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 수업의 포스? 10
- 기상 이변? 3
Daybreakin Things
이제 기초 과목들은 응미나 확통을 빼고는 거의 다 들은 상태다. 슬슬 전공 과목들을 듣고 있는데, 수업은 마치 교양 같은 분위기였던 System Programming 과목의 첫 번째 과제가 무려 Linux/Unix Shell 짜기. 아직 리눅스를 써보지도 않은 수강생들이 꽤 되는데도 이걸 2주만에 짜라는 것이다.
비록 스페셜포스에 말려서 쉘을 짜지는 못했지만 나는 작년에 들었던 스팍스의 SP 세미나 덕분에 어떤 것들을 구현해야 할지, 대충 어떤 구조가 될 지 감이 오고 있지만, 역시 실제로 구현하는 건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다.
역시 전공 과목의 포스인 건지... 시험 전날이 3번째 프로젝트의 듀로 되어 있으니 할 말 다했다. (첫 숙제가 쉘짜기이니 아마 어셈블리로 계산기 짜는 정도는 기본으로 나오지 않을까...-_- 참고로 친구 녀석 하나가 방학 때 하루 이틀 정도 밤을 새면서 2주 내내 짰다고 한다.)
어째 이번 학기가 예상보다 빡쎄질 것 같다. 그나마 바이오정보전자개론에서 다루고 있는 sequence alignment 문제는 예전에 R&E를 통해 비슷한 알고리즘을 만들어 본 적이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고등학교 때 빡쎄게 배운 생물 덕(DNA에서 RNA로 전사되고 리보솜에서 단백질로 합쳐지는 과정을 효소 이름까지 다 외워서 서술형으로 시험을 봐야 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을 톡톡히 보고 있어서 다행이다. 아무튼 이번 학기도 빡쎄지만 흥미로운 학기가 될 것 갈다.
덧. 그리고 전산과 3학년 과목인 Programmign Language를 더 신청했는데, 수업을 들어보니 그럭저럭 들을 만 하다.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lisp을 다루고 있다)
안 그래도 몸살에 걸려서 추위를 많이 타는 상태인데 눈보라까지 치더니 하루종일 눈이 퍼부었다. 태어나서 눈이 이렇게 많이 쏟아지는 광경을 보기는 처음이다. (전체적으로 내린 양이 그리 많지는 않았으나, 절정일 때는 정말 한 치 앞을 보기 힘들 정도였다)
선배들은 2004년 3월에 내린 폭설로 학교가 거의 마비되다시피했던 기억을 떠올렸고, 세종대왕 동상과 까리용은 모두 하얀 가루로 장식되었다. 봄기운이 한창 올라야 할 3월 중순에 갑자기 설경이 펼쳐졌다.
3월에 눈발이 흩날리는 경우가 아주 드문 건 아니지만, 앞으로는 꽃샘 추위보다는 꽃샘 눈보라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점점 기후가 이상해지는 걸까? 내가 초등학교 때 느끼던 사계절의 변화와 지금 느끼는 사계절의 변화만 해도 상당히 다른 느낌이다. 봄과 가을은 아주 짧아져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가 돼버렸고, 봄엔 추위가, 가을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 같다. 그리고 여름과 겨울은 더 덥고 더 추운 것 같다. (사실 이번 겨울 전까지만 해도 겨울이 너무 따뜻해서 겨울답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으나 이번 겨울은 굉장히 추웠다)
내년 날씨는 또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