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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연습 부족이라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어오고 있었는데, 교수님은 공연이 얼마 안 남았으니 꼭 해야 된다면서 갑자기 예정에 없던 연주를 시키셨다. -_- 마음의 준비도 없이 갑자기 연주하게 되어 긴장해서인지 중간에 좀 틀리기도 했으나 어쨌든 끝까지 맞아들어갔고, 교수님의 지도에 따라 템포를 좀 더 빠르게 하고 dynamic의 대비를 크게 했더니 아주 듣기 좋다고 하셨다.
물론 아직 진혁이 형이나 내가 보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고 교수님도 속으로는 더 많은 걸 바라고 계시겠지만, 어쨌든 실내악 앙상블 수업을 들은 이래 처음으로 칭찬을 받아봤다. ㅠㅠ
지적받은 부분은 전체적으로 박자를 좀 더 빠르게 하고, forte는 훨씬 더 강하고 남자답게, 그리고 2악장 Romanza 도입부는 무겁지 않게 서정적으로, 3악장 Rondo는 그냥 가지는 대로 정신없이 달리되 dynamic 표현을 잘 해 줄 것, 전체적으로 스타카토의 bouncing을 조금 줄일 것 등등이었다.
다른 4-hands 팀들도 보니 꽤 완성이 되어가는 모양이었다. 특히 드뷔시는 교수님이 흠잡을 데 없다면서 조금 더 자기 감정 이입을 시켜주면 공연해도 되겠다는 최고의 칭찬을 받았다. 그리고 잠정적으로 첫 오프닝 곡으로 선정되었다.
어쨌거나 이제 어려운 건, forte로 큰 소리를 내되 aggressive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번에 연주할 Diabelli의 4-hands Sonata는 시대적으로 볼 때 모차르트 바로 직후의 고전으로, 소리가 예쁘게 나야 한다. 그러면서도 강약 대비를 크게 주려면 forte를 칠 때 위에서 내리찍지 않고 손가락에 몸의 무게를 실어주어야 하는데 그게 말이 쉽지 실제로 빠르게 연주하면서 그렇게 하는 게 상당히 어렵다. -_- (그래서 결론은 매일매일 하농 연습 orz)
어쨌든 하나하나 마무리되어 가는 것 같고, 덕분에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고 또 공연 때까지도 그럴 것이다. 내년 봄학기 때도 청강하겠다고 교수님께 말씀드려놨고, System Programming 때문에 수업의 절반을 잘라먹긴 하겠지만 그래도 좋다고 하셨다.
아, 간만에 기분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