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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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대학교에 들어오면서, 나는 점점 신입생 환영회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있다. 신입생 환영회가 "신입생 신고식" 정도의 개념이라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대학교 이상에서는, 어느 동아리이건, 어느 학교 동문이건 간에 보통 술자리(회식?)에서 신입생들을 자기소개시키고 약간의 장기자랑을 시킨다. 뭐, 이것 자체는 좋다. 가끔 너무 큰 소리로 할 것을 요구해 다른 손님들한테 약간의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말이다. (그렇지만 이 정도는 사람이 많을 경우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잘 안들리니까.)

그러나 나는 전반적으로 '와와' 거리는 분위기가 싫다. 꼭 요란하게, 술자리에서 취하도록 마셔야 할까? 그래도 요즘은 장기자랑할 때 노래도 못 부르고 아무것도 못 했을 때 술을 더 먹인다는 것만 제외하면 강제로 술을 먹이는 풍조는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적어도 내가 경험하기에는 말이다) 내가 맘에 안 들어 하는 건 사람들이 흥청망청하는 쪽으로 흘러가려고 하는 분위기다. 꼭 무엇에 한이 맺힌 사람들처럼 시끌벅적하게, 소리질러가며, 또한 장기자랑을 꼭 그렇게 요란하게 진행해야 하는가?

일부의 경우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군기를 잡기 위해' 운동장에서 굴린다든지 하는 건 왜 계속되어야 하는가?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일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기도 어렵고(분위기 상), 아무런 반성을 거치지 않고 점점 심해진다는 것이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 홈페이지에, 졸업한 지 한참 된 한 선배가 학교 식당에서 학년 별로 자리를 구분지어 앉는 것에 대해 아직도 그런 전통이 유지되냐고 바판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사실 섞여 먹는 것은 서로 기수별 프라이버시라는 측면에서는 좋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다른 관점에 대해서 한번도 반성하지 않고(정말로 그랬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그랬다면..) 으레 선배들이 하니까/시키니까 그런 줄 알고 십 년 가까이 계속되어왔다는 건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한다. 정신적 유대를 강화하는 방법이 술자리나 기합 같은 것밖에 없는가? 관습이 인습이 되지는 않았는지 항상 되짚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