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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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오늘 새벽 2시쯤, IRC에서 토끼군, klutzy와 함께 봇탱이로 사람 행세하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토끼와 klutzy는 오프라인으로도 아는 사이였고, 나와 klutzy는 온라인으로만, 물론 토끼와 나는 오프라인으로 잘 아는 사이이다. 토끼와 나는 갑자기 klutzy 군의 기숙사에 쳐들어가기로 하고, ip 주소와 정보통신팀의 홈페이지를 참조하여 방을 알아냈다. IRC로 그런 대화가 오가자 klutzy는 "ㅈㅂㄱㅇㅁㅇㅈㄱㅇㅈㅂㅈㅁㅇㅂㅈ" 이러고만 있었다....

소망관 1층 오른쪽 복도 끝쪽. 문을 살며시 열어보니 잠겨 있다. 근데 안의 불이 환히 켜져 있고 사람 목소리도 들리는 것으로 보아 일부러 잠근 것 같았다. 일단 토끼군과 나는 그 방에 누가 사는지 몰랐으므로 노크를 했는데, 계속해도 안 열어주더니 누군가 화장실을 가려는 듯(.....) 나왔다. 그 사람에게 여기가 재송 군 방 맞냐고 하니까 맞댄다. 그래서 문을 열고 들어가니 나머지 두 룸메는 내가 이미 아는 사람들이 아닌가. 그래서 그중 동욱이한테 물어보니 방금 도망 나간 사람이 klutzy라는 것이다. ㄱ-

결국 어찌어찌해서 셋이 같이 방에 들어가 있게 되었다. (그 사이 두 룸메 - 새내기 세미나로 만난 건우 형과 같은 반 친구인 동욱이 - 는 MSN으로 열심히 체스와 오델로를 하고 있었다) 온라인의 인간 관계가 오프라인으로 전환되는 순간이랄까. 뭐 그런 astral하면서도 어색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어쨌든 말을 트고 klutzy 군의 책상 서랍을 보니 대략 Windows NT 서버부터 Visual Studio.NET beta 2까지 온갖 진귀한(?) 정품 시디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 (토끼는 그 사이 klutzy 군 노트북으로 리듬잇을 한 판 해 주고..) 그 시디들 구경도 하고 그외 그냥 이것저것 구경하였다.

거기에 klutzy는 약간의 고급 미적분학 숙제를 하고 있었고.. 뭔가 넷 상에서 상상하던 것과 한편으론 비슷하면서도 한편으론 다른 모습이었다. 뭐, 아무튼 그렇게 해서 klutzy 군에 대한 기숙사 난입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_-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