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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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어제 새벽에 아버지와 형하고 이 영화를 보았다.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답게 전근대적인 중세풍의 세계에 산업혁명의 폐해를 비유하는 듯 기계 문명에 의한 전쟁과 파괴가 나타나고 이에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맞서는 주인공들이 있다.

나는 오타쿠나 흔히 말하는 '애니 폐인'들처럼 애니를 많이 보거나 또 평가할 만한 능력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건대 전체적인 이미지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 분명히 2004년 작품인데도 뭔가 옛날 애니들처럼 손으로 그린 듯한 느낌, 수채화같은 배경에 약간의 CG를 덧붙여 좀더 입체감있게 표현한 것. 그림들이 정말 '작품'이라 할 만하다.

그리고 피아노와 작곡/편곡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역시 하사이시 조의 음악도 빼놓을 수 없었다. 역시나(-_-) 현악으로 부드럽게 서주를 하고 피아노로 잔잔히 멜로디를 들려주며 장면과 분위기에 따라 적절하게 다른 악기 구성으로 편곡되어 있는 그의 음악은 꼭 마음에 든다. 그의 멜로디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 친숙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어 심금을 울리게 한다.

여기에 덧붙여, 단순하게 표현하여 '자연을 소중히 여기자'였던 기존의 주제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는 '현대화에서 얻어진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자' 쪽으로 바뀌더니 이번에는 '사랑이 모든 것을 치유할 수 있다' 쪽으로 바뀌는 것 같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너무 직선적이고 단순하게 표현한 것이겠지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았을 때도 배경음악과 수채화같이 아름답고 순수한 배경들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데 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
(그때는 바다 위에 홀로 선 마녀의 성이었다면, 이번에는 하울의 성과 하울의 아지트가 있는 들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