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RSS를 둘러보다가 재미있는 책을 발견했다. (원래 이벤트 같은 거 당첨운이 없어서 잘 안 하는데 한번 해본다.)
Dreaming in Code
제목만 봐도 끌리지 않는가? 끌린다면 필시 개발자일 것이다. ㅋㅋ
학부 3학년 때 소프트웨어공학개론 수업을 들었다가 완전히 데여서 그 학기 다른 과목 학점 다 말아먹으면서까지 하루 10시간 조모임의 결과물로 나온 300페이지가 넘는 UML 다이어그램 종류별로 다 그렸던 엄청난 보고서 대신 시험 문제 한두 개 차이로 학점이 결정나버리는 뼈아픈 경험을 하고, 나름 성공적이라는 텍스트큐브 프로젝트에 직접 개발자로 참여하면서 여러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여러 원인으로 인해 해결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더 나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일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책 소개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실력이 뛰어난 개발자만 있다고 '좋은' 소프트웨어가 나오지는 않는다. 사실 텍스트큐브도 이를 개발하는 니들웍스 멤버분들의 실력이나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나 오픈소스이기에 겪는 한계점이 있다.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 온라인만으로 의사소통하면서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낸다는 건 절대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나마 비교적 사용자 친화적이라고 볼 수 있는 대표적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Ubuntu나 Firefox는 재단이나 회사 형태로 풀타임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을 고용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 같다. 제로보드XE도 최근의 공지글을 보면 NHN 오픈UI 기술팀의 협조로 UI와 디자인 개선이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텍스트큐브의 경우 이러한 사용자 관점의 기획이나 전문 UI 디자인 인력이 전무하다.
뭐, 내가 그런 필요 분야들을 공부해서 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사용자들이, 세상이 짬짬이 공부해서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줄지는 별도의 문제다. 과연 이런 과정들을 어떻게 겪었고, 어떻게 극복했고 또 어떻게 실패했는지 다른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어보고 싶다.
소프트웨어공학에서 오픈소스 개발방법론들을 한창 연구했었다고 들었는데, 오히려 오픈소스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학생 입장에서 그런 방면으로 읽어볼 만한 자료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소프트웨어공학개론 수업 덕분에 매우 안 좋은 추억이 남아있지만 그래도 팀단위 프로젝트가 살아남는 길은 발전적인 소프트웨어공학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 책에서 그런 내용도 소개될지 궁금하다.
ps. 언젠가 텍스트큐브로도 이런 책을 낼 수 있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