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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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영어2의 Writing을 담당하시는 외국인 교수님한테 물어볼 것이 생겼다. 그래서 급히 교수님이 계시다는 곳으로 뛰어가서 벌컥 하고 문을 열었더니 뭔가 수업 중이었다. 갑자기 뻘쭘해진 나는 그 수업에 늦게 온 학생인 척(?)을 하면서 어떤 사람 옆에 앉았는데, 자꾸 조별(....)로 뭔가를 시켜서 어쩔 수 없이 수업에 참여(?)해야만 했다. 그런데 그 수업 내용이 매우매우 어려웠고, 교수의 말이 정말 말 그대로 외계어로 들리는 것이다. 교과서를 보면 쉬운 것 같은데 교수의 말을 단 한 마디도 못 알아듣겠더라. -_-;; 그렇게 정신없는 수업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이 우루루 나가는데, 막상 원래 하려고 했던 질문이 생각나지 않았다.

....

그리고 깼다. ㄱ-;;;

PS 숙제 생각하다가 잠시 잠들었을 때 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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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은 시간도 좀 남고 해서 이제 지를 일만 남은 새 컴퓨터에 대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수집해봤다. 그 의견들을 종합해본 결과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는데, 호환성이나 새로 나올 기술에 대비하여 본체를 하이엔드로 가는 것과, 어차피 CPU와 메인보드의 수명은 함께 하는 것이라 보고 차라리 모니터를 하이엔드로 가는 것이다. 전자라면 인텔 i975X 칩셋으로 켄츠필드까지 대응하는 것이 되겠고, 후자라면 22인치 이상 되는 고성능 대형 LCD를 쓰는 것이 되겠다. 전반적으로 생각해보고 내린 결론은, 전자제품―특히 컴퓨터―을 살 때는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하면 안 되겠다는 것이다. 주요 부품별로 생각을 정리해봤다.

메인보드
인텔 계열은 CPU가 새로 나올 때마다 바뀌는 MCH 칩셋으로 인해 메인보드로 호환성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나마 i975X가 쿼드코어까지 지원한다고는 하나, 분명히 쿼드코어에 더 잘 들어맞는 칩셋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난한 P965 칩셋에 안정성 등이 비교적 보장되어 있는 ASUS 제품 중 저렴한 편에 드는 것을 선택.

CPU
숱하게 말했다시피 이건 인텔 콘로 E6600으로 확정. 본격적인 4MB L2 Cache를 가진 것 중에 가장 저렴(?)하다.;; 솔직히 그 이상의 클럭은 내겐 필요 없을 듯. (사실 오버가 잘 되기도 하고.)

RAM
PC6400 800MHz급의 호환성 문제가 거의 해결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모델로 가기로 했다. 요즘 많이 알려지고 있고 평도 좋은 편이 디지웍스 제품 선택. (삼성은 PC6400으로 1G 모델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용량은 넉넉하게 2G다.

VGA
이 부분은 내년~내후년 쯤 지각변동(DX10의 출시와 통합 쉐이더 모델 도입)이 예고되고 있는데다 nVidia와 ATI의 개발 방향이 완전히 달라 선뜻 고를 수 없는 상태다. 따라서 현재 상황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대형 모니터를 가장 무난하게 지원하는 것을 골랐다. (그래픽카드를 1년 반 정도 쓴다는 가정이다)

HDD
하드디스크의 경우 2개를 달아 쓸 수 있는 RAID0까지 생각했었으나, 데이터 안정성 문제도 있고 해서 내년 중반 이후 본격 보급될 플래시 메모리 기반의 SSD(Solid-State Disk)를 기다렸다가 데이터 저장용으로 쓰는 것이 더 나으리라는 판단 하에 용량이 좀 큰 것을 골랐다. 그 전에는 이미 가지고 있는 USB 메모리 등으로 Vista의 Ready-boost 기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LCD 모니터
모니터의 경우는 본체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기술 발전에 둔감하다. 물론 가격 자체는 지속적으로 떨어지겠지만, 메인보드/CPU나 그래픽카드처럼 갑자기 뭔가 뒤집는 기술이 나오기는 쉽지 않으며, 나온다고 해도 높은 가격으로 인해 일반화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LCD 모니터가 이만큼 일반화되는 데에 걸린 시간만 해도 지금까지 3년은 족히 될 것이다.) 굳이 짚어보자면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하는 LCD의 등장을 들 수 있겠으나 현재의 LCD도 일반 용도로 쓰기엔 손색이 없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되진 않을 것 같다.

그래서 현재 최종적으로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 다음의 견적이다. 처음 예상했던 예산보다30만원 가량 더 나오긴 했지만(-_-), 모니터 쪽에 더 투자를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예상 견적표

danawa에서 작성한 예상 견적

본체는 하이엔드급을 따르나 아주 비싸지는 않은 쪽을 택하고, 모니터에 과감히 투자(....)를 하는 것이다. 아까 형에게 보냈던 견적은 이와 다르며 초기에 작성한 것이다.

몇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제발 콘로 CPU 값 좀 내렸으면 좋겠다는 것과(11월에 쿼드코어까지 나온다는데... 게다가 난 오버를 안 할 것이기에...), RAM 가격이 더 오르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PC6400 1G RAM들이 얼마 전에 최저가 9만원선을 치고 계속 가격 상승 중이라고 한다. ㅠㅠ

어쨌든 이 정도 선에서 지름에 대한 고민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제 남은 일은 지르는 일. 형이 잘 아는, 용산에 계신 분한테 부탁을 드리게 될지, 아니면 따로 구입하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사게 되면 잘 써야겠다. :)

ps. 비싸지만 DELL 모니터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3년 A/S라는 것. 일반 중소기업 제품들은 1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ps2. 약간의 사양 변경 : 케이스는 기왕 좋은 거 쓸 바에 GMC 풍II로 가기로 했고, 마우스는 위에 고른 제품이 포인터를 왼쪽으로 빠르게 이동할 때 멈추는 현상(-_-)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많아 예전에 봐뒀던 한 단계 상위 제품(Razer Krait 디지탈파이오스, ₩39,000)으로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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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때 학교의 가톨릭 동아리인 사나래에서 생활성가 발표회가 있었다. 선형대수학개론 연습반 가다가 무대 장식을 밖에서 준비하고 있던 아는 누나를 만나서 알게 되었는데―사실 지난 주말에 궁동 성당으로 미사 갔을 때 주보에 써 있어서 알긴 알고 있었다―마침 장소가 희망관과 다솜관 사이에 있는 마실영화관(정식 명칭은 모르겠으나 어느새 이름이 이렇게 붙어버렸음)에서 한다는 것이었다.

마침 선대개 연습반을 기점으로 이번 주가 듀였던 숙제들이 모두 끝난 상태라 저녁 시간이 자유로웠기 때문에 부담없이 가볼 수 있었다. 지난 학기였던가, 사나래 동방에서 했던 개강 미사도 가봤었고. 또 MR나 SPARCS를 통해 아는 선배들도 있어서 은근히 사람들 얼굴을 익히기도 했던 터였다. 겸사겸사 해서 공연이니 또 사람들이 많이 와줘야 할 텐데 하면서 보러 가게 된 것이다.

음악적으로 아주 professional하게 잘 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었지만, 하느님이라는 이름 아래에 모인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분위기 자체는 매우 좋았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노래나 율동 등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충분히 공감하게 했다. '배우자를 위한 기도'에 직접 곡을 만들어 붙인 노래도 맘에 들었고, 마지막에 했던 '축제'와 '딜레마'라는 곡도 멋있었다. 태환이 형이나 슬기 누나, 현진이 누나, 진실이, 성준이 등도 모두 평상시엔 잘 나타나지 않았던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었다. (실내악 앙상블을 이미 1년 동안 들어왔던 터라, 공연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나름 잘 알고 있지만, 역시 볼 때마다 감회가 새롭고, 또 스스로도 자연스럽게 감상하는 요령이 점점 느는 것 같다)

생활성가 발표회를 한다는 것 자체를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알고보니 매년 동아리 정기행사로 하는 모양이다. 슬기 누나도 정식으로 동아리에는 안 들고 가끔 개강미사 같은 데만 갔다가 3학년 초에 들었다고 하면서 나도 슬쩍(...) 들어오라고 했다. 흠..; 평상 시 주로 가족들하고 미사를 가는 편이긴 하지만, 또래의 사람들하고 신앙 생활을 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어쨌든 공연을 본 소감은 대만족. 중간중간 사회자와 주변 도우미(?)들이 했던 나름대로 개그(?)도 재밌었고,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유머러스하게 진행된 공연이었다. 다음 번에도 잘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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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노트북으로만 2년이 넘었다. 고등학교 1학년 겨울에 노트북을 샀고, 고등학교 2학년, 대학교 1학년, 대학교 2학년해서 만 3년이 다 되어 간다. 기존에 쓰던 데스크탑은 성능이 떨어져 조금씩만 쓰다가 결국 HDD 등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서버로 바꿨다가 얼마 전 메인보드님이 사망(.....)하시는 바람에...-_-;

노트북을 데탑 대용으로 쓰다보니 여기저기 다니면서 내 PC 환경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매력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네트워크 발달과 원격데스크탑 등으로 굳이 작업 환경을 다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을 뿐더러, 노트북을 쓰려면 정말 휴대하기 좋은 소형으로 쓰는 것이 좋다는 것이 지금의 내 생각이다. 어차피 지금 노트북이 살 때부터 데탑 대용을 생각한 거라 당시로서는 거의 최상급에 가까운 사양이었고, 따라서 무게(-_-)도 2.4kg으로 휴대용으로 쓰기에는 조금 부담이 되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노트북을 쓰면서 안 좋았던 건 자세가 나빠진다는 것. 때때로 '모니터로 빨려들어가지 마라'라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15.1"에 1400x1050 해상도를 쓰니까 글자가 작은 것도 한 몫 한다. 또한 본체에서 발생하는 열이 몸에 그대로 전달된다는 것도 문제고, 그만큼 전자파 노출도 심한 것 같다. (개인적인 느낌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노트북은 최대한 가볍게 쓰는 것이 좋은데, 데탑 대용인만큼 별의별 것들을 다 깔아서 한창 작업 중일 때는 프로그램을 10여 개 이상 띄우기도 하고 백그라운드로 돌아가는 것도 많으니 노트북으로서는 확실히 무거운 작업을 돌리기가 버겁다. (나름 놋북 업그레이드를 좀 해줘서 RAM 1.25GB에 HDD 80GB/5400rpm이긴 하지만 발열이 더 심해졌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올 연말 쯤 듀얼코어 데스크탑을 하나 구성하려고 생각 중이다. 이미 콘로의 성능은 꽤나 좋다고 입증이 되어가는 것 같고, 어쨌든 기본적으로 노트북에 비해서 VMWare(-_-) 등의 무거운 작업을 돌리기엔 수월할 것이기 때문이다. 원체 멀티태스킹을 많이 돌리는 나로선 듀얼코어가 당연히 매력적일 수밖에. (문제는 사고픈 E6600 값이 아직 너무 비싸다는 것..)

그와 함께, LCD 모니터 또한 새로 장만하여야 할 것이다. 옛날 데스크탑에 있던 모니터는 17인치 CRT였고, 스팍스 IDC 서버관리용으로 기증(...)해서 잘 쓰고 있다. (고해상도를 쓰면 약간의 화면 떨림 및 일그러짐이 나타나는데 콘솔 화면 보는 덴 아무런 문제가 없다. -_-) 지금 가장 유력한 후보로 생각하고 있는 건 BTC 정보통신에서 나온 Zeus2000 시리즈. 20.1" 와이드에 pivot을 지원하고 해상도는 1680x1050이다. 15.1"에 1400x1050을 쓰던 걸 생각하면 픽셀 사이즈가 상당히 커짐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모니터를 좀더 멀리서 볼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Pivot 기능도 지원되므로 화면을 돌려서 상하로 길게 쓴다면 그야말로 최적의 코딩 환경이 될 것 같다.; (Pivot이 되는 와이드 모니터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가격이 100만원 대 정도 되는 24" Dell 모니터 같이 초하이엔드급으로 가지 않는 이상...) 사실 여유만 된다면 같은 모니터를 두 개 질러서(.....) 듀얼모니터를 써보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한쪽은 reference, 한쪽은 coding..), 일단은 하나만 사서 써보고 나중에 더 싸고 더 좋은 모델이 나오면 그때가서 고려해볼 참이다. 이미 노트북 LCD의 수십ms 정도 되는 응답속도에도 적응을 해버린 터라 12ms 정도의 응답속도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

그와 함께 차후 듀얼모니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래픽 카드 또한 성능이 꽤 되는 걸 써야 하는데, 바로 여기가 문제.;; 너무 비싸다. orz 고해상도 듀얼모니터 제대로 쓰려면 최소 20만원 이상 하는 그래픽카드를 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싼 걸로도 쓸 수는 있는데 최대 해상도를 못 쓴다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 듯..) RAM은 역시 멀티태스킹이 많은 만큼 2GB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고, 곧 나올 Windows Vista도 원활히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Vista의 그 AeroGlass라는 UI를 쓰려면 그것만 해도 그래픽카드를 엄청 좋은 걸 달아야 하니..-_- OS를 최대 사양으로 돌리기 위해서 3D 가속이 필요한 시대가 드디어 온 것이다.)

사실 컴퓨터는 죽기 전에 사는 게 가장 잘 사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은 하드웨어들이 더 싼 가격에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작년 초만 해도 17인치 LCD가 30만원 대였다. 지금은 그 돈으로 20인치 와이드를 살 수 있다. 내년이 된다면? -_-) 하지만 어쩌랴. 필요한 건 또 사야겠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건 일단 모니터를 먼저 사서 노트북에 연결해 듀얼모니터를 쓰고, 연말에 CPU 값이 좀 내리면 그때 데스크탑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inureyes님의 경우는 남자답게(-_-) 24인치를 지르라고는 하시는데, 그건 기숙사에 놓을 자리가 있을지부터가 걱정.; 노트북 화면을 안 보고 짱박은 다음 모니터만 쓴다면 모를까..; 기숙사 이사할 때도 꽤나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동방에 갖다놓고 쓰는 게 좋겠으나 신축기숙사에 있는 동안은 동방살이하기가 힘드니..) 사실 대장금 한 학기 받는 액수 중 1/3만 털어도 원하는 만큼(?!) 지를 수는 있겠으나 그 돈은 최대한 아껴두기로 하였으니 일단 패스다.

그렇게 구성하고 나면 지금 쓰는 노트북은 일단 포맷한 후 최대한 가볍게 돌릴 생각이다. 나중에 학사지역으로 기숙사 옮기게 되면 동방에 데스크탑 놓고 기숙사에서는 노트북으로 원격접속해서 쓴다거나 할 수도 있겠고. 이 노트북의 수명이 다하면(아마도 몇 년 후가 되지 않을런지.. 지금도 상태가 아주 좋다) 그 다음에는 맥북을 쓸 생각이다. 아직까지는 게임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되는지라 데스크탑까지 Mac으로 이전하고 싶지는 않다. Vista를 본격적으로 쓰게 된다면 그것 또한 괜찮을 것이기도 하다.

하아, 어쨌든 주저리주저리 생각은 해봤는데 당장 고려할 것으로는 하이엔드급 데스크탑 하나와 중형급 LCD 하나라는 결론. 확실히 옛날에 비하면 훨씬 좋은 성능의 것들을 훨씬 싼 가격에 살 수 있게 되었다. 전에 어느 블로그에서 봤던 것처럼, 확실히 몸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것들(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등..)은 좀 돈을 들여서라도 좋을 걸 쓰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한편으로는 괜히 눈만 높아진 것 같기도... -.-;;

ps. 내가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을 본 룸메가 덩달아 지름신이 발동하여(...) LCD TV를 지르겠다는 둥 하다가 다시 잠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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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시대회라고 불리는 ACM ICPC에 처음으로 출전해봤다. 인터넷 예선이 오늘이었는데, 총 8문제 중 4문제는 쉽고 4문제는 어려웠다. (나중에 결과를 보니 3~4문제를 푼 팀이 거의 대부분이고 5문제 이상 푼 팀은 10팀도 안 되었다. 전체 참가 팀 수는 200팀 정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

ACM ICPC에 대하여


어제 예비소집 때 미리 개발환경 세팅을 했으나, 윈도우 사용자 계정 차이로 인해(그때는 관리자 암호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관리자 계정으로 했으나 실제 대회 때는 일반 사용자 계정으로 했다) Java runtime의 PATH 설정이 꼬이기 시작하더니 Eclips에서 컴파일 후 실행이 안 되는 사태가 발생하여 (다행히) 미리 세팅해둔 cygwin을 이용해 대체 실행을 하는 등 초반에 삽질을 좀 해주었다.; 덕분에 갑자기 긴장해버린 탓인지 엉뚱한 실수를 많이 해서―디버그용 메시지 출력하는 코드를 submit해서 wrong answer를 받는다든가―시간을 많이 오버했고, D번 문제를 풀다가 문제를 잘못 생각하는 바람에 답은 나오지만 시간복잡도가 큰 알고리즘을 내버려서 결국 time limit exceed 받고 3번까지밖에 못 풀었다.

4번까지 제대로 풀었다면 아마도 전국 팀순위 51등 정도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갑자기(-_-) 나가게 된 것에 비하면 괜찮은 결과였고, 내년에 다시 나간다고 했을 때 어떤 것들을 중점적으로 준비하면 될 지 알 수 있었다. (다음 번엔 꼭 SP Spirit으로 팀 이름을 정할 것이다. -_-) 일단 이번 학기 Problem Solving과 다음 학기 Algorithm 과목을 잘 들어두고, 여름학기 때 약간의 연습을 해준다면 인터넷 예선까지는 어떻게 통과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KAIST 자체가 국제정보올림피아드 출신 등 상당한 실력자들이 많아서 쉽지는 않을 듯하다. 이번에 같이 출전한 팀 중에 한 팀은 인터넷 예선 1등.. 알고보니 3명 다 IOI 출신. -_-;;)

그러나 한 가지 가능성을 느낀 건, 비록 중고등학교 때부터 특출한 실력을 발휘했던 사람들일지라도, 내가 체계적으로 배우고 노력함으로써 어느 정도는 따라갈 수 있다는 점이다. 중고등학교 때라면 꿈도 못 꿨을 것 같은 알고리즘 설계와 그에 관한 geek스러운(-_-) 대화들이 이제는 꽤 자연스럽게 생각되는 걸 보면 말이다. 잘 했든 못 했든 이런 대회에 참여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흥분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일이다. 이번에 유독 KAIST 참가자들이 적었는데 내년엔 좀더 많은 팀들이 나와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다시 도전했을 때 예선 통과할 확률도 높아질 것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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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에 듣게 된 과목들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를 해보겠다.
작년 가을학기의 실내악 앙상블, 오트프리트 DS의 프로젝트, 스튜어트 일반물리2 포함 21학점의 압박과, 지난 봄학기의 송모 교수님 SP 포함 18학점 + 실내악 앙상블 청강 4곡 공연(...)의 압박으로 두 학기 내내 체감 로드가 27학점에 육박했었기에 이번엔 조금 널럴(?)한 컨셉으로 짰다. (뭐 어떤 사람들은 PS 들으면서 널럴하다고 하냐는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어쨌든 지금 현재로서는 훨씬 널럴하게 느껴지고 있다-_-)

1. Problem Solving
이른바 정보경시 문제들만 죽어라(?) 푸는 과목이다. 담당 교수님이 국제정보올림피아드 준비반을 지도하시기도 했고, 얼마 전에 포항에서 IOI가 열릴 땐 출제위원도 하셨던 분이다. 시험도 없으며, 오로지 수많은 숙제와 수업 시간의 토론이 있다. 수업은 다행히 매우 재미있어서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 다만 숙제는 알고리즘 차수가 안 줄어들면 초조해지는 문제가 좀 있다. 매년 숙제의 문제 set이 별로 바뀌지 않기 때문에, 또 한번 알고리즘을 생각하고 토론하고 나면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과목이기에 재수강이 완전 금지된다. -_-;
어느 선배가 이 과목 들으면서 ACM ICPC 나가면 추가 점수(....)가 꽤 있다고 하길래 한 번 해볼까 했다가 정말로 신청해버렸다. (...)

2. Database 개론
DBMS와 B+ Tree까지 직접 구현한다는 저 유명한 황DB(-_-) 대신 이건 널럴하게 듣기로 했다. Relational Data Model 이론 살짝 맛보기 한 후 이어지고 있는 내용은 SQL. 이미 웹프로그래밍 하면서 SQL은 좀 다뤄봤던지라 별로 어렵진 않다. 다만 subquery, join 등과 같은 평상시 거의 써보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들을 익힐 수 있어서 좋다. DB 설계 부분까지 커버해준다면 금상첨화겠는데 그럴지는 잘 모르겠다. 다른 것보다도, 무려 숙제의 문제 하나하나까지 개념 설명을 해주는 걸 보고 지난 학기 SP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 이번 교수님의 DS 수업을 들은 룸메 말로는 시험이 매우 노가다라서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어쩐지 엄청난 양의 SQL 문들을 만들어야 할 것 같은 예감이...; (실습은 oracle을 사용한다)

3. 확률과 통계 및 응용
원래 3학년 전공인 알고리즘을 들으려고 했다가 예상치 못한 영어강의 + 이번 학기의 널럴 컨셉(?)으로 바꿔듣게 된 과목이다. 내용도 무난하고 교수님도 무난한데, 정확히 수업 시간 땡하면 출석부른다는 것이 조금 단점이라면 단점. 그리고 교수님이 설명을 너무 구구절절 하시는 면이 있다. (덕분에 수업 중간에 배 아파서 화장실을 다녀왔는데도 책 반 페이지 읽는 걸로 따라갈 수 있었음-_-) 연습 시간이 있는데 출석과 퀴즈가 없어 사실 상 의미가 없는 연습반이다.;; (숙제 찾아가기 및 숙제 문제 해설을 한다고 하는데, 숙제 문제가 아직은 초반이라 그런지 거의 노가다 뿐이다. 연습반이라기보단 help desk라고 보면 될 듯.)

4. 선형대수학 개론
작년 가을학기 때 들었다가 오트프리트 교수님의 DS, 스튜어트 일반물리2, 실내악 앙상블, 그리고 계산 노가다-_-의 압박으로 결국 재수강을 하게 됐다.; 재수강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교수님의 강의가 너무나 맘에 든다. 개념 팍팍 박히게 설명 잘 해주시고, 대형 강의임에도 지루하지 않게 잘 이끄신다. 덕분에 신축기숙사에서 대학1호관까지 화목 아침(9시 수업이다 -_-)마다 학교를 가로지르는 수고로움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한 번도 졸지 않았고 수업도 즐겁게 듣고 있다. (시험도 노가다성 계산보다는 개념이나 증명 위주라고 하니 차라리 나을 듯) 그런데 연습반 조교님이 수업을 너무 성실히(?) 해서 수업 시간 복습(.....)을 시간 꽉 채워서 한다는 게 문제다. 대신 퀴즈를 4번인가밖에 안 보고, 숙제가 있다. 재밌는 건 연습반에서 Kaistizen님을 만났다는 것.;;;

5. 심리학 개론
인지과학입문의 후속편으로 듣고 있는 과목. 초반에는 바이오정보전자개론의 정재승 교수님 뇌 관련 수업과 인지과학입문의 수업 내용 일부와 겹치지만 후반에는 좀더 폭넓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계절학기 때 들었던 인지과학입문에 비해서 난이도나 로드는 무난하다. 다만 교수님의 썰렁한 개그 덕에 수업 분위기가..;

6. 영어II
원래는 1학년 가을학기 때 듣는 과목이지만 그때 DS를 먼저 듣느라 시간표 때문에 이번에 듣게 되었다. (실제로 초수강하는 선배들도 많았다) 기초과목답게 귀찮은 면이 좀 있고 특히 일주일 동안 3번에 걸쳐 분산된 시간표가 맘에 안 들지만(덕분에 주4일제 실패 orz), 한동안 등한시했던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나름의 동기를 만들어주는 것은 좋은 듯싶다. 매주 영어단어 100개를 공부해서 손으로 정리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외국인 교수님이 진행하는 writing 수업은 아직 분위기가 서먹서먹 썰렁하다.;
이번학기부터 생긴 제도로, 영어 수업과 별개로 진행되는 EFL이라는 게 있다. 1인당 최대 일주일 2회 15분 정도씩 외국인 교수님께 speaking/writing 개별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사전 예약을 통해 학부/대학원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수업 형식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자료(자기가 쓴 writing이라든지 이야기 topic이라든지..)를 준비해야 한다. 이참에 영어 블로깅이나 시작해볼까. (....)

어쨌든 이번 학기는 이렇다. 아무래도 다른 학기에 비해 시간이 좀더 여유로울 듯하니 태터툴즈 및 MetaBBS 쪽에 좀더 신경을 쓸 생각이다. 내년은 지금 생각하는 수강 계획으로 미루어봤을 때 전공으로 상당히 빡세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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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지난 봄학기의 송 모 교수님의 System Programming 수업은 일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수업이었다. 정상적인 커리큘럼으로 수업을 듣는 전산과 학생이라면, C언어를 처음 다루게 되는 수업이었는데, 첫 시간에 '우리학교는 원래 언어를 가르치지 않는 게 전통'이라면서 '이번학기 C언어 쓸 것이니 알아서 공부해두세요~'라는 조교장의 말이 있은 후 1주일 만에 나온 듀 2주짜리 프로젝트가 Linux Shell 짜기였다. -_-;;

아니, 초수강생 중에 linux를 안 써본 사람이 70%는 되었는데 닥치고(?) shell을 짜라는 것이었다. 프로젝트 스펙으로 나온 ppt에는, 첫 페이지에 shell이 무엇을 하는지 1문장으로 써 있고, 아무런 말도 없이 redirection과 pipe/fifo를 쓰라고 되어 있었다. 그리고 설명을 들으러 갔던 연습 시간에는 조교들도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 지 몰라 그냥 그렇다-_-는 식으로 넘어갔다.;

그나마 첫 번째 프로젝트 ppt에는 fork가 무엇인지 4줄(각 줄은 4단어 -_-)로 설명이라도(...) 되어 있었지만 마지막 프로젝트에 나왔던 pthread 관련 함수들은 목록만 주어졌다. 해당 함수가 뭘 하는지는 알아서 찾으시오(...)랄까..;

덕분에 학생들도 고역이었지만 조교들한테도 굉장한 고역이었을 것이다. 뭐 수업 때 한 것이 있어야 그걸 바탕으로 구체적인 방법들을 가르쳐주고 할 텐데, 수업 시간엔 '컴퓨터는 어떻게 만들까?'에 대해서만 토론하고 있고 막상 실제 사용하는 fork니 exec니 하는 함수들은 전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교수님의 교육 철학―"당구는 이론으로 치지 않는다"―이랄까, 그런 건 맘에 들었지만 그래도 이건 좀...-_-;;

이번 학기는 김 모 교수님이 SP를 강의하신다. 이미 마지막 프로젝트가 우리가 기말 코딩 시험으로 봤었던 거라는(......)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첫 실습 자료를 보니, 이럴 수가-_-... 무려 vi 사용법을 가르치고 있다. ;;;; 아니, 언제부터 이런 걸 가르쳤지? 게다가 첫 3주 동안은 기초 C언어 실습...?! 다음 시간 내용 : 변수와 상수. (........)
거의 입에 거품(...)을 물 지경이었다. 우린 첫 3주 동안 백지에서 linux shell을 완성했는데?! ;; (사실 그게 정상이지만... 이미 송 모 교수님의 SP를 통과한 나로선...-_-)

룸메인 승범이와 나는 '이래가지고야 어떻게 SP Spirit을 기를 수 있겠냐!'며 농담 아닌 농담을 했다. -_-; 정말이지 송 모 교수님의 SP를 들을 때 가졌던 정신(?)으로 덤비면 안 되는 것이 뭐가 있으랴라면서.

-_-;
얼떨결에 신청해버린 ACM ICPC도 확 SP Spirit으로 밀어붙여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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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새로운 서남표 총장이 KAIST에 부임한 뒤로 영어 강의 비중을 점차 늘려간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그렇지만 추진하는 과정에서 좀 고려해줬으면 하는 게 있다.

바로 어설프게 한국인 교수들이 영어강의를 하게 하지 말고, 외국인 교수 비율을 늘려서 영어강의를 늘리든지, 아니면 한국인 교수들이 영어강의를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도록 회화 교육 등을 하는 것이다.

이번 학기에 전공필수 과목인 알고리즘을 들으려고 수업에 들어갔었는데, 젋은 여교수님인데 정말이지 너무나 답답할 정도였다. 물론, 학문적인 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영어는 충분히 잘 하시겠지만,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자기가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휘어잡고 알아듣기 쉽게 개념 설명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인 교수님들이 우리말로 수업을 해도 그런 기준이 충족되는 경우가 많지 않을 정도인데 하물며 영어로 강의하게 한다면.... -_-;

딱 한 번밖에 안 들었지만 바로 drop했다. 내가 영어를 못해서가 아니다. 내가 작년에 영국인인 Stewart 교수님의 일반물리학2와, 독일인인 Otfried 교수님의 데이터 구조 수업을 들어봤지만, 영어 강의라고 해서 못 알아듣는 부분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강의 자체는 지금껏 들어본 강의들 중에 상당히 명강의에 속했고(스튜어트 교수님의 난이도가 엄청나게 높았다는 사실은 빼더라도.. 그건 양자행렬역학과 상대성이론을 가지고 기초과목에서 토론식 수업을 했기 때문이지 영어 때문은 아니었다. -_-), 영어 회화 연습도 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었다.

또하나, 영어강의만 늘리지 말고, 1학년 때 듣는 교양필수 과목인 영어I, 영어II 수업을 좀더 완성도 있게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능한 한 토플 성적 등으로 학점인정을 받으려고 하고, 주변에서 수업을 들은 사람들도 영어 실력 향상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마지막으로―이건 영어강의 문제와는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제발 식당밥 좀 맛있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_- inureyes님도 인정하셨다(...). 우리학교 식당밥이 가장 맛없더라고. 학교 쪽문 밖으로 나가면 식당들이 있긴 하지만 매번 외식을 할 순 없는 일이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교인만큼 밥은 맛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심지어는, 매월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식사비 13만원을 없애고 그 금액을 식당에 투자했으면 할 정도다. 식사값이 조금 올라도 좋으니 차라리 맛있는 밥을 먹고 싶은 것이다. 급식업체에게 맡기지 않고 학교에서 식당을 직영으로 운영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아직은 초기라 잘 모르겠지만 새 서남표 총장이 여러 상황을 잘 고려해서 발전 계획을 잘 추진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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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100층이 넘는 고층빌딩도 손가락에 꼽을 만치의 햇수만 지나면 금방 지어진다. 그만큼 건축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같은 기술도 없던 그 시절에 높이가 100m가 넘는 바티칸 성당의 돔이라든가, 생미셸 대성당, 노트르담 성당 같은 웅장한 건축물들을 어떻게 지었을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만큼 신에 대한 열망과 영생에 대한 의지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였음을 반증하는 것일 테다.

이번 여행을 통해 세계 3대 성당이라고 하는 곳을 다 가봤다. 바티칸의 베드로 대성당,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런던의 세인트폴 대성당.. 물론 종교개혁을 유발했을 만큼 많은 돈을 들여 지은 베드로 성당이지만, 분명히 그 자체는 훌륭한 문화재였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마침 미사 시간에 딱 맞춰 도착한 덕분에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경험―고딕 양식의 대성당에서 미사 드려보기―을 할 수 있었다. 세인트폴 대성당은 가장 처음 방문했던 성당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첫인상으로 강하게 다가왔다.


다음은 베드로 대성당을 구경하고 있을 때 진행되던 미사 장면이다. (가져간 카메라의 제한으로 30초밖에 안 된 것이 아쉽다 ㅠ_ㅠ)



같이 갔던 내 형도 했던 얘기지만, 어렸을 때는 예수님이나 성서에 나오는 여러 이야기들이 신화처럼 들렸는데 실제로 그러한 일이 있었음을 대중들에게 일깨워주기 위한 증거물들을 보니 느낌이 달랐다. 얼마 전만 해도 이성적 논리로는 하느님의 존재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성서가 진실을 담고 있는 책임을 말 그대로 받아들일 때 그 무엇보다도 논리적으로 하느님의 존재가 이해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이 유럽여행을 통해 체험한 바도 있을 것이다. (예전엔 '말로만' 믿었다면 이젠 '진짜로' 믿을 수 있게 되었달까. 몰론 아직은 좀더 성숙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지만.)

특히 여행 마지막날에 갔던 파리의 노틀담 대성당에서 드렸던 미사는 잊지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프랑스어로 미사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분명히 전례의 모든 형식과 말귀가 같음을 알 수 있었다. 주기도문을 낭송할 때는(이때는 신부님이 양팔을 드는 자세를 취하기 때문에 분명히 구분할 수 있다), 심지어 프랑스어임에도, 내가 한국어로 낭송하는 것과 운율이 맞는다고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전 세계 도처에 퍼져 있는 모든 성당들에서, 같은 전례로 미사를 드린다는 것을 직접 느끼는 순간이었고, 그만큼 바티칸과 교황이 정신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지도자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그런 지금의 교회가 있게 한 하느님과 예수님 또한 사실로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다음은 직접 디카로 찍었던 당시의 미사 장면이다)



다만 좀 특이했던 것은, 여자 신도들이 미사보(머리에 쓰는 흰 천)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얘길 들어보니 종교 개혁, 양성 평등 등의 주장이 나타나면서 유럽 쪽 가톨릭 교회에서는 미사보를 철폐했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 보는 것과 같은 성물방들도 주요 교회에만 두고 거의 없앴다고 한다. (성물에 대한 미신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좀 달랐던 점은, 우리나라 성당에서는 성가를 신자들이 직접 부르는 것이 대부분인데 비해, (거기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노틀담 성당에서는 신자들이 부르지 않고 성가대만 부른다는 점이다. 주로 바흐 등 고전 음악가들의 미사곡을 직접 노래했다. 그것이 더 장엄할 수는 있겠지만, 성가를 직접 부르면서 느끼는 감동이랄까, 그런 것이 없다는 건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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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할 말 없으면(정말?) 쓰는 근황 포스트. 사실 유럽여행 에피소드 시리즈 쓰다 만 것들이 있는데 완성을 못하고 있습니다.;

1. 태터툴즈 오픈하우스
자세한 건 티스토리 분점에서 보세요. =3

2. 치과
옛날, 그러니까 중학교 1학년 때 치아교정이 끝난 후로 작년에 학교에서 했던 정기검진 외에는 치과에 간 적이 거의 한 번도 없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문제가 있을지 모르니 스케일링하러 가보자고 하셔서 끌려갔(..)는데 충치 n개(....)에 사랑니가 30도로 누워서 난 것까지...-_-; 사실 사랑니가 누운 건 알고는 있었는데 뽑기가 두려워서 말이죠..;; (사랑니 4개가 모두 났는데 딱 1개만 누워서 났음..orz) 충치는 심한 게 아니라 살짝 생긴 거라서 간단하게 치료가 가능한데 문제는 사랑니 뽑기. 대략 일주일 동안은 후유증으로 고생한다는 소릴 이미 오랫동안 들어와서..;; 덜덜덜..; 결국 사랑니는 28일 월요일 오전에 뽑기로 했습니다. 리눅스 커널 세미나 해야 되는데 설마 말 못하게 되지는 않겠죠..?; (사실 그것보다도 온갖 자극적인 양념을 하는 학교 식당 음식이 걱정. -_-)
ps. 앞으로는 6개월마다 스케일링 및 정기검사를 받기로 했습니다.;

3. 여름 휴가
다음 주 수요일부터 여름 휴가 갑니다. 장소는 강원도 휘닉스 파크와 그 근방으로, 산악자전거 및 루어 낚시를 할 예정입니다. 작년에 갔을 때 아주 죽이는 다운힐 코스가 있었는데, 올해 그쪽 수해가 심했더래서 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내려가다가 중간에 계곡물에 발도 담글 수 있고, 라벤더 밭도 볼 수 있는 환상적인 코스입니다. 아버지가 산악자전거에 취미를 붙이시기 전에 잠시 취미로 하셨던 루어낚시는 뭐 특별히 고기 잡는 걸 기대하지는 않고―예전에 형이 팔뚝보다 조금 작은 송어 한 마리 잡아서 매운탕 끓여먹어본 적은 있음―재미삼아 할 계획입니다.

4. 태터툴즈와 MetaBBS
태터툴즈 메인홈페이지 리뉴얼 작업을 위해 MetaBBS 기반으로 갈아엎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별도의 테스트 계정(tattersite.com)에서 진행하고 있고, 기본적인 틀은 완성된 상태이나 zb4 to MetaBBS 컨버터 및 디자인 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말 그대로 XHTML 뼈대(...)만 있는 앙상한 상탭니다.; 한편 MetaBBS는 다소 느리긴 하지만 꾸준하게 업데이트가 진행되고 있고 0.9beta2까지 릴리즈되었습니다. (직후 RSS 피드 파싱 에러 등의 치명적 버그가 있어 패치를 발표하긴 했습니다만..-_-)

5. 리눅스 커널 세미나
광복절이 끼었던 이번 주는 대학원 형들의 휴가로, 또 다음 주는 제 휴가로 인해 한없이 미뤄지고 있는 일정. -_- 하지만 커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략이라도 감을 잡는다는 점에서 앞으로 프로그래밍할 때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군요. 세미나하자고 하셨던 형 말로는 memory management만 이해해도 본전 뽑는 거라는데 확실히 그쪽이 복잡합니다.;

..
음.. 이 정도면 다 된 것 같군요. 오늘은 별로 코딩할 마음이 없으니 유럽여행 에피소드3나 쓰러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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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의 에피소드 2. 유럽에 가서 살인적인 물가와 뒤집어씌우기를 하나씩 경험하고 온 사건들이 있었다. 하나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밥을 먹었던 것이고, 다른 하나는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에서 당한 일이다.

베니스에 오전 중에 도착해서 바포레또(수상 버스)를 타고 산마르코 광장으로 이동했다. 때는 정오 무렵이었고, 엄청난 폭염이라던 유럽답게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직사광선이 내리쬐고 있었다. 그나마 유럽은 고온건조해서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했는데, 베니스는 수상 도시라서 그런지 완전...-_-;;; 습도가 최악에 가까웠다. (마치 한국에서 무더위 속에 소나기가 내린 직후 땅에서 습기가 올라올 때의 느낌이랄까.)

어쨌든 밥먹을 때가 됐으니 대충 광장 주변을 구경하고 산마르코 성당 뒤편 골목으로 들어섰다. 눈길을 끄는 다양한 유리 세공품 상점들을 지나 길쪽 모퉁이에 있던 제법 큰 음식점을 발견했다. 식당이 2층까지 있었고, 사람들도 적당히 앉아서 맛있게 먹고 있는 듯싶어 거기서 먹기로 했는데, 그것이 화근이었다. -_-;

이때 같이 있던 사람은 나와 형, 그리고 같은 일행 중 한 명이던 다른 형 하나. 형과 나는 가장 싼 2인용 오징어 먹물 리조또(쌀밥을 살짝 덜 익혀서 적당한 양념에 스프처럼 떠먹는 요리)를 시키고 그 형은 스파게티를 시켰다. 원래 베니스가 물가가 가장 비싼 곳 중 하나라 그렇게 시켰을 때 대략 45€ 정도 나오는 거 보고 그러려니 했는데....; 나온 음식들은 그저 평범한 식당 수준. 특별히 맛이 있는 건 아니었다. 더군다나 리조또는 오징어 먹물에 밥알만 담근 것이었고 밑반찬 따위는 기대조차 할 수 없었다.

웬걸, 300ml 짜리 캔 음료수 하나가 5€(한국돈으로 6천원-_-)란다. 상당히 비싸다는 생각은 했으나 어쨌든 목은 마르니 그렇게 3개 더 시켰다. 식사를 끝내고 화장실도 다녀왔는데 유럽에서는 보기 드물게 상당히 깨끗했다. 그러나 그것도 다 이유가 있었으니, 한 사람 당 자리값(.....) 3.4유로가 붙고, 게다가 위 가격을 모두 합산한 금액에 10%의 팁까지 붙어서.... 무려 80€라는 엄청난 값을 지불해야 했던 것이다. orz



80€가 한국돈으로 거의 10만원 가까이 되는데, 내 경험에 의하면 10만원으로 3명이서 식사를 할 경우 VIPS에서 배터지게 먹고도 남을 만큼이다. -_-;; (전에 한 친구가 사은품으로 10만원짜리 VIPS 상품권에 당첨돼 토끼군과 함께 간 적이 있다) 계산하고 나서 메뉴판을 자세히 보니, 아래쪽에 조그마한 글씨의 이탈리아어(...)로 뭐라뭐라 써 있고 3.4€라는 글자와 10%라는 글자가 눈에 띄었다. -_- 나름대로 영문 메뉴판이라고 갔다준 거였는데 완전히 낚인 셈. ㅠㅠ

그래놓고는 프랑스 파리에서 이보다 더 심하게 뜯긴 일이 있었으니... 바로 몽마르뜨 언덕에서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우리 말고도 계속해서 낚이는 외국인들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몽마르뜨 언덕으로 이어지는 거리를 지나, 본격적으로 언덕 공원/계단이 있는 곳에 다다르니 웬 흑인들이 잔뜩 나와서 관광객들에게 팔찌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손가락을 하나 내밀게 하고 거기에 색실을 걸어서 순식간에 꼬아주는 거였다.

그냥 가려다가, 그 사람들이 하도 귀찮게 매달리는 바람에 손가락을 내밀고 말았다. 자기네들 소매치기 아니니까 걱정 말라면서(유럽 여행 준비해본 사람들은 소매치기 조심하라는 얘길 수도 없이 들었을 것이다) 자기네가 아프리카 세네갈 쪽에서 왔는데 이게 전통 부적이라나 뭐라나 막 떠들면서 순식간에 꼬아주었다.;

낚이고 있는 사람들



내가 한 번 그사람들을 떠보려고 Ubuntu―유명한 Linux 배포판의 이름으로, 아프리카의 고대 언어에서 나온 'humanity to others'라는 뜻의 단어다―의 뜻을 물어봤더니 전사(warrior)라는 뜻이라고 지어낼 때부터 뭔가 이상했다;;; 다 꼬아주고 손목에 달아준 다음 대뜸 하는 말 왈, 형과 나 두 사람치로 무려 40€(한국돈 5만원 상당)를 달라는 것이다. -_-;;;;;

아니, 실값을 아무리 비싸게 쳐도 300원은 나올까 싶은데, 거기에 관광지니까 인심 좋게 봐준다고 쳐도 고작 3천원 정도도 비쌀까 싶은 걸 무려 5만원이라니! (......) 우리도 하도 어이가 없어서 그만한 돈 없다고 박박 우기니까 자기들끼리 뭐라 떠들더니 20€만 달란다. -_- 계속 더 깎자니 실랑이 벌일 시간도 없고 귀찮아서 결국 그냥 20€를 주고 빠져나왔는데, 비록 만들어준 실팔찌 자체는 예쁘긴 했지만 뒤통수 맞은 듯한 느낌은 내내 지울 수가 없었다.; ㅠ_ㅠ

올라가면서 낚이고 있는 수많은 외국인들(....)을 보며, 저 사람들도 한철 장사니까 저걸로 먹고 살겠지라고 나름대로 정당화를 시켰지만... 그래도.... 내 돈 돌리도... orz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인데, forty를 forteen으로 잘못 들은 척하면서 계속 우겼다면 7€로 깎을 수 있었을까? -_-)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부모님께 이 얘길 하니 그런 것도 다 경험이라고 말해주시긴 했지만 그래도 좀더 조심할걸 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러고보니 사피군님이 IRC에서 곧 유럽여행을 간다고 했는데 조심하라고 알려드려야(...)겠다. 아마 이 글을 직접 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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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행기에 "오픈소스 개발자"라는 제목이 들어가 있으니 뭔가 IT틱한(?) 분위기가 나지만 어쨌든 흥미로운 경험 중 하나였다.

영국,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일정을 끝내고 스피츠에서 이탈리아 로마로 가는 야간열차를 탈 때였다. 여행사에서 같은 호텔팩 상품을 신청한 사람 수가 나를 포함해 26명이었는데, 야간열차 쿠셋 한 칸에 6명씩 타게 되어 있었기 때문에 6x4=24명이 일행끼리 방을 하고 형과 내가 따로 방을 쓰게 되었다. (놀랍게도 일행 중 여자가 22명이었고 남자는 형과 나를 포함해 4명 뿐이었다. -_-)

방에 들어가니 이미 4사람이 들어와서 짐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중 두 사람은 한국인이었는데, 나중에 얘길 들어보니 해군사관학교 4학년으로, 졸업 전 마지막 휴가 때 자유배낭여행을 온 거라고 했다. 나머지 두 사람 중 한 명은 프랑스인이고, 다른 한 명은 이탈리아인이었다. 둘 다 백인이었는데, 이탈리아 사람은 털이 많고 좀 덥수룩했고, 프랑스 사람은 약간 마르고 창백했다.

열차 출발 후, 두 한국인 중 한 사람이 Eurail Pass를 바닥에 떨어뜨렸었는데, 잃어버린 줄 알고서 차장한테 쫓겨날 뻔한 소동이 있었다.; 차장이 다음 역에서 내리라면서 마구 화를 내고 다음 칸으로 갔는데, 다음 역 도착 직전에 내 형이 찾아주어서 무사했다.

본격적으로 대화가 시작되었다. 그 프랑스 사람은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를 할 줄 알았고, 이탈리아 사람은 이탈리아어, 독일어를 할 줄 알았다. 그래서 5명이서 열심히 영어로 얘기를 하면 프랑스 사람이 이탈리아 사람에게 열심히 독일어로 번역해주었다.;; (외국인들 보면 다 영어를 잘 할 것 같지만, 실제로 영어를 단 한 마디도 못 알아듣는 사람들도 많다. 벨기에 지하철에서 map information이란 말을 못알아 들어서 직접 찾아다녔던..-_-)

처음엔 주로 해사 다니는 형들이 이야기를 진행했고, 나는 나중에 차차 끼어서 말하게 됐다. 초반에 주로 했던 얘기는 한국과 유럽의 음식 문화, 물가에 대한 것이었고, 한국어에 대한 얘기도 조금 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각자의 직업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그 프랑스 사람이 자기는 computer science를 전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Firefox에 대해 아냐고 물어봤더니 무려 개발자란다. -_-;; Firefox 소스 분석할 때 어렵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자기도 처음엔 눈이 빙빙 돌았는데 계속 보니까 이해되더라는 얘길 했다. 그러면서 Eclipse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게다가 내년엔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온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어느 대학으로 오냐고 물어봤더니 교환학생만 예정되어 있고 어느 학교인지는 모른다고 한다. 나는 살짝 KAIST 광고(...)를 해주고 혹시 거기로 오면 연락(-_-)하라고 말해주었다.;

지금 와서 매우 후회하고 있는 것이, 그 프랑스인에게 이름도 안 물어보고 메일 주소도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음 날 우리가 일정을 변경하여 피렌체에서 내렸기 때문에, 아직 그 사람은 자고 있었던 것이다. 새벽 1시쯤까지 얘기하다가 다들 피곤해서 그냥 자버렸고. ㅠㅠ

한국에 돌아와서 IRC를 통해 Eclipse 개발자 채널에서 수소문을 해봤으나 아직 찾지는 못한 상태다. 그만한 사람을 만나기는 매우 힘든데, 아쉬울 따름이다. Tattertools나 MetaBBS와 같은 한국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들, KLDP 같은 리눅스 사용자 커뮤니티 같은 것들을 소개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더 얘기를 못한 것이 아쉽다.

어쨌든 일행과 떨어져 따로 탔던 덕분에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처음엔 도난 사고 걱정도 했지만 다행히 두 사람이 모두 좋은 사람이어서 그런 문제는 없었다. 인연이 있으면 언젠가  만나겠지만, 앞으로 몇 차례 IRC를 통한 수소문을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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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도 참 많은 그 유럽 여행기를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episode 형식으로 쓰기로 했다. 전체를 시간 순서대로 쓰자니 너무 쓰잘데 없이 길어져 읽기만 힘들어질 것 같고, 국가별로 쓰자니 또 그것도 좀 분량 분배가 잘 안 될 것 같다. 그래서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글을 써보기로 했다. (사진은 각각에 맞춰서 적당히 올리겠지만 어떤 사건에 대해서는 사진이 없을 수도 있다)

자, 그럼 첫번째 에피소드 쓰러 g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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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유럽 여행 가 있던 동안 접속이 중단됐던 날뷁서버(...)는 메인보드가 뻑난 것으로 판명되었다. 더이상 동아리방에 짱박은 조립서버에 의존하면서 IP 충돌, 순간 정전과 같은 문제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기는 싫다는 생각과, MetaBBS와 같이 공식적인 프로젝트 활동을 하려면 좀더 안정적인 환경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IDC에 서버를 입주시키는 서버호스팅을 신청해버렸다. -_-; (그리고 초기 세팅 비용으로 들어가는 금액이나 고장난 서버 고치는 금액이나 피차일반이라는 것도 이유가 되었다)

돈이 꽤 들지만, 토끼군과 serialx군과 공동 운영을 하여 3명이서 나눠서 부담하기로 했다. 2년 동안 쓰면 서버 자체의 소유권이 나한테 양도되는 방식이다. (그때는 상면비와 회선비만 내면 된다) 처음엔 여러 사람이 추천해 준 FirstDedicated로 하려다가, 100dedi(현재는 스마일서브로 이름을 바꿈)가 회선 과금 정책이 마음에 들어서 그쪽으로 바꿨다. 보통 서버호스팅을 하면 100M Shared Line에 초당 3MBit 제한을 거는 방식인데, 100dedi는 무조건 100M/1G Dedicated Line을 꽂아주고 전체 트래픽 양으로 과금을 하는 방식이다. (기본 한달에 600GB, 1GB 추가될 때마다 150원 부과) 따라서 전체 트래픽 양으로 그만큼 쓸 일이 없는 나로서는 속도가 빠른 이쪽 편이 훨씬 유리했던 것이다.

어쨌든 오늘 그쪽 호스팅 담당자와 전화로 이야기를 해서 OS는 Ubuntu Dapper Drake 6.06 Server용 최신판으로 설치하기로 했고, 세팅 및 IP 발급, IDC 입주는 내일 오전 중으로 완료된다고 한다. Debian만 쓰던 내가 Ubuntu를 선택한 것은 일단 업데이트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과 Debian과 거의 동일한 관리 방법을 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속도가 매우 향상되었다는 점 때문이다. 서버 사양도 내가 조립했던 것보다 훨씬 좋고, IDC에 입주하는 방식이니 특별히 루트 계정에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상당히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서버가 입주하는 IDC가 분당에 있어서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여 직접 들어가 작업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집과 가깝다는 점이 중요한 이점이 된다. (호스팅 서비스로 바이오스부터 접근 가능한 원격 콘솔이 제공되기 때문에 사실 그럴 일은 별로 없을 것 같긴 하다)

일단 이 서버에는 MetaBBS 홈페이지와 개발 서버가 올라갈 예정이고 x-y.net의 내 웹호스팅 계정이 만료되면 내 홈페이지 전체도 이쪽으로 이전할 것이다. 또한 Total Annihilation 팬사이트를 위한 간단한 자료실 계정이 추가될 것 같고(트래픽을 고려해서 어느 정도로 쓰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토끼군과 serialx군의 개인 계정 및 기존에 내 서버를 이용하던 다른 사람들의 계정도 들어간다. 어차피 세 사람이 root 권한을 공유할 계획이긴 하나, 문제 발생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quota 제한을 거는 것이 필요할 듯 싶다. (root 권한을 가진 사람들은 한 5G 정도를 할당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인원수에 따라 1~2G를 주는 게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나중에 하드디스크를 추가할 수도 있다.)

후아, 이제 내일은 다시 서버 세팅 삽질 신공을 발휘해줘야겠다; 그와 함께 Linux Kernel 세미나 준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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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어제 귀국했는데 시차 적응 및 여독을 푸느라 아직도 생활 리듬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게다가 날씨마저 하루종일 흐리고 비오니 더욱 찌뿌둥하군요) 돌고 온 나라들은 영국 - 벨기에 - 네덜란드 - 스위스 - 이탈리아 - 프랑스입니다.

일단 여행의 소감을 말씀드리자면 한국만큼 살기 좋은 나라가 없다는 겁니다.; 음식점 가면 물 공짜로 주고, 팁 안 줘도 되고, 치안도 좋고, 지하철 같은 곳에 냉난방 잘 되고, 공공시설이나 길거리 깨끗하고...

유럽 같은 데서는 아무리 패스트푸드 점이라도 음료수에 얼음 넣어서 주는 경우가 없습니다. -_- 가격이 좀 비싼 레스토랑 같은 데서나 김빠진 콜라에 넣어줄까말까..; 게다가 지하철은 냉난방 하나도 안 하니, 파리처럼 사람이 오지게 많이 타는 곳은 완전 찜통이더군요. 그나마 스위스는 잘 사는 나라라 그런지 산골 마을들을 연결하는 intercity 열차가 시설도 굉장히 좋고 냉방도 빵빵하더군요.; (게다가 거의 무임승차 가능..) 대신에 날씨가 온도는 높아도 한국처럼 습하지 않아서 그늘진 곳은 시원해서 다행이었습니다. 베니스는 수상 도시라서 습도마저 높아 고생했지만...orz

또 한 가지 느낀 게 있다면 코카콜라가 절대로 망할 수 없다는 것. 물조차 하나의 음료수처럼 생각되기 때문에(그만큼 비싸기도 하고), 음식 자체가 목메이는 빵과 매우 짠 치즈와 햄 위주라서 콜라나 스프라이트, 환타 같은 탄산 음료를 계속 마시게 되어 있습니다. (결국 스위스에서 치즈 퐁듀 먹다가 빵에 고추장 발라먹었다는...ㅠㅠ)

영국 내셔널 갤러리에서 산 기념품을 그리니치 천문대에 놓고오기, 스위스 융프라우요흐 올라가서 만년설과 빙하 밟기, 베니스의 리도 해안 동지중해에서 해수욕하기, 파리 노틀담 성당에서 미사 드리기, 대영박물관부터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셰 미술관까지, 로마에서 공사 중인 진실의 입 찾느라 오밤중에 한참 돌아다닌 이야기, 하루 온종일 봤던 바티칸, 베니스에서 식사 한 번에 80유로를 뜯긴 이야기, 파리 몽마르뜨 언덕에서 흑인들이 꼬아준 실팔찌에 20유로나 주었던 일, 야간 열차에서 사귄 외국인들 이야기 등 할 얘기는 무지하게 많은데 한 번에 다 쓰려면 힘드므로 천천히 나눠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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