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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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오늘 아침 KAIST 독서과제로 낼 독후감들을 손으로 원고지에 옮겨 적느라(꼭 자필로 써야 한다는... 참고로 오늘이 마감일인데 전체 4편은 다 써 놓고 3편까지밖에 옮기지 못했다.. OTL) 부산을 떨면서 노트북에 집 컴퓨터의 스피커를 연결해 놓고 음악을 들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생각난 게 있어 적어본다.

음악, 특히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일하는 것이 과연 실제로 음악이 일에 도움을 주기 때문일까? 단지 음악을 틀어놓고 '분위기 있게' 일한다는 것에 스스로 만족하는 것만은 아닌가?

이 질문은 다르게 표현하면, '정말 음악을 즐기는 것인가 아니면 멋있게 보이려고 음악을 듣는 것인가'로도 표현될 수 있다.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리라 생각되지만 역시 즐기며 듣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글을 읽는 그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제로 그럴 것이다.

나는 주로 뉴에이지 음악이나 클래식, Instrumental 쪽을 많이 듣는 편이다. (그렇지만 다른 장르-헤비메탈이나 락 계열 빼고-를 특별히 싫어하는 건 아니다. 장르에 관계없이 곡 느낌이 좋은 걸 듣는다) 실제로 즐겨 듣는 것인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것이다.

'내가 클래식이나 뉴에이지를 듣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건 일종의 고정관념이다. 소위 말하는 문화적 교양이 높은 사람은 클래식을 들어야 하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내가 어떤 음악을 듣는 건 남이 뭐라고 한다고 해서 바뀌거나 바뀌어야 할 것이 아니다. 웬지 그 질문이 떠오름으로써 스스로 내가 그런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재인식하는 듯한 기분이다.

내 또래의 대부분 아이들은 클래식을 즐겨 듣는 경우가 거의 없다. 오히려 나를 이상하게 보기도 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클래식 쪽으로 피아노를 쳐 와서인지 클래식에서도 나름대로의 감흥을 느낄 수 있는데 아이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나는 그런 아이들이 듣는 팝이나 가요 등에서 느껴지는 감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며, 곡에 따라서는 내가 좋아하는 것도 있다.

사실, 이 주제는 이렇게 논의할 필요가 없을 만큼 개인적인 것이고 각자 취향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뜬금없이 생각난 의문에 한번 끄적거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