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Posted
Filed under 컴퓨터
이것으로 기말고사 종료 기념 포스팅 몰아쓰기는 마지막이다.

어제 미적분학 공부를 하다가 잠시 모질라 포럼에 들어갔었는데, 감동적인 글이 하나 있었다. 바로, 1급 시각 장애인이 직접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겪는 불편함을 써 놓았던 것이다.

그 중 일부를 인용하자면,

···
전 시각 장애인이고 그 중에서도 1급입니다. (완전 안안보여서 스크린 리더- 화면낭독 프로그램를 이용함)
···
시각장애인 들이 오히려 이 문제에 대해 무감각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니까요. 그저 컴퓨터를 조금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이야 인터넷을 잘 쓰고, 비록, 응용 프로그램들은 잘 알지만, 인터넷 항해에 미숙한 시각 장애인들은 완전 도태되어 있거든요. 한마디로 차별에 차별을 또 받는다는 얘기죠. 옆에서 인터넷 항해에 미숙한 시각장애인 사용자를 보면 정말말 안스러웠습니다.
···
예전이랑 별로 변한게 없는것 같아서요. 이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차라리 인터넷 같은거 때려치고 텔넷이나 쓰자고. 그게 제일 편하다고...
···
그래서 많은 사이트를 방문하지는 못합니다. 솔직히 새로운 사이트를 가기도 싫고요. 기술이란게 발전하고, 세상이란게 발전한다드만, 오히려 그런 것들이 특정 사람들에게만 도움이 되고 쓰여지기도 하고, 특정 사람들에게는 골치덩어리이며 아주 머리에 불이 오르게 하는 것이 되어버리고...
···


컴퓨터라는 것 자체가, 모니터라는 시각적 출력 장치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시각장애인들은 컴퓨터를 쓰는 것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는 막연하게나마 장애인들을 포함해서, 모든 사람들이 고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에 웹 표준을 지지했지만, 이런 글을 읽고 보니 역시 실제로 겪는 사람이 느끼는 것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웹 표준은 이제 지지해야 할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필수 사항이다.

"예전이랑 별로 변한게 없는것 같아서요. 이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차라리 인터넷 같은거 때려치고 텔넷이나 쓰자고. 그게 제일 편하다고..."

이렇게 되고 싶은가?

덧. 물론 어디까지나 시각장애인들은 소수이고, 실제 모든 웹사이트에서 이들을 고려한다는 건 아직까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포스트 답글 중 윤석찬 님이 쓰신 내용을 보니 웹 표준을 지키는 사이트들에 대해 스크린 리더가 정확하게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테스트를 연구 중이라고 하니 굳이 시각장애인들을 따로 고려하지 않아도 웹 표준을 지키면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다. (사실 표준의 목적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