을 응용한 문제 해결 쪽에 초점을 맞출 거라고 한다.
점심을 먹고 일반물리학2 (이것도 교수님이 갑자기 외국인으로 바뀌었다) 수업에 들어갔는데, 상당히 젊어보이시는, 영국인 교수님이었다. 이분 발음은 완전 영국식으로 정말 말이 딱딱 끊어지는데, 이상하게 알아듣기는 독일식 영어보다 어려웠다. -_- 게다가 매우 매우 압ㅤㅂㅞㄺ스런 것이, Open Book과 Open Time으로 시험을 친다는 것. 즉, 그만큼 시험 문제를 어렵게 낸다는 것이다. 교수님 왈 "시험 볼 때 먹을 것 가져오세요. 베개(!!)도 가져오세요. 그리고 시험을 감독할 조교들에겐 미안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OTL
실내악 앙상블은 교양이니까 좀 여유있을까(사실 가장 빡센 교양이라는 소문이..-_-) 했는데, 웬걸, 전산 처리가 잘못되어서 원래 30명이 들어야 할 강의에 60명이 신청했다는 것이다. -_-;; 그러면서, 일단은 고학번들에게 우선권을 주고, 05학번들은 음악평을 잘 하거나 뭔가 조금이라도 연주를 해야 수업을 듣게 해 주겠다는 것이다. -_- 같이 4-hand 피아노곡을 하기로 한 형이 최저학점 제한(장학금)에 걸려서 그 형은 꼭 같이 들어야 하기 때문에 둘이서 필사적으로 다른 사람의 연주를 비판(-_-)하고 나는 쇼팽의 군대폴로네이즈 아주아주 쪼끔을 쳤다. (안 그래도 며칠 동안 안 친데다 갑자기 긴장해서 거의 "나 피아노 못 치는 사람입니다"라고 광고한 꼴이 돼 버렸다..orz) 다행히 그 형과 나는 통과해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지만, 이때 긴장했던 건 입학 면접 때보다 더한 것 같았다.
후... 실험 과목 빠진다고 좀 널럴할까 했더니만 완전 초압박스런 학기가 될 것 같다. 다음 주를 기대하시라.. orz
현석 님의 블로그에서 보고 트랙백합니다.
재정경제부 홈페이지가 웹표준으로 개편되었다고 한다. XHTML 1.0 Transitional을 지켰으며, 레이아웃도 테이블 없이 div, list를 활용한 CSS 기반 레이아웃이다. 겉보기에 일반 사용자들은 별다른 차이를 못 느끼겠지만, 소스보기를 해 보거나, Firefox의 Web Developer 확장기능으로 스타일시트를 끄거나, Topographic View 등을 해 보면 그 차이를 확연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직 image를 background로 처리하지 못하고 img 태그를 사용한 부분이 많아 다소 아쉬운 점은 있지만, 이 정도부터가 벌써 어딘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동아리 홈페이지를 제작하면서 XHTML 1.0 Transitional 기준으로 만들고 있고(제로보드는 어쩔 수 없이 iframe 처리..-_-) 곧 완전 오픈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디자인이나 코딩을 살펴보는 정도는 충분하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 결국 큰 물결을 이뤄낼 것이라 확신한다.
드디어 그간 로컬에서 작업했던 MR 홈페이지 작업 내용을 서버에 올리는 것을 시작했다. 제로보드 부분(iframe 처리)만 제외하고 가능한 한 모든 부분에 XHTML 1.0 Transitional을 적용하였으며(그러나 제로보드 outlogin 등 때문에 validation은 되지 않는다), Internet Explorer의 버그들을 피해가기 위해 ie7 script를 적용하였다.
제로보드와 홈페이지 모두 UTF-8 기반으로 제작하였고, imazing을 갤러리로 연동할까 생각 중이다. 가능하면 내일 안으로, 안 되더라도 수일 내로 기본 변경을 완료할 예정이며, 디자인 부분은 차후에 좀더 손을 볼 생각이다.
자, 새로운 웹 표준 사이트의 탄생을 기대하며...
MR 홈페이지 : http://mr.kaist.ac.kr
드디어 기숙사로 돌아왔다. 두 달간에 걸친 기나긴 방학을 끝내고(사실 여름학기 때문에 남아있던 게 한달 반 정도 되지만) 이번 목요일부터 다시 개강하는 것이다.
슬슬 MR 홈페이지 업데이트 작업을 하러 가야하고, 또다시 있을 각종 개강 파티에도 참석해야 할 것 같다. (술자리.. -_-) 수업 시작하기 전에 3일의 공백 기간이 있는데 그동안 선형대수학개론 교과서 같은 거 미리 사 두고 MR 홈페이지 작업도 끝내야 할 듯하다.
그리고, 원래 3명이었던 우리 방에서 한 명이 저번 학기 중간에 다른 방으로 옮겼었는데, 그 빈 자리에 후기 입학생 한 명이 들어왔다. 책상을 보아하니 과학영재학교(부산영재과학고)에서 온 것 같은데, 그 어머니께서 청소를 매우 깨끗하게 해 놓고 가셔서 짐정리하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상당히 꼼꼼하신 우리 어머니 이상으로 청소를 그 정도로 깨끗하게 하는 사람은 태어나서 처음 봤다) 그렇지만 정작 그 룸메 본인은 아직 못 만나봤다. -_-;
역시나 카이스트 기숙사답게(?) 지금도 날벌레 하나가 들어와서 전등에 부딪히며 툭툭 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고, 벌써 모기도 물렸다. -_-.. 신기한 건 수도권보다 더운 날씨인데도 기숙사 앞의 느티나무 잎들이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경곽 기숙사도 그러했듯 여기도 12월까지 모기가 날아다닐 것 같기는 하지만...
아, 한 가지 기쁜 소식은 방별로 비치된 의자가 모두 새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검은색인 듀오백 제품에 목받이까지 있는 꽤 좋은 거다. (왜 목받이 쿠션에 노란색으로 "KAIST 생활관"이라고 쓴 데다 따옴표를 크게 붙여서 써놨는지는 모르겠지만) 의자 하나는 아주 만족할 만하다.
후우... 이제 다시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다. 이번에는 저번 학기처럼 블로그 폐인짓 좀 덜 해야 할 텐데.. OTL
Hypertext Markup Language로 출발한 HTML은 버전이 올라가면서 점점 표현만을 위한 태그, 그리고 Netscapce와 Internet Explorer 간의 경쟁에 의한 비표준 태그의 남발 등으로 혼란이 가중되어 결국 XHTML로 대체되기에 이르렀다. XHTML은 데이터 구조화 언어인 XML의 보다 엄격한 문법과 확장성(eXtensibility)을 도입하고, 표현만을 위한 태그들(font, center 등)을 제거하여 Semantic Web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궁극의 목표는 무엇일까? XHTML이 아니라 XML이다. 아직 일반인들에게 XML의 개념을 이해시키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블로그에서 흔히 사용하는 RSS나 Trackback 등이 XML의 대표적인 응용 예이다. XML은 데이터 구조를 표현·정의하는 언어다. 여기에 XSL이라는 언어를 사용하면 XML에서 원하는 내용만 뽑아서 원하는 형식(XHTML)으로 표현할 수 있다. 물론 XML 데이터 자체만을 이용해서 서로 다른 프로그램들끼리의 공통적인 포맷을 정의하여 통신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XML 만으로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고, 현재 대부분의 웹서비스는 MS-SQL, Oracle과 같은 DBMS를 통해 데이터를 저장한다. 이것을 구조화시키는 데 XML을 사용하고 여러 프로그램들 사이의 데이터 교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XSL, XHTML+CSS를 더하면 웹 브라우저에서 볼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할 수 있게 된다.
XHTML은 어떤 관점에서 보면 그 성격이 조금 애매하다. HTML을 XML 형태로 바꾸면서, "의미"를 살리는 데는 도움이 되었지만, 데이터와 디자인을 완전히 분리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CSS 기반 디자인을 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XML과 XHTML 사이의 관계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데이터는 XML을 통해 전송될 수 있겠지만, 그걸 가공한 출력 결과물인 XHTML이 데이터를 다룬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XHTML+CSS가 말하는 구조와 표현의 분리라는 것은 출력물에 들어가는 내용과 디자인의 분리라는 것이지, 궁극적인 Data Layer와 Presentation Layer의 분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Presentation Layer는 Flash 등 다른 매체로도 구현이 가능하며 반드시 XHTML이어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웹접근성 문제는 Flash로도 극복이 가능한 문제이다. 또한 XHTML로 가공되기 전의 XML 데이터를 각 사용자에게 맞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가공할 수도 있다.)
요즘에 나오는 대부분의 브라우저는 XML을 XSL로 처리하여 그 결과를 표시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XHTML 수준에서 내용과 디자인의 분리를 통해서도 웹접근성을 지킬 수 있으며, XML 수준에서는 XHTML 조차도 하나의 방법일 뿐이고 전혀 다른 매체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XHTML 아니더라도 접근성을 지키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XML만 사용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Flash 전용 브라우저 같은 게 나오더라도, 여전히 웹페이지를 구성하는 언어로는 XHTML이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며, 최소한 다양한 메채들에 대한 최종적인 Fallback으로라도 남게 될 것이다.
XHTML에서 말하는 table 레이아웃과 div 레이아웃은 내용과 디자인의 분리라는 부분에서의 이야기이다. 너무 앞서나가는 것일 수도 있지만, 사실 더 근본적으로는 XML이 가지는 의미와 그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 알고 그쪽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덧/ 여기서 말한 내용들은 순전히 제 개인 생각과 제가 지금까지 형성한 개념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실제 정확한 의미나 개념과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틀린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로보드를 utf-8로 변환하려고 썼던 간단한 스크립트입니다. 제로보드 뿐만 아니라 일괄적으로 여러 텍스트 파일들을 cp949(euc-kr)에서 utf-8로 바꾸고 싶으실 때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php 4.3 이상이면 아마 될 것 같고(iconv 필수!!), 커맨드라인 방식으로 실행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웹브라우저에서도 쓸 수는 있으나 html, body 등의 기본적인 태그들을 추가한 다음 대신 <br> 태그로 바꿔 주셔야 할 겁니다)
사용하시려면 변환할 파일들이 든 디렉토리에 conv2utf8.php 파일을 넣고 명령 프롬프트나 쉘에서 "php conv2utf8.php"라고 쳐 주시면 됩니다. 하위 디렉토리까지 모두 바꾸며, 파일명 자체는 건드리지 않습니다. 어떤 확장자의 파일들을 변경할 것인지는 소스를 보시면 금방 아실 수 있고 변경해서 쓰셔도 됩니다.
[2005-08-26 추가] 파이썬으로도 동일한 기능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iconv나 php가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윈도우에도 윈도우용 파이썬을 깔면 바로 됩니다. 다만 한글 경로명에서는 오류가 나는군요.)
구글 토크라.. 이미 많은 블로거 분들이 사용하기 시작하셨군요. 일단 구글다운 깔끔함과 가벼움이 장점이고, 다른 jabber 기반 메신저 사용자들하고도 호환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같은 프로토콜을 썼다는군요)
자세한 건 올블로그를 참고하시고, 를 등록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아무나 환영합니다 ^^)
추가 [2005-08-26] : 아는 친구가 헤드셋을 가지고 있어서 Google Talk를 이용해서 음성 대화를 해 보았다. (내가 헤드셋이 없어서 일방적으로 듣기만 했다 -_-) 오, 그런데 음질이 이렇게 좋을 수가! 인터넷 속도가 빨라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만나서 대화하는 것과 별다른 차이를 못 느낄 정도였고, 상대방이 키보드를 치는 소리, 전화가 걸려오는 소리까지도 다 들렸다. 나는 어찌어찌해서 커넥터를 찾아 mp3p 출력을 녹음 단자에 연결하여 음악을 들려주었는데 그것도 잘 들리는 모양이다. 헤드셋이나 하나 구해서 음성 채팅을 즐겨볼까나.
수동으로 하는 건 너무 귀찮고, javascript를 하나 써서 북마크에 등록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것마저 귀찮아서, 3rd-party XML RPC 라이브러리를 하나 써서 태터툴즈 관리자 모드에서 sync 버튼을 눌렀을 때 자동으로 테크노라티에 핑을 보내 새 포스트가 등록되도록 하였습니다.
태터가 euc-kr임에도 안 깨지고 잘 되는 것 같군요. 자세한 사용법은 좀더 테스트해본 다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2005년 휴가는 아주 날짜를 기가 막히게 잡았다. 처음에는 일기예보에서 '화요일부터 전국적인 비'라고 하길래 다소 좌절하고 있었으나 그와는 정반대로 월, 화요일 모두 가시거리 30 km를 자랑할 정도로 엄청나게 맑았던 것이다.
장소는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Phoenix Park)였다. 그러나 휘닉스파크 자체의 시설을 이용하기보다는 주로 숙박의 목적이었다. (사우나와 수퍼. 주점 등은 잘 이용했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은 MTB Up-hill과 Down-hill 훈련 및 즐기기.
차에 아버지와 내 MTB 두 대를 매달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며 콘도에 도착. 우리처럼 자전거 두 대를 매달고 온 차가 또 있었다. 콘도에 간단히 짐정리를 하고 아버지와 나는 일단 휘닉스파크 자체에서 제공하는 MTB 코스를 타 보기로 했다. 원래 전날 있었던 '인디페스티발' 코스로 사용되었던 곳으로 스키장 정상의 '몽블랑'에서부터 타고 내려오게끔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유격훈련의 시초가 될 줄이야.. orz 그 전날 혹은 전전날 쯤 비가 좀 왔었는데, 햇볕에 노출된 스키장 노면은 괜찮았으나 스키 코스 사이사이의 숲길은 완전 진흙탕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대회용 코스여서 그런지 경사도 세서 타지도 못하고 자전거를 끌고 가다가 미끄러져서 바지와 신발이 온통 진흙 범벅이 되었다. -_-
아침 일찍 사우나탕에 가서 간단히 샤워를 하고, 청태산에서 6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양구두미재 언덕에서 진조리로 나가는 자그마한 길로 갔다. 이곳은 아버지께서 지도로 미리 봐둔 곳으로 업힐 없이 약 9.8 km가 계속 다운힐이며, 콘크리트 길과 흙길, 자갈길이 계속 번갈아가면서 나타나 아주 환상적인 훈련·즐기기 코스였다. 코스 옆에는 같이 작은 계곡이 흐르는데 중간에 거기로 내려갈 수도 있게 되어 있었다. 가는 길은 화창한 햇빛 덕에 매우 선명했고 나뭇잎들 뒷면으로 비친 초록색은 하염없이 아름다웠다. (길을 가는 게 아까울 정도 -_-) 게다가 차디찬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그 또한 스트레스와 열기를 싹 날려주었다.
진조리에서 면온초등학교 쪽을 지나 다시 휘닉스파크로 돌아왔는데, 3 km 정도가 완만한 업힐이었다. 특히 휘닉스파크 진입로가 계속 이어지는 경사였는데 기어를 아주 낮게 놓고 '발발발발'해서 앞만 보고 올라가니까 올라가지더라. 자전거 타기 시작한 후로 업힐을 그렇게 길게 해 본 것도 처음이었다. (결국, 마지막에 힘이 빠진 나머지 다 도착해서 내리다가 엎어지는 바람에 명치 바로 옆에 상당한 충격이..-_-)
오후엔 다른 코스를 미리 답사할 겸 차로 임도를 다녀보고,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경포대 해수욕장에 갔다. 21일 일요일을 기점으로 비수기가 시작됐기 때문인지, 또 날씨가 이틀 사이에 갑자기 시원해진 탓인지 해수욕장에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사람 밖에 없었다. 뉘엿뉘엿 지는 오후 해를 바라보며 해수욕장에서 바닷바람을 즐기고 저녁은 우럭 매운탕으로 먹었다.
콘도에서 짐을 꾸려 체크아웃한 다음, 옛 영동고속도로(대관령 넘어가는 부분)로 통하는 길에 있는 청태산 자연휴양림에 들렀다. 역시 미리 지도로 봐둔 임도를 따라 한 바퀴 돌았는데, 먼저 둔내산 자연휴양림 경계까지 갔다가(2 km 업힐) 다시 돌아와서 순환로(4.5 km)를 쭉 돌았다. 순환로 중반부분에서 상당히 센 업힐이 있어 그곳에서는 자전거를 끌고 갔는데 어지간한 선수 정도가 아니면 그 경사를 그 거리로 올라가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 순환로 정상에서부터는 계속해서 신나는 다운힐! 자연휴양림이라 그런지 임도 관리가 잘 되어 있었고 중간에 싱글 트랙으로 쓸만한 코스들도 보였는데, 나중에 휴양림 관리하시는 아저씨들한테 물어보니 실제로 그렇게 쓰라고 만들었다고 하며 30여 대 정도의 MTB를 대여할 수 있도록 해놨다고 한다.
점심은 역시 옛 영동고속도로에 접한 '초가집'이라는 작은 음식점에서 먹었는데, 오늘따라 주인 아저씨가 안 나오시는 바람에 일손이 매우 달렸다. 음식도 매우 맛있었고 분위기도 좋았는데 나오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어떤 손님들은 항의하기도 했다) 이 음식점은 다른 건 다 좋은데, 카드 결제와 일손 보충만 하면 될 것 같다.
*
이렇게 해서 2박 3일간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휴가 여행이 끝났다. 일단 아주 기가 막히게 맑은 날씨였다는 점과,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였다는 점이 성공 요인이다. 휘닉스파크 주변이 고산 지대라서 더 그렇겠지만 일단 공기가 습하지 않아서 무덥지 안았고 바람이 잘 불어서 자전거를 그렇게 타는데도 땀을 거의 흘리지 않았다. (한마디로 '쾌적 그 자체'였다) 이번 여행으로 내 MTB 실력에 상당한 향상을 가져올 수 있었고(업힐과 다운힐 모두, 이제 싱글 트랙도 좀더 잘 탈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체력 보강도 된 것 같다. 다음 번에는 청태산 자연휴양림에서 묵는 방법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일단 테크노라티로 핑을 보내는 건 성공했습니다. 그러면 포스트 수집도 되는지 확인해야겠군요. 태터가 수집이 안 된다는 분들이 많아서 좌절하려고 했는데 과연..?
추가 : 지금 확인해보니 자체적인 xml-rpc 핑을 보내는 걸 따로 만들어야 할 것 같네요. -_- 일단은 수동으로 ping을 보내는 건 잘 되는 것 같습니다.
휴가는 잘 다녀왔고, 곧 후기는 올릴 예정입니다.
그동안 제가 자주 가는 블로그들을 확인해 보니 Deer Park 사용 후기가 올라와 있군요. 저도 휴가 가기 전날 설치해서 사용해봤었기 때문에 후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빠릅니다. 모든 분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지요.
설정 내용을 기존 Firefox와 공유합니다. 따라서 잘못하면 북마크 등을 다 날릴 수도 있지요. (아직 알파 버전이라 그런지 북마크를 클릭해도 이동되지 않고 북마크 툴바도 제대로 안 뜨는군요) 그래서 저는 Firefox 단축아이콘에 -p 옵션을 붙여서 테스트용 설정과 원래 사용 중인 설정을 선택하게 해 놓고 각각 사용합니다.
그렇지만 일단 원래 Firefox든 Deer Park이든 한 쪽이 뜨면 새 프로세스로 뜨지 않고 창이 복사가 되기 때문에 한 번에 하나만 실행할 수 있군요.
public beta 정도만 되어도 훨씬 좋아지겠지만 북마크와 같은 UI 부분만 좀더 개선되면 좋겠습니다. 일모리 님의 블로그에 따르면 @-moz-document와 같은 CSS 규칙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아이콘은 같은 Gecko 엔진을 사용하는 Mozilla Browser와 같습니다. Firefox하고 거의 같지만 다른 프로그램들과 함께 패키지처럼 배포되고 있죠. 아무래도 제 생각엔 베타 버전이라서 일부러 차별화를 두기 위해 여우 모양을 뺀 것 같군요.
아무튼 코어 업그레이드에 크게 신경쓰고 있다는 것이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
학생이 뭐 휴가냐라고 하면 할 말 없습니다만(...) 아무튼 내일부터 2박 3일 동안 강원도 피닉스파크에 가 있을 예정입니다. 주변 휴양림 등에서 MTB로 임도 타는 것도 할 거고.. (오늘은 광교산 천년 약수터도 갔다왔고 이제 다운힐도 좀 되는군요)
아무튼 그 동안 블로깅은 없을 예정입니다.
오랜만에 보는 아주 화창한 하늘
오늘은 산에 가지 말고 도로 라이딩을 하기로 하고 탄천으로 출발. 이제 탄천쯤이야~ -_-; 한강까지 갈 심산으로 출발했으나 아버지께서 주중에 술을 많이 드신 탓인지 힘들어하셔서 분당을 벗어나는 기점이 되는 곳까지(왕복 35 km 정도) 갔다왔다. 어차피 월요일에 휴가를 가게 되면 또 실컷 탈 테니까.
반경 1 km 안에 1분에 번개가 서너 번씩은 치던 사나운 소나기가 지나간 뒤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탄천 주변에 나와 쉬고 있었다.
한가롭게 탄천에서 쉬고 운동하는 사람들
최근 급속히 개발되어 파크뷰, 판테온 등의 주상복합 건물이 늘어선 곳 사이로 오면서 하늘을 찍어봤는데 그렇게 색이 푸를 수가 없었다. 보통 도시에선 하늘 가장자리로 갈수록 뿌옇게 되어 예쁜 하늘색을 볼 기회가 적은데 공기에 먼지가 하나도 없는 것처럼 투명했다.
풍덕천 다리 위에서 바라본 석양
그러다가 수지에 들어오니 해가 지기 시작하는데, 아주 환상적이었다. 노란색과 청회색의 오묘한 그라데이션을 바탕으로 점점이 찍어놓은 듯한 밝은 구름 조각들. 마치 수채화 한 폭을 보는 것 같았다. 아파트 단지 사이의 풍덕천 위 다리에서 해지는 방향을 바라보고 찍은 이 사진은 바탕화면 용으로나 사진으로서나 손색이 없다. 나는 흔히 생각하는 가을 어느 날 저녁의 노을보다는 여름날의 노을을 더 좋아한다. 풍성하면서도 해가 길어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오랜만에 보는 무지개가 떴다! 어렸을 적엔 자주 봤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별로 보지 못했던, 하늘에 나타났더라도 미처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무지개였다. 아주 선명하진 않았지만 해가 지는 그 반대 방향으로, 사람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상관없이 구름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상의 그림을 그려놓았던 것이다.
비오고 난 후에 짙어지는 그 초록빛과 사물들의 선명함은 요란하던 천둥 번개가 남기고 간 선물이다. 뉴스를 보니 오늘 시계 거리가 20 km (평소엔 10 km 내외)였다고 하니 어디 높은 빌딩이나 산 꼭대기라도 올라갔으면 아마 서해도 보였을 것이다. 앞으로 또 언제 이런 맑은 날을 볼 수 있을까.
오랜만에 보는 무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