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Posted
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요즘 학교에 나붙은 포스터들 중에 "야후는 엉터리다? - 새로운 야후를 만들 아이디어를 모집합니다"라는 것이 있었다.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상금도 주고 그러는 이벤트인 것 같다.

그런데, 이걸 보고 퍼뜩 떠오른 생각은 야후가 얼마 전에 CSS Reboot 프로젝트를 신청했다는 사실이다. (관련 포스팅, 야후의 등록 신청 참고) 혹시 야후의 사이트 리뉴얼 등록이 이것과 관련 있지 않을까?

실제로 이 이벤트가 관련이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뭔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야후와 다음은 이미 완전한 표준까지는 아니어도 XHTML 기반(div, ul 등을 적절히 사용한 레이아웃 및 접근성의 확보)의 구조로 사이트를 개편한 버 있다.
Posted
Filed under 컴퓨터
MR 홈페이지를 만들다가 제로보드에서 이것만이라도 고치면 표준을 완전히 지키진 못하더라도 IE가 아닌 브라우저에서 제로보드를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없겠다 싶어 몇 가지 적어 본다.

1. 글쓴이 레이어 정상적으로 뜨게 하기

이거 고생해서 알아낸 다음 nzeo.com에 올리려고 보니 이미 4시간 전에 누가 올려놓았다. OTL

링크 : http://www.nzeo.com/bbs/zboard.php?id=cgi_tip&no=7294

2. 카테고리 기능 쓸 수 있게 하기

파일 : zeroboard/lib.php , 약 154번째 줄
// 익스와 넷스케이프일때 처리
if(eregi("msie",$HTTP_USER_AGENT)) $browser="1"; else $browser="0";
라는 부분을 지우거나 주석 처리한 후 $browser="1";을 넣는다. 즉, 무조건 IE인 것으로 인식시키면 된다.

참고 : 2번은 http://youngwhan.com/ 의 아이디어이고(nzeo에도 같이 글을 쓰시는 듯), 1번은 독자적으로 만들긴 했으나 이미 이 분이 올려버리셨다;;;
Posted
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어제도, 동아리에서 방학 내내 했던 세미나가 끝난 기념으로 종강 파티를 했다. 그런데 굳이 동아리가 아니더라도 개강 파티나 종강 파티는 으레 술먹으러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술을 마시면서 분위기도 띄우고 그런 건 좋다. 나는 술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싫어하지는 않는다. 내가 술을 싫어하지 않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과 터놓고 농담도 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기에 의해 이어지는 아무 의미 없는 대화는 사양한다.

어제 한 선배가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그 선배는 점점 새로운 후배들이 들어올수록 술을 안 마시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하면서, 예전에는 사람들이 그저 술 자체를 좋아했었는데 요즘은 좀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하셨다. (그걸 비판하거나 비난한 건 아니었다) 나는 앞으로는 술을 안 마시는 게 분위기를 헤치는 것으로 치부되어서는 안 되며, 사람들의 분위기도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쪽으로 갈 거라고 생각한다.

내 윗세대의 사람들이 술을 좋아했고 '죽자~'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건 잘 안다. 하지만 이제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술은 원하는 사람만 마시는 것이며, 본인이 원하지 않을 때는 술을 거절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것을 말이다.

"야, 이럴 때는 술 좀 마셔 줘야지~" 이런 생각 자체도 좋으나, 다른 사람에게 그걸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술집에 가더라도 마시고 싶은 사람만 마시면 된다는 사실을 모두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논다'가 '술마신다'와 같은 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여야 할 것이다)
Posted
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요즘 들어 사내 개발 버전에서 Acid 2 Test를 거의 통과했다는 웹브라우저 오페라를 설치해 보았다. (물론 그 버전은 아직 비공개라서 현재 버전은 그보다 조금 낮다) 오페라의 다운로드 및 설치·사용은 무료이지만 주소창 위에 뜨는 구글의 텍스트 광고를 없애려면 $39를 지불하면 된다.

일단 느껴지는 건 실행속도가 빠르다는 거였다. 프로그램 자체의 실행속도도 빠르고, 웹페이지 렌더링 속도도 빨랐다. 프로그램 내부적으로 ActiveX 개체를 가져다 쓰는지는 몰라도 Flash 렌더링도 Firefox에 비해서 좀더 빠른 것 같다. 다만 반투명 png의 렌더링은 오히려 느리다.

인터넷 뱅킹 등은 역시 ActiveX 문제로 안 되지만, 국내 포탈 사이트 등은 Firefox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뭐 심하게 깨지거나 그러진 않았다. 내 홈페이지의 첫화면은 역시 100% 표준 기반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Firefox와 정확히 똑같게 나온다.

프로그램의 인터페이스도 좋았다. 알고보니까, 탭 안에 툴바가 있는 IE7의 모습은 바로 오페라를 베낀 거였다. -_-;;; (오페라의 메뉴는 위에 있지만.. 하지만 사실 웹브라우저의 인터페이스라는 게 한정돼 있기 때문에 베꼈다고 뭐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주소창에 주소를 입력하려고 하면 주소창 아래에 팝업 윈도우가 떠서 Home, Bookmark 등을 편리하게 클릭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리고 브라우저 하단의 상태표지줄 대신, 주소창의 오른쪽 끝부분에 로딩 상태(page, image 등 자세하게 나누어 %로 표시됨)가 나오고, 주소창 오른쪽의 검색창은 Firefox 등과 같은 형태다.

상용 프로그램이라서 그런지 스킨 처리 등의 질은 타 브라우저에 비해 훨씬 뛰어난 것 같고, 일단 그 뛰어난 속도가 맘에 들었다. 윈도우에서는 오페라를 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참고 : 오페라는 Mac, Linux, BSD 등을 위한 버전이 모두 나와 있고 Mobile OS(Windows CE나 Symbian 등) 용도 나와 있다.

덧/ 쓰다 보니까 Text Browser Emulation 모드도 있다. 그리고 Firefox의 Mouse Gesture와 같은 기능도 지원한다.
Posted
Filed under 컴퓨터
드디어 Mac의 웹브라우저인 Safari에서 CSS3에서의 Multiple Background를 지원한다고 한다. 내가 CSS2를 쓰면서 가장 아쉽게 느꼈던 부분이 바로 multiple background 부분이다. 크기 조절이 가능한 div 상자 같은 것을 만들고 둥근 테두리를 씌우려면 repeat되는 이미지와 그렇지 않은 이미지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나마 가장 비슷하게 한다는게 :before와 :after를 이용하는 방법이지만 IE에서 지원을 안 한다.

Firefox 1.5에서도 CSS3을 부분적으로 지원한다고 하는데 이 multiple background 기능은 꼭 포함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IE가 지원 안 하면 대략 낭패.)

Safari의 Multiple Background 지원 : http://webkit.opendarwin.org/blog/?p=15
구현 예제 : http://www.quirksmode.org/css/multiple_backgrounds.html
Posted
Filed under 컴퓨터
어제 동아리 선배분과 웹표준에 대하여 잠시 이야기를 했었다. 그 선배는 석사 과정을 하면서학부 과정에 계시는데, 기업에서 근무도 해 보신 분이다.

그 선배가 말하길, 자기도 학부 때는 왜 사람들이 표준을 안 지키는 걸까하고 고민도 해 보고 답답하게 생각하였지만, 실제 기업에 들어가고 보니 어쨌거나 IE가 대세인 것이 현실이고, 웹표준이 academic 분야에서 나온 것이라서 실제 기업 환경에서 활용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나 웹에서 쓰이는 HTML은 초보자에게는 쉬워 보이면서 좀 제대로 하려면 어렵고, 숙련자에게는 뭔가 더 하고 싶은데 부족해 보이는 모호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실무에서도 원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IE 표준'을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일단 그 선배의 관점도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사실 웹표준의 제정 작업에 Microsoft 등의 거대 기업도 참여하고 IE에 적용하기 위한 표준을 제안하기도 하는 등(특히 CSS 3.0이 그렇다. 하지만 정작 IE에는 적용되지 않고 올 9월에 나올 Firefox 1.5에 먼저 적용된다. 아직 표준이 미완성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정해진 부분만 지원될 것이기는 하지만..) 기업들의 필요에 의한 참여도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Microsoft 뿐만 아니라 일반 웹개발 업체들의 의견이 반영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지금까지 이 부분에서는 부족했을 수도 있다.

웹표준이 학술적 연구자들에 의해서만 지지받고 있다는 것도 예전엔 그랬을지 몰라도, 이젠 다양한 기업들이 웹표준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점차 변화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장 간단한 예로, channy라는 필명을 쓰시는 다음 R&D 개발 센터의 윤석찬 님도 웹표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 아직까지 다른 많은 개발자들에게까지 확대되진 않았지만, 처음부터 제대로 배운 사람들은 당장 실무에 적용하기는 어려워도 점차 그 필요성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CSS Design Korea 포럼에도 실제 상업용 웹사이트 제작에 웹표준, XHTML+CSS 기반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느끼게 된 장점들을 쓴 글들이 나오고 있고, 단순히 academia에서만 웹표준을 지지하는 때는 지나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그 효용성을 인정하는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극소수일 것이다.

사실, CSS 2.1까지만 해도 원하는 기능들을 다 구현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고, W3C에서 CSS 3을 너무 더디게 개발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긴 하다. 그리고 가장 큰 한계점은 강제성을 띠는 표준이 아니라 권고안이라는 데 있다. 또한 기업들은 어떤 숭고한 가치(만인을 위한 웹이라든가...)를 따르기보다는 경제 논리를 택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IT 업계에서 표준이 너무 빨리 바뀌고 새로운 기술들이 너무나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사실상 표준이라는 게 의미가 없다는 것도, 웹에서는 다르다고 본다. 일단 웹표준이라는 것부터 자체가 forward compatibility를 영두에 두고 만들어지는 것이고, 다양한 기술들을 html 문서에 포함시키기 위해 xml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xml의 namespace를 이용하면 한 문서에 HTML, MathML, RDF 등 다양한 포맷을 넣을 수 있다) 그리고 선배가 지적한 것 중 하나가 실무자나 숙련자들이 쓰기 위한 것도 아니고 초보자가 쓰기 위한 것도 아니어서, 어느 한 쪽으로 가면 좋겠다고 했는데 XML화되는 것은 다름 아닌 실무자들을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는 HTML을 논할 때가 아니라 XHTML과 CSS를 논해야 할 때이다.

또한 나는 그 선배가 마지막에 말했던 '실무에서 원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IE 표준'이라는 데 의문이 생긴다. 확실히 Javascript는 IE 방식대로 짜는 것이 편리할 때가 많고 기능도 더 많이 지원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더 많은 사용자를 위한 실무에서의 크로스 브라우징 적용에는 IE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기업들의 이윤 측면에서 봤을 때 아직까지 크로스 브라우징을 통해 늘어나는 고객 수가 거의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씨알이 잘 먹혀들지 않지만, 이미 선진국들에서는 그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고 Firefox에 의해 발생되는 트래픽이 상업적 가치를 지니기 시작했다는 증거도 나오고 있다.

가장 근본적으로 이 문제는 웹의 근본 정신에 따르는 가치관을 택할 것인가 경제논리에 의해 지금 당장 대세인 것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하지만 나는 경제논리로도 그 가치관을 따라야 할 날이, 비록 시간은 오래 걸릴지라도, 올 거라고 믿는다. 벌써 변화는 조금씩 시작되고 있다.
Posted
Filed under 컴퓨터
오늘 낭패 봤다. (.....)

요 아래 포스팅에서, IE에서 메뉴가 안 나오는 현상에 대해 멀쩡한 a 태그도 씹는다고 욕해놓았는데 알고 보니 내 실수였던 것이다.

php로 만든 결과물을 볼 때 Firefox의 소스보기를 이용해서 보고 있었는데, Firefox는 "<li"라고만 적은 것을 "<li>"라고 잘 보여주었던 것이다. 왜 이런 실수를 했는고 하니,

<li<?printSelected(101)?>><a href="test">공지사항</a></li> (O)
<li<?printSelected(101)?><a href="test">공지사항</a></li> (X)

php의 닫기 태그인 ?> 때문에 하나를 빼먹었던 것이다. OTL
(Firefox의 소스보기는 실제 원본대로가 아니라 브라우저가 인식한 대로 보여준다)

special thanks to 영준 선배.
Posted
Filed under 컴퓨터
'조만간' 1.0이 나오리라 생각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좀더 개발을 공개적으로 하든가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JH님의 개인 사정이 그렇게 바쁘고 안 좋은 상황이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특히 운송업체-_-), 어쨌거나 기다리는 유저 입장에서는 애가 탈 뿐이다. CSS Reboot 프로젝트에 맞춰 XHTML+CSS 기반 디자인으로 리뉴얼을 계획하고 있는 나는 최근엔 꿈속에서까지 태터툴즈 1.0이 나오기도 했고, JH님의 블로그에 달리는 코멘트들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항상 탭 하나를 띄우고 있을 정도다. 지금 이 블로그를 웹표준에 맞게 바꾸려면 태터툴즈 소스를 대폭 수정해야 하고, 어차피 그런 문제가 해결될 새 버전이 나온다고 했으니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워드프레스 등으로의 이전도 생각해봤으나 태터에 대한 정도 있고, 포스트들이 보이는 상태에서 답글을 볼 때 그 포스트만 보이는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는 인터페이스가 마음에 들어서—이글루스나 워드프레스, 수정 등은 모두 refresh되거나 해당 포스트만 보이는 상태로 가야 답글과 트랙백을 볼 수 있다—계속 쓰는 것이다)

정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태터툴즈가 차라리 오픈소스화되면 직접 개발 작업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까지도 든다. 5월 15일이면 나온다던 게 벌써 8월이 다 되었고, 막연히 한 개발자의 손에서 결과물이 나오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게 답답하다. 일단 1.0이 나오고 나면 팀 프로젝트로 해서 패치 개발이나 사용자 피드백 같은 것들을 맡긴다고 하셨지만 아무래도 개인이 혼자 개발하다보니 말 그대로 '개인 사정'에 의한 지연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JH님 본인 스스로가 자신을 너무 촉박하게 만들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도 있는 것 같다. 애초부터 버그가 전혀 없는 프로그램은 나올 수 없겠지만 모든 것을 프로그램으로 답하겠다고 하신 만큼 높은 품질로 나오길 바랄 뿐이다.
Posted
Filed under 컴퓨터
말이 필요없다. 뭐 아주 특별한 태그를 쓰거나 핵을 쓴 것도 아닌데 이젠 아예 있는 a 태그조차 깡그리 무시하고 테이블은 이상한 곳에 갖다 붙이질 않나...

IE ㅤㅂㅞㄺㅤㅂㅞㄺㅤㅂㅞㄺ


도대체 저럴 수가 있는 건가. 나는 분명히 표준대로, 정석대로 html과 css를 짰을 뿐이란 말이다!!
Posted
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오늘은 자전거로 62 km를 주파했다. 한강까지 간 건 아니고, 8년 동안 살다가 8년 전에 떠나온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에 다녀왔다. 내 유치원 시절과 초등학교 시절의 대부분을 보낸 곳으로 나한테는 거의 "마음의 고향"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처음 입학해서 5학년 2학기 초반까지 다녔던 양전초등학교도 가 보았고, 그 오랫동안 살던 주공아파트 5단지도 가 보았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정말로 무지무지 큰 운동장 같았는데, 오늘 가 보니 거의 미니어처(-_-) 수준이다. 주차장도 그렇게 좁은지 몰랐고, 504동 앞 놀이터와 단지 주도로 사이에 있는 벤치 마당도 그렇게 작은지 몰랐다. 어렸을 때는 501동에서 506동까지 가는 게 꽤 긴 거리로 느껴졌는데 지금 보니 한줌이다. -_-;;

관리사무소 상가를 가 보니, 단골이었던 방진스토아는 그대로 있었고(아주머니께 물어보니 우리 살던 때 주인이 아직도 계속 하신다고 함), 홍익방미술학원, 효정학원(다닌 곳은 아니었지만)도 그대로였다. 단골 문구점이었던 곳은 주인이 바뀌었다. 그 관리사무소 상가 마당도 어렸을 땐 무지하게 넓어보였는데 이제는 손바닥만해 보인다.

5단지 상가 지역으로 가 보니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옷을 자주 사 주시던 쌍방울 가게도 그 위치에 그대로 있었고, 피자를 하도 많이 시켜먹어서 사은품만으로 체스, 장기, 바둑판 세트를 받을 정도였던 빨간모자도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그 초등학교 시절 전문가들이나 쓰는 로트링 펜(독일제 펜으로 0.1mm 굵기도 있으며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을 사러 갔던 화방도 갔었는데 그 주인 아저씨도 그대로였다. 주인 아저씨한테, "제가 10년 전에 로트링 펜 사가던 그 꼬마에요"라고 하니까 바로 기억하셨다. 지금 내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하고, 아저씨는 시원한 얼음커피도 주셨다. 그래도 나름 단골이었던 곳이라 어찌 그리 정겨울 수 없는지 모르겠다. 그 당시엔 몰랐지만, 오늘 아저씨 이야기를 들으니 자기가 그 자리에 화방을 연 게 1986년—고로 이제 20년째다—인데 그때 초등학교 다니던 아이들이 애엄마가 되어 찾아올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도 그 아저씨는 하나도 안 늙어보였다. 어렸을 때 기억과 거의 똑같았다)

겨울만 되면 형과 함께 돌을 던져서 징검다리를 만들던 양재천은 깔끔하게 자전거도로가 정비되어 있고(내가 떠나올 때쯤 만들기 시작했었다) 황량하던 하천가 주변도 생태공원 수준으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조그마한 하얀색 2층 건물이던 개포3동 동사무소는 그 건물을 헐고 새로 짓는 중이었으며 잠시 옆의 공원 건물(?)에 이전해 있었다. 동사무소 직원한테 물어보니 그게 대략 2년 전쯤이라고 한다.

양전초등학교도 가 보았는데 어렸을 때 운동회하면서 점심을 먹던 '양전 동산'도, 여자 아이들이 주로 고무줄 놀이를 하던 운동장쪽 출입구 뒷편도 그대로였다. 지금은 방학인지라 꼬마 아이들 두어 명이 운동장에서 놀고 있을 뿐 학교는 적막 속에 잠겨 있었다.

마치 자전거를 타고 잠시나마 시간 여행을 간 듯한 기분이었다. 10년이나 지났는데도 그 동네는 그대로였다. (달라진 점이라면 집값만 엄청나게 올랐다는 정도일까. -_-;;) 그땐 깡패한테 걸려보기도 했었고 나름대로 애환(?)이 담긴 곳이었는데 시간이 이렇게 흐르고 보니 그런 기억조차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느껴진다. :)
Posted
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올블로그를 보니 "이 학생은 가리킬 수 없습니다"라는 글이 있었다. 글 내용 자체는 좋았는데 맞춤법이 좀 심히 틀렸다.

생각해 보자.. 가리킬 수 없다는 건 손가락질할 수 없다는 뜻이다. 문맥대로라면 "이 학생은 가르칠 수 없습니다"여야 한다. 본문에서도 '어떤 기간 동안 계속'이라는 뜻의 "줄곧"을 "줄 곳"으로 표기해 놓았다. "빠른"로 "빨른"으로 잘못되어 있고.. 물론 문학적으로 일부 예외를 허용할 수도 있지만 "가르치다"와 "가리키다" 정도는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 (띄어쓰기도 꽤 틀린 곳이 많았는데 사실 나도 정확하게 다 알지는 못하므로 딴지 걸지는 않겠다)

사이트를 보아하니 수필들을 모아서 올려주는 곳 같은데, 올리기 전에 맞춤법 교정이나 좀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나도 항상 맞춤법에 맞게 쓰는 건 아니지만, 문맥과 분위기를 살리면서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해당 글 : http://essay.co.kr/?inc=contestRead&no=516&contest_no=15&rss=1

덧/ 나중에 제목이 바뀌어서, "가리칠 수 없습니다"가 되었는데 이 역시 틀린 말이다. -_-;
Posted
Filed under 컴퓨터
IE7 beta가 공개되었다. 겉보기에는 탭브라우징도 들어가고, 라이브북마크 기능도 있고 한 걸로 봐서 뭔가 나아진 것 같아보였다.

그러나 실제로 써본 사람들의 평가 :
- CSS 지원 제대로 안 된다.:after, :before, :content며 IE6에서 지원되지 않던 것들이 거의 그대로였다.
- html element 중에서도 abbr 등 제대로 지원되지 않던 건 그대로다.
- 오히려 기존 인터넷뱅킹 사이트들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
- 일부 사이트에서 이미지가 깨진다.
.......

도대체 뭘 개선한 거란 말인가? Firefox 기능 좀 베꼈다는 게 4년만에 이루어진 업데이트의 전부란 말인가!

나는 다운받아보지는 않고 technical overview 문서만 보았는데 주소입력창 옆에 있는 검색어 입력창보고 딱 드는 생각이 firefox 베꼈구나 였다. 그나마 인터페이스도 그닥 편리해보이지도 않는다.

게다가 나름대로 중요한 개선 사항이라고 하는 "피싱 동적 보안 기능"이란 것도 알고보니 새로운 사이트를 방문할 때마다 그 사이트의 주소를 MS로 보내어 자체 DB에 있는 피싱 사이트 목록과 비교하는 기능이다. 한 마디로 개인정보 침해다. (사용자가 이 기능을 끌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모르겠다)

IE Blog에 보면 온갖 항의들이 올라왔다. 정말 가관이다. 대체 MS는 뭘 바라보는 것인가.

덧/ 한 사람이 표준 지원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자 다른 사람이 MS는 사용자들이 보기에 firefox의 최신기능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이게 하는 게 목표였지 애초부터 표준 지원은 그닥 중요한 관심사가 아니었다고도 의견을 나타냈고, 어떤 이는 심지어 IE 8을 기다려야한다는 말까지 했다. OTL
Posted
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klutzy의 글을 보고 나서 문득 생각이 났다. 요 몇 주 동안 대전역이나 수원역에서 꼭 1, 2천원씩 돈을 달라면서 구걸하고 다니는 사람을 몇몇 보았는데, 그들의 모습이 좋아보이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은 당장 생계 유지가 급해서 그런 것일까? 그런 사람들이 돈을 달라고 할 때 주는 것이 옳은 것인가? 정말로 가난해서 그런 거라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게 해야 하는가? 그렇다고 당장 돈을 벌 능력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의 경우엔 그대로 두어도 되는 걸까?

인도에서는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거지들이 우루루 몰려든다고 하는데 그때 그들에게 일푼이라도 주었다가는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나눠주어야 하기 때문에 절대 주지 말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 정도로 극단적인 예는 없지만, 어디까지가 적선인 건지 그 경계를 잘 모르겠다.

한 번은 두 주 연속해서 똑같은 사람을 만났다. 내가 안 된다고 하자 다른 사람을 붙잡고 또 2천원만 달라고 하고, 내가 기차를 타러 갈 때까지도 계속 역 안을 돌아다니면서 구걸하는 거였다. 내가 그런 사람들을 만났을 때 기분이 나쁜 이유는 과연 그에게 돈을 준다는 것이 옳은 일인지 확신하지 못하면서 괜히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기차표를 살 돈이 없어서 그런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2천원만 달라고 하는데.. 누가 합당한 이유 없이 자기 돈을 내어주겠는가?

아직은 어떤 일에 대해서는 명확한 가치 판단 기준을 세우는 게 쉽지 않다.
Posted
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저번에 쓴 "인지과학 수업 끝나다"라는 글에서, 나는 마지막에 '나와 다른 사람이 구분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라는 의문을 던졌고 그에 대해 dotty 님inureyes 님이 각각 트랙백을 보내주셨다.

dotty 님은 복잡계와 진화, 그리고 뇌의 수많은 뉴런들이 이루어내는 창발성 측면에서 설명하셨고, inureyes 님의 글은 종교적 관점과 '생의지'라는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일단 두 분의 글 모두 그 자체로 보았을 때는 좋지만, dotty 님의 경우는 철저히 자연과학적 사고에서 보았을 때 갈 수 있는 한계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히 '현상'으로는 복잡계 네트워크로서 나타나지만 정말 '나'라고 스스로 느끼는 것이 단지 복잡한 물리적·화학적 작용 때문에 나타나는 것인가? 이렇게 말하면 마치있 종교에서 말하는 영혼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야 할 것 같지만, 그렇다고 나는 종교적인 압장만을 지지하고 싶지는 않다. 종교는 그 자체로서 믿음 위에 존재하는 것이고, 믿음과 납득은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납득이 가는 설명, 그리고 물질적인 자연과학의 관점에 국한되지 않은 설명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인지과학 수업을 듣기 전에도, dotty 님만큼은 아니지만 현재 과학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대충 복잡계 현상 쪽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이다. 이 의문은 사실 꽤 어렸을 때부터 줄곧 느껴왔던 것이지만 아직도 나는 내 스스로 이 의문을 '잘 정의하지 못했다'고 느낀다. 사실 위처럼 말해 놓고는 있지만 스스로도 내가 무엇을 묻고 싶은 것인지조차 잘 모르겠다.

인간들이 구성하는 사회나 개미, 혹은 더 작은 미생물들이 구성하는 사회나, 신경세포들이 구성하는 한 개체의 신경계(뇌), 작은 분자들이 모여 이루는 하나의 세포.. 이들은 자연과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 사회를 구성하는 그 개인 자체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사실 꼭 인간에 한정지을 필요는 없다. 어떤 생물 개체의 자기 정체성은 어떻게 구현되는 것일까? 영혼이라는 관점에서 말한다면 원생생물, 균류, 동물, 식물들 중 어디쯤에서 영혼을 가짐과 안 가짐의 경계가 구분되는 것일까? 바이러스가 영혼을 안 가진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이 거대한 세상과 나는 왜 다른 것일까?
Posted
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요즘 들어서 모차르트와 베토벤 소나타에 심취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는 쇼팽의 녹턴과 왈츠에 잠시 빠졌었으나 다시 소나바로 회귀(?)한 것이다.

예전에 피아노를 정식으로 배우면서 쳤던 모차르트 소나타는 매우 지루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는데, 다시 쳐보고 들어보니 왜 그렇게 예쁘고 앙증맞을 수 없는지 모르겠다. 교과서적 스타일로 항상 V도 조성을 써서 전개했다가 다시 주제가 나타나고 그 주제가 원래의 I도 화음으로 마무리된다. (이건 다른 소나타도 대체로 그렇지만)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비록 "교과서적"이라고 해도 모차르트 특유의 톡톡 부드럽게 넘겨주는 스타카토라든가 깔끔함과 우아함. 예전에는 못 느꼈던 것들이다.

베토벤 소나타 또한 다시 심취하기 시작했는데, 소나타의 형식이면서도 그만의 독특한 화음 구성과 개성이 드러난다. 특히 새로 발견한 곡은 12번 소나타의 Marcia funebre sulla morte d'un Eroe이다. (3악장으로 구분해야 되는 건지.. 변주곡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그건 잘 모르겠다) 그리고 20번 소나타 1, 2악장도 맘에 든다. 베토벤 특유의 단조 화음에 묻어나는 agitato가 날 사로잡는다.

오랜만에 14번 소나타, 그 유명한 월광 소나타 전 악장을 쳐보았다. 1악장은 내가 여태껏 쳤던 것 중 가장 잘 되었고 2악장은 그냥저냥. 3악장이 문제였는데 무려 2년 가까이 한 번도 안 쳤었기 때문에 어떨지 걱정되었다. 그러나 역시 외워서 칠 정도로 전에 연습했던 효과가 있어 생각보다 잘 넘어갔다. 쇼팽의 Polonaise들은 멋지긴 한데 체력 소모가 좀 많아서 치기가 힘들다. 반면 월광 3악장은 체력 소모도 많지 않으면서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딱 좋다. -_-;

이렇게 피아노 곡들을 치고 나면 드는 생각은... 나도 곡 만들고 싶어!! ...이지만 좀더 마음의 여유가 생긴 다음에 해야 될 것 같다. 급하게 하려고 하면 오히려 망치는 꼴이 될 수 있으니까. 음악에 세계에 다시 빠질 것 같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