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Posted
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어쩌다보니 청강하는 게 수강하는 것보다 빡쎄져서-_- 역대 최강(...)의 로드라는 System Programming과 함께 이번 학기 극강의 로드(.....)를 안겨다주긴 했지만, 역시 배울 게 많은 수업이다. 내가 주로 클래식이나 뉴에이지와 같은 '정박자'에 들어가는 음악들을 위주로 피아노를 연주해왔기 때문에 이번엔 전자과 4학년인 아찬이 형과 했던 일본 2인조 기타리스트 Depapepe의 Start라는 곡은 정말 새로웠다(기보단 고생스러웠다;;). 무려 어제(!!) 피아노 편곡을 완료해서 하루만에 공연을 했으니 뭐 이런 날치기 공연도 어디 가서 찾기 힘들 듯 싶다.;;;

무엇보다도 그 형은 모든 박자를 감(感)으로 맞추고 코드와 악보를 '당연히' 외운다는 주의였고, 나는 일단 연주하기 전에 내가 모르는 박자나 음에 대해선 악보화시켜서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 차근차근 접근한다(+ 악보를 꼭 외울 필요는 없다)는 주의여서 약간의 마찰이 있기도 했다. 그 형이 '아, 거긴 이렇게 하는 거야~'하면서 알려주면 나는 '악보로 그려주세요'하고 반대로 그 형은 '느낌이 오지 않냐? 나도 악보는 못 그리겠다;;'라는 식이었던 것이다. ;;

어쨌든 그 Start 곡은 무수한 실수를 뒤로 하고(..연습할 때 지적받던 것을 거의 다 골라서 틀렸으니까...orz) 얼추 그럭저럭 넘어갔고, 같은 학번이며 플룻을 연주하는 웅희와 같이 Titanic OST를, 그리고 저번에 앙상블 플라네타가 와서 공연했던 고향의 봄 아카펠라 4번 파트(교수님이 앙상블 플라네타 팀에게 특별히 부탁해서 KAIST 내에서만 쓰는 것을 조건으로 실제 공연 때 쓴 악보를 받아오셨다), 마지막으로 희망의 나라로 반주... (특히 희망의 나라로 반주에서 박자 때문에 캐말려버렸다..OTL) 총 이렇게 4곡에 참여했다.

그나저나 이거 완전.. 어쩌다보니 네 곡이나 맡게 되었는데, 어지간한 수강생보다도 더 많다. 교수님 왈 원래 이 과목은 수강생보다 청강하는 사람들이 major가 되는 과목이란다. -_-; (이번 공연 팜플렛 참조. 덜덜덜..) 하기야 이번 수업이 역대 실내악 앙상블 수업 중에서 가장 적은 인원수가 참여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참 때도 잘 맞춰서(..) 청강한 셈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_-;

이제 잠시 후 9시 반부터는 실내악 앙상블 뒷풀이가 있다. 일단 7시부터인 공연 덕분에 저녁을 못 먹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식사류로 먹게 될 것 같고, 진혁이 형(-_-)이 선물해준 크루져 보드카(;;;)도 방에 냉장고가 고장나 있어 보관이 불가하니 오늘 내로 처리(...물론 혼자 다 마시진 않고 사람들과 나눠먹어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피아노 4-hands와는 다른 또다른 느낌으로 공연을 해볼 수 있었지만, 역시나 들쭉날쭉한 박자 감각이 문제였다. (그래도 다른 곡들은 비교적 일정한 박자가 유지되었으나 Depapepe의 Start는 워낙 당김음이 많은 데다 박자 자체가 굉장히 빠른 곡이라 손가락 한 번 꼬이면 gg일 정도였으니..-_-) 다음 학기는 일단 실내악 앙상블 청강을 쉬려고 하고, 내년부터는 1년에 한 번씩만 개강한다고 하니 시간 잘 맞춰서 계속 들어주어야겠다. (단, OS와 함께 수강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할 것 같다. SP만 해도 이렇게 캐말려버리는데...-_- 악보가 하루 전에 완성되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이 SP였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