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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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에 아버지와 형하고 이 영화를 보았다.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답게 전근대적인 중세풍의 세계에 산업혁명의 폐해를 비유하는 듯 기계 문명에 의한 전쟁과 파괴가 나타나고 이에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맞서는 주인공들이 있다.

나는 오타쿠나 흔히 말하는 '애니 폐인'들처럼 애니를 많이 보거나 또 평가할 만한 능력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건대 전체적인 이미지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 분명히 2004년 작품인데도 뭔가 옛날 애니들처럼 손으로 그린 듯한 느낌, 수채화같은 배경에 약간의 CG를 덧붙여 좀더 입체감있게 표현한 것. 그림들이 정말 '작품'이라 할 만하다.

그리고 피아노와 작곡/편곡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역시 하사이시 조의 음악도 빼놓을 수 없었다. 역시나(-_-) 현악으로 부드럽게 서주를 하고 피아노로 잔잔히 멜로디를 들려주며 장면과 분위기에 따라 적절하게 다른 악기 구성으로 편곡되어 있는 그의 음악은 꼭 마음에 든다. 그의 멜로디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 친숙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어 심금을 울리게 한다.

여기에 덧붙여, 단순하게 표현하여 '자연을 소중히 여기자'였던 기존의 주제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는 '현대화에서 얻어진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자' 쪽으로 바뀌더니 이번에는 '사랑이 모든 것을 치유할 수 있다' 쪽으로 바뀌는 것 같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너무 직선적이고 단순하게 표현한 것이겠지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았을 때도 배경음악과 수채화같이 아름답고 순수한 배경들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데 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
(그때는 바다 위에 홀로 선 마녀의 성이었다면, 이번에는 하울의 성과 하울의 아지트가 있는 들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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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05년이 밝았다. (비록 하루 늦은 1월 2일이긴 하지만)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지나간 경기과학고 생활을 뒤로 하고, 약 두달 동안 집에서 지내게 된다. 그리고 2월 19일부터는 본격적으로 KAIST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내 생애에 지난 KAIST 합격 발표 후 이처럼 여유로운 적이 없을 것이다. 사실 합격 후에는 각종 학교 프로젝트들을 맡는 바람에 그다지 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나름대로 프로젝트라는 것의 효용성과 또 그 속에서 겪는 인간관계에 대해선 다시금 새로 배울 것들이 있었다.

과학전람회도 그랬고, 정보사사 논문 작성 때도, 학교 홈페이지 프로젝트 때도 그랬지만 역시 어떤 종류의 프로젝트든 간에 가장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야 할 것은 팀원들간의 의사소통이다. 그것이 가장 대표적으로 실패했던 예가 성훈이와 진행했던 학교 홈페이지 프로젝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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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중순부터는 영어 공부도 시작하고 KAIST 신입생 독서 과제도 해야 하고 내 개인적으로도 바쁜 일들이 생길 텐데 어찌될 것인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다. 일단 기숙사 관리 프로젝트나 마무리해야겠다.

2년간의 기숙사 생활을 통해 굉장히 밀접한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과 친목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 또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고, 또 2년간의 과학고 생활을 통해 과학 분야에 대해 좀더 깊이있게 다가설 수 있었던 것이 경곽 생활에서 얻은 것이다. 그리고 선후배 관계와 동기 관계를 통한 인맥 형성도 얻었다.

이제 2월부터 시작되는 KAIST 생활, 그간의 프로젝트들과 경곽 생활을 뒤로 하고 다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