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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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즐기기

9월 21일, 기계공학동 로비에서 하는 "해설이 있는 작은 음악회"에 다녀왔다. 미적분학 연습반이랑 시간이 겹쳤는데 다행히 빨리 끝나서 첫 곡을 빼고 두번째 곡 중간부터 들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쳄발로와 바로크 첼로, 바로크 바이올린, 그리고 리코더가 여러 조합으로 연주를 하였는데, 초등학교 음악 시간에 했던 리코더와는 역시 차원이 다르다. -_- 그렇게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아주 빠르게 손을 움직여 트릴이나 트레몰로 같은 효과를 내면 정말 새소리 같은 느낌이 나고, 음역도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2옥타브 반이나 냈다. ("Recorder"라는 명칭 자체가 새소리를 녹음한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사람 소리를 새가 흉내내서 말하는 거라고 했던가? 아무튼.)

보통 바이올린이나 첼로 등을 연주할 때 기준음 A를 440~443 Hz 정도로 놓고 하는데, 바로크 시대에는 이보다 음고(Pitch)가 낮았다. 나중에 물어보니 이번 연주는 대략 415 Hz 정도로 맞춘 거라고 하는데, 그만큼 더 낮으면서 여유있는 소리가 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악기도 현대 악기가 아닌 그 시대의 것을 재현한 것을 썼다. 양의 창자를 말려서 꼬아 만든 거트 현을 사용했고, 바이올린은 턱받침대가 없었으며 첼로는 받침대가 따로 없이 다리로 몸체를 안고 연주했다. 현대 악기의 특징들은 18세기 이후 음악이 대중화되면서 좀더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생겼다고 한다)

중간에는 현대음악의 한 예로 리코더의 윗부분만 따로 분리하여 새된 소리를 내는 것도 보여주었는데, 일본의 Meditation 곡들 중에 명상 단계가 끝날 때 그런 효과를 사용한 곡이 있다고 한다. 얼마 전부터, 진혁이 형을 통해 리코더가 초·중학교 때 배우는 것과 달리 상당히 매력 있는 악기라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는데, 이번 공연을 보고나니 완전히 인식이 바뀌었다. 제대로 된 리코더 합주를 들으면 정말 멋질 것이다. (듣고파~~)

덧/ 오늘(목요일) 있었던 실내악 상앙블 수업에서 Diabelli의 4-hands 소나타를 했는데 메트로놈 없이 대충 때려맞춘 박자가 여실히 드러나고 말았다. OTL (덕분에 Visual Basic 및 정밀 타이머 라이브러리를 이용해 노트북용 메트로놈 프로그램 제작-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