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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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 [采日] LifeLOG폐동, 가장 거대한 아스피린에서 트랙백합니다.

올블로그에서 흥미로운 글을 보았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쯤 되는 아이들을 블로그의 장점을 활용하게 하려면 어떻게 알려주고 지도해야 하는가에 관한 글이다.

나는 아는 친구(토끼군 -_-)를 통해 블로그라는 것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 녀석으로부터 trackback과 rss의 개념을 알았다.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작년 11월 말쯤이었는데, 예전에 홈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던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어(태터센터와 sync 기능을 이용했으므로) 재미가 붙기 시작했고, 조금 지나면서부터는 사람들의 다양한 가치관과 어떤 현상이나 사물에 관한 여러 가지 평가 등에 매료되었다. 지금도 내가 블로깅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다.

하지만, 아직 내 블로그는 깊이있는 성찰이나 생각을 다룬다기보다는 일상의 일기를 적어나가는 것에 더 가깝다. 사실 처음부터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개 일기로 계획했기 때문이기도 하며, 오프라인의 관계로부터 블로그를 시작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던 차에, 아이들에게 블로깅을 가르쳐 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질문이 눈에 확 들어온 것이다. 나는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부터 웹 프로그래밍에 대해 조금의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비교적 쉽게 입문할 수 있었다. 또한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으로 넘어가면서 정체성의 혼란과 가치관의 성립 등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할 때였다. 하지만 아이들이 얼마나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이 가지는 가치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에 인터넷을 자신의 일상과 사진, 자료를 맘대로 공유하고 찾아낼 수 있다는 "재밌는" 도구로만 보던 대다수의 아이들에게 그 가치를 이해시키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블로깅이 분명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반드시 그것이 "재미있다"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블로깅이 그저 재미있어서 한다고 하는 분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는 생각의 다원화와 그것의 필요성을 깨달은 사람이 블로그 세계에 진정 빠져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연령이 어찌 되든 간에 그걸 이해하는 아이는 좋은 블로거가 될 가능성이 열렸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어떤 아이를 블로그에 입문시키고자 한다면 그에게 먼저 블로그를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ps.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보통의 중학생 이하 연령층이 블로거가 되기 어려운 것은 아직 다양한 생각들을 알게 되는 것에 대한 가치를 잘 느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블로그 세계에서 주류를 이루는 글감들이 아직 그들에게는 생소하고 낯선 것인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만약 내가 중학생이나 초등학생이었을 때 블로그를 접했다면 금방 흥미를 잃었을지도 모른다.
블로깅에 대한 교육적 효과를 강조하기 전에, 먼저 블로깅 자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ps2. 블로그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웹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기는 하다. (간단한 태그라든지, 웹의 개념이라든지..) 그런 장벽이 더 낮아지면 아이들이 입문하기는 좀더 쉬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