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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reakin Things
이번엔 인간과 기계 수업 대신 CS101 연습을 째고(물론 미리 실습 문제 풀어서 조교한테 연락해놨다. 다만 지각 처리될 수도 있다고 한다) 첫눈에서 오신 남세동 선배의 세미나를 들으러 갔다. -_-;
원래는 KAIST Google SIG 내에서 세미나를 할 예정이었으나 어찌어찌하다보니 규모가 커져서 다른 사람들도 와서 볼 수 있게 별도로 시간을 잡았다고 한다. 오늘 7시부터 Google SIG 모임이 있다고 하는데, 다른 할 일 때문에 거기까지 가지는 않았다.
세미나 내용은 좁은 의미의 검색 서비스와 넓은 의미의 정보 서비스에 대한 설명, 그리고 구글과 네이버의 비교, 첫눈의 특징, (회사에 관계없이) 기술적으로 채워질 수 없는 부분, 앞으로 도전하고자 하는 것 등이었다.
특히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구글과 네이버의 비교였는데, 엔지니어 입장에서 봤을 때 분명히 구글이 더 우수한 기술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네이버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술(기계)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부분을 인력(일명 알바 -_-)으로라도 채웠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와 함께 별로 복잡한 기술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검색' 서비스에 붙여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낸 지식인도 빠질 수 없었다. 실제로, 나는 구글과 네이버를 서로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데, 구글은 정말 웹에 어딘가 꼭꼭 숨어있을 것 같은 그런 정보를 찾는 용도로 쓰고, 네이버는 실생활에서 급히 답변이 필요한 질문들—예를 들면 룸메 컴퓨터가 갑자기 부팅이 안 되면서 메인보드가 삑삑거릴 때—을 찾는 용도로 쓴다. 국내의 유명 사이트나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각종 키워드에 대한 검색도 네이버로 한다.
아직까지, "이상미"로 검색했을 때 그녀의 미니홈피가 검색 결과 상위에 표시되는 것을 단지 PageRank나 SnowRank와 같은 알고리즘만으로는 구현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들은 모두 직접적인 언급이나 링크를 필요로 하는데, 사람들이 그녀에게 관심은 많아도 실제로 링크를 걸거나 하는 사람은 극히 적다는 것이다. 결국 네이버는 각종 정보 소스가 되는 업체(언론사, 전자정부 등)와 제휴하거나 자체 인력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지식인이 검색과 결합하여 지금과 같은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지식인의 특성 자체가 질문과 답변이 명확히 구분되고 제목에 핵심 키워드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지식인과 같은 서비스의 아이디어는 오래 전부터 있었고 꽤 많은 업체들이 서비스를 했었지만, 네이버의 검색과 결합하면서 그 진가가 나타난 것이다. 또한 내가 위에서 예로 들었던 상황이나, "끼기긱"을 검색하면 자동차 브레이크가 고장났을 때의 대처법이 나오는 것과 같은 정보의 생산이 이루어지도록 촉진했다는 데 또한 의의가 있다.
이와는 조금 대조적으로, 구글은 모든 것을 기계가 자동으로 처리하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둔다. 따라서 검색 결과의 객관성은 매우 뛰어나지만, 그것이 항상 사람들이 원하는 결과는 아니며, 특히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기계처럼 검색엔진을 대하는 대중들한테는 그다지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덧붙여,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 상황은 절대 무시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미국은 인터넷 사용자의 50%가 모뎀을 쓰고 있어서 애초부터 화려한 페이지를 쓸 수 없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영화를 검색하자마자 바로 동영상으로 보여줘도 별 문제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검색 결과 또한 사람 손으로 이루어진다) 사실 웹접근성 등의 얘기가 그 자체로서는 도덕적 가치 판단에 잘 맞는 이야기지만, 실제 서비스 개발자 입장에서는 사용자의 대다수를 고려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나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의 Rich Web Design은 외국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그들의 사용자 환경 때문에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라는 얘기도 있었다. (사실 외국인이라고 해서 텍스트 기반 서비스를 더 좋아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네이버가 웹표준 문제부터 시작해서, 블로그의 글 삭제나 저작권을 안 지키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둥 여러 말이 많은 건 사실이나, 어쨌든 국내의 검색 시장의 동향을 잘 파악하였기에 지금처럼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거라고 한다.
그러면 첫눈은 무엇을 바라보는 것인가? 위에서와 같이, 네이버는 기계로 할 수 없는 부분을 사람이 직접 하고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기술이 발전하면 어느 순간 인간보다 기계가 하는 것이 더 나은 때가 오는데, 그러면 바로 무너지는 것이 네이버라는 것이다. (이는 Semantic Web 등과도 연관이 깊다) 첫눈도 사실 게시판 검색 등을 구현할 때 완전 제각각인 게시판들을 놓고 날짜, 제목, 작성자 등을 추출하기 위해 엄청난 노가다를 하여 수동으로 템플릿을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기계가 인간을 앞서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보이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세미나에서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첫눈은 궁극적으로는 그런 걸 목표로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첫눈이 과감하게 검색 시장에 뛰어든 것은, 검색이라는 것 자체가 인터넷의 권력이요 허브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터넷의 방대한 정보는 검색이 없으면 누구도 접근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많고, 따라서 검색은 인터넷을 유지시키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업계에서 구글이나 네이버 등이 높은 시가총액을 가진 것도 이것을 반영하기 때문이란다. 그렇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물론 논다는 뜻은 아니지만) 투자가 들어오고 광고만으로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너무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첫눈은 또한 한국의 인터넷 환경에서만 나올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고 했다. 얼마 전에 생긴 블로그·홈피 배경음악 검색 서비스인 QBox는 저작권을 합법적으로 지키면서도 무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 주는 신개념 서비스라며 첫눈도 이런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색이라는 것은 인터넷의 꽃이요 가장 중요한 핵심부라며 첫눈은 바로 거기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끝맺었다. (급히 정리하느라 조금 순서가 섞이거나 빠진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런 내용의 세미나였는데, 2시간 동안 정말 열정적으로 재미있게 잘 들었다. 전에 누군가 말했듯, 아마도 2006년은 세계적으로든 국내로든 인터넷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화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예정대로 코러스 동방에서 오후에 교수님의 팀별 보충 레슨이 있었다. 통기타 노래 팀과 진혁이 형과 나의 4-hands, 그리고 아카펠라 팀이었는데, 원래는 태울관 미래홀 등에서 손을 푸려고 했으나 다용도실까지 누군가 사용 중인 관계로 통기타 팀부터 레슨을 다 보았다.
그렇게 해서 우리 4-hands가 지적받은 부분은 piano를 더 여리게 치라는 것이었는데—작아서 객석 끝까지 안 들릴 것 같아도 다 들리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과연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어긋난 적이 없는(?) 실내악 교수님이므로 믿는 수밖에. -_-; 그것과 둘이서 곡을 시작할 때 서로 양보하지 말고 어느 한 사람(보통은 primo)이 시작 박자를 주어야 딱 맞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대충 됐는데, 진혁이 형과 저녁이나 같이 먹을 심산으로 아카펠라 팀 레슨도 옆에서 구경-_-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 목소리를 좀더 볼륨을 키워야 하는데 어쩌구 하시더니 전에 인원수 두 배로 늘리기로 한 거 어떻게 됐냐고 하시면서 옆에 있던 나보고 같이 하라는 것이다. -_-;
어찌어찌해서 간단한 발성 테스트(?)를 하고 베이스에 끼기로 했는데..;; 생전 노래라고는 중학교 음악시간에 부르는 것과 성당 가서 성가 부르는 것밖에 안 해본 나로서는..-_-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일단 내일 오전부터 찬호와 발성 연습을 하기로 했는데, 뭐, 어떻게든 되겠지 ;; (사실 전에도 해볼까 하는 생각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그나마 베이스 파트가 계속 반복되면서 박자를 잡아주는 역할이라 그리 어렵지 않아서 다행이다. (물론 발성이 된다는 전제 하에.)
아무튼 이렇게 해서 공연 일주일 전에 새로운 팀에 합류했다. -_-;; (그래도 4-hands는 대충 틀이 잡혀가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덧/ 그나저나, 교수님은 정말 철인이 따로 없다. 지난 금요일 새벽에 일본으로 출장을 떠나서 파란만장한 과정 끝에 오늘 오후 3시에 서울에서 대전까지 직접 운전하여 달려왔다는데.... 레슨 끝나고 그 이야기를 들으니 완전.. -_-;; 자타가 공인하는 007 영화를 보는 듯했다. ;;
예전부터 생각만 하고 있다가, 오래 전에 꽁쳐둔-_- 8만원 어치(!)의 문화상품권이 생각나서, 교보문고에서 그동안 보고 싶었던 책들을 지르기로 했다. 그런데 왠걸, 문화상품권 인터넷 결제를 지원하지 않는 게 아닌가. OTL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전 5권 세트와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5권 세트와 '링크'라는 책 - 이것저것 할인받아서 7만 7천원 어치를 사려고 했는데... ㅠㅠ 현장 방문 시에만 문화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홈페이지 고객센터에 가보니 시스템 구축이 안 되어 아직 이용할 수 없다는데, 도대체 언제 되는 것인지..? 이러다간 카드로 지르는 수도... orz (그나마 스크래치를 긁어버리지 않은 게 다행이다 -_-)
후우. 정말 오랜만에 이 글을 쓰는군요. -_-; 제 블로그 계속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동안 상당히 바빴습니다. 그렇다고 무한정 안 쓸 수는 없으니 계속 진행해야겠지요.
오늘 다룰 내용은 문서의 구조를 잡는 것입니다. 전에도 말했듯 웹페이지는 하나의 문서입니다. 그렇다면 '문서'에 들어가는 논리적인 구조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학창시절의 국어 시간으로 돌아가, '글'을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봅시다.
이렇게 나누어질 수 있고 실제 글 내용을 이루는 도입-본문-맺음말은 소제목이 달려 있기도 합니다.
자, 그럼 이걸 XHTML 문서에서는 어떻게 해 줄까요? Heading과 Division을 사용합니다. Heading은 논리적인 제목, Division은 논리적인 문서 의미 영역을 정하는 것을 뜻합니다. 각각은 h1, h2, h3, ...류의 태그와 div, p 태그 등으로 이루어지지요. h? 태그는 제목을, div는 논리적인 영역 구분을, p는 문단 구분을 합니다.
조금 복잡하긴 하겠지만, 지금 보고 계시는 이 블로그의 소스 보기를 해 보십시오. 그러면 어떤 식으로 구성하는지 금방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가능하면 메모장보다는, 태그 문법 강조 기능이 있는 AcroEdit나 UltraEdit 등에서 보시는 게 좋습니다)
<body>
<div id="header">
<h1>전체 제목</h1>
</div>
<div id="page">
<h2>중간 제목</h2>
<p>내용</p>
</div>
<div id="sidebar">
<h2>메뉴</h2>
<ul>
<li>메뉴 항목 1</li>
<li>메뉴 항목 2</li>
</ul>
</div>
<div id="footer">
<p>copyright</p>
</div>
</body>
똑같지는 않지만 이런 식입니다. 중간 중간에 들어간 id 속성은 나중에 CSS를 이용하여 실제 디자인을 정의할 때 사용하게 되며, 또한 똑같은 이름의 태그더라도 문서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표시해 줍니다. 여기서, id 속성의 값은 이 페이지 내에서 유일해야 합니다. (사이트 전체에서 유일할 필요는 없구요) id 속성은 Javascript로 XHTML 문서 구조에 접근하고자 할 때 고유 식별자로 이용됩니다. 비슷한 기능의 속성으로 class가 있는데 이건 해당 태그가 어떤 부류인지를 나타냅니다. 가령 블로그의 post 들은 여러 개가 나올 수 있고 하나로 분류할 수 있는 공통적인 특성을 가지므로 <div class="post">포스트 내용</div>
과 같이 반복되는 경우에 주로 사용합니다.
제 블로그에서 스타일시트를 제거하고 보시면 그 차이를 확 아실 수 있습니다. IE의 인쇄 미리보기를 해 보세요. 그러면 거의 기본 스타일대로 나오는데, heading에 따라 구조가 잘 분리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h1은 한 페이지에서 한 번만 쓰이고, 그 하위 제목으로 h2, 또 h2의 하위 제목으로 h3, 이런 식이죠)
어쨌든, class 지정과 id 지정, 그리고 문서 구조를 구분하는 적절한 태그를 사용하면 나중에 CSS로 작업할 때 굉장히 편해집니다. 자기 자신의 상위 태그가 특정 id나 class를 가지는 경우 css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건 추후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번에는 글 작성 시 주로 사용되는 링크, 글자 속성을 바꾸는 태그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덧/ 보통 줄바꿈을 하기 위해 br 태그를 많이 쓰죠. 그런데 사실 문단의 의미를 살리는 p 태그를 쓰다보면 소스코드를 적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br 태그를 쓸 일이 없습니다. br 태그를 최대한 줄여보는 습관을 가지면 XHTML을 구조적으로 짜는 데 조금 더 보탬이 될 것입니다.
조금 전인 저녁 7시 30분부터 합창 동아리인 카이스트 코러스의 정기 공연을 보았다. 실내악 앙상블 교수님이 같은 동료가 하는 공연을 안 보는 건 예의가 아니라면서, 곡 보고 감상문도 써내라시길래-_- 겸사겸사해서 갔는데 공연 자체는 꽤 볼만했다.
전체를 3개의 스테이지로 나누었고, 첫 스테이지는 뮤지컬 'Le Miserables'의 명곡들을 메들리로 엮은 것이었다. 두번째 스테이지는 외국·한국 가곡들을 엮은 것이었고 마지막 스테이지는 모차르트의 작품 '대관식 미사' K.317의 Kyrie, Gloria, Credo, Sanctus, Benedictus, Agnus Dei를 죽 부르는 것이었다.
공연 전에 진혁이 형한테 전에 물어봤을 때는 자기는 오른쪽 귀퉁이에 있어서 잘 보이지도 않을 거라고 했는데 오늘 보니 맨 뒷줄 가운데에서 떡하니 자리잡고-_- 있어서 아주 잘 보였다. 어차피 워낙 많은 인원수가 부르기 때문에 개개인의 목소리를 구분할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찬호는 한 사람 건너 옆에 있었는데 가장 몸집이 거대했다;; 그리고 스튜어트 물리를 같이 듣는 항석이 형도 볼 수 있었다)
일단 전체적으로 노래·반주 모두 훌륭했다.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소프라노-알토-테너-베이스의 각 대표 주자(?)가 한 명씩 따로 나와 있었던 것인데, 각각 그 한 사람의 목소리가 대강당을 홀로 채울 수 있을 만큼 풍부하고 큰 소리가 나는 게 놀라웠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솔로나 듀엣, 콰르텟을 할 때 각각의 음높이에서 고유의 영역을 차지하며 한 공간에서 다차원적으로 울려퍼지는 그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그 네 명 중에서도, 내 눈에 띄었던 사람은 테너 솔로를 맡은 류한승 선배였다. (이름을 어디서 들어본 것 같아 찾아보니 스팍스 99학번 선배였다 -_-) 남자 목소리이면서도 상당히 가느다랗고, 가느다라면서도 널리 퍼지는 침투력이 있는 목소리였다. 테너 솔로와 베이스 솔로가 같이 부를 때면 마치 그레고리안 성가를 듣는 것 같았다. 만약 그 두 분만 따로 그레고리안 성가를 부른다면 매우 잘 어울릴 것이다.
반면 소프라노 솔로는 매우 음량이 컸는데,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알토 솔로를 했던 사람의 목소리가 거의 안 들렸다. (내 생각엔 소프라노가 커서라기보단 알토가 작은 것 같다. 아니면 그게 단체 합창과 비슷한 높낮이여서 묻혀버린 것일지도.) 분명히 소프라노 혼자 할 때와 알토가 붙어 있을 때의 소리가 뭔가 다르긴 한데 알토만의 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다.
그 외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단체 파트별로 나뉘어 있었는데 개개인의 목소리 특성을 들을 수는 없지만 대신 여러 명의 목소리가 합쳐진 또다른 느낌으로 멋있었다. 파트별로 서로 번갈아가며 부르거나, 같은 멜로디 선상에서 약간씩 어긋나게(echo) 부른다거나 할 때 솔로들과는 다른 웅장한 느낌을 실어주었다.
그리고 역시 내가 피아노를 치는지라 반주도 유심히 보았는데, 전에 코러스 동방에서 4-hands 연습할 때 진혁이 형이 잠시 보여주었던 대관식 악보(맞나?)의 그 극악의 부분-_-.. 역시 원준이 형은 무난하게 넘어갔다. 반주 전체적으로 중간중간에 살짝 안 맞는 것 같은 부분들이 있었지만 뭐 내가 원래 곡을 잘 모르다보니 정확히 틀렸는지 맞았는지는 판단을 못하겠다.
어쨌든 간만에 멋진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 쯤이면 한창 뒷풀이를 하면서 술을 마시고 있을 것이다. ^^; 다음 번 문화행사인 당 타이손의 공연도 매우 기대된다. (그렇다. 쇼팽이 축복한 피아니스트, 동양 최초의 쇼팽 콩쿨 우승자가 여기에 와서 공연하는 것이다. 모두 많이 보러 오길.)
덧/ 며칠 후에 스팍스에서 우연히 류한승 선배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여기에 쓴 것을 그대로 이야기했더니 실제로 자기가 그레고리안 성가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악보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못 부르고 있다고 하였다. 역시, 노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가는 모양이다.
사실 나는 인터넷 뉴스를 자세히 보는 편도 아니고, 학교에서 TV를 자주 볼 만한 형편이 못 되기 때문에 블로그 세상을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황우석 교수에 관한 논란을 봐왔고, 따라서 구체적인 전말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래서 그동안 포스팅을 꺼려하고 있었는데, 점점 가면 갈수록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일단 '황우석'이라는 한 개인의 이름을 떠나서, 어떤 과학자가 굉장히 국가 경제·명예에 도움이 될만한 연구를 한다고 해서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행동을 해도 되는 건 아니다. (나는 일단 황우석 교수가 이번에 발생한 윤리적 문제에 책임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그런 사항에 대해서 한 방송 프로그램이 취재를 통해 어느 정도의 문제점(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을 발견했고 이를 기사화한다는 건 그 자체로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설령 그로 인해 그 과학자의 명예가 떨어질 수는 있어도 말이다.
그런데 하는 꼴들을 보고 있자니, 문제의 핵심에는 접근을 하지 않고 황우석 교수의 사퇴에 대한 '동정'에 연연해하는 분위기다. 그래도 블로거들 중에는 비교적 올바른 관점으로 이 사태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뉴스를 통해 들려오는 일반 대중들의 반응은 정말 의외였다. (이미 많은 글들을 통해 어떤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지는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따로 적지는 않겠다.)
내 개인적으로는 황우석 교수가 이번 사태에 대한 윤리적인 책임이 실제로는 없기를 바라지만, 만약 그게 아니라면 아닌 거다. 오히려 그렇게 감싸고 도는 분위기가 더 위험한 것이며, 그것이 언론에게 좋은 화젯거리 기사를 주어 더 들끓게 만드는 원인이다.
도대체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제대로 알고나 떠들었으면 좋겠다. 냄비근성이라는 게 부정적인 면만 있는 건 아니지만, 논리적으로도 객관적으로도 합당하지 않은 이유로 들끓는 건 정말 꼴보기 싫다.
추가로, 황우석 교수님이 잘못했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인권 문제, 그리고 연구와 사태 조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생각해보라. 본의든 아니든 이런 엄청난 냄비성 논란에 휩싸이면, 더군다나 국제적으로도 각종 불이익 압력을 받으면서 어떻게 스트레스를 안 받겠는가. 정직하게 파헤치되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해 보인다.
드디어 지난 밤에 공식 블로그를 통해 현재 진행 상황이 공개되었습니다. 이미 21일부터 저는 몇몇 블로거 분들과 함께 Closed Beta에 참여하고 있었고, 각종 버그나 개선 제안 등을 해오고 있었지요.
그동안 그렇게 오래 기다려온 만큼 태터 1.0은 그만큼의 보답을 하리라 확신합니다. 아직 베타 버전이라 자잘한 버그들이 조금 있지만, XHTML 1.1 완전 준수 및 스킨 하위 호환성 보장(새 버전에서는 카테고리를 ul, li 태그로 쓸 수 있는데 이전 스킨 사용자를 위해서 기존의 table 방식도 지원 등등), Directory Mapping을 이용하여 mod_rewrite나 mod_alias가 있다면 Fancy URL 사용 가능, imazing 및 javascript 기반의 슬라이드쇼 기능 내장, 웹표준을 최대한 준수할 수 있도록 노력한 WYSIWYG 에디터 제공, 그리고 Tatter Guild의 기본 플랫폼인 EOLIN 제공(이것을 통해 태터 센터를 사용자들끼리 만드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Tag Cloud 도입(카테고리와 태그를 동시에 사용 가능) 등 엄청난 기능들을 가지고 찾아옵니다.
일단 내부 코어 구조가 완전히 뒤집어졌기 때문에 그동안 써오던 랜덤 포스트 기능 등 태터 소스를 건드려서 고쳐 쓰던 팁들은 모두 무용지물입니다. -_-; 대신! Plug-in 시스템을 지원할 예정이라 합니다. 오늘 아침에 베타 테스트 블로그에 난 것을 보니 기본 시스템은 완성되었으나 당장 베타에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하는군요. 이것이 가능해지면 드디어 일반 사용자들이 태터 소스를 뜯어고칠 일은 없어질 겁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태터툴즈의 동작 속도 또한 빨라졌습니다. 클베가 태터 컴퍼니에서 제공하는 곳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제 계정에서 돌아가는 것보다 빠릅니다. 실제 비교는 오픈 베타가 진행되면서 설치를 해봐야 알 것 같군요.
아무튼 태터툴즈 화이팅입니다! :D
허걱, 블로그 1주년이 지났군요. -_-;; 작년 11월 20일 '경기과학고등학교 홈페이지 시안'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포스팅한 이래 벌써 1년하고도 4일이 지났습니다. 총 방문자 수는 8만 명을 넘어섰네요. (물론 상당 수가 봇일 것 같지만..-_-)
결국 그때의 홈페이지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지만, 덕분에 Firefox와 웹표준, 접근성, User Interface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을 일깨워주었고, 그 영향으로 블로깅을 시작했으며, 블로깅을 통해 제 자신이 많은 것을 배우고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로부터 Q-Basic과 NoteWorthy Composer를 얻어 프로그래밍과 작곡을 시작한 것이 제 인생을 바꿔놓았듯이, 블로깅을 시작한 것도 훗날 되돌아보면 그에 필적할 만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로 제 시야가 넓어지는 데 큰 도움이 되었지요. (거기다 글을 논리 정연하게 쓰는 연습도 많이 되고 말이죠)
그 친구 이름이 류태룡이라는 아이였는데, 외국으로 유학(이민이었나) 간다면서 떠나간 게 그 후 얼마 되지 않아서였습니다. 한동안은 이메일로 연락이 됐었는데 그나마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알 길이 없군요. 그때 Q-Basic을 시작한 것이 결국 저를 과학고등학교에 입학하게 해 준 기회를 제공했고, 그에 따라 지금 카이스트에 와 있는 것입니다. 그 친구가 아니었더라면..? 아마 어제 수능을 치고 있었겠지요. -_-
마찬가지로, 블로깅을 통해 Web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인터넷 세상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게 된 것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잠재적으로 큰 가치와 기회를 주리라 생각합니다. 회사에 들어가든, 연구소에 있게 되든, 교수가 되든, 아니면 창업을 하게 되든, 이 다음에 무엇을 할 지 아직 모르겠지만 분명히 어딘가 도움이 되는 곳이 있겠죠.
어쨌든 블로그 첫 돌을 맞았습니다. (물론 이벤트 같은 건 없습니다. 퍽퍽) 다음 한 해 동안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어떻게 살게 될 지 정말 궁금하고 또한 희망이 가득 차오르는군요.
그동안 연습 부족이라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어오고 있었는데, 교수님은 공연이 얼마 안 남았으니 꼭 해야 된다면서 갑자기 예정에 없던 연주를 시키셨다. -_- 마음의 준비도 없이 갑자기 연주하게 되어 긴장해서인지 중간에 좀 틀리기도 했으나 어쨌든 끝까지 맞아들어갔고, 교수님의 지도에 따라 템포를 좀 더 빠르게 하고 dynamic의 대비를 크게 했더니 아주 듣기 좋다고 하셨다.
물론 아직 진혁이 형이나 내가 보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고 교수님도 속으로는 더 많은 걸 바라고 계시겠지만, 어쨌든 실내악 앙상블 수업을 들은 이래 처음으로 칭찬을 받아봤다. ㅠㅠ
지적받은 부분은 전체적으로 박자를 좀 더 빠르게 하고, forte는 훨씬 더 강하고 남자답게, 그리고 2악장 Romanza 도입부는 무겁지 않게 서정적으로, 3악장 Rondo는 그냥 가지는 대로 정신없이 달리되 dynamic 표현을 잘 해 줄 것, 전체적으로 스타카토의 bouncing을 조금 줄일 것 등등이었다.
다른 4-hands 팀들도 보니 꽤 완성이 되어가는 모양이었다. 특히 드뷔시는 교수님이 흠잡을 데 없다면서 조금 더 자기 감정 이입을 시켜주면 공연해도 되겠다는 최고의 칭찬을 받았다. 그리고 잠정적으로 첫 오프닝 곡으로 선정되었다.
어쨌거나 이제 어려운 건, forte로 큰 소리를 내되 aggressive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번에 연주할 Diabelli의 4-hands Sonata는 시대적으로 볼 때 모차르트 바로 직후의 고전으로, 소리가 예쁘게 나야 한다. 그러면서도 강약 대비를 크게 주려면 forte를 칠 때 위에서 내리찍지 않고 손가락에 몸의 무게를 실어주어야 하는데 그게 말이 쉽지 실제로 빠르게 연주하면서 그렇게 하는 게 상당히 어렵다. -_- (그래서 결론은 매일매일 하농 연습 orz)
어쨌든 하나하나 마무리되어 가는 것 같고, 덕분에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고 또 공연 때까지도 그럴 것이다. 내년 봄학기 때도 청강하겠다고 교수님께 말씀드려놨고, System Programming 때문에 수업의 절반을 잘라먹긴 하겠지만 그래도 좋다고 하셨다.
아, 간만에 기분 좋은 날이다.
원래 인간과 기계 수업 앞부분을 조금 듣다가 산업디자인과와 바이오시스템학과 과설명회를 들으러 가려고 했는데 둘이 겹쳐버렸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 SPARCS 메일에서 장병규 선배가 '기업가 정신과 벤처'라는 수업에서 강의를 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인간과 기계 수업은 선배한테 숙제만 내달라고 부탁한 후 가볍게 째고 세미나에 갔다. -_-
세미나 내용은 어떻게 해서 네오위즈를 창업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또한 첫눈을 창업하게 된 과정 등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첫눈 블로그 등에서도 이미 사진을 봤었지만 실제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은 저번 홈커밍데이 때 오셨다고 하는데 그때 MR 총회랑 겹쳐서 못갔었다 ㅠㅠ)
카이스트에 다니던 학창 시절 수학과에 가려고 했다가 고급해석학을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안 나오길래 결국 전산과를 택하여 CS101-_-만 들은 상태로 개발자의 길을 택했다고 한다. 2학년 2학기 때 SPARCS에 들어왔는데, 처음에는 선배들한테 '이것도 모르냐'라고 꾸사리만 먹었지만 4학년이 되었을 때 이미 수강신청 시스템 등을 개발하여 수퍼프로그래머라고 불릴 정도였다고 한다. (각종 아르바이트도 했는데, 처음엔 2달 일해서 10만원 받았고, 나중에는 조금 과장하여 하루 일해서 1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석사에 진학한 후에도, 원하는 연구실에 못 들어가 공부할 맛이 안 났고-_- 결국 벤처 창업 쪽으로 나가게 됐다는 것이다. (이때 김길창 교수님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네오위즈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뛰어난 팀웍을 이루는 8명의 창업 멤버(경영자 3명, 개발자 5명), 그리고 주당 100시간을 일하는 엄청난 열정과 노력, 마지막으로 당시 상황에서 매우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었던 '원클릭'이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특히 원클릭의 경우 정말 자그마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거였다. 인터넷 뉴스를 모아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창업 멤버 중 한 명인 나성규 씨 아버지에게 드렸다가, 인터넷 접속을 너무 어려워 하시자(98년 당시만 해도 모뎀 접속이 일반적이었음) 그걸 자동화하기로 결심했고, 무려 20종류에 이르는 윈도우 버전 호환성을 모두 고려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원클릭이었던 것이다. 가장 잘 나갈 때 원클릭 만으로 한 달에 34억원을 벌었다고 하니 정말 '사용자 입장에서 만든 프로그램'으로서 성공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때 벌어들인 돈으로 세이클럽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것 또한 성공하여 그 이익을 다시 피망에 투자하고.. 이런 식으로 네오위즈가 지금의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그러면 첫눈은 어떻게 만들게 된 것일까?
장병규 선배의 말로는, 1. 닷컴인들의 로망이 바로 검색 엔진이었기 때문에, 2. 나이가 30대 초반이 되었는데 지금 이런 도전을 안 해 보면 언제 해보겠느냐, 3. 실패한다고 해서 의미가 없지는 않지 않은가 였다고 한다. 세이클럽 때부터 다른 서비스와 연동되는 검색 엔진 개발팀이 있었으나 계속 실패하고 있었고, 2004년 7월부터 새로운 팀을 만들어 2005년 3월에 분사 결정을 했고 5월에 떨어져나와 지금의 첫눈이 되었다. 검색 엔진이라는 게 워낙 위험성이 큰 분야인데다 자본도 많이 들어서 초기 창업 아이템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그분의 설명이었다. (올해와 2006년에 100억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특히, 항상 매순간 노력하는 사람은 그것에 의해 next step이 결정되며, 자기가 next step을 선택하려고 해서 어떻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맘에 들었다. 이건 내가 그동안 듣고 느껴온 '항상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세미나 내용은 대략 이런 것이었고, 무엇보다 그분의 확고한 의지와 열정이 그대로 묻어나 정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마지막 슬라이드 진인사 대천명를 끝으로 세미나를 마쳤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다. 질의응답이 끝나고 나서 스팍스 회원분들과 함께 인사도 했다. (나중에 시간 되면 와서 밥사주시겠다고 하는데.. 과연..-_-)
덕분에 과설명회도 못 가고 인간과 기계 수업도 째버렸지만 그만큼 충분히 들을 만한 세미나였다. 아, 나는 10년 후에 어디에서 저렇게 열정을 불태우고 있을까? 세미나를 듣고 용기도 얻었지만 그만큼 걱정되기도 한다. 위에서 나온대로 next step은 자기의 노력에 의해 결정되는 거라지만 전공 선택은 그 이전에 기반으로 깔고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나는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까.
푸하하하하하! 메친 스튜어트. 랄라랄라~
-_-; 오늘 여섯 번째로 나온 스튜어트 물리숙제를 조교가 풀어줬는데, 풀면서 하는 왈, "이거 대학원생들이 보는 전자기학 책에도 나오기는 나오는데, 계산이 너무 복잡해서....." 어쩌구 저쩌구. "지금부터 설명하는 것은 이해 못하시더라도 여러분 책임이 아닙니다." -_-
이번 학기에 21학점 신청한 건 분명히 평균적인 수준의 일반 물리 2를 원했던 것인데, 어찌하여 이리 됐을꼬. -_- 이러다가 기말고사에는 박사과정 정도는 되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오는 거 아닌가 싶다. 벡터 함수를 벡터 변수로 적분해서 curl을 취한 후 테일러 전개를 하고, 이것을 이용해서 공간 적분의 의미를 알고 전류 밀도와 자기장을 해석해서 어떤 물체(전하?)에 주어지는 힘과 토크를 계산하고.. 뭐 이런 내용의 숙제였다.
어쨌든 드롭 안 하고 끝까지 듣기로 했으니 듣기는 들어야 하겠으되 점점 막막하다. 이번 숙제를 제대로 푼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나마 몇몇이 물리학과 석사생의 도움을 받아 풀었는데 cross product를 일반적인 방법(우리가 배우는 수준에서는 3차원까지만 다룬다)으로 정의해서 잘 싸바싸바-_-해서 풀어놨는데 아무도 제대로 이해를 못했다. -_-
벡터미적분학과 기초전자기학과 상대론과... 대략 이 정도를 마스터하면 기말고사의 80% 정도 풀 수 있을까나.
제목이 좀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특별한 것을 말하는 건 아니다. 요즘 들어 몇몇 블로그에서 글을 읽다보니, 상대방을 편하게 부를 수 있는 호칭대명사가 사실상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음식점에서 종업원을 편하게 부르는 것이라든가, 아니면 인터넷 상에서 나이와 성별을 모르는 익명의 상대방을 지칭하고자 할 때 말이다.
통신어체에서 '님'의 사용이 일반화되었다가 국어를 파괴한다는 이유로 요즘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내 생각에는 '님'이라는 단어를 하나의 인칭 대명사로 사용하게 된 것도 한국어에서 어감 문제 없이, 상대방을 존중하는 뜻을 나타내면서, 나이와 성별에 관계 없이 두루 쓰일 수 있는 일반적인 호칭 대명사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당신'이라는 단어는 왠지 호전적인 느낌을 줄 수 있고(예: "당신 뭐가 잘났다고 x랄이야!" 같은 용례의 확산 / 사전 찾아보니 '하오'체에 쓰이는 낮춤말의 뜻도 있었다), '언니', '오빠', '형', '아저씨', '어르신' 등은 모두 특정 경우에 한정된 뜻을 가진다. (설령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부정적인 뜻 때문에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낄 소지가 다분하다)
왜 우리말에는 영어의 'you'처럼 예의에 관한 아무런 하자 없이 누구에게나 쓸 수 있는 호칭 대명사가 없는 것일까? 웹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 문화가 형성되면서 그런 단어의 부재가 더욱 국어 파괴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제 슬슬 과를 결정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본과는 내년에 정하지만 예비 학과 신청기간이 곧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12월 1일부터 시작하는 수강 신청에서도 어느 과를 갈 것인지에 따라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물론 내년 봄학기 개강 후 수강 변경을 할 수는 있다)
일단 지금 생각하고 있는 과는 전산과, 산업디자인과, 기계공학과, 바이오시스템학과 정도다. 이 리스트에서 기계과는 최근에 추가된 것으로, "기계공학"이라고 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기계"만 다루는 것이 아님을 알았고 특히 진로 분야가 넓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모두 포함하고 있었다. 과설명회의 영향도 있었지만 훨씬 전부터 나름대로 파악한 결과다.)
현재의 상황에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다. 하지만 지금 당장 이쪽에 지식이 '조금' 더 있다고 해서 단지 그 이유로 이 과로 결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또한 아직도 전산학이 내가 꼭 하고 싶은 일인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 전산학의 학문 분야로 나갈 것인지, 아니면 실제 개발자로 활동할 것인지, 독자적인 기술로 창업을 할 것인지 등 아직 미래에 대해 불투명한 것이 너무 많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사람을 요구하는 곳이 굉장히 많다는 것, 그리고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채용 설명회의 상당 부분이 전산학과 관련이 된다는 것을 보면 장래가 아주 불투명한 것도 아니다. 다만 실제 전문 직업인으로서 살게 되었을 때 얼마나 인간적으로 살 수 있느냐(맨날 야근하고 밤샘하고 등등)는 것이 조금 걸린다. 그만한 처우를 받으면서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국내 현실로 봐서 꼭 그럴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나는 의외로 꽤 어릴 때부터 산업디자인에 대해 알고 있었다. 상당히 동경하는 과이기도 한데, 최근 들어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분야다. 내가 목표하는 것 중 하나인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라는 점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 다만 1학년 때 미리 들어두어야 하는 산디과 과목들을 하나도 안 들었기 때문에 조금 불리한 면이 있고 전공 자체가 상당히 빡세다.
요즘은 학제간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어서 인지과학, 전산학 일부, 물리학과 '전통적인' 기계공학, 나노테크놀로지 등을 폭넓게 다룬다. 인간과 기계 수업의 영향으로 굉장히 맘에 드는 교수님들을 많이 봤다는 것도 좀 영향이 있지만, 기계과가 굉장히 다양한 분야로 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어느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전산을 전공하면 기계를 다룰 수는 없지만, 기계공학을 전공하면 나중에 둘 다 다룰 수 있다고 한다. 나야 이미 지금 상태에서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초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된 상태니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로봇에 대한 내 로망은 무시 못한다. -_-
전자·전산과 생물학 분야를 융합한 곳이다. 사실 처음에 상당히 관심있던 과였는데, 학부 때 너무 특화된 것을 전공하는 것보다 좀더 넓은 분야를 전공해서 조금씩 자기 길을 찾아 좁혀나가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그래서 상당히 우선순위가 밀려났다.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바이오시스템학과로 갈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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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가 카이스트에 와서 목표로 두는 건, 5학년까지 남더라도 배우고 싶은 건 다 배우고 간다는 것이다. (아는 선배 중에는, 전산과와 항공우주공학을 복수 전공하는 경우도 있다 -_-) 산업디자인은 어떻게든 부전공을 할까 생각 중인데, 어쩌면 산업디자인을 전공으로 하고 다른 것을 부전공으로 할지도 모른다. -_- 좀 전까지만 해도 전산과 전공 + 산디과 부전공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거꾸로 하거나 아니면 기계과 전공 + 산디과 부전공 혹은 기계과 전공 + 전산과 부전공(혹은 그 역)도 꽤 유력해졌다.
전공이 나의 모든 걸 결정하는 것은 아니고, 또한 대학원을 갈 때 전공보다도 어떤 과목들을 들었는가를 중요시한다는 이야기도 듣기는 했지만, 학교 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절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잘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마음이 끌리는 방향이 비교적 한 곳으로 좁혀져서 다행인데, 아직도 과를 결정하기에는 그 범위가 넓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작년 11월—그러고 보니 1주년이 거의 다 됐다—무렵에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으나 점점 블로그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증가해왔다. 악성 답글 등으로 상처를 받고 일정 기간 블로깅을 중단한다거나 블로그를 떠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올블로그에서 이렇게 터져나온 모양이다.
어떤 사람들은 블로그를 굳이 정의하려드는 것이 불필요하다고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싸이월드와 블로그는 엄연히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내 생각은?
글쎄.. 가장 많은 예를 드는 싸이월드와 비교해보면 싸이월드는 우선 실명 기반의 오프라인 인간관계에서 시작하는 커뮤니티이고, 블로그는 익명성을 띠고 있으며 온라인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기술적으로는 RSS와 Trackback에 의해서 일반 게시판 등과 차별화된다. (물론 요즘은 웬만한 곳에서도 RSS를 지원하고 있어서 차별성이라고 하기는 조금 애매하다)
내 블로그의 내용으로 보자면, 한 마디로 "잡탕"이다. -_- 주로 Web, IT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기는 하나, 나의 최근 일상 생활이나 감정·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쓰기도 하고 음악에 대한 것도 다룬다. 블로그가 반드시 하나의 일관된 주제를 가져야 한다면 이들을 모두 다른 블로그로 분리해버리는 게 좋을 것이다.
나는 그냥 단순하게 정의하고 싶다. 웹을 기반으로 온라인 상의 사람들에게 "나의 생각"을 쓰고 공유하는 곳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한 게시판, 포탈 등의 다양한 방법 중에서 가장 개인화되어 있으며 또한 가장 익명성을 띤다고 말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처럼 복잡하게 정의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단순히 내 블로그가 그래서가 아니라, 실제로 그 다양한 형태의 블로그들을 포괄하려면 이렇게 설명할 수밖에 없다)
외국에서 블로그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외국 블로거들을 거의 알지 못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우리보다는 좀더 formal한 주제를 많이 다루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블로그의 특징 자체가 "공개 일기"로서 매우 편리하기 때문에 점점 개인적인 공간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렸을 때 일기를 쓰다보면, 괜히 누군가에게 말하는 듯한 말투가 나오면서, 경우에 따라선, 누구라고 딱히 지칭하지는 못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블로그가 그 점을 아주 정확하게 채워준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예의만 지킨다면,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정말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웹 기술을 통해 그것이 실체화되는 것이다.
블로그의 정의라. 내 생각엔 내가 위처럼 정의한다고 해도 아마 쓰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정의는 계속 바뀔 것이라고 본다. 바람직한 블로그라면 그러한 다양성을 수용하면서도 자기가 자기 자신이게 하는 고유함을 가지고 있으면 될 것이다.
이제서야 하는 얘기지만, 사실 그동안 진혁이 형과 실내악 앙상블 연습을 하면서 제대로 박자가 맞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결국 둘이서 고민하다가 교수님한테 면담하러 가기도 했었고, 서로 괴로워했었는데, 오늘 드디어 맞아들어갔다.
교수님이 하셨던 얘기는, 아무리 최고의 연주자들이라고 해도 앙상블을 맞출 때 서로 마음에 들어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는 것이다. 다만 프로이기 때문에 좀더 유연하게 대처할 뿐이지 근본적으로 우리가 느끼는 '어긋남'에 대한 고민은 같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due가 구체적으로 정해지고 '꼭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있으면 어떻게든 맞춰질 거라면서 '다른 방법이 없으니 반드시 이 곡 해라'하고 못박으셨다. -_-
어쨌든 교수님의 말에 위로도 되고, 또 이번 주 들면서 진혁이 형과 나 모두 기분 전환이 좀 되기도 해서 그런지(둘다 지난주를 힘들게 보냈다) 드디어 맞아들어갔다. 진혁이 형이 생각했던 문제점은, 서로 연습을 열심히 하기는 했는데, 결정적으로 그 곡에 어울리는 박자를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었고, 메트로놈으로 4분음표 박자를 일의 자릿수까지 맞춰서 가장 부드럽게 연주되는 속도를 골랐다. 그렇게 해서 몇 번 쳐보니까 한 시간만에 둘이 맞아들어갔던 것이다. (기념으로 야식도 먹었다 -_-)
물론 오늘 맞아들어갔던 것도 원래 목표치에 비하면 모자란 수준이지만, 진혁이 형과 나의 피아노 연주 스타일이 워낙 달라서 서로 그 정도는 이해하기로 했고, 일단 박자가 맞기 시작했으니 그 다음 단계는 소리를 만드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그 전에 교수님 지도를 따로 받아볼 예정이기는 하다)
정말이지, 나 혼자 칠 때는 전혀 몰랐는데, 둘이서 같이 연습을 하다보니 생각 외로 어려운 게 한두 개가 아니었다. 곡 자체는 매우 쉬운 편인데도 말이다. (이건 단순히 연주 스킬의 문제가 아니라, 연주자의 성격까지도 포함하는 복잡한 문제다) 경곽 때 FORTE에서 연주회 준비할 때는 그 누구의 지도도 없이 어떻게 했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그때는 사실상 연습을 2주 밖에 못했다. 가능하다면 그 아이들이 실내악 앙상블 교수님 지도를 받게 하고 싶을 정도다)
이 수업을 들으면서 앙상블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나 실내악 앙상블처럼 소규모의 경우에는 오케스트라와 달리 지휘자가 따로 없어서 연주자끼리의 긴밀한 의사소통이 필요한데, 그것이 생각보다 얼마나 어려운 것이었는지 잘 알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시간만 허락해준다면 3년 내내 이 수업을 듣고 싶을 정도로 얻는 것이 많다. (실제로 그러는 사람도 있다고 함)
하여간 큰 문제를 하나 해결해서 기쁘다. :D
추가/ 전에는 진혁이 형의 소리를 들으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잘 되지 않았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박자가 맞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거의 완벽하게 들린다. 메트로놈과는 박자가 약간 안 맞을 때가 있어도 형과 나는 박자가 잘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