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런 건 어렸을 때 과학에 관한 질문 하나 던지면서 잘 시작했던 건데, 요즘은 그 대상이 좀 바뀌었다. 미투데이에 계속 쓰려다가 블로그에 기록을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여기에 적어봤다.;
- 발단 : 덕수궁 대한문 분향소의 강제 철거 뉴스.
- 기본 전제 : 공식추모기간이 끝났으면 분향소는 철거하는 것이 맞다.
- 그러나 강제철거했다는 것은 방법 상의 문제, 또한 자진철거 유도 및 공식 요청이 있었음에도 굳이 유지하려고 했다면 그것도 문제.
- 조금 일반화해서 : 공공장소에 개인을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가 차려져 있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
- 그냥 단순히 개인으로 보기 힘들고 국민적으로 추모 정서가 형성되어 있으니 시민들의 공공 공간을 조금 빌려쓰는 것은 괜찮다고 볼 수도 있음.
- 그래도 공공 공간이니 반드시 공공의 목적으로만 써야 하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볼 수도 있음.
- 분향소가 노무현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이었어도 이렇게 처리했을까? (물론 어지간한 경우에는 이런 장소에 분향소가 차려질 일은 없겠지만.)
- 이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광장'이라는 걸 어떻게 보고 있는가 하는 문제하고도 연결되는 것 같다. 정작 이명박이 서울시장 시절 추진해 만들어놓은 광장들인데, 당시엔 무슨 목적으로 만들었고 지금은 무슨 목적으로 만든 거라고 생각할까? 이른바 광장 문화라는 이름까지 붙은 유럽권에서는 광장을 어떻게 활용할까?
- 의도 변질의 문제
- 분향소를 이명박 정권 퇴진 운동과 같은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려고 하는 단체나 정당이 있다면 문제겠지만, 그냥 몇몇 시민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그 사람들이 어떤 단체나 정당 출신임을 일일이 검증해야 하나?
- 모든 사람들의 행동과 정체를 일일이 감시하지 않는 사회에서, 공공성과 상황에 따른 행동의 적절함 여부 판단을 어떻게 해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할 수 있을까?
- 이러한 모호함 때문에, 단지 '의도 변질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어떤 행위를 미리 차단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무죄추정의 원칙?)
- 의도 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차단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다면, 가볍게 해석하면 그건 아직 우리가 성숙한 시민 의식을 가지지 못했다는 말이지만, 심각하게 해석하면 아직 우리는 민주주의를 받아들일 수준이 되지 못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우리 스스로 무죄추정의 원칙과 같은 인권적 보호를 받을 자격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셈이 될지도? (너무 심한 비약인가?)
- 단어 정의의 문제
- '선동'이라는 행위를 나쁜 것으로 본다면, 그 기준은 어디까지인가? '선동'의 정의는 무엇인가? 정치세력이 자신들의 지지자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홍보 수단을 이용하는 것도 선동인가? 사람들 모인 곳에서 어떤 집단 행동을 유도하는 것만이 선동인가? 몇몇 언론의 왜곡 보도도 선동의 범주에 드는가?
- 어찌됐건 우리나라는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다. 다들 이 기본 전제에는 동의하겠지만, 정부·단체·개인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이 되면 여당이나 정권의 힘에 눌러지기 쉽다. 그냥 당연한 현상으로 봐야 할까 아니면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할까?
...일단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