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은 시간도 좀 남고 해서 이제 지를 일만 남은 새 컴퓨터에 대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수집해봤다. 그 의견들을 종합해본 결과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는데, 호환성이나 새로 나올 기술에 대비하여 본체를 하이엔드로 가는 것과, 어차피 CPU와 메인보드의 수명은 함께 하는 것이라 보고 차라리 모니터를 하이엔드로 가는 것이다. 전자라면 인텔 i975X 칩셋으로 켄츠필드까지 대응하는 것이 되겠고, 후자라면 22인치 이상 되는 고성능 대형 LCD를 쓰는 것이 되겠다. 전반적으로 생각해보고 내린 결론은, 전자제품―특히 컴퓨터―을 살 때는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하면 안 되겠다는 것이다. 주요 부품별로 생각을 정리해봤다.
메인보드
인텔 계열은 CPU가 새로 나올 때마다 바뀌는 MCH 칩셋으로 인해 메인보드로 호환성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나마 i975X가 쿼드코어까지 지원한다고는 하나, 분명히 쿼드코어에 더 잘 들어맞는 칩셋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난한 P965 칩셋에 안정성 등이 비교적 보장되어 있는 ASUS 제품 중 저렴한 편에 드는 것을 선택.
CPU
숱하게 말했다시피 이건 인텔 콘로 E6600으로 확정. 본격적인 4MB L2 Cache를 가진 것 중에 가장 저렴(?)하다.;; 솔직히 그 이상의 클럭은 내겐 필요 없을 듯. (사실 오버가 잘 되기도 하고.)
RAM
PC6400 800MHz급의 호환성 문제가 거의 해결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모델로 가기로 했다. 요즘 많이 알려지고 있고 평도 좋은 편이 디지웍스 제품 선택. (삼성은 PC6400으로 1G 모델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용량은 넉넉하게 2G다.
VGA
이 부분은 내년~내후년 쯤 지각변동(DX10의 출시와 통합 쉐이더 모델 도입)이 예고되고 있는데다 nVidia와 ATI의 개발 방향이 완전히 달라 선뜻 고를 수 없는 상태다. 따라서 현재 상황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대형 모니터를 가장 무난하게 지원하는 것을 골랐다. (그래픽카드를 1년 반 정도 쓴다는 가정이다)
HDD
하드디스크의 경우 2개를 달아 쓸 수 있는 RAID0까지 생각했었으나, 데이터 안정성 문제도 있고 해서 내년 중반 이후 본격 보급될 플래시 메모리 기반의 SSD(Solid-State Disk)를 기다렸다가 데이터 저장용으로 쓰는 것이 더 나으리라는 판단 하에 용량이 좀 큰 것을 골랐다. 그 전에는 이미 가지고 있는 USB 메모리 등으로 Vista의 Ready-boost 기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LCD 모니터
모니터의 경우는 본체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기술 발전에 둔감하다. 물론 가격 자체는 지속적으로 떨어지겠지만, 메인보드/CPU나 그래픽카드처럼 갑자기 뭔가 뒤집는 기술이 나오기는 쉽지 않으며, 나온다고 해도 높은 가격으로 인해 일반화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LCD 모니터가 이만큼 일반화되는 데에 걸린 시간만 해도 지금까지 3년은 족히 될 것이다.) 굳이 짚어보자면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하는 LCD의 등장을 들 수 있겠으나 현재의 LCD도 일반 용도로 쓰기엔 손색이 없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되진 않을 것 같다.
그래서 현재 최종적으로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 다음의 견적이다. 처음 예상했던 예산보다30만원 가량 더 나오긴 했지만(-_-), 모니터 쪽에 더 투자를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danawa에서 작성한 예상 견적
본체는 하이엔드급을 따르나 아주 비싸지는 않은 쪽을 택하고, 모니터에 과감히 투자(....)를 하는 것이다. 아까 형에게 보냈던 견적은 이와 다르며 초기에 작성한 것이다.
몇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제발 콘로 CPU 값 좀 내렸으면 좋겠다는 것과(11월에 쿼드코어까지 나온다는데... 게다가 난 오버를 안 할 것이기에...), RAM 가격이 더 오르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PC6400 1G RAM들이 얼마 전에 최저가 9만원선을 치고 계속 가격 상승 중이라고 한다. ㅠㅠ
어쨌든 이 정도 선에서 지름에 대한 고민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제 남은 일은 지르는 일. 형이 잘 아는, 용산에 계신 분한테 부탁을 드리게 될지, 아니면 따로 구입하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사게 되면 잘 써야겠다. :)
ps. 비싸지만 DELL 모니터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3년 A/S라는 것. 일반 중소기업 제품들은 1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ps2.
약간의 사양 변경 : 케이스는 기왕 좋은 거 쓸 바에 GMC 풍II로 가기로 했고, 마우스는 위에 고른 제품이 포인터를 왼쪽으로 빠르게 이동할 때 멈추는 현상(-_-)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많아 예전에 봐뒀던 한 단계 상위 제품(Razer Krait 디지탈파이오스, ₩39,000)으로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