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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때 새내기 같은 반이었다가 실내악 앙상블을 들으며 피아노 4-hands 곡을 함께 연주하기도 했었던 진혁이 형과 함께 장영주(사라 장)의 바이올린 리사이틀 공연을 보고왔다. 제대로 된 클래식 공연은 꽤 오랜만에 보는 것이었다. 진혁이 형은 이런저런 일로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자로 서본 적도 있을 정도지만 난 오늘 처음 가보는 것이었다.;;
프로그램은 브람스의 단악장 소나타와 바이올린 소나타 3번 d단조(Op.108), 테오파니디스의 판타지,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였다. 피아니스트로는 줄리어드 음대 시절 술친구였다는 앤드루 본 오이엔이 함께 하였다. 위의 곡들 중 앞의 둘을 첫번째 세션에, 뒤의 둘을 두번째 세션에 배치하였다. 공연을 보고 난 후 진혁이 형과 나의 공통된 평가는 브람스를 너무 얌전하게 갔다는 것. 나는 뭔가 표현이 덜 된다는 느낌을 받았고, 형은 터져줘야 할 곳에서 안 터져주고 너무 예쁘게(?) 연주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대신 후반부의 프랑크 소나타는 익숙한 듯 풍부하게 연주하였다는 평이 나왔다.
두번째 세션에서 판타지 곡이 끝나고 박수를 쳐야 하는데 피아니스트와 장영주가 그냥 바로 시작해버리는 바람에 사람들이 다들 프랑크 소나타의 첫 악장 끝난 것이 판타지 곡의 끝이라고 헷갈렸는지 이때 박수가 터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나는 실내악 앙상블 들을 때 오케스트라 악장을 하던 경곽 18기 선배가 연습·연주하는 걸 한 학기 내내 들었던 덕분에 프랑크 소나타 3악장은 익숙했는데, 나중에 3악장 들어가고 나서야 '응? 언제부터 프랑크 소나타였지' 했을 정도였으니까...-_-;;;;
앵콜로 4곡 정도를 했는데, 여기에선 대중들에게 친숙한 클래식 곡들을 들려주었다. 사랑의 인사라든지, 비발디 사계 중 겨울 마지막 악장 같은 것들이었다. 이때는 화려한 테크닉을 보여주기보다는 친숙하고 음악 좀 배웠다면 한번쯤 연주도 해봤을 법한 곡을 대가들은 어떻게 해석하고 연주하는지를 보여주었다는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특히 현을 아주 천천히 움직이면서도 현을 끝까지 사용하면서 가늘고 일정한 음을 내는 기술이 놀라웠다. 역시 엄청난 연습의 결과겠지.
요즘 피아노도 별로 못 치고 있어서 실력이 줄까봐 걱정될 정도인데, 프로급은 아니어도 적어도 (클래식 덕후가 아닌--) 남이 듣기에 적당히 들을 만큼은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내 나름의 레퍼토리를 갖춰 연습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이제 슬슬 로보틱스 플젝과 시험공부를 시작해야겠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