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노트북으로만 2년이 넘었다. 고등학교 1학년 겨울에 노트북을 샀고, 고등학교 2학년, 대학교 1학년, 대학교 2학년해서 만 3년이 다 되어 간다. 기존에 쓰던 데스크탑은 성능이 떨어져 조금씩만 쓰다가 결국 HDD 등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서버로 바꿨다가 얼마 전 메인보드님이 사망(.....)하시는 바람에...-_-;
노트북을 데탑 대용으로 쓰다보니 여기저기 다니면서 내 PC 환경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매력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네트워크 발달과 원격데스크탑 등으로 굳이 작업 환경을 다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을 뿐더러, 노트북을 쓰려면 정말 휴대하기 좋은 소형으로 쓰는 것이 좋다는 것이 지금의 내 생각이다. 어차피 지금 노트북이 살 때부터 데탑 대용을 생각한 거라 당시로서는 거의 최상급에 가까운 사양이었고, 따라서 무게(-_-)도 2.4kg으로 휴대용으로 쓰기에는 조금 부담이 되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노트북을 쓰면서 안 좋았던 건 자세가 나빠진다는 것. 때때로 '모니터로 빨려들어가지 마라'라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15.1"에 1400x1050 해상도를 쓰니까 글자가 작은 것도 한 몫 한다. 또한 본체에서 발생하는 열이 몸에 그대로 전달된다는 것도 문제고, 그만큼 전자파 노출도 심한 것 같다. (개인적인 느낌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노트북은 최대한 가볍게 쓰는 것이 좋은데, 데탑 대용인만큼 별의별 것들을 다 깔아서 한창 작업 중일 때는 프로그램을 10여 개 이상 띄우기도 하고 백그라운드로 돌아가는 것도 많으니 노트북으로서는 확실히 무거운 작업을 돌리기가 버겁다. (나름 놋북 업그레이드를 좀 해줘서 RAM 1.25GB에 HDD 80GB/5400rpm이긴 하지만 발열이 더 심해졌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올 연말 쯤 듀얼코어 데스크탑을 하나 구성하려고 생각 중이다. 이미 콘로의 성능은 꽤나 좋다고 입증이 되어가는 것 같고, 어쨌든 기본적으로 노트북에 비해서 VMWare(-_-) 등의 무거운 작업을 돌리기엔 수월할 것이기 때문이다. 원체 멀티태스킹을 많이 돌리는 나로선 듀얼코어가 당연히 매력적일 수밖에. (문제는 사고픈 E6600 값이 아직 너무 비싸다는 것..)
그와 함께, LCD 모니터 또한 새로 장만하여야 할 것이다. 옛날 데스크탑에 있던 모니터는 17인치 CRT였고, 스팍스 IDC 서버관리용으로 기증(...)해서 잘 쓰고 있다. (고해상도를 쓰면 약간의 화면 떨림 및 일그러짐이 나타나는데 콘솔 화면 보는 덴 아무런 문제가 없다. -_-) 지금 가장 유력한 후보로 생각하고 있는 건 BTC 정보통신에서 나온 Zeus2000 시리즈. 20.1" 와이드에 pivot을 지원하고 해상도는 1680x1050이다. 15.1"에 1400x1050을 쓰던 걸 생각하면 픽셀 사이즈가 상당히 커짐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모니터를 좀더 멀리서 볼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Pivot 기능도 지원되므로 화면을 돌려서 상하로 길게 쓴다면 그야말로 최적의 코딩 환경이 될 것 같다.; (Pivot이 되는 와이드 모니터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가격이 100만원 대 정도 되는 24" Dell 모니터 같이 초하이엔드급으로 가지 않는 이상...) 사실 여유만 된다면 같은 모니터를 두 개 질러서(.....) 듀얼모니터를 써보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한쪽은 reference, 한쪽은 coding..), 일단은 하나만 사서 써보고 나중에 더 싸고 더 좋은 모델이 나오면 그때가서 고려해볼 참이다. 이미 노트북 LCD의 수십ms 정도 되는 응답속도에도 적응을 해버린 터라 12ms 정도의 응답속도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
그와 함께 차후 듀얼모니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래픽 카드 또한 성능이 꽤 되는 걸 써야 하는데, 바로 여기가 문제.;; 너무 비싸다. orz 고해상도 듀얼모니터 제대로 쓰려면 최소 20만원 이상 하는 그래픽카드를 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싼 걸로도 쓸 수는 있는데 최대 해상도를 못 쓴다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 듯..) RAM은 역시 멀티태스킹이 많은 만큼 2GB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고, 곧 나올 Windows Vista도 원활히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Vista의 그 AeroGlass라는 UI를 쓰려면 그것만 해도 그래픽카드를 엄청 좋은 걸 달아야 하니..-_- OS를 최대 사양으로 돌리기 위해서 3D 가속이 필요한 시대가 드디어 온 것이다.)
사실 컴퓨터는 죽기 전에 사는 게 가장 잘 사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은 하드웨어들이 더 싼 가격에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작년 초만 해도 17인치 LCD가 30만원 대였다. 지금은 그 돈으로 20인치 와이드를 살 수 있다. 내년이 된다면? -_-) 하지만 어쩌랴. 필요한 건 또 사야겠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건 일단 모니터를 먼저 사서 노트북에 연결해 듀얼모니터를 쓰고, 연말에 CPU 값이 좀 내리면 그때 데스크탑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inureyes님의 경우는 남자답게(-_-) 24인치를 지르라고는 하시는데, 그건 기숙사에 놓을 자리가 있을지부터가 걱정.; 노트북 화면을 안 보고 짱박은 다음 모니터만 쓴다면 모를까..; 기숙사 이사할 때도 꽤나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동방에 갖다놓고 쓰는 게 좋겠으나 신축기숙사에 있는 동안은 동방살이하기가 힘드니..) 사실 대장금 한 학기 받는 액수 중 1/3만 털어도 원하는 만큼(?!) 지를 수는 있겠으나 그 돈은 최대한 아껴두기로 하였으니 일단 패스다.
그렇게 구성하고 나면 지금 쓰는 노트북은 일단 포맷한 후 최대한 가볍게 돌릴 생각이다. 나중에 학사지역으로 기숙사 옮기게 되면 동방에 데스크탑 놓고 기숙사에서는 노트북으로 원격접속해서 쓴다거나 할 수도 있겠고. 이 노트북의 수명이 다하면(아마도 몇 년 후가 되지 않을런지.. 지금도 상태가 아주 좋다) 그 다음에는 맥북을 쓸 생각이다. 아직까지는 게임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되는지라 데스크탑까지 Mac으로 이전하고 싶지는 않다. Vista를 본격적으로 쓰게 된다면 그것 또한 괜찮을 것이기도 하다.
하아, 어쨌든 주저리주저리 생각은 해봤는데 당장 고려할 것으로는 하이엔드급 데스크탑 하나와 중형급 LCD 하나라는 결론. 확실히 옛날에 비하면 훨씬 좋은 성능의 것들을 훨씬 싼 가격에 살 수 있게 되었다. 전에 어느 블로그에서 봤던 것처럼, 확실히 몸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것들(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등..)은 좀 돈을 들여서라도 좋을 걸 쓰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한편으로는 괜히 눈만 높아진 것 같기도... -.-;;
ps. 내가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을 본 룸메가 덩달아 지름신이 발동하여(...) LCD TV를 지르겠다는 둥 하다가 다시 잠잠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