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형 네이버? 4
Daybreakin Things
요즘 들어서 점점 더 많이 느끼고 있는 것이지만, 사람들 사이의 다툼이라는 것이 실은 언어가 가진 불완전성과, 논리적 이해와 설득을 가려버리는 감정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사실 의도는 그게 아니었으나 순간 잘못 사용된 단어 하나 때문에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고, 감정이 이성을 덮어버리기 시작하면 아무리 옳은 논리의 말로 설명을 해도 먹히지 않게 된다. (심지어 듣는 사람이 그것이 옳다는 걸 알고 있어도 말이다)
어느 가정에서나 있는 일이겠지만, 우리 부모님도 가끔 사소한 것으로 크게 싸우시는 경우가 있다. 예전엔 막 끼어들어서 말려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형과 내가 대학생, 곧 어느 정도 성인이라고 인정 받을 만한 나이가 되면서 새로운 유형의 갈등이 생겨났다. 실은 부모님을 위해서 하는 소리이나, 그러한 의도를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에 있어 감정을 쉽게 건드리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아예 그러한 종류의 말을 할 생각을 못했지만, 나름대로 컸다고 그런 소리를 하게 되는데, 이것이 듣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거북하게, 건방지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논리적인 설명을 하면서 감정을 건드리지 않도록 예절을 지키는 것의 균형을 찾기란 쉽지 않다.
물론 어느 한 쪽이 더 잘나고 논리적이라고 해도, 사람의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이상, 텔레파시를 쓸 수 있다면 모를까, 상대방이 어떤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온전히 똑같이 받아들인 상태로 말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서로 옳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나, 감정의 불화가 싹트는 지점이 바로 여기서부터인 것이다. 가끔 말다툼 중에 그 시작의 본질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지만 이미 엎질러진 감정을 그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이때 나타나는 반응들은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서도 다르고 개개인의 차이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결국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사람은 살면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하지만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래서 부모님에게 자꾸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 생각했던 모습은 이게 아니었는데, 그분들도 사람이고 불완전하기에 항상 이치에 합당한 행동만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서야 천천히 깨닫는 중이다. 한편으로는 가정을 통해서 인간 관계를 단련하고 사회성을 키워나간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가족들이 다 열혈 기질이 있어서 한 번 싸우면 크게 싸우긴 하지만, 그래도 내 개인적으로 우리집은 정말로 행복한 집이라고 생각한다. 취미 생활을 공유할 수 있고, 고차원적인 이야기를 서로 통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각자가 행복한 가정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외로,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거나 잘 살펴보면 이런 집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분명히, 크고 작은 다툼은 나를 비롯한 가족 구성원 모두의 삶이 끝날 때까지 가정에서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든 계속 반복될 것이다. 내가 이담에 결혼 생활을 할 때 아내나 자식과 똑같이 싸우지 말란 법이 어딨는가 말이다. 하지만 가정의 틀 안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미리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사회 생활을 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이다. 오래 전부터 대표적인 사회 문제로 지적되어 온 가정 붕괴가 이런 점에서 사회에 끼치는 손해는 막심할 것이다.
어쨌든 완전한 인간 관계라는 것에 다가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쁨과 슬픔과 아픔을 겪어야 할 것이다.
중간고사를 끝내고 몇몇 레포트들을 남겨둔 채 잠시 휴지기를 가지고 있다. 그 사이에도 태터&프렌즈 포럼은 아주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다. 이젠 사람들이 쏟아내는 각종 버그 보고와 php 코드 조각들을 다 쫓아가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노정석 님께서도 포럼 한 달 운영 후에 말씀하셨듯 이렇게 역동적으로 돌아가는 포럼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단순히 글이 많이 올라와서 그런 게 아니라,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열정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포럼에서 한 글을 보았다. 웹표준을 더 엄격하게 지켜주었으면 좋겠다는 한 유저의 글을 보고 노정석 님이 포럼 의견을 묻고자 올린 글이었다. 거기에 많은 답글들이 달려있었는데, 웹표준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을 엿볼 수 있었다.
그 중에 가장 와닿았던 건 "이상이 구현되어 현실을 발전시키지만 현실은 그 자체로 생명이 있습니다"라는 inureyes 님의 말이었다. 작년에 회사 병특 다녀오신 한 선배랑 웹표준에 대해 논쟁해보기도 했었고, 나도 처음에는 철저한 이상주의자였다. html에 대해서 거의 아무것도 모르다가 토끼군을 통해 갑자기 접하게 되면서 확 빠져들었던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겪어보고 나니 이제는 그렇지 않다. 실제 웹페이지 제작도 여러 번 해보고,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접하고, 또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생각을 해보고 나니, 현실은 현실대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물론 가능한 선에서 이상도 추구할 수 있어야 현실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을 부정할 만큼 지나쳐서는 안 된다. 그동안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이 저 말 한 마디로 싹 정리되는 기분이다. (그 정도의 말이 나오려면 역시 상당한 내공이 있어야..; -.-)
지지부진한 W3C의 CSS3 표준 제정 작업과는 달리 현실은 너무나 빠르고 역동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잠시 머리를 식히고 그 역동성을 바라보는 것 자체로도 즐거운 일이다. 제각기 옳은 근거를 가지고 나타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생각들과 그것을 정리해주고 체계화시키는 사람들, 그 위에 서서 통찰력을 가지고 바라보는 사람들, 이도 저도 아무것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사람들... 꼭 '웹'에서만이 아니라, 이 세상 돌아가는 것도 가끔은 그 변화무쌍함 속에서 벗어나 그 자체를 즐겨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요즘 들어 블로그를 방치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워낙 바쁘기 때문이다. (학교가 2학년 학생들을 마구마구 굴리고 있다고나 할까. 물론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어려운 과목들이 계속 등장하지만 말이다)
오늘(시간 상으론 어제) 본 시험은 이산구조였다. 거의 모든 문제가 숙제에서 나왔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그래도 숙제를 다 외운 것도 아니고, 숙제라고 문제가 쉬운 건 아님) 다만 매우 당연해보이면서도 실제 수학적으로 쓰려면 난감한 증명 문제가 하나 나와서, 말로 열심히 풀어서 써놨는데 얼마나 점수를 받을지 모르겠다. (숙제 문제에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구글링해서 solution을 찾아봤는데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는 모든 가능한 경우를 더하는 것'을 수식으로 표현하기가 애매한 것 같았다. 뭐 대충 조건만 붙어서 쓰긴 했으나 뭔가 엄밀해 보이지를 않는다.)
어쨌든 첫 시험인 이산구조가 비교적 기분좋게 출발해서 좋다. 월요일에 보는 Programming Language 과목은 책 열심히 읽고 개념 정리를 잘 하면 될 것 같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족보를 봐도 그렇고 선배들 말을 들어봐도 그렇고 개념 설명 문제만 10개 이상은 나오는 것 같다. 그거 보고 나면 서양문화사 시험이 있는데, 수업 시간에 열심히 필기해둔 것과 syllabus에 있던 참고도서(교보문고에 주문해서 오늘 도착)를 쓱 보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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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태터&프렌즈(TNF)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토끼군한테 들어서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trac이라는 시스템을 써보니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마침 SPARCS에서도 동아리 서버 관리 등을 위해서 wheel 그룹에서 사용할 isuue-tracking tool을 찾고 있던 터라 더욱 관심을 가지고 써보고 있다. (trac의 wiki 문법 기능은 마음에 들지만, 하나의 프로그램만을 위한 툴이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이 아닌 일반적인 서버 관리를 위해서는 어떻게 써야 할지가 조금 애매하다.)
동아리 프로젝트를 하면서 여러 사람이 같이 subversion을 이용해 개발해보았지만, 이렇게 큰 규모로 ticket-tracking까지 해보기는 처음이다. 태터툴즈 개발 활동이 앞으로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에 참여하거나 직접 시작하는 데 많은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태터툴즈 자체가 GPL로 공개됨으로써 생기는 사회적 이익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오픈소스 개발 방법론을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익히게 된다는 것 또한 중요하다) 나는 시험 끝나면 XHTML 표준 준수 개선, 키워드 기능 및 글별 공개 여부 설정, 위지윅 에디터의 텍스트 모드 개선, 스킨 치환자 및 본문 치환자의 parsing 구조 개선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물론 혼자 다 하는 건 아니고 여러 사람들이 같이 참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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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는 정말 이상하다. 예전에는 이맘때쯤이면 살짝 건조함이 유지되면서 따스한 느낌의 날씨가 유지되었는데, 비바람이 치고 기온도 뚝 떨어지기도 하고.. 이번 봄 날씨는 특히나 굉장히 변덕스럽다. 점점 지구의 기후가 이상해지는 걸까? 영화 '투모로우'에 나왔던 것 같은 일이 점차적으로 벌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해마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하는 날씨가 늘어만 가는 것 같다.
열심히 shell도 짜고, 태터툴즈 개발자 사이트에서 놀기도 하면서 평온한 오후를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서버의 shell 접속, svn 접속, 웹서버, irc 프록시 등이 한꺼번에 연결이 다 끊어졌다. 그래서 일단 동아리 방에 전화해서 선배한테 서버를 재부팅해달라고 부탁했고, 재부팅이 되자 잠시 동안은 정상인 듯했다. 그러나 잠시 후 다시 먹통.
결국 안되겠다 싶어서 동방에 갔는데, 재부팅 시켜놓고 잠시 있으면 다시 먹통이 되는 것이다. 해킹이 아닐까 해서 온갖 삽질들(아파치 로그 살펴보기, 정보통신팀에 전화해서 blocking 확인하기 등부터 시작해서 netstat, who, ps, top 등등)을 해봤는데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었다. (며칠 전에 내 서버에 있던 한 친구 계정의 soojung 블로그로 스팸이 무지막지하게 날아들면서 서버가 과부하가 걸렸던 적이 있는지라 특히 해킹 등이 의심될 수밖에 없었다)
Python으로 script를 짜서 터미널에 계속 문자를 출력하게 해도 리부팅 후 2분 정도가 지나면 그대로 먹통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회사일로 바쁘실 용수 형에게 물어봤더니 nmap으로 포트 스캔 해보라고 하셨다. 결과는... 엥? 웬 윈도우용 머신에서 돌아가는 포트들만 잔뜩 열려 있는 것이다. (netbios, upnp 등등) ssh, http와 같이 리눅스 서버에서 열려있을 만한 포트는 하나도 없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윈도우용 머신이랑 ip 충돌이 난 것 같았다. (이때가 삽질 3시간 째. orz) 그래서 포탈과 아라BBS 등에 글을 올리고 기다리니 오후 8시가 좀 넘어서야 겨우 복구되었다.
내 서버에서는 현재 3명이 System Programming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데다, 오픈소스 프로젝트 5개의 SVN저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특히 중요한 건 토끼군과 내가 내 서버를 통해 IRC Proxy를 통한 접속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서버가 멈추는 건 상당히 위험한 일이 될수밖에 없다.
어쨌든 이제서야 삽질이 끝났다. 왜 꼭 평온한 하루를 보내려고 하면 일이 하나씩 터지는지 모르겠다. -_-
드디어 태터툴즈의 GPL 소스 코드가 공개되었습니다. http://dev.tattertools.com에 가보시면 유명한 오픈소스 프로젝트 관리툴인 trac을 이용해 위키와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고, SVN 저장소 사용법이 나와 있습니다.
이제 저는 노정석님께서 직접 부탁해주신 '포스트 별 키워드 공개 여부 기능'과 HTML 직접 편집할 때 나타나는 에디터의 버그 등을 수정해야 되겠군요. 문제는 당장 오늘 12시까지 due인 디자인문화와기술 발표 숙제와, 내일 12시까지 due인 이산구조 숙제가...orz 이 기쁜 순간(?)을 앞에 두고 숙제를 하고 있어야 한다니 아쉽습니다. -_-;
어쨌든 앞으로 태터툴즈의 무궁한 발전을 바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요즘 올블로그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불만(?) 사항. 하늘이 님, 제가 읽은 글 목록과 댓글 남긴 글 목록 확인은 언제쯤 되는 거에요? ㅠㅠ (이 글을 보시길 바라며..-_-)
올블로그v2가 오픈되었을 때 가장 반갑게 생각했던 기능이 그 두 가지였는데, 정작 그 기능들은 아직 구현되지 않은 듯합니다. (내부적으로 서버에 저장하는 것 같기는 한데 my올블로그 같은 곳에서 볼 수가 없는 것이죠.) 하여간 그쪽도 빨리 오픈되었으면 좋겠습니다.
Macs do windows, too.
우리는 그동안 애플이 "인텔맥에 윈도우를 까는 걸 말리지는 않겠으나 설치를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온 것에 완전히 낚였다. 올블로그에서 본 글로 알게 되었는데, MaxOSX 10.4.6 최신 업데이트에서 공개된 Apple BootCamp는 공식적으로 듀얼 부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Windows XP SP2 CD만 있으면 iSight 및 백라이트 키보드를 제외한 모든 하드웨어의 드라이버가 완벽하게 제공되는 상태로 윈도우즈를 깔 수 있으며, 나중에는 MaxOSX 내에서 윈도우즈를 반투명하게 띄울 수 있게 하는 것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Mac의 어플리케이션들을 써보고 싶었던 나로서도 다음에 구입할 데스크톱을 살 때 인텔맥으로 고르는 걸 망설일 필요가 전혀 없게 되는 것이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다음에 쓰게 될 데스크톱 구입 시에는 인텔맥을 사는 걸 심각하게 고려해봐야겠다.
얼마 전에 Naver Open API에 대한 글을 보긴 했었는데, 역시나 이런 게 나왔다. 푸하하;
속도도 상당히 빠르고, 구글과 거의 흡사한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다. (구글이 연한 하늘색을 주요 색상으로 쓴다면 여기는 연한 초록색을 쓴다. -_-) 이런 응용을 할 수 있는 API가 공개된 것은 정말 잘 된 일이지만, 블로그 검색을 보면 네이버 내부에 그 결과가 거의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볼 수 있고, 내가 네이버를 주로 이용하는 이유인 "TV 편성표", "단위 환산"과 같은 특수(?) 검색어에 대해 별도로 제공되는 정보들은 나타나지 않는다. (API이기 때문에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네이버의 Open API 공개 이후, 다음에서도 일련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윤석찬 님이 쓰셨듯, 앞으로 공개될 다른 Open API들도 기본 조건을 잘 고려해서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확장성과 범용성, 사용하기 쉬운 예제의 제공, 다양한 표준 프로토콜의 지원, 사후 커뮤니티 관리 등.. Daum의 경우는 윤석찬 님이 계시니 어떤 모습으로 공개될 지 궁금하다.
현재의 네이버 Open API는 2%가 아니라 30% 부족한 것 같다. 그래도 대형 포탈에서 스스로 트래픽을 감당하면서 그런 문을 열어주었다는 데에는 의미가 있다. 구글형 네이버 말고도, 앞으로 다양한 활용 예시가 등장했으면 좋겠다. (MetaBBS에도 넣어볼까나?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