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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저녁 먹다가 YTN 뉴스에서 보기도 했고, 최근 카이스트 신문사 등에서 설문 조사를 벌이기도 하는 등 안팎으로 많이 시끄러운 모양이다. 그렇지만 러플린이 관련된 일을 직접 해보지 않은 학생들은 거의 모를 것이다. 사실 나조차도 shell 짜기 숙제, 동아리 활동 등으로 정신 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막연히 교수들하고 사이가 안 좋다는 소리만 들었을 뿐 이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으니까.
지난 월요일에 스팍스 정모가 있었는데,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동아리방에 취재를 하러 왔었다. (그쪽에서는 몰랐던 모양인데 정모 시간과 정확히 맞아서 많은 사람들이 얘기를 해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총장의 연임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일이 물어보고 촬영까지 해갔다. (이번 일요일인 4월 2일날 방송이라고 하는데, 워낙 많이 찍어가서 편집되었을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보긴 봐야지. -_-)
하여튼, 내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하면 이렇다. 러플린이 제시했던 비전과 개혁의 방향은 바람직하나, 그가 일을 추진하는 방식이 교수진들의 분위기와 잘 맞지 않았고, 자기만의 의견을 지나치게 고집했다는 점(KAIST PR Website를 만들 때도, 신문사 홈페이지 개편할 때도 CSS를 쓰지 말라고 고집한 것같이 작은 일부터 시작해서 학교 정책까지 그렇게 관여했던 모양이다)이 문제다. 사실 나는 러플린 자체보다도, 러플린이 단지 노벨상을 받은 훌륭한 물리학자이며 스탠포드의 학과장을 했었기 때문에 그 '간판'에 눈이 멀어서 데려왔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기타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노벨상'이라는 것과 학교 경영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데도 매우 적절한 사람을 데려온 것인양 그랬던 분위기가 싫다는 것이다)
그가 말했던 학교 예산을 늘리고 보다 자유롭게 경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립화, 의학이나 법학 과정의 신설, 예술 등 교양 과목 확충, 영어 사용 확대 등은 전반적으로 찬성하는 편이다. 어쨌든 교수들의 반대로 연임을 할 수는 없게 되었으니, 이러한 비전을 잘 추진할 수 있는, 보다 리더십 있고 융통성 있는 사람이 총장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