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페이스북에 한 친구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강정마을 사태에 대해 글을 쓴 걸 보고 나도 안 그래도 생각을 한번 정리해야겠다 싶어서 짬을 내어 글을 써본다.
뭐, 여러 관점에서 이 사건을 바라볼 수 있을 텐데, 우선 나는 근본적으로 아래와 같이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내가 대통령이나 국방장관 쯤 되는 위치에 있다면, 아랫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주고 나를 설득시켜보라고 했을 것 같다.
제주도 해군기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전 정권에서 논의가 이루어졌고, 실질적인 일 추진은 현 정권에 들어와서 진행되고 있다. 꽤 오랜 시간 추진되어온 일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서 정부의 누군가는 나름대로의 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에게 내가 물어보고 싶은 건 이렇다.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들도 있다.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군사기지 건설이기 때문에 처음 논의과정은 비공개로 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주도와 같은 장소에 군사기지를 만든다면 필연적으로 민간인들에게 노출이 될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해군기지 자체의 필요성이 합의된 이후 장소와 시기를 결정할 때는 충분한 공개적인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의견수렴 과정에서 반대의견이 나왔고 그것이 충분히 인정된다면 계획을 수정하거나 취소하는 것도 가능해야 하는데 그런 '여유'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또한, 반대의견을 내는 사람들도 정말로 그 반대의견이 얼마나 타당한지 충분히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과연 강정마을 해군기지의 전말이 후대에는 어떻게 기록될까 궁금하다.
ps. 나는 개인적으로, 군사전문가들이 올바로 판단해서 해군기지가 필요하다고 결정된 것이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해군기지 건설 자체는 찬성한다. 그것이 전 정권에서의 일이었든 현 정권에서의 일이었든 상관 없이.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건설 추진하는 사람들도 답답하고 그거 반대하는 사람들도 답답하다. 이를 어찌해야 좋을꼬. 나도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지만 정보와 배경지식이 부족하니 뭐라고 판단하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