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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공계의 위기? 6
Daybreakin Things
어제부터 시작해서 대략 6시간 동안 계산했는데, 오랜만에 미적분을 하려니 자꾸 실수하는 것도 있고 해서 정말 고생했다.
고전역학 숙제 풀이 중 일부 (참고로 저거 틀려서 한 페이지 다시 썼다. orz)
외부 힘이 주어진 경우에 대한 진동의 2차 미분방정식을 푸는 문제였는데, 문제 자체는 매우 간단했으나 계산을 하면 할수록 항이 늘어나면서 저렇게 되었다. -_- 이것을 Green's method라는 것으로 다시 푸는 게 있는데 그것은 부분적분 n번을 하니까 같은 답이 나왔다. (사실 미분방정식을 풀다가 꼬여서 결국 얼버무리고 말았다. -_- 원래는 똑같은 답이 나와야 한다.)
하아, 이제 알고리즘 숙제와 URP 논문 읽기 및 matlab 코드 리뷰, 그리고 SE 분석 프로젝트 예시 문서 스터디까지 해야 한다. 그냥 밤 샐까. ㄱ-
이번 학기에 듣는 소프트웨어공학개론 프로젝트가 아주 골치아파지고 있다. 5명이서 한 학기 동안 하나의 프로젝트를 기획, 분석, 설계, 구현까지 모두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우리팀은 학내 BBS 서비스인 Ara의 Buy&Sell이 불편한 점이 많다는 것에 착안하여 KAIST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Auction을 기획하였고, Python Django 기반으로 구현하려고 생각 중이었다..
지난 주에, 첫 번째 단계인 conceptualization이 잘 마무리되어가던 찰나, 교수님과의 면담에서 OK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그것도 듀 바로 전날에. '언어는 C++, Java로 제한합니다. 웹은 하지 마세요.' -_-
우리의 반응은 '지금 장난해? 시작할 때부터 제한하든가, 웹을 쓰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데?'...
과목 게시판에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고, 우리팀 담당 조교님과 면담을 하기도 하면서 일단 현재 상황을 정리해봤다.
조교님들의 견해에 대한 우리 나름의 추측으로는, C++/Java로 코드를 제출할 경우 자체적인 모델링 도구를 이용해 역으로 diagram을 뽑아낼 수 있어 편하거나 혹은 Python이 채점하기에 익숙하지 않은 언어라서 꺼리는 것 같다는 것, 그리고 담당 조교님과의 대화를 통해 추측컨대 웹 프로젝트 경험이 거의 없어 웹을 단순 노가다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프로젝트에서 HTML/CSS는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Django로 짜게 될 경우 template 데이터로 존재는 하겠지만 그 자체가 프로그램의 로직을 구성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데이터 파일 역할만 하는 것이다. (물론 간단한 for/if 문 등이 들어가서 UI 구성을 편하게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로직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flexible한 스킨이라고 보는 게 맞다.) Django의 template 각각을 하나의 클래스처럼 볼 것인지 단순한 스킨 데이터 정도로 취급할 것인지 좀더 명확히 해야 할 것 같긴 하다.
또 한가지 문제는, conceptualization 제출 직전부터 조교님들이 웹 프로젝트 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해왔기 때문에 우리가 이제와서 설득한다고 해도 쉽게 받아들여주겠냐 하는 것이다. 우리는 단지 학점을 위해서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프로그램 설계 과정을 적용하면서 직접 실제 서비스를 만드는 데 목표가 있는 것인데, 단지 웹이라는 이유로 너무 심한 반대를 하는 것 같다.
사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실제로 사용할 것을 생각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SE 수업의 진정한 방향이 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웹이 UML 모델링을 적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 왜 어려운지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잘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닐까? 한 번 짜고 버릴 코드라면 왜 굳이 복잡한 명세서와 diagram들을 그려가며 만들어야 하는가? 그럴 거면 이 수업을 안 들었을 것이다. 저번 전산학 세미나 시간에 외국의 좋은 대학들은 실제 사용할 서비스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한다지 않았던가.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웹프로그램을 OOP로 모델링하는 게 아주 처음 시도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웹프레임워크 등으로 계속 이루어져 오던 일이고, 내가 간단하게 샘플 코드를 짰을 때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니 그렇게 뜯어말릴 이유도 없다.
한 가지 내가 생각하는 Python 사용의 단점이라면, 클래스 멤버변수나 메소드에 대해 private/public 등의 한정자나 data type을 명시할 수 없어서 UML이 그대로 변환되지는 않고 중간에 손실되는 정보가 생길 수 있다는 것 정도다. 그렇지만 이것이 전체 프로젝트의 OOP 모델링에 그렇게 큰 영향을 끼치는가? 이 문제는 앞으로 조교님하고 좀더 상의를 해볼 생각이다.
어쨌거나 오늘 조교님과의 면담 끝나고 내린 결론은, 다음번 면담 때 일단 간단한 sample 코드를 Django 기반으로 짜서 class diagram을 그리고 실제로 어떻게 매칭되는지 보여드리자는 것과 우선 analysis 문서 작성법을 잘 익혀두자는 것이었다. 하아, 아주 하지 말라는 말은 안 하고 '해보겠다면 해보세요'라고 말하고 있는데, 왜 학점이 불안하게 느껴질까.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봄바람? -_-), 오래 전에 가입해두고 쓰지 않던 서비스인 플리커를 써보고 있다. 플리커는 대부분 알다시피 대표적인 Web 2.0 사이트로 각광받았던 taggingw 위주의 사진 공유 서비스다.
예전에는 그냥 가입에 사진 몇 장 올려두고 말았었는데, 다시 찬찬히 뜯어보니 꽤나 잘 만들었다. (완전 뒷북이다. -_-) 사진 업로드를 편하게 해주는 별도의 데스크탑 어플리케이션 제공이라든가, 업로드 후 여러 장의 사진의 속성을 한 꺼번에 바꾸는 batch organize 기능 등 꽤나 원하는 기능들이 잘 배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단점이라면 해외 서버기 때문에 속도가 좀 느리다는 것. 국내에 서버가 있다면 엄청 편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플리커에 올린 사진 하나. 봄도 되었고 하니 한껏 물오른 나뭇잎들 사진이다. 아마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저건 고등학교 기숙사 올라오는 계단에서 찍은 것이다.
ps. 다른 것보다 맘에 들었던 건, Creative Commons 라이센스를 채택할 수 있도록 옵션을 제공하고 그러한 사진들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블로그 스킨 등을 만들 때 참고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요즘 일정
하아, 왜 꼭 일이 몰릴 때는 꼭 이런 식으로 몰리는 건지.. 저기 비어있는 칸들은 잠 or 숙제 or 밥먹기다.
그래도 방학 때보다는 좀 바쁜 게 낫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느릿느릿한 영어강의는 GG -_ㅠ (알고리즘 시간에 완전 자버렸다 orz)
※ 이 글은 CS496 전산학 세미나의 에세이 과제로 썼습니다.
나는 이공계에 있는 사람들이 다른 분야—특히 의학이나 법률 분야—로 간다고 해서, 궁극적인 의미로 그것을 이공계의 위기라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포항공대를 수석 졸업한 생명과학과 학생이 의대로 진학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블로고스피어에서도 꽤 회자되었던 일이고, 내가 이공계에 있는 까닭에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볼 수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실험실 식구들을 비판한 것이 사람된 도리가 아니라는 얘기를 하면서도 선택은 개인의 자유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의대가 오히려 더 권위적이면 권위적이었지 왜 진로를 바꾸었느냐 하는 충고를 하기도 했다.
과학고등학교를 다닐 때, 교장선생님의 애국조회 연설 등에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바로 '애국'에 관한 것이었다. 우리는 커서 나라의 일꾼이 되어야 하고, 나라에서 이렇게 좋은 교육 환경을 지원받고 있으니 보답을 해야 한다 등등. 그러나 내가 볼 때 나도 그렇고 우리 세대의 아이들에게 그런 소리가 씨알이 먹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떻게 보면 개인주의나 이기주의로 보일 수도 있지만, 분명히 자기가 잘 되어야 국가에 이바지들 하든 말든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요즘의 학생들은 개인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그것을 위해 정진할 수 있는 환경과 역할 모델들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공계 바깥에서 보는 인식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 머리 좋은 사람들 잘 가져다 써서 돈을 벌든지 국가 발전을 시킨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져다 사용되는' 입장이 되길 거부한다. 보다 주체적으로 인정받는 삶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돈을 벌고, 내가 과학기술을 공부·연구함으로써 간접적으로 국가를 발전시키는 것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실험실 식구들에 대한 비판은 다소 무리가 있었다고 생각하면서도—뭐랄까, 그 사람이 제시했던 이유라면 굳이 그런 선택을 해야 했을까 하는 개인적인 느낌—그 사람의 선택은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단지 이공계였다고, 수석졸업이었다고 해서 그 선택권을 박탈당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공계인들은 계약을 하고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기가 원했던 방향이기에 공부를 하는 것이다.
이공계 위기라는 것은 사실 본질은 간단하다. 인재가 부족하다는 등의 위기라는 건 결국 기피로부터 나온 것인데, 기피를 막으려면 당장의 장학금 같은 것보다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을 살리고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요즘은 근무 시간에 노동의 질을 높이고 근무 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돈을 많이 벌거나 연구 성과를 많이 낸다거나 해도 자기 시간이 없다면 삶의 질이 높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다소 매니악한 특징을 가지는 이공계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수용력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의 위기는 내가 보기에 정말로 위기라기보다는 일종의 과도기다. 과거에 비해 과학기술자, 혹은 지식노동자가 가지는 삶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한 상태라고나 할까. 그래서 대우가 안 좋다느니 하는 얘기도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점점 가속되는 과학기술의 발전은 더욱 많은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고 결국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다. 차별화된 능력과 다양한 분야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소위 말하는 '성공'의 스펙트럼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꿈.
룸메인 승범이에게 내 컴퓨터를 몇 시간 동안 쓰라고 빌려주었다. 그런데 돌아와보니 갑자기 생전 못 보던 화면이 떠 있는 거다. 무엇인지 봤더니 갑자기 웬 윈도우 비스타?! 어찌된 거냐고 물었더니 그냥 생각나서 깔아봤댄다. -_-
대체 무슨 소리냐며 파티션과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기존 윈도우를 덮어씌워놨다. 게다가 내 문서 파일들은 다들 어디로? .... 현실에서는 절대 못 할 것 같은(?) 욕을 승범이에게 하다가 기왕 이렇게 된 거 비스타라도 잘 쓰자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픽 드라이버가 제대로 안 잡혀있길래 잡아주었다. 오, 이쁘긴 이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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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들짝 잠에서 깼다. 바깥이 어두컴컴하다. 어라, 지금 몇 시지?
생각해보니 오늘은 응미 연습이 7시에 있는 날이고 첫번째 퀴즈를 본다. 갑자기 밀려오는 불안감과 함께 핸드폰을 열자 7시 49분. -_-
아놔, 망했구나 하면서 아까 승범이가 응미 초수강할 때 적분 틀려서 퀴즈 빵점 받았었다는 얘길 한 게 떠올랐다. 우어, 차라리 틀려서 망했으면 낫지 자다가 못 간 건 최악이잖아!! 버럭버럭;
아무도 없는 불꺼진 방에서 혼자 침대를 잡고 흔들고 TV 리모콘을 던지며 화풀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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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이이이잉. 위이이이잉. 위이이이이잉.
전화가 온다. 하아, 알람 대신 타이밍 맞춰 잘도 전화한 준호였다. 22인치쯤 되는 모니터를 새로 살까 하는데 노트북에서 잘 인식이 될까 어쩌구 하는 얘기였다. 최근에 산 거니까 별 문제 없을꺼라고 안심시키고 시간을 확인하니 1시 28분.
휴우. 응미 연습이 5시라는 게 떠올랐다. 첫 퀴즈인데 망할 순 없지, 공부를 하기 위해 책을 펼쳤다.
비로소 현실이었다.
SPARCS 개강 파티를 하면서 작년 한 해 동안 학교를 비우셨던 미래 누나를 만날 수 있었다. (SPARCS 05년도 회장이었다) 06년 초에는 첫눈, NHN에서 일하시다가 가을학기에 스웨덴으로 교환학생을 갔고, 거기서 Google 면접을 통과하여 내년 3월부터 스위스 취리히에서 정식 직원(Software Engineer)으로 근무하게 될 거라고 하였다.
동아리 사람들은 드디어 우리 동아리가 구글에도 진출했다며 좋아했다. (사실 나는 꽤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잘 몰랐던 것 같다-_-) 사실 스웨덴에서 구글이 누나를 석사생으로 알고 면접을 진행하고 job offer를 줬는데 나중에 학사과정이라고 얘기했더니 본사와 한참 뭔가 왔다갔다 하더니 다시 job offer를 줬다고 한다. 면접에 대해서 물어봤더니 거의 기술면접 위주였으며 문제들 자체는 그다지 어려운 편은 아니었지만, 문제를 풀 때 혼자 골똘히 생각해서 답을 주루룩 표현하는 것보다는 풀어가는 과정을 말로 말하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건 애자일이야기 블로그에서 본 오픈마루의 면접과 비슷한 방식인 것 같다) 그리고 처음 주어진 문제는 쉽지만 계속 이어서 물어보는 질문들이 중요하며, 주로 그러한 문제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 같았다고 한다.
구글에 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해두고, 교환학생에 대해서 물어봤다. 우선 내 학점 정도면 학점을 특별히 더 관리하기보다는 토플 성적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고(원하는 대학을 선택할 폭을 넓히기 위해서), 자기의 경우는 미국 쪽과 스웨덴을 알아봤었는데 미국 쪽은 좋은 곳을 가려면 TO가 많이 빡세다고 한다. Iowa 쪽 대학과 스웨덴을 두고 지도교수님께 찾아갔더니 Iowa 쪽은 우리학교보다 구리고 스웨덴을 추천해주셨다면서 그리로 가게 된 것이라고. 스웨덴은 외국인들이 굉장히 많은 국가이고, 여러 문화들이 공존하고 있어서 스웨덴어가 있어도 영어만 할 줄 알면 전혀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단다. 그래도 교환학생 가기 전에 하는 각종 문화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누나 얘기를 듣고 대충 정리를 해본 결과,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다. 일단 이번 가을학기까지는 전공을 어느 정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에 계속 있어야 할 것 같다.
첫번째는, 병역 문제 해결을 먼저 하는 것이다. 우선 올해 안으로 병특 취직에 필요한 정보처리산업기사 자격증을 딸 계획(5월과 9월에 시험이 있는데, URP 등의 경과 상황에 따라 9월에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이다. 병특을 하게 된다면 08년도 TO를 알아봐서 적당히 신청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교환학생 계획은 3년 후로 미뤄진다. (토플 성적 또한 유효기간 때문에 시험 보는 것도 연기할 것이다) 카추사를 지원할까 하는 생각도 있으나 떨어지면 얄짤없이 현역으로 간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조금 불안하다.
두번째는, 여름방학 때 TOEFL에 올인한 후 시험을 다시 봐서(1학년 때 본 건 점수도 낮을뿐더러 유효기간이 지났다) 가을학기 때 신청받는 08년도 봄학기 교환학생에 지원하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자격증은 따둘 것이다. 곧 있으면 가을학기 교환학생 신청을 받겠지만 현재 영어 성적이 유효기간이 애매하게 지나버린 상태인데다 점수도 높지 않아서 조금 곤란하단다. 그리고 가을학기 때 OS와 같은 중요한 전공필수 과목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다지 내키지도 않았다. 교환학생은 누나를 따라 스웨덴 쪽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알고보니 동아리 선배 중에 스웨덴으로 다녀온 분이 한 명 더 있었다)
미래 누나에게 그럼 구글에서 일한 다음 무엇을 할 계획인지 물어보았다. 현재 GRE 공부를 하고 있고, 그 성적이 5년 동안 유효하기 때문에 구글에서 몇 년 일하다가 미국 쪽 유학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구글에서 일한 경력이면 유리하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어쨌든, 가까운 선배가 멋진 진로의 예제를 잘 보여주고 계셔서 좋았다. 나뿐만 아니라 동아리 후배들한테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문제라면 나는 남자기 때문에 유학을 위해서는 병역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것. 확실히 미래 누나는 병역 걱정이 없어서 자기 마음대로 죽 계획을 세울 수 있어서 부러웠다. 한창 배우고 머리 돌아갈 나이에 2년 정도를 뚝 잘라내는 것이 여간 아까운 게 아니지만, 그나마 병특 제도라도 있어서 다행이랄까. (물론 그것도 제대로 된 회사가 아니라면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고, 더군다나 2012년까지인가 점차 줄여서 완전히 없애버린다고 하니..-_-)
하아, 그나저나 이놈의 URP는 점점 빡세지는데 논문 주제는 뭘로 잡을지 고민이다. 조교님과 얘기하다가 나온 주제가 하나 있긴 하나 결국 지능제어 + Matlab + 동역학... 다 배워야 할 것 같다. 과연 URP를 내가 몇 학점짜리로 평가하게 될 지....-_- 아무튼 이것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연세대학교의 술과 주조공장 견학 수업. Syllabus를 보면 정말 기상천외하다. 2002년부터 개설되어 꽤 유명해진 과목이라고 하며, 신입생들만 들을 수 있다고도 한다.;
다른 건 그러려니 했는데 기말고사에서 완전히 뒤로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주량 테스트라니. -_-;;;;;
우리학교에도 저런 수업 하나 생기면 술에 대한 거부감이나 지나친 걱정 등을 없애고 정말 올바른(?) 술 문화를 만들어내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 개설된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지난 주에 C&C3 데모를 받아서 해볼 기회가 있었다. 아직 데모 버전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게임 속도가 트레일러 영상에 비해 느리다는 점만 빼면 꽤 잘 만든 것 같다. 일단 그래픽 효과는 상당히 화려해졌고, 특히 오르카 헬기의 엔진 아래로 나오는 열로 인해 아지랑이가 보이는 것을 표현했다든가, 폭발할 때 잔해가 퍼지는 것도 잘 표현했고, 건물이나 유닛의 텍스처 디테일도 상당했다.
인터페이스는 기존의 C&C와 비슷한 형태로 가지만, 보다 확장성 있게 바뀌었다. 건물이나 유닛 종류별로 건설 예약 queue가 따로 존재하고, 팩토리나 배럭을 클릭하면 해당 건물의 queue를 보여주거나(생산 건물을 지을수록 그 개수만큼 queue가 생긴다) 생산이 완료된 queue 탭을 하이라이트시켜주는 등의 기능이 추가되었다.
그 외에 이전작에서는 없었던, 유닛의 행동 상태를 지정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Hold position이나 Return fire와 같은 것들이 생겨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전에 나온 Total Annihilation보다는 못했다.. -_-) 하지만 TA/Supcom 시리즈에 익숙해진 탓인지 Shift 키를 이용한 무한 예약 명령이 안 되는 것은 상당히 불편했다.
마우스로 줌인/줌아웃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Supreme Commander에 비해서는 한참 못 미쳤다. 조정 가능한 범위도 너무 작을뿐더러 그나마 스크롤하는 양에 비해 시점 변화가 너무 적어서 답답했다. 대신 시점을 자유자재로 돌릴 수 있고 건물을 마음대로 돌려서 짓는다든가 하는 게 가능해진 것은 재밌었다.
게임 진행 속도를 빠르게 하고 최적화를 좀더 해서 나온다면 멀티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Supreme Commander처럼 전략적인 맛은 별로 없을 듯하고, 화려한 눈요깃거리와 유닛 상성 맞추기 등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바라는 점은 제대로 된 시나리오/맵 에디터가 나왔으면 한다는 것. Supreme Commander는 게임 엔진에서 다루는 데이터 포맷이 워낙 공개적이어서 벌써 사용자들이 만든 3rd party 맵에디터가 존재할 정도다.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의 캠페인 에디터는 정말 높이 평가하는 부분으로, C&C3도 그런 점을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
아까 저녁 때 전산과 개강파티 겸 신입생 환영회가 있었다. 아직 과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전산과 전공을 들으며 관심을 가진 06학번들 및 05학번 이상들의 학생들이 모이는 자리였는데, 전산과에 대한 소개 겸 해서 문수복 교수님과 맹승렬 교수님, 박종철 교수님이 참석하셨다. 그 중에 문수복 교수님이 1차 저녁식사에 오셨는데, 어쩌다보니 교수님 옆옆 자리에 앉게 되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한성과학고 출신이라는 06학번 3명을 한 테이블에 놓고 관심 분야에 대한 이야기(한 명은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는 모양이었다)를 하다가 나하고도 이야기를 했다. 나는 처음에 음악과 같은 예술이나 생명과학(그 중에서 신경·인지과학)에 관심이 있어서 전산학만 하는 것보다는 interdisciplinary 영역을 다뤄보고 싶다면서 그럴 경우 대학원 진학은 어떤 방향을 생각해보는 게 좋을지 여쭤보았다. 교수님은 아직 자기도 잘은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아직 국내에서는 그런 융합학문 분야가 잘 발달하지 않은 것 같다고 하셨다. MIT 미디어랩 얘기를 했을 때는 좋은 생각이지만 영어 공부를 많이-_- 해야 할 거라고도 하셨다.
예전에 동아리방에서 누군가 CT대학원에서 하는 디지털 퍼포먼스에 관한 자료를 가지고 있던 걸 본 적이 있기에, 그 얘기를 했더니 마침 CT대학원의 이승현 교수님과 그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하셨다. 지금은 뭐 이런저런 문제로 잘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관심이 있다면 해보라며 핸드폰 번호;;를 따가셨다.; 뭐 나도 기회가 되면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URP 등으로 인해 학기말에 상당히 바쁠 것으로 예상되기에 망설이고 있던 차이긴 했다. (실제로 하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_-)
교수님 전공이 네트워크 분야라서 봇넷과 악성 트래픽 쪽도 연구하시냐는 얘기를 하다가 블로그로 주제가 옮겨왔는데, 알고보니 교수님도 태터툴즈 사용자셨다. -_-;;; 그러면서 버전업하고 나서 새 스킨을 깔았더니 최근 댓글 목록이 안 나온다면서 나중에 와서 고쳐달라고 하셨다;; 그리고 한 가지 재밌었던 건, 의외로 태터툴즈가 '오픈'된 프로젝트라는 것이나 개발용 코드와 optimize한 코드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옆에 있던 다른 태터툴즈 사용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 오픈소스라는 것 자체는 알고 있지만 뭐랄까 몸으로 느끼고 있지 않달까.) 안 그래도 핸드폰 번호와 이메일 주소도 알아가셨으니 언젠가 한 번 연락이 올 듯하다.;
교수님이 하셨던 얘기 중에 기억나는 건, 네트워크 분야에서 연구하는 것들을 학부생들이 미리 접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는데, 막상 4학년 네트워크 과목을 듣지 않으면 어떤 이야기를 해도 잘 못 알아듣기 때문에 그런 점 때문에 학부 3학년 때 주로 하는 개별연구에 지장이 있고, 따라서 네트워크 분야를 미리 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사실 나도 네트워크..라고 하면 막연히 TCP/IP만 떠오르지 그 외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TCP/IP라는 것은 분명히 네트워크 구현의 한 종류일 뿐이고 보다 general하게 생각하면 훨씬 많은 것들이 있을 텐데... (inureyes님이 연구하시는, 물리학 관점에서 보는 복잡계 네트워크와 같은 것도 있을까?)
아무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평소엔 조금 멀게 느껴졌던 교수님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좋았다. 덕분에 고기는 별로 못 먹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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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파티가 끝나고 스팍스 정모가 있었다. 오늘따라 그렇게 느껴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까칠해졌다고나 할까. 분명히 논리적으로 맞는 얘기들이지만 뭔가 상대방이 듣기에 기분나쁜 그런 것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회의가 끝나고 회장인 민우 형과 후배인 성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자기가 옳다고 확신하는 내용이더라도, 객관적으로 그것이 옳다고 할지라도 다른 사람에게 전해줄 때는 생각의 다름을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 똑같은 의도로 얘기를 해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것. 자기는 배려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옆에서 보기에는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등등.
고등학교 때까지는 차라리 친구와 치고박고 싸우든지, 아니면 부모님·선생님이나 선배한테 혼나든지 하면서 배우지만 대학교에서는 누가 인간관계에 대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가르쳐주지 않는다. 직접 부딪치면서 겪고 배워나간다. (사실 나도 많이 배운 것이지만, 그럴수록 한참 멀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우리학교는 특성상 사람들이 논리적으로 따지는 성향을 가지고 있고, 또 좁은 범위의 사람들만 만나다보니 포용력이랄까, 그런 것을 쉽게 잃어버리는 것 같다.
문제는 대화다. 설사 서로 간에 쌓이고 잘못된 부분이 있었더라도 서로 인정하면서 대화로 풀어나가면 된다. (물론 말처럼 언제나 그렇게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민우 형과 걸어오면서 했던 이야기도 그렇고, 역시 뭔가 말을 하면서, 그 말이 꼭 어떤 목적성을 지니든 안 지니든 간에, '풀어낸다'는 것 자체가 가지는 의미도 큰 것 같다. 여자들이 뭔 잡담이 그렇게 많을까 궁금해하기도 하고, 참 쓸데없다는 생각을 했는데—물론 남자와 여자의 성향이 다른 것도 있겠지만—한편으로는 그러한 행위들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점점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하는 활동이 많아질수록 그러한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가끔은 사람들과 술 한 잔 기울이면서 서로 요즘 하는 생각들을 공유하고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같은 대화를 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예전에 포스팅했던, 장시간 컴퓨터를 켰을 때 화면 깨짐이 발생했다는 글과 관련된 것이다. 그때 VGA 제조사에 찾아가 A/S로 신품 교환도 받아왔었지만 해결이 계속 안 되어 아예 다른 기종으로 바꿀까까지 고려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전 수프림커맨더 관련 자료를 찾다가 XP SP2용 듀얼코어 패치에 관한 게시물을 보게 되었고, 그것을 그대로 따라한 이후로 현재 50시간 가까이 컴퓨터를 켜놨지만 전혀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 않다. -_-; 그러니까 문제는 VGA 자체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드라이버에 있던 것도 아니고, XP 자체의 문제였던 것이다.
수프림 커맨더 때문에라도 VGA를 업그레이드할까 해서 8800GTS 320MB짜리를 눈여겨보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좀더 미룰 수 있을 것 같다. 가격대가 20만원대로 떨어지면 사든지, 아니면 2분기쯤 나온다는 R600이나 G90 시리즈 등을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G90을 기다리는 이유는 65nm 공정을 통해 전력 소모와 발열이 더 적어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이와 함께 또다른 문제를 발견했다. 바로 2GB의 RAM을 쓰는 시스템에서는 XP의 최대절전모드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는 것. 아주 드물게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십중팔구 '리소스가 부족하여 API를 완료하지 못했습니다'라는 에러가 뜨는 것이다. 처음에는 메인보드와 뭔가 호환이 안 되나 했는데 XP 자체의 결함으로 보이며, Vista에서도 같은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_-;
뭐 나는 어차피 데스크탑이라서 최대절전모드보다는 그냥 대기모드를 쓰는 경우가 많고, 특히 화면 깨짐 현상이 해결되었기 때문에 별로 상관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은근히 신경쓰이던 문제가 예기치 않게 해결되어서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