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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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오늘로 개강 첫 주가 끝났다. 일반물리학 시간에 에어컨 바람을 너무 세게 쐬는 바람에 살짝 몸살이 날 뻔했으나 다행히 잘 넘어가는 것 같고, 처음에는 질문 시점 등을 전혀 잡아낼 수 없었던 Stewart 교수님의 수업에도 조금씩 적응이 되는 것 같다. 미적분학과 선형대수학개론은 현재 거의 같은 내용인 행렬과 벡터를 하고 있어서 큰 무리가 없었고, Data Structure는 Recursion을 중점으로 하면서 점차 알고리즘 분석 쪽으로 가닥을 잡는 듯하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인상깊었던 수업은 실내악 앙상블! 일단 일반물리학 교수님이 수업을 3시 59분에 끝내주시는 바람에 창의학습관에서 대학1호관까지 상당한 먼 거리를 1분 안에 주파해야 하는 엄청난 압박을 주셨고(수업 전체가 질문-답변 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원래 45분쯤 끝날 수업을 57분까지 빅뱅 이론이 어쩌고 질문을 하고 있으니, "님하, 매너염~ ㅠㅠ"), 강의실로 뛰어들어가자마자 내 이름(출석)을 부르는 시츄에이션(-_-)이 벌어졌다.

아직은 팀이나 실제 연주하게 될 곡들을 완전히 선정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몇몇 팀들의 연주나 교수님의 지도 방식 등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교수님은 어떻게 보면 잔소리를 좀 하시는 유형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기분 나쁘지 않게 encouragement가 되는 것이다. (그게 말이 쉽지 쉬운 기술이 아니다) 덕분에 처음에는 수줍음을 타면서 어렵게 연주하다가도 금방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는 등 아주 편안한 분위기였다.

연주 중에서는 KAIST 오케스트라에 있는 송원태 선배(경곽 선배이기도 하다)와 진혁이 형이 아는 원준이 형(04학번, 빠른 87년생)이 하는 프랑크 소나타 4악장이 두드러졌다. 피아노 연주를 할 사람 중에서도 일부는 쇼팽 에튀드부터 시작해서 아직 들어본 적도 없는 다양한, 꽤 고난도의 곡들을 잘 소화해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중에서 특히 눈에 띄었던 건, 05학번인 김은우 형의 즉흥곡들이었다. 본인이 직접 작곡한 것들인데 아직 악보로 적지는 않았으나 매우 다양한 레퍼토리의 자작곡들을 가지고 있었고, 수업 후에 내가 작곡한 곡들과 악보를 보여주었더니 서로 신기해하면서 앞으로 계속 교류하기로 하였다.

원래 진혁이 형과 내가 4-hand로 치려고 했던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이나 헝가리 무곡은 하게 될 지 미지수이다. 대신에 교수님께서 이번에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 유독 많기 때문에 피아노 두 대에 4사람이 앉아서 치는 형태(이름이 생각이 안 난다-_-)를 준비해보라고 하셨다. 역시 그쪽에 끼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매우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분위기로 보건대 아마 지금 강의평가를 하라고 해도 실내악 앙상블은 모두 최고의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이며, 앞으로도 무한 재수강/청강을 할 생각도 날 정도다. (학점에 관계없이, 내 스스로의 음악 실력 향상을 위해서 말이다)

그 다음으로 인상에 남는 수업은 인간과 기계. 원래 기계공학과 수업이지만 전 KAIST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KAIST 생활"과 "진로 선택"을 중점적으로 두고 강의한다. 첫번째 시간은 그냥 오리엔테이션이었고, 두번째 시간은 "과학기술자로서의 시간 관리 방법"을 주제로 하였는데, 방법 자체야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의 책에서 나왔던 것들이지만 수업을 통해 좀더 현실적으로 적용하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었다. 앞으로 다양한 교수님들이 그와 같은 다양한 주제들을 가지고 강의하실 텐데 이 수업 또한 기대된다.

어쨌든 이렇게 개강 첫 주가 마무리되었다.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연습 시간도 시작하고 퀴즈도 보게 될 테니 좀더 바빠질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내일이 KAIST 1차 결과 발표이고 다음 주 화·수요일이 면접이라고 한다. (덕분에 휴강하게 생겼다. 흐흐 -_-;) 아무튼 이번 학기는 좀더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