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Posted
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어제는 신촌 Geek Live House에서 열리는 Live Blog 2 공연에 갔다왔다. 할아버지 생신이어서 강서구 화곡동 쪽에 있는 친척 집에 있다가 바로 5호선→2호선으로 갈아타서 신촌역에 도착하니 5시 50분. 몇 번 출구였는지 헷갈려서 조금 헤맨 뒤(알고보니 정반대편으로 나왔다는..-_-) 긱하우스에 도착했다.

사실, 내가 처음 기대했던 건 공연과 시상식을 보면서 다른 블로거들과 담소를 나누는 것이었는데, Rock, Hip-Hop, Heavy Metal 쪽 위주로 서서 관람하는 비교적 작은 공간이었기 때문에 그러지 못한 게 아쉬웠다. (2시간 넘게 서 있으니 다리가 아파서 결국 와니 님 공연 전까지는 뒤에 앉아있었다는..) 그리고 곡들의 장르도 아주 큰 음량을 사용하는 것들이어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게 거의 불가능했다. 노정석 님과 에서 님하고 뒤쪽이나 계단 쪽에서 몇 마디 주고받은 게 전부다.

아쉽게도 "올해의 숨겨진 블로거" 상은 타지 못했지만(빨간노트 님이 수상, 전체 수상 목록), 그래도 꽤나 쟁쟁한 블로그들 사이에 내 블로그가 최종 후보가 되었다는 사실은 감사할 따름이다. 각 카테고리 별로 와니 님이 직접 고르신 부상들이 있었는데 비싼 것도, 덜 비싼 것도 있었지만 각각에 맞는, 꽤 어울리는 상품들이었다. (상품 후원은 오마이뉴스에서 했다고 한다)

공연들도 직장인 블로거들의 밴드, 에서 님의 최연소(?) 랩, 인디 밴드인 웰 등 꽤 볼만했다. 불행히도 내 취향이 아닌 장르들이라서 그 곡들에 내 감상 포인트를 맞추는 건 거의 불가능했지만 말이다—나는 주로 음악의 세세한 부분들에 귀를 기울여 각 연주자의 감정과 내 감정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하며 듣는 편인데, Rock이나 Metal 쪽을 그렇게 듣는 건 집중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오히려 음량이 너무 커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orz

어쨌든 와니 님이 혼자 시작한 행사가 이렇게 여러 블로거들이 모이게 하는 힘이 되었다는 것은 정말 높이 사고 싶다. 다만, 블로거들끼리 모여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고(참가자들에게 명찰을 제공해서 자신의 필명과 블로그 주소를 쓰고 달고 다니면서 오프라인의 인간 관계로 전환하다거나 하는 행사도 마련해볼 수 있을 것이다), 블로그월 행사에서 벽 앞에 서서 읽기 좋은 정도의 글씨 크기/굵기와 줄간격 등을 사용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공연도 앉아서 볼 수 있는 장소거나 중간에 쉬는 시간이 주어지는 형식으로 좀더 넉넉하게 진행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어워드 투표 등에 관해서는 아는 분들을 통해 간단하게 프로그램을 만들든지 해서 진행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코멘트로 일일이 받아서 정리하려면..-_-)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는 LiveBlog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