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Posted
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꿈.

룸메인 승범이에게 내 컴퓨터를 몇 시간 동안 쓰라고 빌려주었다. 그런데 돌아와보니 갑자기 생전 못 보던 화면이 떠 있는 거다. 무엇인지 봤더니 갑자기 웬 윈도우 비스타?! 어찌된 거냐고 물었더니 그냥 생각나서 깔아봤댄다. -_-

대체 무슨 소리냐며 파티션과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기존 윈도우를 덮어씌워놨다. 게다가 내 문서 파일들은 다들 어디로? .... 현실에서는 절대 못 할 것 같은(?) 욕을 승범이에게 하다가 기왕 이렇게 된 거 비스타라도 잘 쓰자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픽 드라이버가 제대로 안 잡혀있길래 잡아주었다. 오, 이쁘긴 이쁘네.

.
.
.
.

화들짝 잠에서 깼다. 바깥이 어두컴컴하다. 어라, 지금 몇 시지?

생각해보니 오늘은 응미 연습이 7시에 있는 날이고 첫번째 퀴즈를 본다. 갑자기 밀려오는 불안감과 함께 핸드폰을 열자 7시 49분. -_-

아놔, 망했구나 하면서 아까 승범이가 응미 초수강할 때 적분 틀려서 퀴즈 빵점 받았었다는 얘길 한 게 떠올랐다. 우어, 차라리 틀려서 망했으면 낫지 자다가 못 간 건 최악이잖아!! 버럭버럭;

아무도 없는 불꺼진 방에서 혼자 침대를 잡고 흔들고 TV 리모콘을 던지며 화풀이를 했다.

.
.
.
.
.
.

위이이이잉. 위이이이잉. 위이이이이잉.

전화가 온다. 하아, 알람 대신 타이밍 맞춰 잘도 전화한 준호였다. 22인치쯤 되는 모니터를 새로 살까 하는데 노트북에서 잘 인식이 될까 어쩌구 하는 얘기였다. 최근에 산 거니까 별 문제 없을꺼라고 안심시키고 시간을 확인하니 1시 28분.

휴우. 응미 연습이 5시라는 게 떠올랐다. 첫 퀴즈인데 망할 순 없지, 공부를 하기 위해 책을 펼쳤다.

비로소 현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