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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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S를 둘러보다가 재미있는 책을 발견했다. (원래 이벤트 같은 거 당첨운이 없어서 잘 안 하는데 한번 해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Dreaming in Code

제목만 봐도 끌리지 않는가? 끌린다면 필시 개발자일 것이다. ㅋㅋ

학부 3학년 때 소프트웨어공학개론 수업을 들었다가 완전히 데여서 그 학기 다른 과목 학점 다 말아먹으면서까지 하루 10시간 조모임의 결과물로 나온 300페이지가 넘는 UML 다이어그램 종류별로 다 그렸던 엄청난 보고서 대신 시험 문제 한두 개 차이로 학점이 결정나버리는 뼈아픈 경험을 하고, 나름 성공적이라는 텍스트큐브 프로젝트에 직접 개발자로 참여하면서 여러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여러 원인으로 인해 해결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더 나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일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책 소개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실력이 뛰어난 개발자만 있다고 '좋은' 소프트웨어가 나오지는 않는다. 사실 텍스트큐브도 이를 개발하는 니들웍스 멤버분들의 실력이나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나 오픈소스이기에 겪는 한계점이 있다.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 온라인만으로 의사소통하면서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낸다는 건 절대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나마 비교적 사용자 친화적이라고 볼 수 있는 대표적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Ubuntu나 Firefox는 재단이나 회사 형태로 풀타임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을 고용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 같다. 제로보드XE도 최근의 공지글을 보면 NHN 오픈UI 기술팀의 협조로 UI와 디자인 개선이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텍스트큐브의 경우 이러한 사용자 관점의 기획이나 전문 UI 디자인 인력이 전무하다.

뭐, 내가 그런 필요 분야들을 공부해서 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사용자들이, 세상이 짬짬이 공부해서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줄지는 별도의 문제다. 과연 이런 과정들을 어떻게 겪었고, 어떻게 극복했고 또 어떻게 실패했는지 다른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어보고 싶다.

소프트웨어공학에서 오픈소스 개발방법론들을 한창 연구했었다고 들었는데, 오히려 오픈소스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학생 입장에서 그런 방면으로 읽어볼 만한 자료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소프트웨어공학개론 수업 덕분에 매우 안 좋은 추억이 남아있지만 그래도 팀단위 프로젝트가 살아남는 길은 발전적인 소프트웨어공학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 책에서 그런 내용도 소개될지 궁금하다.

ps. 언젠가 텍스트큐브로도 이런 책을 낼 수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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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으레 하는 블로그 포스팅. :)

동아리 세미나로 정신없이 시작한 겨울방학과 스웨덴 출국준비로 어수선하게 시작했던 2008년은 여유롭고 평화롭게 글을 쓰며 지나가고 있다. 2004년 11월 말에 이 블로그를 시작했으니 벌써 이 블로그를 운영한 지도 만 4년이 넘었다. 그때부터 쓴 글들은 아직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물론 특정한 플러그인이나 태터툴즈 시절의 커스터마이징에 의존했던 부분들은 제대로 서식 처리가 안 되는 것들이 있긴 하지만 내용 자체는 살아있으니.) 이 기록들이 쌓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초창기에 쓴 글들을 보면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 자체도 나의 일부로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시간축을 중심으로 하는 블로그를 통해 올해의 나를 기억하는 키워드를 꼽아본다면 사람에 대한 재인식과 나 자신에 대한 재확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사람에 대한 재인식

예전에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줄거리 자체에 집중하거나 그 작품의 소재, 혹은 얼마나 스펙타클한지와 같은 특수효과 등에 주안점을 두었지만, 요즘은 배우들의 심리묘사에 집중하는 편이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스타의 연인'이 그런 점에서 내 욕구를 잘 충족시키는 듯하다.) 예전에는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의 표정 변화가 새롭게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스웨덴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전세계의 내 또래 젊은이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지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람을 보는 눈이 조금 더 넓어졌다고나 할까. 11월 말에 있었던 대안언어축제 & P-CAMP에서 현업 개발자·중간관리자 분들과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면서 막연하게 '일보다 사람'이라고 알고만 있던 것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어떻게 보여지는지 알 수 있었던 것도 이에 한몫했다.

원래는 구글에서 인턴을 하려고 했지만 아쉽게 기회가 닿지 않아 집에서 푹 쉬게 된 가을엔 또다른 수확이 있었다. 5년 넘게 과학고·카이스트의 기숙사 생활에 해외 교환학생까지 하느라 오랜 시간 함께하지 못했던 가족들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었던 것. 중학생 시절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부모님의 세계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았으며, 종교적인 문제부터 여자친구 문제와 금전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더욱 성숙된 이야기들을 함께 다루면서 동반자적 관계를 더욱 발전시켰다. 물리적으로 가까이 지내면서 그동안 가져보지 못했던 감정들을 다시 꽃피울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이 이 사회의 조류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가, 또 나는 우리 가족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가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생애 설계를 가족과 함께할 수 있음도 확인했다.

나 자신에 대한 재확인

스웨덴 교환학생 생활은 그동안 거의 제대로 써볼 기회가 없었던 내 영어 실력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영어만 통하는 곳이면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는 있겠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내가 고급 영어를 구사한다거나 한국어 말하듯 영어가 술술술 흘러나오는 건 아니지만, 외국인과 대화를 시작하는 데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고 영어로 된 긴 텍스트(소설 같은)를 읽는 것에 대한 부담도 많이 줄었다. 이를 통해 내가 그동안 영어를 적어도 '헛공부'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하나 중요한 줄기는 텍스트큐브 프로젝트다. 올해의 키워드로 많이 뽑히는 변화, Change, Transition, 이들이 아주 잘 들어맞는 상황이다. 변방의 자그마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였던 텍스트큐브가 3년째에 접어들면서 구글의 태터앤컴퍼니 인수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어쨌든 3년 동안 한 우물만 팠더니 그래도 뭔가 건질 만한 건 나오더라'하는, 내 관심에 대한 대가를 확인하고 있다. 아직 학부 졸업도 하지 않은 학생 신분이기에 더욱 크게 다가왔는지 모르겠지만, 제주대학교 강의라든지 구글맵 파트너데이 발표 등 굵직한 일에 직접 참여하면서, 이런 일들을 통해 여러 경로로 내 능력을 사기 위한 제안도 받아보고 하면서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어느 정도 얻었다.

게다가 출판사를 통해 직접 책을 쓰기로 하고 출판 계약을 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도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경기 불황의 여파로 이 책이 얼마나 팔릴지에 대한 고민 때문에 출판사하고 책의 출판 형태나 구성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 중이라서 쉽사리 책이 나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가 가진 또 하나의 다른 가능성을 열어보고 인정받은 셈이니까.

한편 이에 따라 새로운 과제로 남은 것은 정말로 내 전문성을 객관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지, 또 앞으로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서 절제와 겸손의 미덕을 갖추는 것들이겠다. 또한 내가 삶의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는—내 능력을 활용하여 사람들에게 가치를 주는 것—을 잘 실현하기 위해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것도.

그리고, 아직도 지적 사춘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막연한 공상과 사고실험을 넘어 좀더 현실적으로 휴학 기간을 활용해 다양한 책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것들이 있는데, 아직 정리할 단계는 아닌 것 같지만 내 삶을 지탱하기 위한 나름의 인식 체계는 조금씩이나마 그 틀을 잡아가는 것 같다.

2009년을 바라보며

광우병 촛불집회, 국회 파행 운영, 미국발 경제한파 등 사회적으로는 큰 변화를 겪고 그동안 쌓여온 부작용들이 한꺼번에 표출되고 있는 2008년이지만 다행히 나 개인의 삶은 더욱더 큰 희망을 품을 수 있게 해준 해였다. 앞으로 2009년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더욱더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없다. 당분간은 학업을 계속하겠지만 그 와중에 또 어떤 재미난 기회들이 나를 찾아올지 기대된다. 단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면 대한민국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하는 병역 의무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결국 입영통지서가 집으로 날아오고...ㅠㅠ)

노정석님이 WoC WDay에서 발표하신 것처럼 아직 인생의 굴곡을 별로 겪어보지 않은 탓에 지나치게 미래에 대한 희망만으로 가득차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아직 나는 20대의 시작에 서있고 이 축복받은 시간들을 기왕이면 희망차게 보내면 좋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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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2일 textcube.com을 서비스하던 TNC가 구글에 인수된 후 두번째로 맞는 웹2.0 서비스의 대기업 인수합병 소식이다. TNC도 그렇고 미투데이도 그렇고 추가적인 펀딩이나 지속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결국 인수합병을 통해 살아남는 방향으로 간 것 같다.

일단 돌아가는 모양새를 봤을 때 NHN이 첫눈처럼 서비스를 중단해버린다든지 하는 일은 당분간 일어날 것 같지 않으므로, 사용자 입장에서 보다 안정적인 미투데이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다. 첫눈의 경우는 NHN의 핵심역량인 검색서비스와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었고 사실상 인력 인수의 느낌이 짙었기 때문에 서비스를 살려두기 어려웠을 것이지만, 미투데이의 경우는 NHN에 네이버 회원들에게 잘만 접근시켜 준다면 모바일 SNS라는 점에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저번 구글맵 파트너데이 끝나고 돌아올 때 수만님과 흥석님이 분당까지 데려다주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고 그 전에도 수만님하고는 다른 오프모임 자리에서 만나뵈었던 적이 몇번 있었는데, 참 편안하게 정말 만들고 싶은 서비스를 만드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인력까지 그대로 흡수한다고 하니 두 분과 미투데이 팀이 NHN이라는 대기업 환경에서 어떤 면모를 보여주실지 기대된다.

개인적으로도 미투데이의 서비스는 정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수익이 나기 위한 회원수를 어떻게 뛰어넘는가가 관건이었다. 주변 친구들에게 미투데이를 소개시켜보기도 했는데 다들 '어, 이런 것도 있었네!'라면서 꽤 괜찮게 보지만, 워낙 포탈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가입하고 나서 '뭘 해야 될 지 모르겠다'라거나 '서비스는 괜찮은데 왜 홍보를 안 했지?'라는 반응이 나왔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서비스를 기획하는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결과가 어찌되었건 의도는 '사용자들에게 이러이러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서 님도 보고 뽕도 따고'인데 서비스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근본적으로 사용자들이 새로운 것을 써보고 모험하는 데에 대한 장벽이 있어서 쉽지 않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캐즘을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가, tipping point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인가가 이런 데서 나오는 이야기일 것이다.

미투데이가 앞으로 NHN이 가진 엄청난 수의 회원들에게 잘 노출된다면 그러한 캐즘을 뛰어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다만 몇몇 블로거 분들이 우려하시는 것처럼 미투데이의 고유한 '미친' 문화가 그러한 규모에서도 잘 유지될 수 있을지가 조금 걱정이다. 아쨌든 난 미투데이 계속 쓸 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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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개발했던 구글맵 플러그인을 바탕으로, 구글코리아 지도팀의 초청을 받아 구글맵 파트너데이에 참석했다. 이미 정규님을 통해 물밑 작업(?)이 좀 있었고, 해당 부분 개발을 내가 맡았기 때문에 발표자로 참석하게 되었다.

발표 내용은 대충 왜 구글맵을 파트너로 선택했는지(가장 먼저 구글맵을 이용해 위치정보 기능을 구현했는지), 텍스트큐브가 어떤 특징들이 있었기 때문에 구글맵 도입의 가치를 더할 수 있었는지, 지금까지 구현된 구글맵 플러그인 시연 및 향후 로드맵과 위치정보 서비스와 블로그 결합에 대한 의미를 짚어보는 정도로 구성했다. 아무래도 구글측에서 파트너 협업 사례라는 주제로 초청했으니, 지난 태터캠프 때 같은 소재로 발표한 것에서 구글맵 도입이 어떤 효과를 가져왔는가에 대한 이야기에 좀더 무게를 실어주었다.

행사장은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이었는데, 구글맵에서 이걸 검색하면 같은 블럭 안에 있는 다른 호텔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이 나오기 때문에 전날 서둘러 수정했다(...)는 비화도 들을 수 있었고, 때마침 다음에서도 새 지도서비스 오픈과 관련하여 간담회 형태로 그 호텔에서 행사를 했던지라 그쪽 행사를 보고 오신 분들도 있었다. (스팍스 출신인 권범준 선배님한테 물어보니 좀더 시간이 지나면 검색 결과가 더 좋아질 거라고 한다.)

커다란 볼룸에서 백여명 이상의 업계 관계자들이 있는 자리였는데, 막상 이런 데서 발표하려니 긴장이 되긴 되었다;; 개발자보다는 어느 정도 사업상 결정권이 있는 사람들 및 개발팀장급 이상 되는 사람들이 모인지라 geek한 분위기라기보다는 비즈니스 미팅 같은 느낌이 더 강했다. 어떻게 보면 TNF 활동을 통해 나를 업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발표자로서 긴장이 안 될 수는 없는 법. 게다가 나만 맥을 썼기 때문에 미리 가서 노트북 세팅하느라 좀 삽질도 하고 그래서인지 혹시나 잘못될까봐 더욱 긴장되었다;

다행히 발표 중 별다른 사고 없이 매끄럽게 진행되었고, 나 자신은 무척 떨렸지만 다른 분들 얘기 들어보니 원래 자기가 떨어도 실제 목소리에선 그런 티가 별로 안 나기 때문에 괜찮았다고 한다. (정말일까? -_- 사실 발표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하려고 했던 얘기는 적어도 다 했다는 것.) 발표 후에 이런저런 분들이 찾아와서 명함 교환을 했는데, 아직도 오픈소스 커뮤니티라는 인식보다는 TNF를 회사인 줄 아는 분들이 많았다.;; (난 아직 졸업도 안 한 학부생인데...ㅋㅋ)

어쨌든 그런 큰 행사에서 직접 발표를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다음부터는 이런 규모의 청중을 두고 발표할 때 좀더 안 떨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경영 쪽 관계자분들이 많아서 좀 지루했을 수도 있지만 사실 나는 내 발표 뒤에 이어진 API 설명 세션이 가장 재미있었다. 반은 아는 내용이었지만 Flash에서 동작하는 API나 Static Map API는 응용할 꺼리가 많을 것 같았다. (현재 텍스트큐브의 구글맵 플러그인을 이용해 포스트에 지도를 삽입하면 RSS 리더에서는 API Key 인증 문제로 볼 수 없는데 이것을 해결할 때 사용할 수 있을 듯.)

한 가지 느낀 점은, 마케팅 담당하는 분들이 정말 괜히 마케팅하는 게 아니구나 싶다는 것. 곳곳에서 업계에 쌓은 인맥을 과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나같으면 과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일일이 기억하고 있을 수 있을지;;; 아무튼 그런 사람들도 참 대단한 것 같다. 나중에 혹시나 회사 차릴 일 있으면 발이 넓은 사람을 잘 찾아 심어두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구글이 했던 모든 프레젠테이션에서 구글의 회사 비전인 '가능한 모든 정보를 사람들이 쉽게 찾아 이용할 수 있게 만든다'라는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만큼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 이런 비전을 잘 공유하고 있고, 또한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구글이 그 회사 직원들도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고 겉으로도 사람들에게 상당히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러한 비전을 계속 반복해서 알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 그럼 앞으로 구글맵을 가지고 또 뭘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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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태터캠프 후기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스킨 규격에 대한 내 생각을 한번 죽 정리해보고자 한다.

기존 스킨 규격의 특징

  • 각종 치환자와 블록 태그들의 집합체.
  • 드림위버나 나모 같은 위지윅 에디터에서 바로 편집할 수 있다. HTML을 가장 높은 자유도로 편집 가능.

TTSKIN 2.0 (draft)의 특징

  • 치환자 및 블록 태그 최소화, HTML의 자유도를 거의 없앰.
  • CSS Selector만 맞추면 디자인과 마크업을 분리할 수 있다. (웹표준 기반의 개발방법론에서 스킨 규격은 publisher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 각 서비스가 큼지막한 치환 영역을 '알아서' 렌더링한다. 스킨이 같아도 각 서비스가 원하는 기능을 맘대로 집어넣을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기존 스킨의 문제점

  • 여러 서비스에서 같은 규격을 사용하다보니, 각자가 원하는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선 치환자를 추가해야 하는데 어떤 형식으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의가 없기 때문에 통일성이 없다. (고로 스킨을 다 따로 만들어야 한다)
  • 치환자 및 블록 태그의 종류가 너무 많고, 어떤 것은 html 태그 덩어리를 생성하고 어떤 것은 단순한 문자열이나 숫자만 생성하고, 또 어떤 것은 특정 html 태그 안의 속성을 생성하기도 하는 등 사용법이 다 달라 이미 있는 스킨을 고치기는 비교적 쉬워도 새로 만들기는 어렵다.

TTSKIN 2.0의 문제점

  • 디자이너가 편집 결과물을 직접 보면서 작업하기 힘들다.
  • 순수한 웹표준 기반 개발방법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게 뭥미?' 상태.
  • HTML에 대한 지나친 제약?

개발자(스킨 규격을 해석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들)가 원하는 것

  • 해석 속도가 빠르게 나오도록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 php 코드 등이 실행될 여지를 없애서 보안성을 높여야 한다.
  • 여러 서비스에서 서로 다른 기능을 구현하더라도 하나의 스펙으로 추상화하여 다같이 통용될 수 있다면 멋질 것이다. (새로운 기능 추가에 대한 확장성이 뛰어나야 한다)

디자이너(스킨 규격을 이용해 스킨을 만드는 사람들)가 원하는 것

  • 일단 무조건 만들기 쉬운 게 짱.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 만들면서 레퍼런스를 복잡하게 뒤질 필요가 없으면 좋겠다. (외울 것이 적어야 한다)
  • 실제 스킨이 적용된 결과를 바로바로 보면서 작업할 수 있어야 한다.
  • HTML과 CSS를 최대한 맘대로 건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

  • 기존에 있는 스킨 가지고 내가 원하는 그 무엇(위젯이 될 수도 있고, 라이선스 표시 같은 것이 될 수도 있고)을 쉽게 넣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비록 개발자나 디자이너 수준은 아니더라도 좀 쉽게 내맘대로 조작하면 좋겠다.
  • 하나의 스킨 가지고 여러 곳에 복사해서 써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Trade-off가 일어나는 부분

  • HTML에 대한 자유도 vs. 서비스 독립성
  • 뛰어난 확장성을 가진 규격 vs. 디자이너들의 이해도

몇 가지 대안들

  • Django Template처럼 간단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템플릿 엔진을 도입한다.
    • 기존에 있는 것을 쓰기엔 무거워 보이고, 직접 구현하기에도 만만하지 않음.
    • 확장성도 뛰어나고 HTML 자유도도 높지만 역시 디자이너들의 이해도 문제가 걸림.
  • 기존 스킨 규격에서 치환자들만 다시 정리한다.
    • 어쩌면 여러 면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
    • 확장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관건.
  • 그냥 다 포기하고 각 서비스 알아서 독자 규격 사용하도록 놔둔다.
    • Project Tattertools의 의미 퇴색이 문제.

매우 괴상한 규격을 만들긴 했지만 나름대로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다. 좋은 의견 있으면 꼭 댓글이나 트랙백으로 달아주었으면 좋겠고, 차기 스킨 규격 제작에 꼭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사실 이런 걸 두고 정말 '공학적인 문제' 또는 '정답 없는 문제'라고 말할 수 있겠지. ㅠ_ㅠ 이런 문제를 학교 수업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데, 과연 교수님들한테 이런 상황을 설명하면 어떤 대답을 하실지 궁금하다. ('그냥 너가 알아서 해' 이런 거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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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제6회 태터캠프가 있었다. 지난 7월 초에 있었던 5회 태터캠프 이후 TNC가 구글로 인수되기도 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주제 또한 Transition이었다. 우리 형이 홍익대 건축대학원에 합격했기 때문인지 왠지 더 친근한 홍문관 건물에서 행사가 열렸는데 행사장 자체는 상당히 자유분방하고 아늑한 분위기였다. (다만 태터캠프에서 그런 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점이 조금 아쉽다.) 나는 그동안 만들어온 구글맵 플러그인을 소개하고, 이것이 텍스트큐브, 더 나아가 블로그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앞으로 이것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이 있을지 간단하게 소개하는 발표를 맡았다.

질문 시간에 나왔던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황당한 것을 뽑으라면, 지역 로그에 '안드로메다'를 사용한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라는 것이었다. 항상 개발자들이 예상한 use-case를 벗어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ㅋㅋㅋ 결국은 카테고리나 태그를 활용하세요..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발표들은 태터캠프 후기용 포스팅에 걸린 트랙백들을 참고하면 되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발표는 티스토리의 PRO.T.OS 프로젝트와 겐도님의 발표였다. (사실 다른 부분들은 대충 다 알고 or 예상하고 있던 내용들이라서...) 티스토리팀에서 남는 20% 시간을 활용해 만들었다는 티스토리의 콘솔 인터페이스 버전은 사실 이미 옛날에 TNF 내부에서 아이디어가 나온 적이 있었던 것이나 역시 여가시간에 참여하는 오픈소스 특성상 이미 있는 요구사항 구현하기도 벅차서 안드로메다로 사라진 뭐 그런 것이라 더욱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나는 오랜만에 노정석님과 김창원님, 겐도님 등 나름(?) 정들었던 TNC 구성원분들을 다시 뵐 수 있어서 좋았다. 바쁘고 어수선한 시기도 있었겠지만 일단 지금은 구글에 잘 적응하신 것 같아 보였다. 겐도님은 여전히 각종 기술적인 이야기들을 쏟아놓으셨다. 하지만 역시 영어 커뮤니케이션은 조금 부담되시는 면도 있는 듯.

특히 반가웠던 것은 그동안 사실상 혼자(초기에 그라피티에님의 도움을 좀 받았던 것을 제외하고) 작업하고 있는 TTSKIN 2.0 표준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는 점과 앞으로 지역로그나 지역태그 관련해서 티스토리 측과도 서로 데이터 형식 호환이 되게 하자는 데에 동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실제 기술적인 부분은 앞으로 좀더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말이다.

일단 가장 시급하면서 사실 가장 해결하기 힘든 문제가 표준화이다. 태터캠프 발표에서도 나왔듯 이미 티스토리와 텍스트큐브닷컴 모두 스킨 스펙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고, 서로 목표하는 서비스 지향점이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르기 때문에 모두를 충족시키는 규격을 만들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사실 내가 작업한 draft는 일단 엔지니어 입장에서 봤을 때 HTML을 마크업 언어로 사용하여 디자인을 정의할 때 어떻게 하면 가장 잘 추상화할 수 있는지 극단적으로 실험해본 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제도 얘기가 나왔지만 역시 깔끔한 추상화를 할수록 초보자나 일반 사용자들, 혹은 디자이너들이 접근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 지정된 CSS Selector만 맞추면 되고 사실 대부분 optional하기 때문에 스킨 스펙 구현은 상당히 간단한데(아마 성능도 지금보다 많이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이너들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HTML 없이 CSS Selector만으로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문제 때문에 초기 논의 단계부터 실은 각 서비스별로 블록치환자들을 치환한 후의 HTML 결과물을 생성해주는 간단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생각도 가지고 있었지만 역시 스펙 차원에서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면 더 좋을 것이다.

그나마 사용자 친화적(?)인 스킨 스펙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티스토리 관계자 말씀에도 불구하고 이런 불만(?)들이 나오고 있으니 차기 스킨 규격 입안자로서 정말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다. ㅠ_ㅠ; 예전에 위지윅 에디터에 대한 고민을 할 때도 궁금했지만, 사용자 친화성과 아름다운 추상화는 꼭 대립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이 외에도 골치아픈 문제들이 더 있는데, TTXML 스펙이야 어떻게든 맞춘다쳐도, 위지윅 에디터에서 오브젝트 등을 삽입하고 그에 대한 부가 속성들을 관리하기 위해 사용되는 TTML도 어떻게 표준화할 것인지 큰 고민이다. 구글 텍스트큐브닷컴에서는 내부적으로 XML 형태의 치환자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현재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object 태그를 활용하든지, div 태그를 이용해서 컨텐츠 영역과 fallback 영역을 분리해놓고 RSS로 보거나 일반 글보기 상태로 보거나 하는 view 맥락에 따라 적절하게 핸들러를 골라서 보여주는(그리고 그 핸들러는 플러그인으로도 정의될 수 있는) 방법인데 역시 문제는 표준화일 것이다.

스펙 자체가 표준화되었다 하더라도, 예를 들어 구글맵 플러그인과 다음맵 플러그인이 있다고 할 때 구글맵 플러그인으로 작성했던 포스트를 다음맵 플러그인만 사용하는 환경으로 옮겼을 때 똑같은 내용을 표현하는 지도를 단지 핸들러가 다르다고 해서 완전히 다르게 취급해야 할 것인지까지 고려하기 시작하면 더욱 골치아파진다. (글 자체의 속성으로 들어가는 지역 태그나 위경도 좌표 등은 호환시키가 어렵지 않겠지만 말이다.)

단순히 웹표준을 지키려고 하는 입장에서야 표준을 지키지 않는 웹브라우저를 비난하면 그만(?)이었지만 직접 표준을 만드는 입장이 되어보니 또다른 어려움들이 생긴다. 잘만 되면 대박이지만 잘 안 되면 흐지부지되고 그냥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릴 수도 있는 게 바로 표준이라서 참 많은 고민이 된다.
(어째 시작은 태터캠프였는데 끝은 표준화 얘기가 되어버렸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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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그저께 고등학교 동기 친구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대안언어축제 및 P-CAMP를 2박3일 동안 마치고 돌아와 성당 다녀온 다음 저녁 먹으려던 찰나에 연락받았다. 가족·친척 빼고 태어나서 처음 가는 조문이었다. (사실 아주 어렸을 때 할머니 돌아가신 거 말고는 장례에 가본 적이 없다.) 대안언어축제 마지막날 거의 밤새고 그 전날도 잠을 설치고 그랬던 터라 매우 피곤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안 가볼 수는 없었고, 또한 경기과학고 21기 아이들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하니 얼굴도 볼 겸 가게 되었다.

빈소에 조문하러 가면 나는 전체적으로 아주 엄숙한 분위기일 거라 생각했지만 일단 영정에 절하고 상주와 맞절하는 순서를 마치면 방문한 사람들끼리 앉아 음식 대접을 받으며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그런 거였다. 누구 말로는 초상으로 인한 허함을 달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먹고 마시고 떠듬으로써 그 빈 공간을 채우고자 하는 일종의 문화라고 하였다.

언젠가 나도 나이먹고 친구들의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초상집에 조문하러 다니겠지 하는 생각은 막연히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레,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다. 듣기로는 며칠 전에 쓰러지셨다가 그날 새벽에 돌아가신 거라고 한다. 대안언어축제를 통해 현업에 계시는 분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와 회포를 풀며 삶에 대한 에너지를 얻었지만 또 이렇게 죽음과 남은 자들의 공허함을 대면해야만 했다. 사실 우리는 삶의 모습만을 보지만 언제나 그 이면에는 죽음들도 함께하고 있는 법이다. 우리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 또한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세포들이 태어나고 죽으면서 우리 몸을 유지해주기 때문이리라.

어쩌다보니 이날 조문은 졸업 후 경기과학고 21기의 가장 큰 모임이 되어버렸다. 해외에 나간 친구들과 서너명 정도 연락이 제대로 안 된 녀석들 및 일정 때문에 다음날 방문하기로 한 친구 두세명 빼고 나머지는 거의 다 온 것 같다. 학기 중 일요일이라 카이스트 다니는 아이들은 기차타고 내려가다가, 혹은 도착해서 연락받고 도로 올라오기도 했다. 대부분 학사과정의 끝에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쩌면 이 모임이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 마지막으로 만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석사 진학한다는 친구도 있고, 의대나 한의대에 진학해서 본과 생활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있고--해부 실습할 때 쓰는 포르말린 용액 때문에 그 독성으로 얼굴에 여드름이 도진 친구도 있었다--아직은 대부분 학생이지만 앞으로 5년, 10년 지나면 어떤 모습들로 변해있을까. 한의대 간 한 친구는 자기가 공짜로 침 놔줄 테니 허리 아프면 찾아오라는 소리도 했다.

나는 지난 학기에 교환학생을 다녀왔고 이번 학기 휴학 중이었기 때문에 다들 소식이 궁금한 모양이었다. 이런저런 프로젝트들도 하고 있고, 책 쓰는 일도 하고 있다고 하니 몇몇은 흥미있어하는 눈치였다. 대부분 학업을 하며 앞으로 계속 달려나가고 있지만 나는 한 템포 늦추면서 대신 다른 경험을 쌓는 중인 셈. 고등학교 때만 해도 경시 입상하는 것 외에는 주변의 것을 별로 보지 못했던 친구들은 대학생활을 하고 나니 '그 외의 다른 것들'에 대해 느끼는 점들이 있는 것 같았다. 침 놔준다던 친구는 오히려 날 부러워하기도 했다.

남들이 선망하는 의대, 한의대에 진학한 친구들이었지만 자기가 진정 원하는 일을 찾아 하는 친구들을 보고 내심 부러워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물론 자기가 원해서 간 친구들이야 그렇지 않겠지만. 사실 나도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일인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지만, 그래도 일단 하면 즐겁고 성취감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한편으로는 어떻게든 학부 전공은 마무리했지만 앞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직도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는 것. 사실 과학고 정도 되는 학생들에겐 공부를 잘 하는 것보다 삶의 진로 선택이 더욱 중요한 것 아닐까 싶다. 방향만 정해진다면 그걸 향해 달려나가는 것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친구들이니까. 하지만 동시에 잘못 방향을 잡는다면 더욱 큰 상처를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친구들을 다시 몇 년 후에 보게 되면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고등학교 졸업 후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경험했는지 생각해보면 앞으로는 또 어떤 흥미진진한 일들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언제까지나 순수한 고등학생처럼 남아있을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