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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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도대체 이럴 수가 있을까. 오늘 오전에는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보았고 오후에는 학원에서 기능 연습을 했다. 그런데 오늘처럼 오고가는 교통수단이 계속 꼬이는 건 또 처음이었다. -_-

발단은 용인 신갈 운전면허 시험장에 너무(?) 일찍 도착한 데에서 시작되었다. 운전학원 셔틀버스를 7시 50분에 타고 8시에 학원에 도착하여, 8시 10분에 면허시험장으로 가는 6호차를 탔는데, 나는 혹시 어떻게 될지 몰라서 시험 시작이 10시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일찍 출발한 거였다. (학원에서도 1시간 전까지 가 있으라고 하길래 그 시간에 가야 9시까지 가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왠걸 그 차에 탄 사람이 나밖에 없었고 8시 30분쯤 홀로(?) 면허시험장에 도착했다. -_-

아직 면허시험장은 업무 시작도 안 한 상태였다. 몇몇 일찍 온 사람들이 더러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썰렁한 가운데 문제집으로 어제 하던 벼락치기(...)를 계속했고 어쨌든 시험은 합격하고 나왔다. (신체 검사도 하는데 정확히 1분 걸린다. -_- 시력 검사해서 1.0까지 나오면 통과, 색맹 검사, 앉았다 일어서기, 주먹 쥐기. 결국 남는 시간은 또 기다렸다. -_-) 응시원서를 받아들고 나오니까 11시 5분.

자, 여기서 기막힌 우연의 드라마가 시작되는 것이다. 아까 내가 혼자 학원 셔틀을 타고 면허시험장에 왔다고 했는데, 일전에 듣기로는 매 시간마다 셔틀이 오기 때문에 그냥 내렸던 자리에서 타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곳 교통 상황의 여러 가지 우연(?)이 겹치면서 아저씨가 나를 언덕길 아래쪽에 내려주셨고, 면허시험장 입구 앞에서 U턴을 하여 돌아갔던 것이다. 나는 면허시험장 입구에 있으면 될 줄 알고(또한 다른 운전학원 차들도 대체로 그러했기에) 한참을 기다렸으나 30분이 지나도록 차가 오지 않는 것이다. (중간에 잠시 내 운전학원 차로 보이는 듯한 봉고차가 저 위 언덕에서 U턴 하는 것을 기막힌 우연의 일치로 본 것 같기는 했다) 계속 기다리는데 안 와서 운전학원에 전화해보니 내가 '본 것 같았던' 바로 그 타이밍에 거길 지나갔다고 하는 것이다. orz

그러니까, 면허시험장 동쪽으로 큰 대로(편도 4차선)가 남북으로 나 있고 면허시험장 쪽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 선다는 거였다. 그러나 그 바로 앞에 있는 3거리 신호등 때문에 차가 항상 많은 곳이었고 아침에 한산했을 때는 나를 더 아랫쪽에서 내려주었던 것이다. -_- 게다가 위에서 본 것 같았던 그 셔틀도 언덕길 위쪽이었던 데다 차가 많아서 정확히 확인을 못했던 것. 학원에 사정을 얘기하니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면서 맞은편 27번 버스를 타면 올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며 맞은편을 보니 바로 그 순간 그 버스가 휭~ 지나가고... -_-;;; 결국 건너가서 버스정류장에서 덜덜 떨며 25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OTL

원래는 학원에 들러서 응시원서를 주고 셔틀버스를 타서 집에 올 생각이었으나 수지에 들어설 때 이미 학원에서 집으로 가는 셔틀의 출발 시간인 12시 10분이 넘었고(...) 결국 중간에 내려서 마을 버스를 타고 오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는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점이 문제다. 오후에 기능 연습을 하러 가는데, 일단 가는 건 평소처럼 문제 없이 집 앞을 지나는 셔틀을 타고 갔고, 어제 하루 쉬어서인지 갑자기 감이 달라져 한 번도 감점 당하지 않던 곳에서 무더기 감점 당하며 시험 연습용 차량에서 실격이 뜨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두 번째 연습에서는 만점으로 통과해 강사한테 된소리를 듣지는 않았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문제는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요즘은 겨울방학이라서, 고3 학생들이 학원에 대거 등록하는 바람에 사람이 아주 많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과 나가는 사람이 매우 많다. 그래서 셔틀 버스도 정해진 노선이 있기는 하지만 그날그날 타는 학생들한테 물어보고 기사 아저씨가 대충 최적 경로를 찾아 동네를 도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물론 일정하게 계속 타는 학생들은 아저씨가 기억해주시는데, 바로 그게 문제였다. -_-;;;;

아저씨가 날 알아보고 넌 어디, 또 다른 사람 보고 넌 어디 해서 확인을 다 하고 출발했다. 가면서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니 나름대로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길래 그걸 계속 듣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내려야 할 곳을 지나쳐버리는 것이었다. 라디오를 듣고 있다가 미처 얘기할 틈도 없이 집 앞의 편도 4차선의 큰 대로에서 쭈욱 밟으시는 아저씨. -_-;; 이미 그때 얘기해봤자 돌아가려면 한참 빙 돌아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냥 아무 말 안 했다. ...결국 상현동을 완전히 한 바퀴 돌고 그 다음 시간 연습에 가려고 타는 사람도 태운 다음에야 집 앞 대로 맞은편에 내릴 수 있었다.;;

그야말로 오늘 하루 왜 이러는지... 대략 이런 식으로 쓸데없이 까먹은 시간이 3시간이 넘는 것 갊다. 앞으로는 일일이 물어보고 타야지. OTL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