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ESCamp를 통해 최고의 두뇌들이 모였다는 세 학교(서울대, 포항공대, 카이스트) 컴공/전산과 사람들이 모여서 친목 도모도 하고 인공지능 대회를 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같은 분야를 공부하고 있는 다른 학교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알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아무래도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이 바깥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뭔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넥슨의 후원으로 돈 걱정 없이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술과 안주 또한... =3=3)
앞으로도 ESCamp가 계속되었으면 좋겠고, 이번 행사도 즐거웠지만 몇 가지 바라는 점을 적어보겠다. 다음 번은 이번 여름에 서울대에서 개최한다고 하는데 담당한다는 학생분과도 잠깐 얘기했던 것이다.
- 인공지능 대회 외에도 머리를 겨룰 수 있는 다른 종목 추가. 예를 들면 Codegolf 같은 것은 일반적으로 인정받는 알고리즘 코딩 스킬하고는 약간 다른 스킬이기 때문에 좀더 많은 학생에게 기회가 갈 수 있을 것이다.
- 인공지능 대회 프레임웍 개선. 현재는 문서화도 잘 안 된 것 같고, 매번 다른 사람들이 같은 코드를 이용해 만들다보니 버그 발생 소지가 높은 것 같다. 또한 C++ 외의 Java, Python 등 다양한 언어로도 쉽게 짤 수 있도록 기반 코드를 제공하면 좋겠다.
- 인공지능 대회때 사용하는 게임을 AI를 짜서 겨루는 것 외에도 사람이 직접 해서(!) 겨루는 것도 재밌을 것 갈다.
- 수업 시간에 배우지 않는 프로그래밍 언어들(Python, PHP, lua 등)의 기초 세미나 및 짝프로그래밍을 통한 간단한 문제 풀이 시간. (상품도 있으면 좋을 듯?)
- 각 학교 동아리나 과별/개인별 작품 전시. 복잡한 프로그램이나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토끼군의 code obfuscation을 통한 그림그리기부터 시작해서 Firefox 확장기능 등 비교적 자그마한 것들.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적절한 보상도 있으면 좋을 것이다.
- 뒷풀이로 술집만 가지 말고 다른 것도 했으면 좋겠다. 술집은 테이블 단위로 사람들이 잘게 나눠지기 때문에 좀더 넓은 공간에서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한다. (첫째날 정도에 이런 자리를 마련하고 마지막날에 술집을 가는 것이 행사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 KLDP 10주년 컨퍼런스에서 했던 것과 같은 BoF 섹션 마련. 사람들과 삽질 경험담을 공유한다거나 각종 기술적인 주제의 토론, 혹은 여자친구 이야기라든가... 술집에서 결국 모든 이야기가 전공으로 귀결되는 현상을 막아봤으면 한다. -_-; (미리 이야깃거리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 큰 규모는 아니어도 ESCamp를 위한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겠다. (이미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한 번 만나고 헤어진 사람들과 지속적인 교류가 가능하도록 하는 장치가 있다면 더욱 좋고.
물론 이런 사항들이 하루아침에 다 반영될 수는 없겠지만, 나는 위의 내용들을 ESCamp에 제안하고 싶다. 뭔가 더 할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너무 졸린 관계로(이틀 동안 6시간 정도밖에 못잤다) 생각나면 나중에 추가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