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breakin Things
동아리 후배인 성진이의 소개로 CT 대학원에서 지난 축제부터 개최하기 시작한 완전연소 레이브파티(보도 자료)에 가봤다. 클럽이라는 게 대체 어떻게 놀아야 하는 것인지 몰라서 쭈뼛쭈뼛해서 지금껏 가본 적이 없었는데, 그냥 가서 흔들면(?!) 되었다.
처음엔 같이 입장한 동아리 사람들끼리만 놀았으나, 나중에는 모르는 사람들과 추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 있다가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갑자기 막 섞이는 순간이 있다는 것이다. 갑자기 어깨를 붙잡고 기차놀이-_-를 한다든가, 사람들이 원형의 빈 공간을 만들더니 갑자기 아무나 끌어내서 붙여놓고 같이 춤을 추게 한다든가 하는 현상들이 나타났다.
이러한 대중들의 행동 양식은 얼마 전 CC Salon에서 봤던 미디어아트 작가들에게 영감이 원천이 되는 바로 그것일 게다. 친화력과 배타적 성질을 파라메터로 두고 입자가 매우 많아졌을 때 흥미로운 양태를 보이는 것이다. 좀더 거창하게 덧붙이자면 일종의 소셜 네트워크를 실시간으로 놀면서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클럽 파티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아직 경험이 없어서인지, 사람들이 각자 자기가 하던 동작에 싫증을 느껴서 동작을 바꾸거나 다른 파트너를 찾으려고 하는 순간을 잘 캐치해서 파트너를 바꿔가면서 노는 것이 질리지 않게 놀 수 있는 방법인데 그러한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거나 용기(?)가 없어서 그냥 있었던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나름 외국인하고도 추고-_- 중간에 지인의 지인으로 끼어든 모르는 사람과 파트너를 해보기도 하고..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직 우리학교 사람들이 이런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듯싶다.)
한 시간 정도 정신없이 뛰고 움직였더니 다리가 아파서 잠시 밖에서 쉬었다가 다시 한 40분 정도 들어가서 있었다. 시간이 늦은 탓에 입장객 전원에게 주는 무료 cocktail은 못 먹었다.;; 대신 서 총장님의 정책으로 더욱 많아진 우리학교의 외국인들은 거의 다 모였는지 매우 많은 외국인들을 볼 수 있었다. 스튜어트-_-일반물리를 같이 들었던 인도 사람(국적이 뭔지는 정확히 모르나 그렇다고 추측됨)에게 말을 걸어보기도 했다.
사실 고전역학 숙제 듀가 당겨진 것을 모르고 있다가(왜 하필 축제 기간에...orz) 어제서야 공지사항을 보고 오늘 부랴부랴 하느라, 또 어제는 비스타 깐다고 삽질하다 잠들어서 축제를 제대로 못 즐긴 것 같아 아쉬웠는데, 오늘 하루 달린 것으로 미련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
덧. CC Salon에서 한국판 CCMixtor 프로젝트를 하시는 CT대학원의 이종은 님도 만났다. Staff photographer를 하고 계시길래 사진도 한 장 찍었다;;
덧2. 레이브파티는 DJ가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테크노 음악에 맞추어 참여자들이 함께 밤새워 춤을 추는 파티를 가리킨다. (KAIST 신문의 설명) 실제로 이번 파티도 폐막 시간이 "해 뜰 때"였다.;