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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4시부터 Cultural Technology 대학원 정기 세미나가 있었다. 주제는 MIT Media Lab에 대한 소개로, 거기서 직접 Walter Bender 교수가 오는 것이다. 그 시간에 CS101 (프로그래밍 기초) 실습 시간이 있었지만 문제가 쉬운 거였기 때문에, 조교한테 미리 연락해서 따로 검사받고 수업을 빠져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갔다. (그러나 한 시간만에 상대론적 시간, 길이, 속도, 에너지, 운동량, 질량을 다 정의하고 E = mc2까지 나온 '일반'물리학 시간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OTL)
세미나 내용 자체는 간단했다. MIT Media Lab의 설립 배경, 초창기의 연구 분야, 앞으로 연구해나갈 방향 등을 소개했고, 이번에 나온 100달러 짜리 랩탑 컴퓨터에 대한 질의응답도 있었다.
MIT Media Lab에 대한 초창기 연구 과제나 설립 배경 등은 홈페이지(http://www.media.mit.edu)에 나온 것과 다른 특별한 내용이 없었다. 다만 눈에 띄었던 것은, 앞으로 차기 연구 과제와 동향을 설명하는 부분이었다. Open Source, Open Communication, Open Knowledge를 통해 "Being Open"을 지향한다는 거였는데, Open Source에는 Linux, CPAN Mozilla (프레젠테이션에 Firefox 아이콘이 큼지막하게 들어있었다!) 등이, Open Knowledge와 Open Communication에는 Blog, Wikipedia, Google, Flickr, Ning, ConceptNet 등을 예로 들었다. 감동의 순간! -_-;
물론 MIT Media Lab이 웹 관련한 것만 다루는 곳은 아니지만, 앞으로 몰고 올 변화의 중심에 이것들을 고려한다는 것은 이미 웹이나 전산 계열에서만의 의미를 벗어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는 게 중요하다. Human-Computer Interaction, Human Augmentation 등 인지과학이나 정신과학, 전산학, 기계공학, 재료공학 등을 아우르는 분야도, 앞으로의 발전에 "Being Open"이 중요해진다는 얘기다.
한편 블로그 세상에서도 화제를 모았던 100달러 짜리 랩탑 컴퓨터에 대한 이야기도 했는데, 당장 내년부터 5백만 대의 생산에 들어갈 거라고 한다. 그 제품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한 사항은, 그것이 아이들의 생활에 직접 파고들고(being one of children's life), 정보 소비의 기능뿐만 아니라 정보 생산의 기능도 갖추게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eBook 모드나 Game/Theater 모드 외에도 약간의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는 키보드나 터치패드를 추가한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 제품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얼마나 편리하게 만들었을지 자못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세미나를 마치고 질의 응답 시간이 있었다. 담당 교수님이 한국어로(-_-) 어느 학생한테 살짝(?) 부탁하여 Media Lab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되겠느냐라는 질문을 했다. 답변은 "Passion, and your ability verifiable." (영어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서 재구성) 열정과,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본인 실력에 대한 증거. 이것을 요구했다. 요 며칠 동안 드는 생각인데, 정말 실력만 된다면 여기로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일단 하는 분야들이 다 내가 관심있고 흥미를 느끼는 분야고, 전산 관련 지식이나 산업 디자인 등이 무궁무진하게 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
덧/ 한 가지 황당했던 점은, MIT Media Lab 홈페이지가 무려 HTML 3.2 Final로 작성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_-;
덧/ 보통 한 사람이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할 수 있는 인원수는 150명이라고 하는데, rule of 150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숫자가 150명을 초과했을 때, 어느 정도까지는 그 효율이 낮지만, 수십만 단위로 커지면 급격히 증가하는 일종의 liquid state가 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rules of m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