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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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얼마 전, 피아노 연습을 하다가 갑자기 나도 모르게 어떤 멜로디 라인을 만들고 있었다. 마침 메트로놈이 없어 노트북으로나마 임시로 메트로놈을 만들어 쓰고 있었고, 그 멜로디 라인을 바로 정리해서 악보로 저장할 수 있었다.

아주 짤막하고 간단하지만 역시 내가 가진 스타일이랄까, 그런 게 나오는 것 같다. 내 스타일이라면, 아직 새로운 시도를 더 해봐야겠지만, 단음 멜로디 라인과 화음으로 이어지는 중간부, 그리고 다시 앞 멜로디가 조금 더 화려하게 재현되고 끝나는 종결부의 형태에서, 밝고 명랑한 것 같지만 나도 모르게 멜로디 속에 우수 같은 게 들어있다고나 할까. 어떻게 생각하면 중간중간 들어가는 단조 화음들 때문이라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으나, 화음이나 반주 없이 멜로디만 생각했을 때도 뭔가 아련한 느낌이 있다. (나 혼자만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내가 중학교 3학년 때 서너 곡 정도를 제대로 만들어놓고 나서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하나의 곡으로 완성시키지 못한 영감들이 많이 있는데, 이번 건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꿈 속에서 피아노를 치는데, 갑자기 악보가 든 작은 통이 눈에 띄어서 거기서 악보를 꺼내 치니까 굉장히 아름다운 곡이 있었던 경우도 있고(정확한 음악적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악보의 구성은 생각난다), 혼자 흥얼거리다가 생긴 멜로디도 있다.

어제 밤늦게까지 데이터 구조 과제물을 하고 아침에 느지막히 일어났다. 오늘도 피아노 치는 꿈을 꾸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했다. 더 짧게 스쳐가버렸지만 분명히 무언가 '곡'이 있었다. 아직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영감을 얻는 원천은 자유로운 상상과 꿈—그것이 잠자다 꾸는 꿈이든 이상으로서의 꿈이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