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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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특별한 것을 말하는 건 아니다. 요즘 들어 몇몇 블로그에서 글을 읽다보니, 상대방을 편하게 부를 수 있는 호칭대명사가 사실상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음식점에서 종업원을 편하게 부르는 것이라든가, 아니면 인터넷 상에서 나이와 성별을 모르는 익명의 상대방을 지칭하고자 할 때 말이다.

통신어체에서 '님'의 사용이 일반화되었다가 국어를 파괴한다는 이유로 요즘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내 생각에는 '님'이라는 단어를 하나의 인칭 대명사로 사용하게 된 것도 한국어에서 어감 문제 없이, 상대방을 존중하는 뜻을 나타내면서, 나이와 성별에 관계 없이 두루 쓰일 수 있는 일반적인 호칭 대명사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당신'이라는 단어는 왠지 호전적인 느낌을 줄 수 있고(예: "당신 뭐가 잘났다고 x랄이야!" 같은 용례의 확산 / 사전 찾아보니 '하오'체에 쓰이는 낮춤말의 뜻도 있었다), '언니', '오빠', '형', '아저씨', '어르신' 등은 모두 특정 경우에 한정된 뜻을 가진다. (설령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부정적인 뜻 때문에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낄 소지가 다분하다)

왜 우리말에는 영어의 'you'처럼 예의에 관한 아무런 하자 없이 누구에게나 쓸 수 있는 호칭 대명사가 없는 것일까? 웹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 문화가 형성되면서 그런 단어의 부재가 더욱 국어 파괴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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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과를 결정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본과는 내년에 정하지만 예비 학과 신청기간이 곧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12월 1일부터 시작하는 수강 신청에서도 어느 과를 갈 것인지에 따라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물론 내년 봄학기 개강 후 수강 변경을 할 수는 있다)

일단 지금 생각하고 있는 과는 전산과, 산업디자인과, 기계공학과, 바이오시스템학과 정도다. 이 리스트에서 기계과는 최근에 추가된 것으로, "기계공학"이라고 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기계"만 다루는 것이 아님을 알았고 특히 진로 분야가 넓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모두 포함하고 있었다. 과설명회의 영향도 있었지만 훨씬 전부터 나름대로 파악한 결과다.)

1. 전산과

현재의 상황에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다. 하지만 지금 당장 이쪽에 지식이 '조금' 더 있다고 해서 단지 그 이유로 이 과로 결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또한 아직도 전산학이 내가 꼭 하고 싶은 일인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 전산학의 학문 분야로 나갈 것인지, 아니면 실제 개발자로 활동할 것인지, 독자적인 기술로 창업을 할 것인지 등 아직 미래에 대해 불투명한 것이 너무 많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사람을 요구하는 곳이 굉장히 많다는 것, 그리고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채용 설명회의 상당 부분이 전산학과 관련이 된다는 것을 보면 장래가 아주 불투명한 것도 아니다. 다만 실제 전문 직업인으로서 살게 되었을 때 얼마나 인간적으로 살 수 있느냐(맨날 야근하고 밤샘하고 등등)는 것이 조금 걸린다. 그만한 처우를 받으면서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국내 현실로 봐서 꼭 그럴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2. 산업디자인과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나는 의외로 꽤 어릴 때부터 산업디자인에 대해 알고 있었다. 상당히 동경하는 과이기도 한데, 최근 들어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분야다. 내가 목표하는 것 중 하나인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라는 점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 다만 1학년 때 미리 들어두어야 하는 산디과 과목들을 하나도 안 들었기 때문에 조금 불리한 면이 있고 전공 자체가 상당히 빡세다.

3. 기계공학과

요즘은 학제간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어서 인지과학, 전산학 일부, 물리학과 '전통적인' 기계공학, 나노테크놀로지 등을 폭넓게 다룬다. 인간과 기계 수업의 영향으로 굉장히 맘에 드는 교수님들을 많이 봤다는 것도 좀 영향이 있지만, 기계과가 굉장히 다양한 분야로 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어느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전산을 전공하면 기계를 다룰 수는 없지만, 기계공학을 전공하면 나중에 둘 다 다룰 수 있다고 한다. 나야 이미 지금 상태에서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초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된 상태니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로봇에 대한 내 로망은 무시 못한다. -_-

4. 바이오시스템학과

전자·전산과 생물학 분야를 융합한 곳이다. 사실 처음에 상당히 관심있던 과였는데, 학부 때 너무 특화된 것을 전공하는 것보다 좀더 넓은 분야를 전공해서 조금씩 자기 길을 찾아 좁혀나가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그래서 상당히 우선순위가 밀려났다.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바이오시스템학과로 갈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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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가 카이스트에 와서 목표로 두는 건, 5학년까지 남더라도 배우고 싶은 건 다 배우고 간다는 것이다. (아는 선배 중에는, 전산과와 항공우주공학을 복수 전공하는 경우도 있다 -_-) 산업디자인은 어떻게든 부전공을 할까 생각 중인데, 어쩌면 산업디자인을 전공으로 하고 다른 것을 부전공으로 할지도 모른다. -_- 좀 전까지만 해도 전산과 전공 + 산디과 부전공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거꾸로 하거나 아니면 기계과 전공 + 산디과 부전공 혹은 기계과 전공 + 전산과 부전공(혹은 그 역)도 꽤 유력해졌다.

전공이 나의 모든 걸 결정하는 것은 아니고, 또한 대학원을 갈 때 전공보다도 어떤 과목들을 들었는가를 중요시한다는 이야기도 듣기는 했지만, 학교 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절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잘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마음이 끌리는 방향이 비교적 한 곳으로 좁혀져서 다행인데, 아직도 과를 결정하기에는 그 범위가 넓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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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작년 11월—그러고 보니 1주년이 거의 다 됐다—무렵에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으나 점점 블로그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증가해왔다. 악성 답글 등으로 상처를 받고 일정 기간 블로깅을 중단한다거나 블로그를 떠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올블로그에서 이렇게 터져나온 모양이다.

어떤 사람들은 블로그를 굳이 정의하려드는 것이 불필요하다고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싸이월드와 블로그는 엄연히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내 생각은?

글쎄.. 가장 많은 예를 드는 싸이월드와 비교해보면 싸이월드는 우선 실명 기반의 오프라인 인간관계에서 시작하는 커뮤니티이고, 블로그는 익명성을 띠고 있으며 온라인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기술적으로는 RSS와 Trackback에 의해서 일반 게시판 등과 차별화된다. (물론 요즘은 웬만한 곳에서도 RSS를 지원하고 있어서 차별성이라고 하기는 조금 애매하다)

내 블로그의 내용으로 보자면, 한 마디로 "잡탕"이다. -_- 주로 Web, IT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기는 하나, 나의 최근 일상 생활이나 감정·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쓰기도 하고 음악에 대한 것도 다룬다. 블로그가 반드시 하나의 일관된 주제를 가져야 한다면 이들을 모두 다른 블로그로 분리해버리는 게 좋을 것이다.

나는 그냥 단순하게 정의하고 싶다. 웹을 기반으로 온라인 상의 사람들에게 "나의 생각"을 쓰고 공유하는 곳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한 게시판, 포탈 등의 다양한 방법 중에서 가장 개인화되어 있으며 또한 가장 익명성을 띤다고 말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처럼 복잡하게 정의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단순히 내 블로그가 그래서가 아니라, 실제로 그 다양한 형태의 블로그들을 포괄하려면 이렇게 설명할 수밖에 없다)

외국에서 블로그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외국 블로거들을 거의 알지 못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우리보다는 좀더 formal한 주제를 많이 다루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블로그의 특징 자체가 "공개 일기"로서 매우 편리하기 때문에 점점 개인적인 공간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렸을 때 일기를 쓰다보면, 괜히 누군가에게 말하는 듯한 말투가 나오면서, 경우에 따라선, 누구라고 딱히 지칭하지는 못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블로그가 그 점을 아주 정확하게 채워준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예의만 지킨다면,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정말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웹 기술을 통해 그것이 실체화되는 것이다.

블로그의 정의라. 내 생각엔 내가 위처럼 정의한다고 해도 아마 쓰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정의는 계속 바뀔 것이라고 본다. 바람직한 블로그라면 그러한 다양성을 수용하면서도 자기가 자기 자신이게 하는 고유함을 가지고 있으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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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하는 얘기지만, 사실 그동안 진혁이 형과 실내악 앙상블 연습을 하면서 제대로 박자가 맞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결국 둘이서 고민하다가 교수님한테 면담하러 가기도 했었고, 서로 괴로워했었는데, 오늘 드디어 맞아들어갔다.

교수님이 하셨던 얘기는, 아무리 최고의 연주자들이라고 해도 앙상블을 맞출 때 서로 마음에 들어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는 것이다. 다만 프로이기 때문에 좀더 유연하게 대처할 뿐이지 근본적으로 우리가 느끼는 '어긋남'에 대한 고민은 같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due가 구체적으로 정해지고 '꼭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있으면 어떻게든 맞춰질 거라면서 '다른 방법이 없으니 반드시 이 곡 해라'하고 못박으셨다. -_-

어쨌든 교수님의 말에 위로도 되고, 또 이번 주 들면서 진혁이 형과 나 모두 기분 전환이 좀 되기도 해서 그런지(둘다 지난주를 힘들게 보냈다) 드디어 맞아들어갔다. 진혁이 형이 생각했던 문제점은, 서로 연습을 열심히 하기는 했는데, 결정적으로 그 곡에 어울리는 박자를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었고, 메트로놈으로 4분음표 박자를 일의 자릿수까지 맞춰서 가장 부드럽게 연주되는 속도를 골랐다. 그렇게 해서 몇 번 쳐보니까 한 시간만에 둘이 맞아들어갔던 것이다. (기념으로 야식도 먹었다 -_-)

물론 오늘 맞아들어갔던 것도 원래 목표치에 비하면 모자란 수준이지만, 진혁이 형과 나의 피아노 연주 스타일이 워낙 달라서 서로 그 정도는 이해하기로 했고, 일단 박자가 맞기 시작했으니 그 다음 단계는 소리를 만드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그 전에 교수님 지도를 따로 받아볼 예정이기는 하다)

정말이지, 나 혼자 칠 때는 전혀 몰랐는데, 둘이서 같이 연습을 하다보니 생각 외로 어려운 게 한두 개가 아니었다. 곡 자체는 매우 쉬운 편인데도 말이다. (이건 단순히 연주 스킬의 문제가 아니라, 연주자의 성격까지도 포함하는 복잡한 문제다) 경곽 때 FORTE에서 연주회 준비할 때는 그 누구의 지도도 없이 어떻게 했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그때는 사실상 연습을 2주 밖에 못했다. 가능하다면 그 아이들이 실내악 앙상블 교수님 지도를 받게 하고 싶을 정도다)

이 수업을 들으면서 앙상블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나 실내악 앙상블처럼 소규모의 경우에는 오케스트라와 달리 지휘자가 따로 없어서 연주자끼리의 긴밀한 의사소통이 필요한데, 그것이 생각보다 얼마나 어려운 것이었는지 잘 알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시간만 허락해준다면 3년 내내 이 수업을 듣고 싶을 정도로 얻는 것이 많다. (실제로 그러는 사람도 있다고 함)

하여간 큰 문제를 하나 해결해서 기쁘다. :D

추가/ 전에는 진혁이 형의 소리를 들으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잘 되지 않았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박자가 맞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거의 완벽하게 들린다. 메트로놈과는 박자가 약간 안 맞을 때가 있어도 형과 나는 박자가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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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마찬가지겠지만 지난 주는 정말 전쟁이었습니다. -_- 대략 로봇 칩에 프로그램 굽는 케이블이 컴퓨터에 안 꽂힌 것도 모르고 몇 시간이나 '왜 안 구워지지'하면서 삽질했다든가 하는 것을 제쳐놓고도 말이죠.;; (회로가 잘못된 줄 알고 엄한 사람 삽질시켰다는..) 오히려 시험 기간보다 포스팅이 더 뜸할 정도였으니..

일단 스튜어트의 물리 숙제는 조교님이 잘 풀어주신 덕분에 상당 부분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느꼈던 거지만 물리 문제는 답을 보고나면 매우 쉬운데, 그 전에는 도무지 알 수가 없더라 뭐 그런 거죠.. (왠지는 몰라도 다른 과목에 비해 물리가 특히 그게 심하더군요)

그리고 MR 정기총회... 동아리에서 가장 큰 행사인데다 회지 제작(CD에 HTML 파일을 넣어서 만드는 형식), 그리고 각 로봇 프로젝트 팀의 발표 등이 있었습니다. 물론 새내기들의 재롱 잔치(!)도...-_-

마지막 이틀 정도를 거의 올인했는데, 여러 곳에서 제가 없으면 안된다는(심지어 제가 노트북 가지고 날라버리면 이번 총회 물건너간다는 소리까지도...) 이유로 결국 재롱 잔치에서는 제외됐지만..; 그만큼 정말 정신없었습니다. 도대체 간단한 RF 통신조차 이렇게 어려워서야 RFID Tag같은 건 어떻게 만드는지 신기할 따름.. (대략, 현재까지 10cm 범위에서만 통신 성공.-_- 로봇 회로도 만들어보고 프로그래밍도 해보면서 느낀 거지만 우리 주변에서 쓰이는 전자 제품들은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정말 잘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그리고 저번에 제가 새로 만든 홈페이지와 서버 운영체제 업그레이드에 관한 간단한 소개 프레젠테이션도 해야 했고, 회지 디자인의 거의 대부분을 제가 했기 때문에..-_- (사실 제가 있던 프로젝트 팀이 마지막에 달리면서 일부 회로를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등 엄청난 삽질을 한 관계로 예상치 못하게 빡쎄졌던 거지요) 한가지 반가웠던 건 총회 발표 중 XHTML과 CSS에 관한 언급을 하니까 알아보시는 선배분들이 몇몇 계시더라는 거였습니다. 특히 이전 홈페이지·서버 관리를 하셨던 고승필 선배님이 크게 관심을 보이시더군요. :)

한 가지 에피소드(?)라면, 총회 시작하기 전에 태울관 미래홀에 있던 피아노를 누가 뚱땅거리며 치고 있길래 잠시 마음의 여유나 찾을까 하여 저도 조금 건반을 눌렀던 것이 회장 선배의 눈에 띄여 결국 시작 인사말하기 전까지 back music을 쳤다는.... -_-;;;; (문제는 시작이 예정 시간보다 40분이나 지연되는 바람에.. 그동안 계속 쳤다는 거죠 orz 이거 무슨 피아노 연주회도 아니고..ㅁㄴㅇㄹ)

아무튼, 그렇게 해서 문제의 총회는 무사히 끝나고.. (가장 아쉬웠던 점은 SPARCS 홈커밍데이와 정확하게 겹치는 바람에 첫눈 검색엔진을 개발하시는 남세동 선배님의 검색 분야의 전망에 대한 세미나를 못 들었다는 것.) 역시나 동아리 사람들이 이렇게 큰 행사를 하고 나면 이어지는 것은.. 술자리겠죠. -_- (일단 제가 태어나기 전에 학교를 다닌 선배들까지 왔다는 게 압박...)

MR로 1차를 가서 저녁을 먹고 2차를 SPARCS로 가서 선배들하고 이야기를 나눈다..라는 게 원래 계획이었는데.. 1차가... 1차가.. 대략... -_- 빈 속에 43도짜리 양주(병에는 그렇게 써있는데 아무도 이건 43도일거라고 믿지 않았음. 사실 처음 먹을 땐 멋모르고 마셨다가 나중에 보니 그렇더라는 거죠)로 시작하는 겁니다. ;;;; 맥주와 사이다 섞어마시기 + 소주 + 양주...;; 선배들도 3년만에 그런 빡센 술자리는 처음 본다더군요. (경곽 신환회때보다 몇 배는 술기운이 세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필름이 끊긴다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결국 SPARCS 2차는 gg치고 기숙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허헛.. 이게 웬일입니까. -_- 전설의 서상현 선배를 데리고 토끼군이 기숙사 방으로 찾아온 겁니다. ;; 역시 둘이 모이면 나오는 단골 소재인 프로그래밍 언어와 인코딩 문제에 관한 얘기부터 시작해서..-_- 또 한번 말려들고 말았지요. (토끼군한테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자기는 잠자느라 홈커밍데이에 참석 못했다는...-_-) 하여간 이렇게 해서 또 수다를 떨고.. 이틀간의 올인과 엄청나게 빡센 1차 술자리의 영향으로 저는 먼저 잤지요. (결국 서상현 선배는 집에 간 룸메 자리에서 자고 갔다는..-_-)

결론(?)이라면 참 하룻동안에 많은 일을 겪었다는 건데, 어쨌든 아침에 일어나서 속이 안 좋다든가 머리가 아프다든가 하는 일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후우.. 자 그럼 이제 연애소설 읽고 독후감 쓰기(인간과 기계 숙제), 실내악 앙상블 연습, 스튜어트 물리숙제(대략 맥스웰 방정식 유도?), 그리고 DS 프로젝트 마무리...를 하러 가야되겠군요.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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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아래 포스팅에서도 밝혔다시피 이번 주는 매우 바쁘다. 그런고로 DS 숙제를 12시 정각에 E-mail로 제출하고 원래 due가 12시까지인(그것도 기숙사에서 1km 정도 떨어진 자연과학동에 내고 와야 하는..-_- 하지만 조교가 항상 12시 정각에 딱 숙제함에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서 그나마 조금 미룬 것이었다) 물리숙제를 내러갔다.

그러나... 창의학습관을 지날 때쯤부터 빗방울이 한 두개씩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자과동에 도착하여 숙제함에 숙제를 넣자마자 들려오는 폭우와 바람 소리. OTL (정말 11월에 이렇게 갑작스레 비가 쏟아지는 건 처음 봤다)

마침 내 바로 뒤로 아는 형이 숙제를 내러 왔길래 문제 토의도 좀 하고 그러면서 비가 그치길 기다리는데, 웬걸 그칠 기미가 안 보인다. -_- 무려 30분 동안 숙제함과 그 옆에 있는 계단에 쪼그려앉아 숙제 리뷰 및 잡담을 했음에도 비가 전혀 줄지를 않는 것이었다. 이번 물리숙제가 상대론에 관한 것이었는데, 전혀 배우지도 않은 Tensor 해석 + Minkowsky metric + 상대론적 유도(증명) 등등을 다룬 것이라 제대로 푼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일부는 비슷하게 답만 때려맞추기도 했지만 문제에서 요구한 4차원 벡터 해석으로 풀지 못하고 다른 '일반물리'다운 방법으로 풀기도 해다)

안 그래도 일반물리의 수준을 훨씬 넘어선(고급물리를 듣는 친구들한테 물어봐도 갑자기 이런 게 왜 나오냐는..-_-) 문제로 고생했는데 이렇게 비까지 오다니...

결국 35분 정도 되었을 때 비를 맞더라도 기숙사는 가야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비를 쫄딱 맞고 왔다. ㅠㅠ (그나마 자전거를 타고 왔기에 빨리 이동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러나 더더욱 OTL스러웠던 건, DS 숙제 제출 기한이 하루 뒤였다는 것이다. 즉, DS 제출할 시간에 미리 자과동에 갔으면 비를 안 맞을 수 있었다는.... OTL OTL

그나저나 이번 거 문제 풀어보니 도저히 일반물리 수준이 아니다. 대학물리 수준의 상대론을 빠삭하게 완전 이해한 상태에서 상대론에서 다루는 수학적 기법까지 알아야 하는..-_- 수업 시간에 "텐서"라는 단어를 딱 두 번 들어본 것 같은데(그것도 "그런 게 있다"라는 언급 정도) 숙제가 이런 정도면.. 도대체 시험 문제는...??? 후더덜덜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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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냐.. 요즘 들어서 할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일단 CSS Reboot 이벤트는 넘겼고(현재 투표 중입니다. 제꺼 많이많이 찍어주세요..ㅠㅠ) 일모리 님의 이벤트 때에는 좀더 완성도를 높이고 style switcher도 적용할 예정입니다.

어제 부로 총회 때 전시할 MR 로봇 프로그래밍의 1차 작업을 끝냈고 버그 수정 등만 하면 되는 상태입니다. 스팍스에서 Java GUI에 관한 세미나를 하나 하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11월 중순은 되어야 준비가 가능할 것 같네요.

그리고.... 시험이 있군요. -_- 미적분학은 평균보다 상당히 높게 나와서 잘 본 축에 드는 것 같은데.. 선형대수학개론이 대략 OTL.. (역시나 계산은 내 체질이 아니었어..ㅠㅠ) 기말고사를 만점받고 앞으로의 퀴즈를 만점받아야 재수강을 면할 정도랄까요. -_- CS101은 다행히 실수한 게 없어서 만점을 받았고, DS는 거의 만점을 받을 뻔;;;했으나 문제를 잘못 읽은 게 하나 날라가는 바람에.. -_-.....

그리고 남은 건 실내악 앙상블 연습. 다행히 이번 주에는 연주를 안 하게 됐는데, 12월 4일이 생각보다 빨리 올 것 같습니다. 게다가 8-hands곡이 새로 추가되어서 그것도 연습을 해야...;;

아무튼 시험은 시험대로 힘들었고, 11월은 또 나름대로 바쁜 달이 되겠군요. 제발 기말고사는 선방을..ㅠㅠ

다행히, 일반물리학2 기말고사는 12월 22일 오전 10시부터라고 합니다. -_- 아마 저녁 먹을 때쯤 끝나지 않을까 싶군요. (지금 나오는 숙제가 대략 Lorentz 좌표계에 Minkowski metric을 써서 상대론적으로 속도를 계산하고 어쩌고 하는 건데 기말고사가 심히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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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드디어 새 국립중앙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나라의 경사라 할 만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는 그 이면의 이야기를 조금 할까 한다.

실은 이게 아버지 회사에서 설계한 건물이다. 설계부터 감리까지 무려 10년 가까이 걸린 대형 프로젝트였고, 일상에서도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 중에 "박물관 프로젝트"라는 말이 이미 많이 들어왔다.

아버지 회사에서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박물관 앞의 거울 연못을 눈물못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사실 현재 완성된 박물관은 처음 설계하고 계획했던 것과 조금 다르다. 거울 연못 중에서 수면과 흙땅이 직접 만나는 경계 부분을 자연 형태로 설계했었는데, 공무원들의 입김(?)으로 인공적인 형태로 만들게 됐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들은 이야기다. 이미 전문 설계자들이 디자인 컨셉에 맞추어 잘 만들어놓은 디자인을, 전문적인 식견도 없는 공무원들이 단지 발주자라는 이유로 설계 변경을 요구한다든가 하는 일이 많이 있었고, 아버지나 회사 사람들이 그런 것 때문에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세세한 내막은 나도 잘 모르지만 대략 어떤 상황인지는 알고 있다)

또 하나 섭섭해 하시며 이야기했던 건, 박물관 개관 행사에 대표 설계자를 초청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행사 당일에서야 그를 부른다고 난리를 쳤고,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던 그 분은 아마 자리에 참석을 못했을 거라는 것이다. 실제로 정말 고생한 사람들은 뒷전에 두고 겉으로만 와와대는 모습, 별로 보기 좋지 않았다.

이번에 개관을 하면서 언론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난리다. 그렇지만 기자들의 전문성도 많이 떨어진다고 한다. 아버지 말씀으로는 4만 1천평인데 동아일보에는 1만 4천평이라고 기사가 났다고 하고, 전시 면적보다도 수장고라든가 교육 시설·연구 시설 등의 규모가 더 중요한데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다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규모가 세계 6위라는 것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 같다. 규모가 크다고 해서 그게 전부가 아닌데, 실제 그 속이 더 중요한 것인데, TV도 그렇고 신문도 그렇도 질보다 양만 강조하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

이 외에도 열린음악회를 한다면서 무대를 설치하는 바람에, 원래 사람들만 다닐 것으로 설계했던 외부 돌바닥 일부가 깨졌다고 하는데, 이런 것 또한 설계자 입장에서는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건물을 원래 의도했던 대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그것도 피해를 준다는 것. 물론 열린음악회의 취지는 좋지만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TV 뉴스에서 "웅장하고 단아한"이라고 표현했다는 게 원래 컨셉과 대강 맞아떨어졌다는 정도일까.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아버지를 통해서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숨어있었기에, 또한 내가 모르는 다른 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있기에 지금의 박물관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사실, 24시간 항온·항습 장치를 건물 전체에 적용되도록 설계·시공까지 해놓았는데, 운영 비용이 부족해서 24시간 가동을 못한다고 한다. 이런 것도 참 아이러니라고밖에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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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아니라 어제군요;) 자전거로 왕복 60km를 달려 개포동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엔 개포 성당까지 갔었는데, 자전거를 30km 이상 뛰고도 그 길고도 길게 느껴지던 언덕은 식은죽 먹기(...)로 올라가지더군요. (개포동 사시는 분들이라면 경기여고와 3단지 사이로 올라가는 그 언덕길을 아실 겁니다)

개포 성당에 가니 누군가의 결혼식을 하고 있었는데, 어렸을 때 그렇게 커 보이던 성당이 지금 가보니 왜 그렇게 작게 보이던지.. 지금 다니는 수지 성당이 수원교구에서도 가장 큰 곳이라 하니 그럴 만도 하겠죠. 그래도 제가 어렸을 때 봤던 것들—심지어 지하1층 남자 화장실에 붙어있는 "10개월 태아의 발 - 생명 수호"라는 스티커까지—은 모두 그대로더군요.

전에 갔던 그 화방에 들러서 이번엔 진짜로 잉크를 하나 샀습니다. -_- (아니, 우리 동네는 그런 화방이 없어서 무려 서울까지 가야 한다는... 알파 문구가 하나 있기는 하군요.) 아저씨는 저번에 한 번 봐서인지 금방 기억을 하시고, 아주머니는 아직 못 알아보신 듯. 뭐 그냥 동네 잠시 둘러보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오늘부터 초겨울 날씨라고 하더니만 왜이렇게 으슬으슬 추운지.. -_- 그야말로 "덜덜덜". 어찌어찌해서 집에 오기는 했는데 몸 상태가 그리 좋진 않네요. 그리고 결국 불꽃축제는 안 갔습니다.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교통 통제·수많은 인파 등으로 고생만 할 것 같아(그렇다고 제가 사진 기술이 좋아서 멋진 사진을 찍어올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그냥 포기했습니다. 블로그 스킨은 아는 사람한테 사진을 부탁해서 얻든지 해야 될 듯. ;;

결론 : 다들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하세요.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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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학장학증서 친수 행사가 오늘에서야 열렸다. 원래는 8월 중순 정도인데, 노무현이 무슨 사정이 많았는지(?) 일정이 상당히 연기되었다.

장소는 청와대 영빈관으로, 당연히 대전에 있는 학교에서 서울로 올라가야 했고, 아침에 조금이라도 늦게 일어나고자-_- KTX를 처음으로 타봤다. 비교적 조용하고 빠르고 다 좋은데 좌석 앞뒤 간격이 좀 좁다는 게 단점. 갈 때는 그래도 깬 상태로 가니까 나았는데 올 때는 잠자려고 다리를 뻗치려면 앞사람이랑 닿아서(동반석 탔음) 불편했다. 서울역에 도착해서(새로 지은 역사가 엄청나게 컸다 -_-) 일단 경복궁 동편 주차장(청와대 관람 버스 대기장소)에 모였다. 신분증 확인·조편성 등을 하고 버스를 타고 영빈관으로 들어갔다. 확실히 국빈들을 대접하는 곳이라 그런지 건물이 상당히 화려했다.

노무현 대통령 및 과학기술계 인사 몇몇이 축사·기념사를 하였는데, 딱 하나 걸리는 게 바로 노무현의 연설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귀찮아서 제대로 안 들은 경우도 있었지만, 나는 대체 이런 자리에서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할까 궁금해서 좀 신경써서 들었다. "행복합니다", "축하합니다" 류의 말을 몇 번씩 반복하더니 시작한 얘기가 갑자기 자기가 이런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되어서 "행운"이라는 거다. 그러더니 자기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일들이 많이 생겨서 너무 신기하다는 둥, 정치하는 사람들은 과학기술자들이 항상 새로운 걸 내놔서 그거 따라서 정책 만들기 바쁘다는 둥.. 물론 좋게 해석하면 과학기술이 그만큼 발전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함이었겠지만, 똑같은 의도를 가지고도 말을 왜 저리 못하나 싶었다. 처음에 행운을 언급한 것도, 순간 갑자기 우리가 운이 좋아서 마치 이렇게 된 것마냥(물론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봐야겠지만, 그런 자리에서 운을 운운하는 건 적절치 않다) 들릴 수 있게끔 말하는 것도 이상했다. 차라리 다른 사람들이 하는 연설이 훨씬 분위기에 맞고 어울렸다. (그나마 마지막에 격려사 할 때는 좀 나았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한식+중국요리가 코스로 나오는 식사를 시작했다. (음식 자체는 매우 맛있었지만 양이 적은 게 탈이었다. -_-) 포항공대 김기문 교수님이랑 같은 테이블이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뭐 특별한 얘기를 한 건 없고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가장 크리티컬했던 것은 김준기A. 그러니까 경남과학고 김준기와 경기과학고 김준기(나)와 한성과학고 김준기가 모두 같은 학년인데, 그 중 서울대 물리학과를 간 한성과학고 김준기가 김준기A였고 내가 김준기B였던 것이다. (게다가 같은 테이블에 바로 옆자리-_-) ㅁㄴㅇㄹ

끝나고 나서 메달을 받고 기념 사진을 찍고 다시 경복궁으로 돌아와서 증서와 기념품을 받았다. 그리고 귀가. -_-

일단 대통령과학 장학생으로 선정되었다는 것 자체는 큰 영광이며 또한 부담이기도 하다. 노무현이 했던 연설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점만 뺀다면 어쨌든 즐거운 경험이었다. (생전 언제 청와대에 가보겠는가. -_-)

나는 잘 못봤었는데, 고등학교 동기 중에 서울대학교포항공대-_-에 간 은지란 아이는 영부인 옆에 앉았었고, 또 근우란 아이는 뚫라(고등학교 교장 별명)와 같은 테이블이었다고 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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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중간고사가 끝났습니다!!!

계속해서 말림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어제 새벽 3시까지 살짝 버닝해준 결과 지금까지 본 미적분학 시험 중에서는 가장 잘 본 것 같습니다. -_- 다만 Lagrange Multiplier를 썼다가 해를 구할 수 없는 이차방정식이 나오는 바람에 찍어서 답만 맞춘 것도 있긴 합니다만...;;

어제 승범이와 저녁 먹고 오는 길에, "우리학교는 시험기간에 올블로그 접속을 차단해야 한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둘 다 블로깅에 빠져서..-_- (평상 시에는 알찬글 리스트나 후끈후끈 글 리스트 중에서도 관심 분야만 골라보다가, 시험 때가 되면 분야를 막론하고 신입 블로거의 최신 글, 그리고 올블로그 전체 목록에 이르기까지 영역이 기하급수적으로 넓어지죠-_- 게다가 태터툴즈의 키워드 리스트나 지역 로그까지 더해진다면...orz)

기숙사 복도에서는 짜장면을 시키는 전화소리가 들려오고, 음악 소리도 들리고 분위기가 확실히 시험 끝난 분위깁니다. 오늘은 살짝 토탈 몇 판 때려주고 좀 논 다음, 내일은 대통령과학장학증서를 받으러 청와대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금요일날 집에 가서 토요일엔 불꽃축제를 보고, 자전거도 한 판 타고, 영화도 한 편 볼까 생각하고 있는데.. 문제는 코앞으로 닥친 CSS Reboot event -_-

붙꽃 축제에 가는 것이 확실해지면, 스킨 테마를 불꽃으로 잡으려고 생각 중입니다. Simple 모드 디자인은 대충 머릿속으로 구상이 끝난 상태이구요. 아마 오늘 저녁부터 블로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할 겁니다. :)

....얘기하다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이번 시험에 대해서 총평을 하자면,

  • 내용을 다 알아도 적어도 연습 문제 정도는 풀어봐야 한다.
  • 아무리 못해도 시험 전날 하루 정도라도 제대로 버닝해주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평소에 퀴즈 공부 열심히 해두면 매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문제 똑바로 읽고 엉뚱한 거 실수하지 말자. orz (대략 DS 1등일 뻔했다가 20점짜리가 날아갔..ㅠㅠ)

정도가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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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시험기간에만 이런 게 눈에 잘 띄는지 모르겠지만-_- 역시 Stewart 교수님의 남다른 force는 이유가 있었다. 그 교수님이 계신 랩이 "고에너지 이론물리(Theorectical High Energy)"를 주로 연구하는 곳으로, 초끈이론, M-Theory, 입자물리학, 우주론 등을 연구하는 곳이었다. 내가 더 기겁했던 건 지난 학기때 일반물리1을 가르쳐주신 최기운 교수님도 그 랩이라는 사실이었다.

어쩐지 최기운 교수님도 상당히 근본을 파고들면서 이야기를 하는 스타일이었고, Stewart 교수님도 토론식 진행 + 근본을 파고드는 스타일이었는데 많이 비슷하다는 느낌이었다. -_-; 따져보면, 저번에 최기운 교수님 수업을 들었던 사람 중 나를 포함해 두 명 정도만 Stewart 교수님 수업을 듣고 있으니 이것도 인연이라고 해야 될까.

벌써 초끈이론만 해도 포스가 마구마구 느껴지지 않는가? (실제 수업에서도 스티븐 호킹이 다루었던 형식으로 4차원 공간을 논하기도 했다) 물리학에서도 극소수만이 따르는 geek style이라고 볼 수 있는데, 실제로 두 분 다 성격이 좀 그런—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주길 바란다—구석이 있다. (어제 점심 때 동측식당에서 TV로 "로스트"를 보시며 혼자 쓸쓸히 밥을 드시던 최기운 교수님이 생각난다 -_-)

그나저나... 일반물리 중간고사를 안 보는 건 좋은데 기말고사 때 무엇을 공부해야 할 지 도저히 알 수가 없구나..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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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과목 명칭은 "프로그래밍 기초"이나, 보통 "전산" 또는 과목 코드인 "CS101"로 불린다. "CS101"은 악마의 과목이라는 어감에 더 잘 어울리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그 과목의 중간고사를 보았다.

뭐, Data Structure를 하면서 자바에 대해 꽤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었으니(Generic Programming까지) CS101에서 다루는 수준의 내용이야 크게 어려울 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추석연휴·개천절 등등으로 휴강한 적이 많아 시험범위가 크게 축소되었고, 예상대로-_- 지저분한 문제가 좀 나왔다.

가장 대표적으로 Nested If를 Chained If로 바꾸는 문제였다. 도대체 실제로 프로그래밍할 때 Nested If하고 Chained If를 구분해서 뭣하겠는가. 참고로 말하면 Nested는 if block 안에 또 if가 있는 형태를 말하고, Chained는 else if 형태를 말한다.

게다가 무슨 사람이 컴파일러도 아니고, int x = 3; 해놓고 CheckSign(int x); 이런 식으로 넣어서 사람 헷갈림을 유도하질 않나. 하여간 보통 귀찮은 게 아니었다. (덕분에 실수할까봐 검토한 시간이 길어졌다)

그나마 조금 괜찮은 문제라고 평할 수 있는 건, recursive fibonacci 함수에 대해 각 과정을 추적하여 각 호출 시마다 결과를 출력하도록 했을 때 fib(6)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겠느냐 하는 것이었다. 조금 귀찮긴 했지만 문제 자체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제 CS101도 끝났으니 홀가분하게(?) 미적분학을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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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기 전에 잠시 토끼군 채널에 들러서 구글로 검색 결과를 짜깁기하여 엉뚱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ggtalk 기능을 쓰려고 했다. 근데 실수로 ggtalk 대신 gg라고 치는 바람에(그냥 gg는 검색), "선형대수학개론은"이라고 시작하려고 했던 문장 대신 카이스트 선형대수학개론 과목 홈페이지가 나와버렸다.

그런데 그걸 그냥 클릭해서 들어가봤다가 매우 난감한(.......) 것을 보고 말았던 것이다.

제가 지금까지 수학과 대형과목(미적, 선대 등등...)의 시험을 대강당에서 보면서 경험한 바이지만, 미리 좌석배치표를 인터넷에 올려주셔도 미처 확인을 못하거나, 혹은 확인했는데 까먹거나 해서 대강당까지 와서 자기 자리를 모르는 사람이 꽤 있더군요. (심지어 대강당 와서 '자리 아무데나 앉으면 되는거지?' 하고 중얼거리는 사람까지 봤습니다 -_-;;;;)

그런 경우 어김없이 방에 있는 룸메에게 전화를 해서 자기 자리를 검색해 달라고 부탁을 하게 되는데요....

어제 그런 상황을 예상하고 제가 개인적으로 좌석 배치표를 인쇄하여 강당 입구에 던져놨습니다. 반응을 살핀 결과.... 그거 볼려고 사람들이 줄을 서더군요 -_-;;; 일단 수요는 굉장히 많았던 듯 싶습니다.

수학과 말고 다른 시험에서 대강당을 사용할 경우, 대강당에도 좌석배치표를 인쇄해서 붙여놓곤 하는데, 수학과 과목에서도 그렇게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미리 자기 자리는 확인해야 하는 게 시험보는 학생의 도리이겠으나, 어제의 상황으로 보아서 결코 불필요한 조치는 아닐 것 같습니다.

누군가 이런 글을 올렸는데, 거기에 누가 익명으로 "김준기다"라는 답글을 써놓았던 것이다. ┓- 푸하하하 (....)

물론 내가 저런 일을 하지는 않았고, 나도 그 문제의 좌석배치표를 매우 유용하게(?) 사용한 사람일 뿐이다. 아니, 그럼 대체 내 이미지가 왜 저런 걸로 굳어진 거지? -_-; 이걸 좋다고 해야 될지, 나쁘다고 해야 될지 알 수가 없다. (그래도 과히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 걸로 봐서 나쁜 쪽은 아닌 듯.(??))

대충 어떤 아이들 중 하나가 썼겠다고 짐작은 가지만 아무튼 이거 보고 엄청 웃었다. -ㅅ-; (그나저나 빨리 자야지-_- 내일 아침 9시부터 CS101 시험.)

덧. 그래도 저거 쓴 말투라든가 문장 표현을 보면 만약 내가 저 글을 썼을 경우를 생각했을 때의 나와 매우 유사한 건 사실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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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서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특히 피아노—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역시 가장 큰 영향은 진혁이 형과 실내악 앙상블 수업일 것이다.

고등학교 때, 피아노를 매우 잘 치는 한 선배와 동기를 만났다. 그러면서 나도 자극 받았다고 해야 될까, 쇼팽과 리스트의 라캄파넬라를 시도했었다. 어떤 무언의 압력이랄까, 사실 그런 것도 없었지만, 이상하게 좀 어려운 곡을 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와서 느끼는 것은, 내가 얼마나 기교가 화려하고 어려운 곡을 치느냐보다, 바이엘을 치더라도 한 곡 한 곡을 제대로 연주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이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보면 10살 짜리 아이가 라흐마니노프를 치는 동영상도 볼 수 있고, 정말 나보다 테크닉 측면에서 잘 치는 사람은 정말 널리고 널렸다. (더군다나 나는 비전공자니 당연하다)

그러나 정말 자신만의 음색을 가지고 깊이 있게 연주하는 사람들은, 소위 말하는 "거장"들을 빼고는 많지 않은 것 같다. 10살 짜리 아이가 테크닉적으로 완벽하게 라흐마니노프를 친다고 해도, 그 곡이 담고 있는 감정과 작곡자의 의도 등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사실 나도 별로 아는 게 없지만(진혁이 형과 얘기해봐도 항상 이런 배경지식이 딸린다-_-), 연주 자체에 있어서 테크닉보다 곡의 해석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쇼팽은 그의 곡들을 살롱이란 공간에서 귀족들을 앞에 두고 연주했다고 한다. 그런 환경에서 나온 곡들을, 그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 온전히 친다는 게 가능할까?)

아까 기숙사에 들어오다가, 요요마가 우리나라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연주회를 한다는 신문 기사를 보았다. 그가 20대에 냈던 앨범은 "독창적이긴 하나 미국적 스타일을 모방한 것 같다, 너무 가벼운 느낌이다"라는 평을 받았다. 그가 40대 들어서 다시 연주한 앨범은 좀더 완숙미가 드러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50대에 들어선 그가 이번에는 어떻게 달라진 모습을 보일까 하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정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거장들도 인생에 걸쳐서 같은 곡에 대해서도 해석과 연주의 깊이가 달라진다. 정말 파고들고자 하면 한도 끝도 없는 것이다.

물론 나는 음악을 전공하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로 음악에 시간 투자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런 바탕을 깔고 연주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고 생각한다. 피아노에 대해서 나보다 잘 모르시는 내 부모님도, 내가 이런 생각을 갖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소리가 달라지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하셨다. 테크닉으로는 전혀 발전하지 못했어도 곡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연주의 수준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내악 앙상블 수업이 무르익어 가면서, 평상시에는 그냥 넘어갈 것 같은 음정 하나하나를 분석하고 바로잡음에 따라 음악의 질이 높아지고 있다. 점차로 내가 알던 좁은 음악에서, 더 넓게 생각할 수 있게 되고, 그에 따라 나 또한 같이 발전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음악 연주에 관심이 있는 다른 사람들도 이런 내용을 더 잘 알고 있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