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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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어제는 그래도 첫날이고 출석표도 제대로 안 나와 있는 등 혼선이 많아 대부분 수업을 일찍 끝내거나 오리엔테이션 정도였다. (다만 걱정되었던 건 기초생물학 교수님이 나이가 지긋하게 드신 명예교수였는데 수업이 매우 졸릴 것 같다는 점...)

또 어젠 사실 경곽 신입생 환영회를 하느라 저녁 때 수원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대전으로 내려오고, 특히 수원 갈 때 표를 급히 구하느라 무궁화호 입석으로 간 것이 가장 힘들었다. 22기 Slapdash의 공연을 보고 23기 얼굴들도 보고 그랬는데 올라오느라 고생한 것에 비해 기숙사 환영회가 짧은 게 좀 아쉬웠다. 11시 31분 기차를 타고 대전에 와서 기숙사에 도착하니 새벽 1시 반쯤 되었다. 낮에는 기숙사 문이 열려 있었는데 밤이 되니 학생증 IC 카드(학생증에 칩이 달려 있음)로만 들어갈 수 있었다. (다행히 그날 발급받았기 때문에 들어갈 수 있었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수업이 시작되었는데 첫 시간은 화학. 그런데 애써 자전거를 타고 강의실에 갔더니 '교수님의 학회 출장으로 휴강합니다' (....) 어제 신입생환영회로 안 그래도 피곤했는데 잘됐다 생각하고 기숙사로 가서 바로 잤다.. -_-;

두번째 시간은 미적분학이었다. 실수, 함수 등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들(중고등학교 때 배운)을 다룬 chapter 1은 후루룩 넘기고(영어 용어만 설명) chapter 2에서 극한의 엄밀한 정의(epsilon+delta)를 수업했다. 대형 계단식 강의실(여기가 그 문제의 그랜드 피아노가 있는 시청각실이다-_- 피아노가 있는 걸 봤는데 커버로 덮여 있었다)에서 거의 2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수업을 들었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일부 재수강(인지 그냥 다시 들으려는 건진 몰라도)하는 경곽 선배들도 보였고 그 큰 강의실이 거의 가득 차 있는 것, 교수님이 마이크를 들고 수업하시는 것 등 고등학교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오후엔 물리실험이 있었는데 조교만 수업에 참여하고 교수님은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포물선 운동에 관한 실험을 했는데 내용은 어려운 게 없었으나 정확하게 한답시고 11회 x 5번씩 측정한 게 시간부족의 원인이 되어 결국 마지막 실험은 다 끝내지 못했다. 이름순으로 두 명씩 조를 짜서 했는데 나는 전남과고에서 온 김율이라는 아이와 되었고 토끼군은 어떤 여자아이와 같이 조가 되었다. (그녀석 고2 화학실험 때 옆에 있던 사람 고생시키던 거 생각하면 그래도 잘 하더라 -_- 과연 내일 화학실험은 어떻게 될 지? ㅋㅋ)

인제 기숙사로 와서 인터넷을 하면서 쉬고 있는데 수강신청하러 들어가보니 시간표와 겹치지 않는지 알아보자 선형대수학개론은 들을 수 있었고, 인지과학 개론은 다음 학기로 미루게 되었다. 그 외에는 그다지 듣고 싶은 수업이 없었고 있다 하더라도 전공 과목들이라 시간이 맞질 않았다. (그리고 아직 그 과목들을 들어야 할지도 결정을 못 하겠다)

이따가 저녁 7시에는 MR(경곽때는 Mechatronics & Robotics의 약자 였는데 여기는 Micro-robot Research의 약자이다. 하는 일은 거의 비슷하다) 면접이 있으니 가 볼 것이고.. 그 전에 시청각실에서 피아노나 쳐 볼까나..-_-;;

ps. 정말로, 자전거 배워두길 잘 했다. 이 넓은 카이스트를 여기저기 돌아다닐 땐 자전거가 최상의 선택이다. 강의시간 8분 전에 기숙사에서 출발해도 안 늦는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