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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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SPARCS 개강 파티를 하면서 작년 한 해 동안 학교를 비우셨던 미래 누나를 만날 수 있었다. (SPARCS 05년도 회장이었다) 06년 초에는 첫눈, NHN에서 일하시다가 가을학기에 스웨덴으로 교환학생을 갔고, 거기서 Google 면접을 통과하여 내년 3월부터 스위스 취리히에서 정식 직원(Software Engineer)으로 근무하게 될 거라고 하였다.

동아리 사람들은 드디어 우리 동아리가 구글에도 진출했다며 좋아했다. (사실 나는 꽤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잘 몰랐던 것 같다-_-) 사실 스웨덴에서 구글이 누나를 석사생으로 알고 면접을 진행하고 job offer를 줬는데 나중에 학사과정이라고 얘기했더니 본사와 한참 뭔가 왔다갔다 하더니 다시 job offer를 줬다고 한다. 면접에 대해서 물어봤더니 거의 기술면접 위주였으며 문제들 자체는 그다지 어려운 편은 아니었지만, 문제를 풀 때 혼자 골똘히 생각해서 답을 주루룩 표현하는 것보다는 풀어가는 과정을 말로 말하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건 애자일이야기 블로그에서 본 오픈마루의 면접과 비슷한 방식인 것 같다) 그리고 처음 주어진 문제는 쉽지만 계속 이어서 물어보는 질문들이 중요하며, 주로 그러한 문제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 같았다고 한다.

구글에 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해두고, 교환학생에 대해서 물어봤다. 우선 내 학점 정도면 학점을 특별히 더 관리하기보다는 토플 성적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고(원하는 대학을 선택할 폭을 넓히기 위해서), 자기의 경우는 미국 쪽과 스웨덴을 알아봤었는데 미국 쪽은 좋은 곳을 가려면 TO가 많이 빡세다고 한다. Iowa 쪽 대학과 스웨덴을 두고 지도교수님께 찾아갔더니 Iowa 쪽은 우리학교보다 구리고 스웨덴을 추천해주셨다면서 그리로 가게 된 것이라고. 스웨덴은 외국인들이 굉장히 많은 국가이고, 여러 문화들이 공존하고 있어서 스웨덴어가 있어도 영어만 할 줄 알면 전혀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단다. 그래도 교환학생 가기 전에 하는 각종 문화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누나 얘기를 듣고 대충 정리를 해본 결과,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다. 일단 이번 가을학기까지는 전공을 어느 정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에 계속 있어야 할 것 같다.

첫번째는, 병역 문제 해결을 먼저 하는 것이다. 우선 올해 안으로 병특 취직에 필요한 정보처리산업기사 자격증을 딸 계획(5월과 9월에 시험이 있는데, URP 등의 경과 상황에 따라 9월에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이다. 병특을 하게 된다면 08년도 TO를 알아봐서 적당히 신청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교환학생 계획은 3년 후로 미뤄진다. (토플 성적 또한 유효기간 때문에 시험 보는 것도 연기할 것이다) 카추사를 지원할까 하는 생각도 있으나 떨어지면 얄짤없이 현역으로 간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조금 불안하다.

두번째는, 여름방학 때 TOEFL에 올인한 후 시험을 다시 봐서(1학년 때 본 건 점수도 낮을뿐더러 유효기간이 지났다) 가을학기 때 신청받는 08년도 봄학기 교환학생에 지원하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자격증은 따둘 것이다. 곧 있으면 가을학기 교환학생 신청을 받겠지만 현재 영어 성적이 유효기간이 애매하게 지나버린 상태인데다 점수도 높지 않아서 조금 곤란하단다. 그리고 가을학기 때 OS와 같은 중요한 전공필수 과목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다지 내키지도 않았다. 교환학생은 누나를 따라 스웨덴 쪽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알고보니 동아리 선배 중에 스웨덴으로 다녀온 분이 한 명 더 있었다)

미래 누나에게 그럼 구글에서 일한 다음 무엇을 할 계획인지 물어보았다. 현재 GRE 공부를 하고 있고, 그 성적이 5년 동안 유효하기 때문에 구글에서 몇 년 일하다가 미국 쪽 유학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구글에서 일한 경력이면 유리하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어쨌든, 가까운 선배가 멋진 진로의 예제를 잘 보여주고 계셔서 좋았다. 나뿐만 아니라 동아리 후배들한테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문제라면 나는 남자기 때문에 유학을 위해서는 병역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것. 확실히 미래 누나는 병역 걱정이 없어서 자기 마음대로 죽 계획을 세울 수 있어서 부러웠다. 한창 배우고 머리 돌아갈 나이에 2년 정도를 뚝 잘라내는 것이 여간 아까운 게 아니지만, 그나마 병특 제도라도 있어서 다행이랄까. (물론 그것도 제대로 된 회사가 아니라면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고, 더군다나 2012년까지인가 점차 줄여서 완전히 없애버린다고 하니..-_-)

하아, 그나저나 이놈의 URP는 점점 빡세지는데 논문 주제는 뭘로 잡을지 고민이다. 조교님과 얘기하다가 나온 주제가 하나 있긴 하나 결국 지능제어 + Matlab + 동역학... 다 배워야 할 것 같다. 과연 URP를 내가 몇 학점짜리로 평가하게 될 지....-_- 아무튼 이것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2000년도에 학과에 입학을 하면서, 그렇게나 좋아라하던 과에 입학하게 되어서 정말 좋아했던 나였다. 다른 사람들은 자기는 이런 지방대에 수능이 딸려서왔다는 둥, 그냥 성적에 맞춰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