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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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있었던 동아리 임시총회의 회칙 개정과 제명안 관련된 문제로 또다시 동아리 메일링에서 시끄러운 논의가 있었다.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이번 일로 느낀 점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선 느낀 건, 어떤 잘못을 봤을 때 사람마다 그것에 대해 반응하는 정도가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나같은 경우는 '상당한' 정도에 이르기 전까지는 웬만하면 부드럽게 이야기하는 편인데, '까야 제맛'이라는 말처럼 바로바로 짚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리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칭찬하면서 이끌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해서는 문제 해결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나는 어떤 메일을 보고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않는데 어떤 사람들은 매우 발끈하거나 민감한 걸 보면 확실히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

또, 이런 논의 과정에서 항상 고려해야 하는 점은 순수하게 메일의 내용만으로는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상하게 조금 심하게 서로 깐다는 느낌이 있으면 이미 과거의 편력이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내가 봤을 때 합리적으로 이해되지 않으면 대부분 개인적인 스타일이나 감정의 차이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메일을 통해 논의를 하다보면 오프라인에서 이야기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부분도 서로 꼬투리 잡고 감정표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전에 있었던 다른 배경 사건들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오해가 증폭되는 효과가 있다.

뭐, 이런저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내가 미처 못보고 지나간 부분도 있구나 싶지만, 개인적으로는 왜 까야만 사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자세도 위험하고,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다 있어야 전체 균형이 유지될 수 있겠지만...

역시 일이 어려운 게 아니라 사람 관계가 어렵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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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목요일 카이스트 독서마일리지 프로그램의 책 읽는 밤 행사의 일환으로 한비야 초청 강연이 있었다. 작년에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고 많은 감명을 받았었는데 그 이야기를 직접 들으니 더욱 기억에 남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딱 세줄 요약을 하면(...) 다음과 같다.

  • 머리 : 미국이나 서유럽 같은 강대국처럼 우리가 필요로 하는 나라뿐만 아니라, 우리를 필요로 하는 나라까지 포함하는 세계지도를 넣어라. 그리고 세상은 힘의 논리로 돌아가는 바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은혜의 원리로 돌아가는 바퀴도 있는 두발자전거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라.
  • 가슴 : 누군가 물었을 때, "나는 지금 내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게 살자.
  • 손 : 머리와 가슴이 아무리 뜨거워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추가로, 한비야씨가 지적한대로 우리나라가 가진 IT 기술력과 장비 등을 해외 원조에 투자하여 긴급구호 현장에서 세계 각지로 연락을 닿을 수 있게 하고 현장 상황을 전송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같은 곳에 사용할 있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얼마 전 김창준씨가 시작한 IT 봉사 네트워크가 떠오르는데, 우리나라 IT 종사자들이 거기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것까지 생각한다면 더욱 IT 선진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정말 말이 빨라서, 다른 사람 같으면 2~3시간 할 이야기를 농축해서 들은 듯했는데, 계속 프로젝트에 찌들어 살다가 이런 활기찬 사람의 말을 듣고 생각의 전환을 하니 훨씬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