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정리 6
- 드디어 시험 끝 14
Daybreakin Things
이번 주 금요일에 할 이사를 대비하여, 15년 동안 버리지 않고 보관해왔던 내 그림 작품들을 정리했다. 유치원 다니기 이전부터 초등학교 4학년 무렵까지 8절지 스케치북에 사인펜을 이용하여 그린 수백장의 그림들을 일일이 다 뒤져보고 골라냈다. 주로 완성도, 구도, 소재의 독창성이나 특이함, 그림 기법, 세밀한 묘사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이 그림들의 존재는 아직까지 우리 가족이나 부모님과 가까운 분들 외에는 거의 모르고, 딱히 전문가에게 감정(?)을 맡겨본 적은 없지만, 내 스스로도 놀라웠다. -_-;
그 그림들을 정말 일일이 다 들여다보았는데(지난주 주말, 이번 주말 도합 3일이나 걸렸다), 그 중 어떤 것은 직접 그리던 게 생각나는 것도 있지만 아주 어렸을 때 그린 것들은 생각나지 않는 것도 많았다.
재료로는 가장 많이 사용된 모나미 12색 사인펜(...)부터, 한때 유행했던 은색·형광펜, 또 만화가나 건축가들이나 쓴다는 로트링 펜, 아버지가 외국 출장 가서 사다주신 수채색연필, 파스텔, 크레파스 등이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친구로부터 알게 된 일본제 PlayColor 펜과 모나미 사인펜이 그중 95%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소재는 극초창기의 동화 내용, 자연물(주로 지표면과 그 위의 식물·동물들 상상화)부터 시작하여 각종 과학책을 보고 그렸던 내용(판구조론, 대기권 구조, 태양계, 인체 해부, 개미집, 공룡, 말벌집, 수달집 등), 그리고 우주 도시나 공중 도시, 미로, 지구 멸망(운석 충돌), 각종 재난(화재, 홍수 등), 콘솔 게임으로 했던 쥬라기 공원과 슈퍼마리오 및 PC로 했던 레이멘 게임의 스테이지 디자인, 화려한 단청을 가진 궁궐, 기와와 초가로 이루어진 마을 풍경, 그림을 그릴 당시의 주요 사건들(이라크 전쟁, 무궁화 위성 발사, 화성 탐사선, 목성에 충돌한 혜성 등), 현대 및 전통 건축물의 단면, 각종 건설 광경, 상상으로 만든 각종 설계도(?)에 이르기까지 정말로 다양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형은 내가 그린 그림들만 봐도 웬만한 과학 공부는 되겠다고 했고, 어머니와 아버지는 스케치북을 가로지르는 정도의 선을 그을 때도 어떻게 떼지 않고 한 번에 그어내려갔는지 '펜 터치'가 신기하다고 하셨다. (물론 선을 실제 보이는 것처럼 똑바로 긋진 못하고 좀 삐뚤빼뚤하긴 하다)
초등학교 4~5학년을 거치면서부터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때 그린 것들은 주로 연습장에 그린—그래서 별로 남아있지 않은—세밀한 미로들과 나름 여자친구(?)라고 할 수 있었던 유정은(...이 아이가 지금도 날 기억할련지는 모르겠다-_-)과 합작하여 그려 나눠줬던 그림[footnote]낙엽 떨어지는 나무 아래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모습인데, 낙엽과 나무 및 주변 동식물의 세부 묘사를 내가 했고, 화가 인물을 정은이가 그렸다. 재료는 0.5mm 샤프펜슬이었고 기간은 대충 2~3일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당시 여자 아이들에게 꽤나 인기있는 그림이었다.[/footnote] 정도다—물론 이것도 애들에게 다 나눠줬으므로 현재 나한테 남아있지는 않다. 5학년 2학기부터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접했고, 6학년 때 Visual Basic을 접하면서 이제 다들 알고 있는(?) 지금의 내가 된 것이다.
초등학교를 마칠 무렵에는 내 스스로 그동안 사용해왔던 그림 기법들을 몇 가지 종류로 분류할 수 있는 정도에 다다랐던 것 같다. 초등학교 6학년 이후로 8절지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린 적은 거의 없지만, 알림장이나 필기노트에 각종 그림문자와 장식을 함으로써 그림 감각을 꾸준히 유지(?)해왔고, 대학에 와서도 손으로 써서 내는 선형대수학개론 숙제 등의 각 chapter 번호 등을 장식(.....)하기도 했다.
이 그림들을 보면서 그림 실력이 발달하는 과정은 물론 내가 가진 정신적 특질의 몇몇 부분들의 기원도 볼 수 있었다. 이를 테면, 나는 소스코드에 주석을 매우 잘 다는 편인데 이것이 그림에도 잘 나타났던 것이다. 그림에서 다른 사람이 잘 못 알아볼 것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글자로 써서 설명을 달아놓은 곳들이 꽤 있었다. (가끔은 전혀 관련없는 당시 집전화번호를 쓰기도 했다. -_-) 또한, 나는 대체로 맵에디터가 없는 게임은 잘 안 하려고 하는데, 뭔가 마을이나 도시 이상의 스케일을 가지는 큰 구도의 그림들에서는 거의 건설을 하는 장면이나 뭔가 기존의 지식이나 상상에서 customize하려는 부분이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정말 신기했던 건, 내가 그린 사실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 아주 초창기(초등학교 1학년 무렵까지?)의 작품들의 주제가 지금 내가 생각해도 그 나이대의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기 힘든 것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척추, 척수, 동맥과 정맥이 구분된 혈관, 뇌, 뼈 등을 묘사한 머리 단면도라든가, (비록 사실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벽 속의 전기 배선 구조를 생각해서 그린 건물 단면도 등은 나 스스로도 보면서 '내가 이 나이 때에 어떻게 이런 걸 그렸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_-;; ...심리학개론 시간에 분명히 Piaget의 인지심리발달이론에 따르면 7세 무렵까지는 '전조작기'로서 수의 개념을 다루기 시작하거나 보존원리[footnote]물체의 모양이 변해도 그 양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 Piaget의 경우 일정량의 물이 세로로 긴 컵과 가로로 넓은 컵에 들어있을 경우 그것이 같은 양이라는 것을 앎을 뜻한다.[/footnote]를 이해하기 시작한다고 나와 있던데.; 사실 이런 그림은 수의 개념을 몰라도 '상상'을 잘 하면 그릴 수 있는 것이기는 하니까 직접적인 관계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eidetic memory[footnote]언어가 형성되기 이전의 유아들은 사물이나 장면을 기억할 때 언어적 묘사 없이 마치 사진 찍듯이 기억한다고 하는데, 그러한 유형의 기억을 이르는 말.[/footnote]가 떠오르는 건 왤까?
...뭐 어쨌든 어렸을 적의 추억도 되돌아보고, 어렸을 때 내가 이런 동화, 이런 책들을 읽었었구나 하고 알 수 있기도 했고(역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했던가..)—초등학교 1학년 무렵 완독했던 과학앨범의 영향이 상당했던 건 확실하다, 또 재미있는 작품들을 감상(..내가 그려놓고 내가 감상하다니...-_-)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래도 응달에서 비교적 일정한 기온으로 유지, 밀폐된 상태로 보관한지라 종이나 펜터치 등의 상태는 상당히 잘 보존되어 있었다. 오히려 옛날 스케치북일수록 종이가 두꺼워 잘 보존된 것 같다. 이것을 언제 한 번 날 잡아서(..) 스캔해놓든지 몇 개 골라서 액자나 판넬을 하든지 해야지 그냥 창고에 쌓아두기에는 너무 아깝다. 하긴 부모님 얘기 들어보니 어렸을 때 아는 몇몇 사람들이 전시회 열어주라고 했다던데 정말 그래야 되나.. -_-;
덧. 내 그림 스타일의 일부(?)는 여기서 볼 수 있다. 몇 안 되는 최근 작품 중 하나.
각각 KAIST 96학번, 02학번인 세동[footnote]이분과 얼마 전에 티스토리 분점에서 댓글 토론을 한 적이 있다. -_- 뭐 그쪽 견해는 다르지만 지인·선후배 관계와는 별도이므로..;[/footnote]이 형과 영주 누나의 결혼식이 그제(토요일) 있었다. SPARCS 동아리 커플 최초, (나는 서울과학고 출신이 아니긴 하지만) 서울과학고 12기 최초의 결혼이었고—그렇다, 동아리 커플이다—일가 친척이 아닌 사람의 결혼식에 내가 직접 가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서울에 있는 해군 회관에서 결혼식을 했는데 내가 가본 결혼식 중 사람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막상 일가친척보다는 직장 동료와 학교 친구 및 선후배들이 훨씬 많이 왔던 것 같다.
로비에 들어섰을 때는 도대체 화환을 어찌나 많이 보냈는지 화환을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물론 그중에 SPARCS에서 보낸 것도 있었다) 아마 SPARCS 홈커밍데이 이상으로—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직접 참석은 못해봤지만—가장 많은 동아리 회원이 모인 자리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결혼식 주례는 CT[footnote]문화기술. Cultural Technology[/footnote] 대학원장이신 원광연 교수님이 하셨고, 사회는 회사 동료분이 맡았다. 축가는 영주 누나와 고등학교 시절부터 룸메이트를 해왔다는 분이 해주셨고. 결혼식 자체야 뭐 그냥 그런(...) 형식으로 진행되었지만 확실히 동아리 사람들이나 친구들이 많아서 그런지 환호성이 끊이질 않았다. (축하의 뜻인지 염장하지 말라는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 =3)
다른 것보다 기억에 남았던 건 식사까지 모두 마치고 나온 후다. 신혼여행에 가기 위해 꽃장식을 해둔 세동이 형 차에 용수 형이 가져오신 펜(손으로 슥슥 문지르면 지워지는 것)으로 잔뜩 낙서를 했던 것이다. -_-; 결혼하신 두 분 다 전산 분야 출신이셨기 때문에 "NullPointerException"부터 시작해서 "this.팀 = null; System.gc();"에 이르는 다양한 낙서가 등장했다. 물론 하트 모양과 같은 일반적인(?) 낙서도 있었지만.
간만에 시내에 나갔다오느라 피곤하긴 했지만, 동아리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이때 netj라는 아이디로 알던 재호 형도 처음 만났다) 밥도 잘 얻어먹을 수 있었다.; 앞으로 두 분의 결혼 생활이 행복하게 잘 이어지길 바란다. 아, 신혼여행은 발리로 가신다고 들었다.;
내가 컴퓨터를 산 작년 10월 말의 VGA 메인스트림은 GeForce 7600급이었다. 나는 우선 Windows Vista와 Supreme Commander 등이 어떻게 보급되는지 등을 보고 VGA 카드를 결정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보다 더 좋은 성능의 VGA를 살 수 있었음에도 우선 저걸로 1년 정도 버텨보자라는 생각에 고른 것이었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내가 산 게 알고보니 '변종'이라서, 레퍼런스 제품에 비해 살짝 오버클럭이 되어 있는 거였다. 처음엔 몰랐으나 원격데스크탑 등 오랫동안 컴퓨터를 켜두는 일이 많아지자 2D 화면에서 깨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3D 게임 등에서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컴퓨터를 켠지 약 40시간이 넘어가면 저런 증세가 나타났던 것이다.
마침 2주 전에 룸메가 서울 갈 일이 있다고 해서 용산에 있는 VGA 제조사 A/S 센터에 들러 새 것으로 교환을 받았지만, 이전보다 약간 더 증세가 늦게 시작될 뿐 같은 현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원래 '버티기' 용으로 산 VGA라서 좀 어중간한 성능—내가 모니터를 24인치를 쓰기 때문에 풀해상도 쓰기에 좀 무리가 있다—으로 산 것이고, 게다가 GeForce 8600/8300 등 DirectX10을 지원하는 차기 메인스트림급 VGA가 3월 정도에 나온다고 발표까지 된 상황이라 바꾸기도 좀 애매하다. (아마도 초기제품보다는 좀더 상황을 보고 올 여름이나 가을쯤 VGA만 업그레이드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하아, BIOS 업데이트나 VGA 드라이버 업데이트 등이 모두 소용 없었고, 다나와의 상품평을 보면 이 제품에서 특히 불량에 관한 댓글들이 많은 걸 보니 아무래도 계속 문제가 나타날 것 같다. 돈 들여서라도 확 바꿔버릴까...-_-
요즘 이것저것—태터툴즈, URP, …—하느라 블로그 포스팅을 거의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예정 목록을 공개해두면 뭔가 더 motivation이 되지 않을까 해서 적어둔다. -_-;
뭐 이 정도다. 아마 내일 1~2개쯤 하게 될 것 같고, 마지막 것은 주말에 집 구경 가면 사진이라도 찍어서 올릴까 생각 중이다.
그나저나 유럽여행 에피소드 시리즈와 먼 옛날의 XHTML 강좌는 아주 안드로메다... orz
간만에 뽀샵질;
태터툴즈의 새로운 버전이 공개되었다. 아직 태터툴즈 공식 홈페이지에는 올라오지 않았지만 TNF 포럼에는 먼저 공개되었다. 이번에는 최적화를 거치지 않은 원본 소스 코드와 TNF 검증을 거친 인기 플러그인들이 포함된 Expansion 판도 함께 배포된다. 얼마 전 있었던 rel-tag 사건의 결과로 추가된 rel-tag 지원, 시간 정보가 없는 RSS 피드를 읽지 못하던 문제 수정 등 내가 기여한 부분도 들어가 있고, 예전에 만들었던 '새 창으로 열기' 링크 추가 플러그인은 Expansion pack에 새로 포함되었다.
사실 1.0.6에서 1.1로 넘어올 때는 관리자 화면이 다 뒤집어지는 대변화에도 불구하고 무려 XHTML Specification 담당이라고 적혀있는 내가 거의 한 일이 없어서 해당 작업을 담당하신 graphittie님께 다소 죄송한 마음이 있었는데, 그래도 이번에는 코어 개선에 참여하고 스스로 태터툴즈의 소스코드를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게 된 것이 기쁘다.
벌써 TNF가 설립된 것도 1년이 다 되어간다. 수 차례의 오픈하우스 및 내부 오프모임을 통해 이 강력한 참여자들로 이루어진 개발 그룹이 발전하는 과정을 지켜봤고, 나 스스로도 참여자가 되었다는 것이 뿌듯하다. 웹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사용자에게 개방형 플랫폼을 제공하자는 목적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더 발전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아까 영화 '중천'을 보러 나갔다오느라 블로그 결산만 급히 작성하고 원래 쓰려던 이 글을 못 썼었다. 영화 감상은 사람들이 스토리가 뻔하다고 평하던 것과는 달리 영상미, CG 등 몰입도 있게 상당히 잘 만들었다고 느꼈다는 정도만 써두겠다. (개인적으로 스토리야 뭐 그런 영화에서 거기서 얼마나 더 복잡하게 꼬고 반전을 만들어봤자 어느 정도겠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사람들이 너무 반전에만 맛들인 게 아닐지. 예술성으로 충분히 높이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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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KAIST 2학년으로서 전공 과정을 본격적으로 밟기 시작한 해였고, 2005년 한 해 동안 해온 블로깅을 바탕으로 더욱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인맥을 쌓을 수 있었던 해였다. 처음으로 내가 가진 기술로 돈을 버는 알바를 해보았고, 이른바 '업계' 사람들과 처음 제대로 접촉해보았다. 또한 대학 와서 처음으로 외부 대회(IT Festival과 ACM-ICPC)에 참여하였다.
Kaistizen님, lshlj님, reshout님 등 많은 KAIST 사람들을 새로이 알게 되었고, 일부와는 오프라인으로도 교류가 확대되었다. 또한 TNF 활동을 통해 노정석님, inureyes님 등과 깊이 있는 교류를 하며 웹 세상에 대한 시각을 넓혔고, 더불어 TatterTools 개발에 참여한 여러 사람들과도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2차적으로 고등학교 선배인 백영준님을, SK 아이미디어의 김용오 대표님과 개발자 분들 등도 만날 수 있었다.
모두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데 알게 모르게 큰 영향을 끼친, 끼칠 분들이다. 계속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TatterTools와 MetaBBS라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또 동아리 팀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혼자 하는 프로그래밍의 세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팀단위 개발을 (조금이나마) 경험해볼 수 있었다.
동아리에서도, 개인적으로도 내가 가진 컴퓨터 관련 지식이나 기술들을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서 제대로 활용해본 경험을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도 내가 원했던 바와 같이, 내가 얻은 것들을 베풀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
한편, 여름방학 때 다녀온 유럽여행은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인류 역사에서 각 문화권들이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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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07년이다. KAIST 3학년으로서 더욱 빡센 전공 과정을 밟게 될 것이다. TatterTools와 MetaBBS 프로젝트의 핵심축으로서 내 역량을 발휘해야 할 때가 왔다. 더욱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초점을 맞추고, 착실히 내공을 기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일단 Google Analytics를 이용한 통계 결과입니다. 태터1.1부터 추가된 키워드 통계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리퍼러 로그가 삭제되는 관계로 한 해 적용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해석은 각자 알아서... =3
요즘 다른 사람들 블로그를 읽으면서 책읽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였다. 시험도 끝났고, 방학 스케쥴도 나름 여유(?)있고 하니, 이제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볼까 한다. 우선 다음은 지름 예정 목록.
근데, 제발 교보문고 사이트 좀 Firefox에서 잘 보였으면 좋겠다. -_- 결제야 어쩔 수 없다 쳐도 브라우징만이라도 좀 깔끔하게 되면 안 되겠니. 이참에 Thanks to Blogger 서비스까지 하고 있는 알라딘으로 넘어가버릴지도 모르겠다.
이 이야기는 아마 중학교 국어교과서 쯤에 나왔었고,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물론 방망이를 다른 물건으로 바꾼 패러디도 많다) 이야기의 요는 같은 빨래방망이더라도 얼마나 열정과 정성을 다해 만드는 것인지에 따라 차이가 나는지, 요즘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는 도시 생활이 안타깝다는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 노인에 비견할 만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다음 달에 우리집이 새 집으로 이사가는데—어디 멀리 가는 건 아니고, 근처 동네다—집 구조에 맞춰서 어머니 화장대, 서재용 책상, 책꽂이 등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부모님이 수소문 끝에 수지1지구 쪽에서 공방을 운영하시는 한 목수 아저씨를 알게 되었는데, 그 아저씨가 정말 별난 사람이더라는 것이다.
그 아저씨는 운이 좋았는지, 부모님을 잘 만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재산이 상당히 많았고(땅도 많고 자기 이름으로 등록된 회사도 하나 가지고 있다고 함) 그래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이익에 관계없이 열정만으로 투신했는데 그것이 바로 목수 일이었다. 생계를 바라보고 하는 일이 아니라 정말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뜻이었다.
어머니를 통해 들은 이야기로는, 어느 동네 아줌마가 책꽂이를 하나 주문해서 가져갔는데, 그 아저씨가 목재는 환경(온도나 습도 등)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얼마 후에 그 집을 다시 방문했단다. 그런데 생각보다 상태가 안 좋자 그 아줌마는 전혀 문제 없다는데도 불구하고 3개월이나 걸려서 다 고쳐서 다시 설치해줬다고 한다. 그동안 그 아줌마는 책들을 방바닥에 쌓아놓고 살았다고.
지난 주말에 그 아저씨 공방에 화장대 등을 의논하러 부모님과 같이 갔었는데, 그 아저씨는 일단 똑같은 물건을 두 개 이상 만드는 걸 싫어하셨다. 이유인즉슨, 하나하나마다 작품을 만드는 생각으로 하기 때문에 똑같이 만들려고 하면 일이 되지 않는다는 거였다. 전에 미리 얘기했던 서재용 원목 책상에 대한 의논도 했는데, 책상이 넓기 때문에 그 판 구조를 기둥과 어떻게 연결시키고 지탱할 것인가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버지가 건축가시기 때문에 그 방면의 지식이 있어 전문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목수 아저씨는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데도 튼튼하지만 만들기는 가장 어려운 연결 방식을 택하겠다는 것이었다. 뭐 자기한테 배우러 오는 제자가 그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 가르쳐줄 겸 하겠다나.
그렇다고 해서 그 아저씨가 비싼 값을 받는 것도 아니었다. 그만한 품질의 기성 가구와 비교해도 별로 비싸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만드는 데 다소 시간은 걸리지만 그만큼 정성들여 만드시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아저씨를 완전히 신뢰할 수 있다. 그 아저씨의 특징 중 하나는 견적을 잘 못 뽑는다는 것인데, 만들면서 얼마나 재료가 들어갈지 그런 걸 예상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의 정성과 노력으로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공방 한 켠에 왠지 마야 문명이나 아즈텍 문명의 문양으로 보이는 원형 목재 조각품이 하나 있길래, 내가 그 아저씨한테 저건 무슨 컨셉으로 만드신 거냐고 물어봤었다. 그러자 아저씨는 자기 아는 사람이 버리려고 하길래 줏어온 거라면서 아즈텍 달력이라고 했다. 뒷면을 보니 스페인어와 영어 등으로 설명이 적혀 있었는데 좀 오래된 것인 듯했다. (그렇다고 유물 수준은 아니고...) 내가 재미있어 하는 걸 보고 그 아저씨는 흔쾌히 선물이니 가져가라고 하셨다. 인심까지 이렇게 넉넉하신 분이다.
정말, 세상에 몇 없는 행복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 걱정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만큼 행복한 삶이 또 있겠는가. 그 아저씨의 순수한 열정이 얼굴에도 덕지덕지 묻어났다. 본인 말씀으로는 순수해서 피곤하게 살았다지만, 참으로 행복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 아저씨가 어느 손님이 200만원어치의 제품을 주문해놓고 잠적해버리는 바람에 굉장히 슬펐다는 얘기를 했을 때, 그것이 재료구입비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작품을 못 보게 되었기 때문임을 느낄 수 있었다.
기말고사 기간에, 학교 게시판인 Ara에 누가 '말려보아요'란 제목으로 EVE-Online 홍보를 한 적이 있었다. 예전부터 꽤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게임이었고, 무엇보다 어렸을 적에 스케치북에 그리던 그림의 70% 이상이 우주를 배경으로 한 상상화였을 만큼 우주에 관한 걸 좋아했던 터라 내심 기대하고 있던 게임이었다. 다행히 시험기간에 말리지 않고 무사히(?) 넘긴 후, 시험이 끝난 그제부터 14일 무료 계정을 얻어 해보는 중이다.
우선 이 게임이 뭔지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미래의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실시간 MMORPG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웹게임인 O-Game과 상당히 유사한지만(스킬 찍어두면 로그아웃해도 실시간으로 올라간다든가..), 3차원으로 구현되어 있어서 실제 우주 전투를 경험해볼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또 O-Game의 행성 중심적인 방식과 달리 함선 중심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자기가 속한 Corp이나 국가의 스테이션에 자기 아이템들을 맘대로 보관해둘 수 있고, 여러 우주선을 번갈아 타고 다닐 수도 있다) 게임을 만드는 회사는 아이슬란드의 CCP라는 곳이고, 런던에 전세계 통합 서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로그인할 때 시간이 좀 걸린다는 것만 빼면 게임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게임 설명에 보면 56k 모뎀에서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함)
기본적으로 게임은 스테이션에서 시작하며, 하나의 항성계 내에서는 워프를, 다른 항성계들을 오갈 때는 점프게이트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멀리 있는 항성계에 갈 경우 waypoint를 설정해서 자동 항해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이때 각 항성계별로 0.0~1.0 사이의 security level이라는 게 있어서, 숫자가 클수록 안전한 지역이고, 0.5 아래가 되면 상당히 위험한 지역이며, 0.0은 무법지대라고 해서 플레이어들끼리 무차별 공격이 허용된다. (security level이 높은 곳에서도 다른 사람을 공격할 수 있으나 이때는 해당 지역의 NPC 가드들이 공격해와 일반적으로 우주선이 폭파되고 스테이션 도킹에 제한을 받게 된다)
EVE-Online의 첫번째 장점은 시스템 요구 사양이 상당히 낮다는 것이다. 스크린샷을 보면 꽤나 고사양일 것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우주 배경은 2D를 3D처럼 보이게 한 것 뿐이고, 우주선이나 행성 정도밖에 렌더링되는 게 없어 노트북에서도 아주 잘 돌아간다. (물론 3D 가속이 전혀 없는 내장그래픽의 경우는 조금 딸릴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DX10도 지원하도록 패치가 나온다하고, 개발사에서 부지런히 개발을 지속하고 있으니 고사양 유저들은 나름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게임 시스템도 상당히 마음에 드는데, 거의 자유경제로 움직이는 아이템 시장과 가격 변동 추적이 매우 상세하게 나온다는 점 덕분에 정말 시장경제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스킬을 찍어두면 일정 시간 후 자동으로 올라가는 방식이라서 내가 RPG류의 게임을 하며 가장 싫어했던 노가다가 거의 필요하지 않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해서 채광을 하거나 미션을 수행하는 등의 일은 해줘야 한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게임에 접속해 있는 동안 수동적으로 뭔가 해야 된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 (아무것도 안 하지만 않으면 돈은 어느 정도씩 벌리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 훌륭한 게임에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게임성에 비해 우리나라에 보급이 안 된 주원인이기도 하다), 바로 해외 결제가 필요하다는 것. 외국 회사인데다 국내 법인이 없기 때문에 해외 신용카드 결제 말고는 방법이 없다. (1달 가격은 19$ 정도로 국내의 유료 온라인게임에 비해 꽤 싼 편이다. 물론 돈을 안 내도 계정은 유지되므로 게임을 할 수 있을 때만 하면 된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야 보통 국제 사용이 가능한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으니 별 상관이 없으나 나같은 학생들에게는 무리가 있다. (뭐 이쪽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긴 한다. 하나은행 비바카드를 이용하거나, LG카드에서 우체국/우리은행 계좌로 체크카드 방식으로 만드는 방법 등등...) 외국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한글 튜토리얼이 제공되고, 한글 채팅도 지원하는 등 그쪽에서도 한국 유저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나름의 노력(?)을 한 것 같지만 역시 결제 시스템의 불리함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무튼 뭔가 새로운 말림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게도, 또 노가다가 싫은 RPG 게임을 떠나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게임이다. 아마 나도 앞으로 계속하게 될 듯싶다. (물론 학기 중에는 숙제와 플젝에 치여 gg..?)
시험이 끝났으니 이런 글을 써주는 게 예의(?)겠죠. 그래서 한 번 써봅니다. (바톤은 라디오키즈님 블로그에서 훔쳐왔습니다. =3=3)
오늘 본 영어2, 확률통계 및 응용, 데이터베이스개론을 끝으로 올해의 모든 시험이 끝났다. 학점은 나와봐야 알겠지만... 확률통계가 영 뒷맛이 좋지 않다. -_-
확률통계는, 두 개의 분반을 각각 가르치시는 교수님의 교육 철학이랄까, 그런 게 달랐던 데다 내가 쉽게 가르치시는 교수님 반이라서 시험 난이도도 안 맞고, 또 내가 있는 반의 시간표대로 시험을 보지 않고 다른 반 쪽 시간표로 시험시간을 맞추는 바람에 하루에 시험이 3개나 몰리는 결과를 초래한, 이번 학기 최악의 다크호스였다. (중간고사에서 우리반 평균이 다른반 평균보다 40점 가까이 낮았다는 소문이 있어서 심히 걱정된다. 성적은 다 합쳐서 주기 때문.)
게다가 교수님 수업도 후반부로 갈수록 들을 만하지가 않아서 더욱 그랬다. 열심히 설명은 하시는데 체계적으로 정리가 안 되어 있고, 솔직히 교수님 설명을 30분 듣는 것보다 10분 동안 내가 책을 집중해서 보는 게 나을 정도였으니까. (재수강임에도 불구하고 서동엽 교수님의 선형대수학개론은 수업이 아주 들을 만했는데 말이다. 비록 전공의 압박으로 수업을 좀 빠지긴 했지만.) 나중에는 수업을 들으러 오는 사람이 반 인원의 20% 정도밖에 안 되었고, 나도 수업 때 가서 차라리 숙제를 하거나 혼자 책을 보는 방향을 택했다.
그래도 나름 숙제하면서 열심히 독학한 거랑 시험 전에 내용 정리를 쫙 했던 게 도움이 되었다. 문제는 시험문제 스타일이 내가 공부한 방향과 맞지 않았다는 것. orz 성적이 뜨면 대충 알 수 있겠지. -_-
그 외의 다른 과목들은 무난했다. 선대개의 경우 오히려 중간고사보다 기말고사의 난이도가 낮아서 전체적인 성적과 비교하면 어찌될지 모르겠다. (다 풀긴 했는데 증명에서 빠뜨린 부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걱정이다.) 심리학개론하고 영어2는 뭐 닥치고 다 외우면 만점 받는 시험이었고—물론 내가 만점이란 뜻은 아님—DB개론도 사실상 암기나 다름없었다. PS는 원래 시험 없이 빡센 숙제와 기말 프로젝트로 끝나는 과목이니 패스.
어쨌든 그런고로 올해 시험이 모두 끝났고, 벌써 카이스트 생활의 반이 지나갔다. 겨울학기부터는 수중로봇 개발에 관한 URP 연구를 할 예정이다.
자, 그럼 이제 슬슬 말려볼까.
추가 : 선형대수학개론 기말고사 성적이 떴는데, 어려운 유도/증명 문제는 고득점을 한 반면 앞쪽의 계산노가다에서 역시.... orz 평균 이상은 나왔다. 예상 학점은 B대.
또 추가 : 일단 너무 피곤해서 잠깐 눈을 붙였는데, 꿈 속에서 뭔가 열심히 계산을 한 끝에 1x1 matrix로 1-root(3)이 나오는 꿈을 꾸었다. (..........) 이거 후유증이 심각한데.
...TNF 포럼에 잠시 들렀더니, 이런 글이 올라왔길래, 잠깐 해줘야지....했던 게 화근이었다. -_-; 글타래를 쭉 보면 말림의 역사가 실시간 리플 대화(.....)로 연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이 말림의 결론 : Firebug와 Web Developer 만쉐~! ;;
뭐 대략 이런 상황...
...이봐요. 지금 어딜 말으시려고...-_-+ (이래놓고 말린다...orz)
너무나 넘쳐나는 스팸으로 인하여 시험 끝나고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임시로 막아둡니다. 트랙백을 원하시는 분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뭐 다 그런 법이다.
PS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할 때 멀티스레드를 썼었는데,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게임인 Supreme Commander도 그렇고 하나의 CPU에 물리적으로 두 개의 연산 코어가 내장된 멀티코어 cpu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래서, 단순히 스레드를 생성하는 것 외에, 정말로 코어별로 할당하는 API 같은 게 있나 궁금해졌다. -_-;
그래서 찾아낸 것은 SetThreadIdealProcessor 함수다. 아직 Linux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으나(OpenMP라는 것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사실 서버 관련해서 리눅스 쪽에서 써먹을 일이 더 많을 것 같다), 윈도우 프로그래밍이라면 멀티코어를 지원하는 NT 계열에서는 다 써먹을 수 있으니 꽤 편리할 것 같다.
멀티코어 시스템에서 돌아가는 윈도우즈에서는 작업관리자에서 프로세스를 오른쪽 클릭하면 '선호도 설정'이라는 메뉴가 생긴다. 이것은 해당 프로세스가 어떤 코어에서 돌게 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인데, 역시 API로도 존재한다. 자신이 어느 코어에서 돌도록 할당되었는지 알아내거나 설정하는 GetProcessAffinityMask 함수가 있었다. (Set 함수도 있음)
왜 .NET Framework에 포함이 안 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적어도 내가 찾아본 바로는 관련 클래스나 메소드/속성 등이 없었다) 앞으로 멀티스레드 프로그램을 짤 때 써먹으면 좋을 것 같다. 언제 한 번 테스트 프로그램이나 만들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