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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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KAIST 예비 입학생으로서 당연히 우리나라 과학계의 중심 화제거리 중 하나인 러플린 총장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지만, 이 글을 읽고 보니 상당히 공감이 간다.

자신의 학문을 마케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자못 신선한 충격이다. 사실 나도 앞으로 과학 분야로 진출할 것을 생각하면서 단순히 학문적인 성과뿐만 아니라 실제 경제 가치와 연결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막연하게는 하고 있었는데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이미 그런 체계를 어느 정도 경험한 모양이다.

높은 지위로 올라갈수록 언어 능력이 중요해진다는 것은 아버지를 통해 어느 정도 배웠다. 아버지께서는 정림건축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서 지금은 상무로 회사에서 직위로 따져 4번째 위치에 계신다. (부사장 다음이다) 내가 기억하는 건, 이사 직급에 올라오면서부터 직접 설계나 디자인 보다는 주로 사람 만나는 일, 그리고 회사나 자기 부서에서 만든 설계안을 '마케팅'하여 현상 설계에서 당선시키는 일, 브리핑 등의 일이 매우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건축 분야뿐만 아니라 과학 분야에서도 적용될 일이라 생각된다. 기업 연구소이든, 정부 연구소이든 자신의 연구 결과를 올바로 알리고, 또 다른 사람들의 연구 결과를 올바로 꿰뚫어 볼 수 있어야 자기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도 과학고등학교 재학생으로서(오늘 졸업논문 발표했다.. -_-), 동기의 친한 친구들 중에 의대 쪽으로 진학이 결정된 학생들이 몇몇 있는데 그쪽으로 가려고 하는 아이들과 여러 번 이야기를 해 본 결과 대부분 경제적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이 글에서 러플린 총장은 학생들의 다른 선택이 사회의 효용을 더욱 극대화하는 것이기에 자기는 그 선택을 지원하겠다고 하였는데, 아직 나는 사회의 효용을 극대화한다는 개념이 확실히 서지 않아 뭐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든지 간에 이들 개인의 선택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KAIST는 어떤 인재를 기다리는가? 라는 질문은 특히 내게 중요한 것이다. 당연히 KAIST에 입학할 학생으로서 KAIST가 어떤 학생상을 원하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러플린 총장은 다양한 장점을 지닌 학생을 원하다고 하였는데 나도 과연 그런가? -_- 아직 답을 하지는 못하겠다.

밑에서 개인의 경험에 비추어 말해 달라는 부분에서는 오랫동안 성적은 우수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는 한 학생의 예를 들었는데 이 부분은 나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솔직히, 나도 특별히 머리가 뛰어나거나 어느 한 분야를 잘 하는 게 아니고, 다만 전체적으로 성적만 약간 우수한 편이기 때문이다. 그 부분을 읽으니 나도 뭔가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_-;; (과연 그럴지는..)

아무튼, 이 글을 읽으니 앞으로 학문을 하는 것도 현재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매우 다른 세계가 펼쳐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